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 분쇄도 조절 - haendeudeulib bunswaedo jojeol

모카포트는 간편하게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입니다. 가장 큰 매력은, 고가의 머신이 없어도 가정에서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죠. 사용법이 간단한 만큼 에스프레소 맛의 섬세한 조절은 어렵지만, 분쇄도와 추출 시간을 조절하며 다양한 에스프레소를 즐겨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핸드드립이 비교적 친숙하지만,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가정집의 90%가 사용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도구라고 해요.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 이탈리아에게 안성맞춤인 도구인 것 같죠? 혹시 집에서 드립 커피를 주로 내려 먹는데 흥미가 떨어졌다면, 지금 모카포트를 시도해볼 차례입니다. 또 다른 재미가 시작될 거예요.


1 단계

약 18g의 원두(4컵 모카포트 기준)를 갈아주세요. 입자는 핸드드립 분쇄도보다 가늘고, 에스프레소 머신용 분쇄도보다 살짝 두꺼운 정도입니다. 설탕정도의 분쇄도라고 생각하면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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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단계

하단부인 물탱크에 물을 채워주세요. 물은 밸브 바로 직전까지 수위를 맞춰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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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단계

바스켓에 분쇄한 원두를 '가득차게' 담아주고, 평평하고 고르게 담기도록 톡톡 쳐주세요(레벨링). 참고로, 커피는 눌러주면 안됩니다! 탬핑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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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단계

모카포트 주전자를 타이트하게 잘 조립해주세요. 느슨하게 조이면 커피가 세어나올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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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단계

모카포트를 가스 버너 위에 올려 놓습니다. 불의 세기는 중간 정도를 권장해요. 불이 너무 강하면 상대적으로 물이 빨리 끓어 커피가 다소 중간이 비어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손잡이가 고무지만 뜨거울 수 있으니 항상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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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단계

물이 끓기 시작하면, 증기가 압력이 더해지면서 바스켓을 타고 올라와 커피를 추출하기 시작합니다. 커피가 조르르 흐르듯이 나오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콸콸 소리를 내며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때 모카포트를 불 위에서 제거해주세요. 이 시점이 일반적인 종료 시점이에요. 단, 커피에 따라 그리고 기호에 따라 종료하는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답니다. (향미 부분에 집중된 커피를 얻고자한다면, 커피가 흐르듯이 나올 때 쯤 바로 불을 꺼주면 후반부에 추출될 쓴맛과 바디감이 상대적으로 덜 추출되어 본연의 향미를 좀 더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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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단계

그렇게 추출한 커피를 (마치 에스프레소 처럼) 적정량의 물 혹은 우유에 부어주면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더운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위에 부어서 아포카토로 즐기는 것도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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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세척시, 세제를 쓰지 않습니다. 모카포트의 재질에 따라 약간은 다르지만, 표면이 벗겨져 녹이 슬 수 있기 때문이에요. 가능하면 물로 세척하고 오래 사용했을 경우에는 커피 세정제로 세정하는 것이 좋아요.

핸드드립을 어떻게 해야 하나 여기저기 기웃거려서 대-충 방법을 알아왔다. 파면 팔수록 무궁무진한 커피의 세계. 시간을 오래 두고 더 공부하기로 하고 오늘은 준비운동? 연습하기? 정도로 생각하고 무작정해본다.

준비물

- 필수 : 핸드 밀(그라인더), 드리퍼, 거름망, 드립포트, 드립 서버, 원두

- 선택 : 전자저울, 스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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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을 쭉 늘어놓고 보니 뭔가 복잡하지만 겁먹지 말고 계속해보자.

가장 먼저 핸드 밀을 사용해봐야 하는데 핸드 밀 윗부분을 보면 1~8까지 숫자가 적혀있는 톱니바퀴 모양 기어가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원두 분쇄도를 조절할 수 있다.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가늘게 분쇄되고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굵게 분쇄가 된다. 보통 8에서 1사이 또는 1에 있을 때 핸드 밀 출구가 막혀있는 0의 상태일 것이다.

핸드 밀 분쇄도 표기

- 분쇄도 한 단계를 '클릭'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1에서 5까지 기어를 돌렸다면 이것을 5클릭이라고 한다.

- 8클릭 이상(한 바퀴 이상) 돌리는 것은 1.n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1에서 8까지 돌린 후 추가로 5까지 돌렸다면 1.5 (총 13클릭)

- 16클릭 이상(두 바퀴 이상) 돌리는 것은 2.n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1에서 8까지 돌린 후 그대로 다시 1에서 8까지 돌리고 추가로 5까지 돌렸다면 2.5 (총 21클릭)

스타벅스 핸드 밀은 카플라노에서 콜라보 한 것으로

카플라노에서 권장하는 커피 분쇄도

- 3~5 클릭 : 터키쉬 커피

- 6~8 클릭 : 에스프레소

- 8클릭~1.1(9클릭) : 모카팟

- 1.3(11클릭)~1.6(14클릭) : 핸드드립

- 1.7(15클릭)~1.8(16클릭) : 프렌치프레스 방식

- 2.1(17클릭)~2.2(18클릭) : 콜드브루

핸드 밀 세척 및 코팅

핸드 밀을 처음 사용하는 거니까 혹시 모를 이물질을 제거해 주어야 하는데, 이전 글 '스타벅스 화이트 브루잉 MD 언박싱' 에서도 말했듯이 절대로 물로 씻으면 안 된다!! (good-day7.tistory.com/27) 생 쌀 조금과 원두 조금을 준비한다. 핸드 밀 분쇄도를 2.1(17클릭)으로 맞춰준 후 쌀을 핸드 밀에 부어 열심히 갈아준다. 드르륵 거리며 쌀이 굵직하게 잘 갈려 나왔다.

핸드드립 분쇄도 조절 - haendeudeulib bunswaedo joj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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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더 핸드 밀 분쇄도를 1.1(9클릭)으로 조절해 주고. 굵게 갈린 쌀을 다시 핸드 밀에 그대로 부어준 후 또 열심히 갈아준다. 첫 번째 보다 더 곱게 쌀가루가 되었다. 이 쌀가루는 쓰레기통에 탈탈 털어 버려주자.

핸드드립 분쇄도 조절 - haendeudeulib bunswaedo joj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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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를 20~25g 정도 핸드 밀에 담아 쌀을 갈았던 것처럼 다시 한번 해준다.

2.1(17클릭)으로 원두를 갈아주니 역시 굵직하게 잘 갈렸다. 핸드 밀을 다시 1.1(9클릭)으로 조절해 준 후 갈린 원두를 다시 넣어 더 가늘게 갈아준다. 쌀 2번 원두 2번 갈아서 핸드 밀 세척 완료. 손으로 통통 쳐서 쌀가루와 원두가루를 가볍게 털어준 후 대기.

핸드드립 분쇄도 조절 - haendeudeulib bunswaedo joj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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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핸드드립을 내려보자.

1인 기준 원두는 15~20g 정도가 적당하다. 나는 그 중간 정도인 18g으로 계량했음. 그리고 아이스커피로 마시고 싶어서 유리 서버에 얼음도 넣어줬다. 이렇게 서버에 얼음을 넣어서 핸드드립 해도 되고 핸드드립 한 커피를 얼음컵에 부어도 된다.

드리퍼에 놓는 거름망은 보통 종이로 된걸 많이 쓰는데 나는 소창으로 된 거름망을 사용했다. (빨아 쓸 수 있어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음) 만약 종이로 된 거름망을 사용한다면 종이향(?)을 빼는 '린싱'을 해주자. (빈 거름망에 뜨거운 물을 부어준 후 그 물 버리는 과정)

핸드드립 분쇄도 조절 - haendeudeulib bunswaedo joj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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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를 핸드 밀로 갈아 준 뒤(1.3(11클릭)~1.6(14클릭)) 거름망에 넣어주고 조금 흔들어 평평하게 만들어준다. 그런 뒤 원두 양의 2배(원두 18g, 뜸 들이는 물 36g)의 물을 적셔주고 30초간 뜸을 들인다. 뜸 들이는 과정에서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오기도 하고 봉긋한 모양으로 부풀기도 하는데(일명 커피 빵) 원두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핸드드립 분쇄도 조절 - haendeudeulib bunswaedo joj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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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 들인 후 뜨거운 물 100g을 천천히 회오리 모양으로 부어 1차 추출한다. (1분)

(30초 대기) 뜨거운 물 50g을 부어 2차 추출한다. (20초 대기) 뜨거운 물 30g을 부어 3차 추출한다. (40초 대기) 드리퍼를 겉어낸다. = 총 소요시간 2분 30초, 커피 양 180g

다시 한번 정리

1. 원두 15~20g 준비

2. 핸드 밀을 1.3(11클릭)~1.6(14클릭)으로 맞춘 뒤 원두를 갈아준다.

3. 종이필터라면 '린싱' 해준 뒤 간 원두를 필터에 부어 평평하게 약간 흔들어 준다.

4. 뜨거운 물을 조금 부어 30초간 뜸 들여준다. (뜸 들이는 물은 원두의 2배)

5. 천천히 뜨거운 물을 100g 부어 1분간 1차 추출을 해준다

6. 30초 대기

7. 뜨거운 물 50g을 부어 2차 추출을 해준다

8. 20초 대기

9. 뜨거운 물을 30g 부어 3차 추출을 해준다.

10. 40초 대기

11. 드리퍼를 겉어낸 후 컵에 따라 맛있게 마신다.

= 추출 총 소요시간 2분 30초

= 추출된 커피의 총 양 180g

몇 그램이니 몇 초니 좀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핸드드립 방법은 위와 같다. 더 복잡하게 들어가자면 물의 온도와 추출 시간, 드리퍼의 재질 등 추가로 고려해야 할 게 많아져서 일단은 이 정도만 알고 넘어가기로 했다.

마치며

그 뒤로도 몇 번 더 핸드드립을 해보면서 원두 양도 바꿔보고 추출 양도 바꿔보고 분쇄 도도 조금씩 바꿔보고... 여러 가지 해보고 있다. (아 참, 굵은 분쇄도 일수도록 커피는 연하게 나온다.) 어떤 날엔 그럭저럭 맛있는 커피가 나오기도 하고 어떤 날엔 텁텁한 커피가 나오기도 하고 ㅋㅋ 아직 시행착오가 많다.

요즘엔 취미가 '커피' 인 분들이 정말 많다. 취미가 커피라니? 처음엔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이해한다. 미묘한 맛과 향을 찾아내고 최상으로 즐기기 위해 지식과 기술이 있어야 하는 커피는 멋진 취미다. 물론, 가볍고 간편하게 커피를 즐겨도 좋은 취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