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특 탐구보고서 예시 - seteug tamgubogoseo yesi

생기부 세특을 위한 탐구보고서 '더 들어가기'

안녕하세요. 쏜교육컨설팅 손요한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아무래도 고3 들의 대입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조금 더 열심히 내용을 전달드릴 수 있도록 모쪼록 노력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고등학교 기말고사가 다들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었을 것인데요. 학기를 마무리하기 전에, 학생들은 생기부 마감을 위해 한주 정도는 또 바쁜 나날을 보낼 거 같습니다. 각 과목별로 탐구보고서나 발표, 독서활동 등을 정리하고 내용을 올려야 할 시기가 된 것입니다.

이 시간에는 생기부 마감 시기를 맞아, 교과 세특에 들어갈 탐구보고서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효과적이면서도 의미있는 탐구보고서를 작성하고 세특에 올리기 위해 필요한 탐구보고서 '더 들어가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시작합니다.

1. 생기부 세특에 올라가는 학생들의 탐구보고서에 대해 아쉬운 점.

- 학생들의 생기부를 보다보면, 학생들에 따라 당연히 그 내용은 차이가 있습니다. 학생들의 관심사가 모두 다르다보니 다루는 주제도 각양각색일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 세특에 드러나는 학생들의 관심사나 탐구 역량은 이전에 비하면 점차 상향 평준화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너도하고 나도하는 약간은 식상한 주제들, 내용들도 자주 보이기는 하지만 몇년 전과 비교하면 훨씬 다양한 양상을 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오히려 주제의 다양성 부재, 천편일률화된 탐구보다 제가 더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은 '탐구의 깊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탐구의 깊이'는 하나의 주제를 어느정도 깊게 다루느냐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만, 어떤 부분에 집중하느냐의 문제까지도 포함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제가 이야기하는 '탐구의 깊이'가 곧 '탐구의 다양성'과도 긴밀하게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주제더라도 하나는 10미터의 깊이로 들어간 주제이고, 다른 하나는 20미터 깊이로 들어간 주제라면 이 두가지 탐구활동은 다른 주제를 다룬 다른 탐구처럼 보일 수 있고 실제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자, 그럼 세부 사례를 통해 하나씩 살펴봅시다.

2. 어떠한 주제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일단 배제'하기.

- 자, 어떠한 탐구활동을 진행하고 탐구보고서를 작성해 그 내용을 교과 세특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해 봅시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먼저 고민하고 있을 부분은 어떤 탐구보고서 주제를 정할 것인가? 겠죠. 실제로 지금 시기 많은 학생들이 이 부분으로 큰 고민들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 예를 들어 올해는 코로나19나 그로 인한 영향들, 팬데믹 상황에 대한 주제로 많은 탐구활동이 진행이 될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세부적으로는 어떤 탐구 주제들이 가능할까요?

1) 생활 속 코로나19 예방 아이디어

2)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친 영향

3) 코로나19가 국제 정치에 미친 영향

4) 코로나19의 각국 대처 사례

5)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구조와 특성 분석

제가 1분안에 떠올린 주제들은 이 정도인데요. 1분안에 떠올렸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코로나19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내용 혹은 주제이며, 인터넷 뉴스나 신문만 봐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아무리 고등학생 수준의 탐구활동이라고 하지만, 탐구활동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 이름으로 세특에 올릴 내용이라면 신문 기사만 읽어봐도 알 수 있는, 다루어지는 수준의 내용에서 머물러서는 아쉬움이 매우 클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에서 학생의 생기부를 통해, 생기부에 드러나는 탐구활동을 통해 알고싶어하는 탐구 역량은

어떤 동기에서 왜 이런 주제를 정했는지, 그리고 이것을 통해 알아보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며 이것을 왜 알아야 하는지, 이것을 알면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이런 지식이 대학에서 해당 전공을 공부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런 지식이 사회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

에 관한 것입니다. 그런데 탐구 보고서에서 이런 부분이 전혀 드러나지 않거나, 드러나더라도 겉햝기 식으로 뻔한 이야기만 드러난다면 탐구보고서는 그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예방 방법에 대해 탐구를 해 보았는데 그 결론이 밀폐된 공간에서 잘 전파가 되고, 그래서 이를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면 이것은 탐구활동이 아닙니다. 좀더 강하게 이야기를 하면 이런 내용이 세특에 아무리 길고 자세하게 잘 적히더라도 저는 이 학생의 세특은 아무것도 안적힌 백지와 동일하다라고 평가할 거 같습니다.

3. 생기부 세특을 위한 탐구보고서 '더 들어가기'

- 그렇다고해서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거 같습니다. 의학 박사, 생물학 박사 수준의 논문을 읽고 그런 수준의 페이퍼를 결과물로 만들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고등학생의 수준에서 보았을 때 너무 투머치하거나, 교과과정을 많이 벗어난 활동의 경우 또 다른 의미에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 고등학생의 탐구 수준에서 획일화된 주제를 피하고, 그 수준도 기사 베끼기 정도의 겉햝기 수준을 벗어나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한 발자국 더 들어가는 것' 부터 시도하는 것입니다.

- 탐구 보고서보다 좀 더 와닿기 쉬운 독서 활동의 경우를 예시로 들어봅시다.

자, 가장 대표적인 독서활동이라 할 수 있는 마이클 센델을 들어봅시다. 마이클 센델하면 '정의란 무엇인가'를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센델 교수의 저작은 '완벽에 대한 반론'도 있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도 있으며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도 있습니다.

지적 호기심과 탐구에는 깊이의 단계가 있습니다. 만약 내가 마이클 센델을 몰랐다면, 아마도 가장 먼저 이 학자를 접하는 루트는 가장 잘 알려진 저작인 '정의란 무엇인가'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한 탐구가 재미있었다거나 학생의 흥미를 유발시켰다면, 이 학생은 이 저자의 다른 책을 읽고 다른 주제의 탐구 활동을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

만약 탐구 주제가 '마이클 센델 연구'였다면, 아마도 가장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는 주제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서울대 자소서 4번 독서문항에 적히는 책들의 빈도순위만 찾아봐도 이는 거의 확신에 가깝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잘 알려진 책부터 덜 알려진 책의 순서대로 탐구 주제 선택 빈도가 거의 비슷한 경향을 같고 나타날 것입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대부분 학생들이 탐구 주제나 참고 문헌 선정에 있어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것'을 쉽게 선택하고 한발자국 더 들어가는 수고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를 반대로 이용해보자면, 나는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탐구에 있어서 한발자국만 더 들어가면 남들과는 어느정도 차별화 되는 결과물을 내기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 대부분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은 '대한민국의 고등학생 그 누구도 다루지 않았던 참신한 주제를 정해 돋보여야겠다!'라는 조금은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에 집착합니다.

그런데 참신한 주제 선정은 아예 없던 것을 발굴해내는 방법보다는 원래 있던 것을 새롭게 바라보거나, 다른 각도에서 다른 시각으로 낯설게 바라봄으로서 얻어내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아예 없던 것을 발굴해내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쉽지 않습니다.

다시 독서활동의 예를 들어보죠. 마이클 센델이 주제였다면 정의란 무엇인가 보다는 좀 더 덜 알려진 저작을 다른 시각으로 분석하고 탐구하는 것이 좀더 매력적일 거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주어진 탐구 주제가 '정의에 대한 탐구' 였다면 저라면 적어도 마이클 센델을 다루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마이클 센델을 탐구하라고 하지 않았고 '정의를 탐구하라'고 했습니다.

마이클 센델과 비슷한 관점이나 이론을 가진 학자가 있다면, 기왕이면 마이클 센델보다는 다른 그 학자를 알아보고 싶을 거 같습니다. 이런 학자와 이론을 찾아 주제로 삼고 탐구한 학생이라면, 접하기 쉬운 마이클 센델보다 한발자국 더 들어가는 수고를 한 학생인 것입니다. 다루는 내용을 보았을 때, 이 학생이 얼만큼의 호기심을 갖고 얼만큼의 수고와 노력을 했는지 어느정도 짐작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탐구보고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내가 인터넷에서 기사를 찾아 다루기 쉬운 내용으로 쉽게 쓴 탐구보고서라면, 당연히 평가자도 한눈에 알아봅니다.

그럼 참신하고 대단한 주제를 정해야 하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라고 생각한다면, 앞서 이야기했듯 원 주제 자체가 대단할 필요는 없으나 평범한 주제를 다른 각도로 낯설게 보는 방법으로 이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방법도 공짜로 쉽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과 노력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여러 방면으로 고민을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시간'이라는 것 자체도 소중한 자원이기에, 무조건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탐구보고서의 질을 무한정 높이는 것이 항상 최선은 아닙니다. 수능 공부도 해야하고 자소서도 써야 하고 다른 할 것들도 많습니다.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자신에게 최선의 전략을 선택할 필요는 있습니다.

다만, 형식적으로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해 뽑아낸 탐구보고서는 생기부 내용의 측면에서 딱 그만큼만 기능을 합니다. 대충 했는데 대단한 것을 얻는 것은 머릿속의 행복회로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지, 현실의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