우리나라 발견 화석 - ulinala balgyeon hwaseog

한국의 세계유산

  • 우리나라 발견 화석 - ulinala balgyeon hwaseog

남해안일대 공룡화석지

우리나라 발견 화석 - ulinala balgyeon hwaseog

한국은 중생대 백악기에 해당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로서 매우 다양한 공룡화석이 산출되고 있다. 해남 화석지는 많은 공룡발자국과 익룡발자국, 새발자국, 규화목(나무화석), 생흔화석 등이 발견된 지역이다. 공룡발자국 화석은 전체적으로 조각류가 많은데 이곳에서 발견된 초대형 발자국과 별모양 발자국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두 종류의 물갈퀴새발자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것이다.

특히 익룡발자국은 아시아에서 최초이자 최대규모로서 세계적 신종으로 세계학회에 보고되고 있다. 보성 화석지는 보존상태가 완벽한 공룡알 및 공룡알 둥지가 해안에 넓게 분포되어 있고, 알둥지에서는 공룡알 150여개가 산출되었다. 알둥지 가운데는 세계적 규모의 공룡알 둥지(최대 직경 1.5m)가 발견되었으며 공룡알 껍질이 8겹이나 중첩되어 있어 세계적으로 드문 초식 공룡 집단산란지로서 공룡의 부화습성 및 산란지 환경을 밝힐 수 있는 세계적인 학술자료로 평가된다.

화순 화석지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중생대 백악기 후반기(약 1억년전)의 육식공룡(수각류) 발자국들이 긴 보행렬(일정한 간격으로 걸어간 흔적)을 가지고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규화목 및 식물화석과 다른 종류의 생흔화석이 다수 발견되고, 연흔(물결이 만들어낸 무늬), 건열(거북등 구조흔적 : 높은 온도로 인해 갈라진 점토질의 균열에 모래가 쌓여 형성됨) 등의 퇴적구조가 뛰어나 강가(하안가) 식생연구와 초식공룡의 먹이사슬 연구에 큰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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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화석지는 5개 섬(사도, 추도, 낭도, 적금도, 목도) 지역의 백악기 퇴적층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현재 3,546점의 공룡발자국이 발견되어 세계 최대규모일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길이로 평가되는 84m의 조각류 공룡발자국 보행렬이 있다. 이곳은 남부지방과 일본, 중국을 잇는 범아시아의 고생태 환경을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다.

고성 덕명리 화석산지는 총 420여개의 발자국 보행렬에 약 3,800여개의 공룡발자국이 산출되어 양이나 다양성에 있어 세계적이다. 이곳에는 공룡발자국들이 무질서하게 나타나 전형적인 공란구조를 보이는 곳도 있다. 또한 중생대 조류발자국과 물결자국, 사층리, 건열 등 퇴적구조 들이 관찰되고 있어 당시의 해륙분포, 퇴적환경, 고환경 및 공룡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다.

남해안의 공룡화석지는 대부분 바닷가에 분포되어 있고 다도해 해상국립공원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으며, '거대한 공룡공원'으로서 한국의 공룡화석지를 대표할 수 있다.

세계유산적 가치

남해안일대 공룡화석지는 매우 넓은 규모이면서 보존상태가 완벽한 공룡알 화석산지이며, 세계최대 규모의 익룡발자국화석과 가장 오래된 물갈퀴 발자국 등이 특징적이다. 또한 이곳은 중생대 백악기 세계 최대 규모의 공룡발자국 화석산지이며 매우 다양한 공룡화석이 산출되고 있어 학술적·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

등재기준 : 세계문화유산기준 (viii), (ix), (x)

  • (viii) 생명의 기록이나 지형 발전상의 지질학적 주요 진행 과정, 지형학이나 자연지리학적 측면의 중요 특징을 포함해 지구 역사상의 주요 단계를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여야 한다.
  • (ix) 육상, 민물, 해안 및 해양 생태계와 동식물 군락의 진화 및 발전에 있어 생태학적, 생물학적 주요 진행 과정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여야 한다.
  • (x) 과학이나 보존 관점에서 볼 때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지만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포함한 생물학적 다양성의 현장 보존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의미가 큰 자연 서식지를 포함해야 한다.

영국인 의사이자 화석수집가이기도 했던 기디온 맨텔은 도대체 그 화석이 무슨 동물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부인이 길가의 공사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빨과 뼈들을 세심하게 살펴보던 그는 결국 저명한 고생물학자들에게 그 화석을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결론은 똑같았다. 파충류로 보이기는 하는데 육식동물은 아닌 것 같다는 대답밖에 들을 수 없었다.

당시 알려진 파충류는 모두 육식뿐이었으므로 기디온 맨텔은 혼란에 빠졌다. 화석을 발견한 다음해인 1825년 그는 이빨이 이구아나의 것과 닮았다고 해서 그 화석에 이구아노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것이 세상에 공개적으로 알려진 공룡의 최초 화석 발견이었다.

그 후 1842년 영국의 고생물학자 리처드 오웬이 비슷한 종류의 화석들을 연구한 끝에 이 동물이 고대에 존재했다가 멸종한 종임을 밝혀내면서 공룡에 대한 화석 발견이 줄을 이었다. 이에 따라 1800년대 중반 이후 유럽에서는 공룡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미국에서도 1900년대 초 척추고생물학 분야가 탄생했다.

우리나라에서 공룡의 골격 화석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73년 경북 의성군 금성면 탑리에서였다. 이 한국 최초의 공룡 화석은 공룡의 팔꿈치뼈였는데, 공룡의 이름은 ‘탑리 한외룡’이라고 명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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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동군 가덕리에서 발견된 수각류 공룡의 전체 골격화석. ⓒ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그 후 여러 군데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됐다. 그런데 뼈 화석보다는 대부분이 발자국이나 공룡알, 똥화석 등 흔적화석이었다. 전남 화순·해남·여수, 경남 남해·고성·마산, 경북 의성 등에서 공룡알이 발견됐으며, 전남 보성, 경남 사천 등에서는 공룡알이 발견됐다.

특히 경남 고성에 있는 5000여 점의 공룡 발자국과 해남에서 발견된 초대형 초식공룡 발자국은 전 세계가 주목할 만큼 매우 희귀하다. 또한 육식공룡 발자국 중 최소 및 최대 크기, 최장 길이 화석이 모두 우리나라에서 나왔다. 단위면적당 공룡 발자국 화석 수가 세계에서 첫 번째로 꼽힐 만큼 우리나라는 옛날 공룡의 천국이었다.

골격화석이 잘 발굴되지 않는 이유

지난 2009년 전남 신안군 압해대교 공사 현장에서는 알둥지 지름 2.3미터, 높이 60센티미터, 무게 3톤인 국내 최대 규모의 공룡알 둥지화석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둥지 안에는 지름 385~430㎜의 공룡알 19개가 들어 있었다. 2012년 국자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둥지화석은 보존 상태가 매우 뛰어나, 백악기 후반부 9천만년~8천만년 전 우리나라 육식공룡의 정체를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로써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군산시 산북동에서 지방공단 도로 개설 공사를 하던 중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올해 5월 천연기념물 제548호로 지정된 이 발자국 화석은 국내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보존상태가 뛰어난 대형 수각류 공룡 발자국 보행렬 화석과 국내 최대 크기의 조각류 공룡 발자국 화석이어서, 백악기 당시 공룡의 행동 특성 및 고생태 환경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학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공룡의 흔적화석은 수없이 많이 발견되는 데 비해 골격화석은 잘 발견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퇴적층의 두께가 얇고 지형이 단단하다는 점을 꼽는다. 또한 대부분 풀과 숲으로 덮여 있어 노출된 곳이 매우 협소하다는 점도 골격화석이 잘 발견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 경남 하동군 금성면 가덕리의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서 보존상태가 양호한 육식공룡 골격 화석이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0월 8일 낚시꾼이 우연히 발견한 이 골격 화석은 조사 결과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두 발로 이동하며 날카로운 이빨로 육식을 했던 수각류 공룡의 골격임이 확인됐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와는 달리 이 화석은 크기가 매우 작아 두개골의 경우 길이 약 5.7㎝, 폭 2.6㎝이며 보존된 골격 전체의 몸길이도 약 28㎝에 불과한 초소형 공룡이다. 따라서 이 공룡의 생존 당시 전체 몸길이는 50㎝도 안 되며, 이번에 발견된 개체가 새끼라 할지라도 성체가 됐을 때 몸길이가 1미터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온전한 전체 골격화석은 국내 최초

국내 중생대 지층에서 수각류 공룡의 이빨, 다리뼈, 늑골 등의 부분 화석이 산발적으로 발견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공룡 한 마리의 화석이 두개골과 아래턱, 척추, 갈비뼈가 포함된 온전한 형태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또한 이 골격 화석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한 번도 없는 수각류 공룡의 두개골과 아래턱을 포함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 이 골격 화석 외에 또 하나의 개체로 보이는 골격 화석도 함께 있어서 두 마리로 밝혀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공룡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생물이지만, 국내에서 공룡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는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공룡 연구와 같은 척추고생물학을 전공했다간 직장을 잡기가 거의 불가능할 만큼 열악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또한 화석 탐사와 같은 공룡 연구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연구비 지원을 받을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에 속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아닌 몽골 고비사막에서 공룡 화석을 발굴하도록 우리나라 과학자에게 2006년부터 거액의 탐사 비용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다. 지난 2008년 전곡항 근처에서 한반도 최초의 뿔공룡 화석이 발견된 화성시가 바로 그곳이다.

전곡항에서 열린 국제보트쇼 및 세계요트대회를 앞두고 제방 등의 행사장 주변을 살피던 공무원에 의해 발견된 이 화석은 백악기 초식 공룡인 트리케라톱스의 발바닥 및 발톱·꼬리뼈 등 100여 개의 뼈로서 몸통의 절반쯤 되는 화석이었다. 트리케라톱스 종으로는 국내 처음이었으며, 그때까지 발견된 화석 가운데 가장 온전한 형태였다.

1999년 시화호 남측 간척지 20곳에서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바 있는 화성시는 공룡을 화성시의 문화 콘텐츠로 육성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으며, 외국의 복제품이 아닌 실제 공룡 화석을 전시하기 위해 고비사막 프로젝트를 지원하게 된 것이다. 그 같은 노력으로 화성시는 몽골로부터 벌써 공룡 화석 15톤을 갖고 오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내년에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공룡박물관을 착공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초소형 수각류 공룡의 온전한 골격 화석이 발견된 곳은 최초의 한국어 공룡 학명으로 유명한 ‘부경고사우루스’의 고향, 하동군 금성면 갈사리의 인근 지역이다. 이번 발견으로 인해 우리나라 공룡 연구의 저변 확대와 더불어 공룡에 대한 연구비를 지원하는 또 다른 지자체와 기업들이 생겨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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