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마케팅 전략 - naiki maketing jeonlyag

나이키 마케팅 전략 - naiki maketing jeonlyag

[이영원 미래에셋증권 이사] 세계 최대 운동화 제조업체인 나이키는 마케팅으로 혁신을 완성한 기업이다. 나이키의 마케팅은 연구의 대상이 될 뿐 아니라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벤치마킹하고 따라하는 모범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해고되었던 애플에 복귀한 뒤 첫 프로젝트 “Think Different”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나이키의 사례를 들었다. 스티브 잡스는 나이키가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업적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나이키의 방식을 소개한다.

잡스는 나이키의 마케팅, 광고는 구체적인 제품이나 기술을 알리는 대신 위대한 운동선수를 기리는 방식을 취한다고 설명한다. 그럼으로써 나이키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말하고 있다고 하면서 애플도 “Think Different”캠페인을 통해 애플이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애플이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려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이키의 마케팅을 가장 잘 보여주는 광고 캠페인이 “Just Do It” 시리즈다. 1988년 시작되어 30년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캠페인은 스티브 잡스가 인용했던 것처럼 위대한 운동선수에 존경을 표하는 모습, 세계 각지에서 운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 스포츠의 경이로운 순간을 보여주며 나이키의 본질이 바로 스포츠이며 스포츠를 위한 것을 만들고 판매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이 시리즈의 첫 광고는 80세의 노인이 매일 아침 17마일을 조깅하며 농담을 던지는 내용이다. 늙은 나이도, 추위도 아무 문제가 아니라며 단지 해보라(Just Do It)고 하면서.

2018년 나이키가 “Just Do It” 캠페인 30주년을 맞이해 콜린 캐퍼닉 (Colin Kaepernic, 미식축구 경기 직전 미국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을 자세로 화제가 되었던)을 등장시킨 광고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켰을 때도 '너의 꿈이 미친 거냐고 묻지 말고, 충분히 미쳤는지를 물어봐'라는 광고의 메시지는 스포츠에 대한 순수한 열정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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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Just Do it' 30주년 캠페인에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국민의례를 거부한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에 대한 순수한 열정 'Just Do it'

나이키의 마케팅이 스포츠 그 자체에서 기반하는 것은 이 회사의 첫 출발에서부터 시작된다. 설립자인 필 나이트(Phil Knight)와 빌 바우어만(Bill Bowerman)은 1957년 오레건 대학에서 육상 선수와 코치로 만난 사이다.

필 나이트가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경영대학원에 진한 한 이후, 운동화 사업으로 다시 뭉쳐 회사를 설립한다. 설립자들 스스로가 달리기에 심취해 있었기에 이들은 첫번째 직원으로 역시 육상 선수 출신을 채용했고,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에 필요한 운동화를 판매하게 된 것이다.

첫 시작은 블루 리본 스포츠라는 이름의 운동화 수입 판매상으로, 일본의 오니츠카 타이거사의 런닝화를 취급했다. 오니츠카 타이거는 나중에 아식스로 이름을 바꾸게 되는 일본의 신발 메이커였고, 특히 런닝화에 특화되어 있었다. 1960년대, 아직 2차대전 교전 대상국이었던 일본 제품의 미국 진출이 여의치 않았던 시기 중개무역으로 운동화 판매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1971년 협력관계이던 오니츠카 타이거사와 협력관계가 틀어지면서 독자적인 회사를 설립하게 되는데 그 때 비로소 나이키가 탄생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친숙한 나이키의 로고 스우시를 채용한 코르테즈 라는 런닝화를 출시하면서 나이키의 역사가 시작된다.

나이키 마케팅의 빼 놓을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는 스포츠 스타를 통한 마케팅이다. 1973년 나이키는 공동 설립자 빌 바우어만의 제자, 오레건 대학 육상부의 중장거리 선수 스티브 프리폰테인을 첫 후원 선수로 선정한다.

비록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매순간 전력을 다하는 경기 스타일로 미국내 최고 인기 육상선수였던 프리폰테인을 후원하면서 나이키는 그의 이름으로 다른 유명선수들에게 제품을 선물하고 그들이 나이키 런닝화를 신고 달리게 했다.

나이키 스타마케팅의 정점은 NBA의 마이클 조던과의 계약과 에어 조던의 출시다. 1984년 시카고 불스에 입단한 마이클 조던은 대학 선수시절부터 이미 주목받는 스타였지만, NBA리그에서 정점에 올라서기 전, 신인 시절이었던 1985년에 나이키의 모델이 되었다. 이후 나이키와 마이클 조던은 신화를 함께 써내려가며 농구라는 운동과 NBA리그, 그리고 나이키를 전세계적으로 각인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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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조던(왼쪽)과 타이거 우즈는 나이키가 글로벌 톱 스포츠 브랜드로 올라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조던, 우즈 등 스포츠 스타 활용한 마케팅 '대박'

마이클 조던 이외에도 나이키는 코비 브라이언트, 축구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골프의 타이거 우즈 등 수 많은 스포츠 스타와 후원계약을 맺고 다양한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특히 마이클 조던과 함께 하는 에어 조단 시리즈는 1985년 이래 지금까지 이어지며 나이키의 최고 브랜드가 되었다.

나이키의 설립자인 필 나이트는 “나이키는 마케팅 지향적인 회사이다. 그리고 제품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다”는 말을 통해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가 지적한 가장 중요한 마케팅 수단인 제품에 있어서도 나이키의 혁신은 두드러진다.

나이키가 오니츠카 타이거사와 결별하고 독자적으로 출범할 당시 첫 출시된 운동화 모델은 “코르테즈”로 지금도 인기가 있는 스테디 셀러이다. 이 모델의 특징은 소위 “와플 솔(Waffle Sole)”을 채택한 것으로 유명하다. 와플을 굽는 와플팬을 응용해 밑창을 만든 이 모델은 탄력과 접지력 면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했다.

NASA 연구원이었던 프랭크 루디가 1977년 제안한 공기주머니를 이용한 신발 쿠셔닝 기술도 혁신적이었다. 에어 쿠셔닝 기술은 에어 맥스 시리즈라는 제품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기술로 자리 잡았다.

마지막으로 나이키의 마케팅은 사회 트렌드와 맞물려 효과를 배가해왔다. 1971년 나이키 브랜드가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 그들의 제품은 코르테즈라는 런닝화였다. 이 런닝화는 마침 거세게 일어났던 조깅 붐과 함께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다. 갓 출범한 나이키가 넘볼 수 없는 상대였던 아디다스가 조깅을 스포츠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 런닝화에 전력을 다했던 나이키의 성장이 가능했던 것이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삶의 모습이 바뀌고 있는 지금, 스포츠의 미래는 어떤 모양으로 변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나이키는 또 어떤 형태로 대응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영원 이사는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에서 리서치 업무를 시작해 푸르덴셜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에서 투자전략을 담당했다.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한 이후 해외주식 분석업무를 시작, 현재 글로벌 주식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이영원 미래에셋증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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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에 트렌드를 입히는 방법

얼마 전 미디어에 공개된 나이키의 ‘Play New’ 캠페인은 오랜만에 보는 나이키의 다른 화법 같았습니다. 일반인이 새로운 도전을 하다가 실패하는 모습들과, 스포츠 스타들이 주 종목이 아닌 다른 종목에 도전하면서 실패를 맛보는 모습이 이어집니다. 승리의 여신인 ‘니케’를 따다 만든 나이키라는 이름이 그동안 엘리트 스포츠의 승리를 핵심 메시지로 인지시킨 것에 비하면 다소 다른 화법 같아 보이는 것이죠. 마이클 조던부터 최근 국내의 스포츠 스타, 성공을 거둔 연예인까지 자신의 멋진 모습을 선보이던 것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멜라니 오거스트(Melanie Auguste) 나이키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부사장은 이번 캠페인이 코로나로 인해 위축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시도의 즐거움을 되찾길 바란다는 뜻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에 맞춘 유연한 대응이죠. 대표 태그인 ‘Just Do It’을 쓰지 않고 ‘Play New’를 태그 한 것도 코로나로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더 깊이 생각해볼 주제가 있습니다. 늙지 않는 브랜드 중 하나인 ‘나이키’가 어떻게 살아 있는 브랜딩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죠. 많은 브랜드들이 정체성을 잃어버리거나 단순 반복으로 진부해지는 반해 나이키는 여전히 시의 적절한 메시지를 내면서도 브랜딩을 흐리지 않는 말이죠. 이번 ‘Play New’도 실패하는 장면만 이어지는 광고지만 보고 난 후에 정말 그게 실패라고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승리와 성공을 캠페인으로 걸었던 과거 광고를 보고 난 후와 비슷한 감정이 드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승리’를 어떻게 재정의하는가? 

나이키가 승리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잃지도, 진부화시키지도 않고 트렌드에 맞추어 가면서 계속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핵심 가치인 승리의 이미지가 과거에는 엘리트 운동선수들의 스타성 있는 퍼포먼스로 대표할 수 있었다면 어떤 때는 편견에 맞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지금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행위의 즐거움을 승리라고 재정의하는 것이죠. 어떤 시대에는 관심도 없었고 실패라고 느꼈던 것이 어떤 시대에는 승리의 표상이 되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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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이 심했던 2020년에는 이런 캠페인도 진행했습니다.

이전에 썼던 제 책에 나왔던 ‘VANS‘도 스케이트보드로 대표되는 문화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래서 누가 알아주지 않았던 과거부터 관련 행사를 후원하고 항상 광고의 모티브로 활용되죠. 하지만 눈에 보이는 정체성에 가까운 VANS에 비해 나이키는 상대적으로 형이상학적인 승리라는 메시지를 브랜딩으로 삼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른 재정의가 더 높은 난이도로 이뤄지지만 파급력과 응용할 여지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것이죠.

형이상학적인 브랜딩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스포츠웨어 시장뿐 아니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획자들이 브랜드나 상품에 관한 기획서를 쓸 때 형이상학적인 포지셔닝을 기술하지 않은 것을 찾기 힘들 정도죠. 어디서는 시장에서 ‘편리함’을 어디서는 ‘아름다움’을 어디서는 ‘안전’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려고 많은 예산을 들여 광고도 하고 제품 연구에 더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재정의하는 시도는 많지 않죠.

뉴발란스는 편한 착화감으로 처음 시장에 나온 스포츠웨어 브랜드였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패셔너블한 아이템들로 더 기억되는 브랜드죠. 새로 나온 점퍼, 신발은 편해서 인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예뻐서 인기였고 셀럽이 신었기 때문에 직구로라도 신발을 구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최초 내세운 브랜딩이 어느 시장에서 다른 이미지로 각인이 되고 좋은 효과를 얻고 있으면 브랜딩을 로컬라이징 해서 바꿀 필요가 있죠계속 편안함을 브랜딩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세웠다면 국내에서 지금의 인기는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브랜딩을 재정의하는 것은 결국 브랜딩이 있어야 있습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가 예쁘고 힙하고 상대적으로 조금 저렴한 포지셔닝을 신혼부부, 집 꾸미기 등 그때그때의 키워드로 재생산해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도 LG전자의 가전과는 다른 정체성을 형이상학적으로 뚜렷이 갖고 있었기에 재정의해서 고객의 피부에 닿는 방법으로 풀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 브랜딩이 아예 없다면 진부해질 수도 없습니다.

내가 지향하는 고객의 일상에서 브랜딩은 어떻게 재정의되고 있나요고객들의 이야기, SNS, 시장 내에서 상대적인 사용 경험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분석할 수 있습니다. 분석하는 데이터가 전체를 대표하는지 여부는 다음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데 있는 것이니까요.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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