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 커피 수율 - deulib keopi suyul

핸드드립, 브루잉 커피를 만들 때 추출력을 조금 더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추출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그저 선택의 문제이지, 이를 두고 단순하게 더 좋은 방법으로 인식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추출을 지나치게 많이하게 되면, 좋지 않은 관능적인 특성을 갖기 때문에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죠.

어떤 방법을 통해서 추출력을 컨트롤 했는지에 따라 추출된 커피의 성분과 이에 따라 관능적인 차이가 뒤따르는 것 같습니다. 추출의 레시피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추출에 사용할 물과 원두의 양일 텐데요. 이 부분을 변화시키지 않고 추출력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분쇄도를 얇게 조절한다.

드립 커피 수율 - deulib keopi suyul

분쇄도를 얇게 만드는 것은 표면적을 더 크게 만들어서, 물이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성분을 추출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추출력 강화의 방법입니다.

2. 높은 온도의 물을 사용한다.

드립 커피 수율 - deulib keopi suyul

추출에 사용하는, 추출이 일어나는 온도를 높이는 것은 원활한 추출을 돕는 방법입니다. 항상 드리퍼를 미리 예열하는 것 역시 추출의 일관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추출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추출 시간을 늘린다.

드립 커피 수율 - deulib keopi suyul

브루잉 커피 중에서도 특별히 추출 시간을 더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침지식 커피의 경우에 추출 시간을 증가하는 것은 추출력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4. 스푼을 이용해서 저어준다.

드립 커피 수율 - deulib keopi suyul

외부의 운동 에너지를 투입해서 골고루 섞으면 전반적으로 고른 추출을 돕는 것은 물론, 어느 정도 추출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재현 가능한 방법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정한 규칙을 반복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5. 드리퍼 위의 물이 서버로 다 내려간 후에 다시 물을 붓는다.*

드립 커피 수율 - deulib keopi suyul

위에 나열한 방법에 비해 4번은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요. 전에 부은 물이 서버로 대부분 이동한 후에 물을 붓게 되면, 새롭게 부은 물은 더 높은 효율로 커피를 추출하게 됩니다. (이런 방식을 이번 글에서는 순차 추출이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이 설명이 복잡하신 분들은 바로 다음 단락으로 이동하세요.

물론 기존의 물이 드리퍼로 대부분 이동하는 순간 드리퍼 위에 있는 원두 층의 온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원두 층의 온도가 낮은 것은 추출력을 약화할 수 있는데요. 순차 추출에 의한 추출력 강화는 원두 층의 온도가 낮아진 것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습니다.

"같은 양의 물을 순차적으로 붓기 위해서 전체 추출 시간이 길어졌고, 긴 시간에 의해 추출력이 강화된 것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통해서도 그 경향을 어느 정도 검증할 수 있습니다.

- 1번 커피. 클레버를 이용해서 단번에 물을 붓고 3분간 침지 후 투과 시작. 4분 10초경 최종 추출 완료.
- 2번 커피. 클레버를 이용해서 절반의 물을 붓고, 1분 후 1차 투과, 투과 완료 후 나머지 절반의 물을 붓고 추가 침지 시작, 약 3분 15초경 2차 투과 시작, 4분 5초경 최종 추출 완료.

1번은 평균으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로 3분 45초의 시간 동안 만나고 필터링 되는 동안 어느 정도 더 추출이 진행된다면, 2번은 2회에 걸쳐 온도 변화의 파형을 만들게 되지만, 물과의 총 접촉 시간은 1번과 거의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1번보다 2번 커피는 더 높은 농도와 수율을 보여 줍니다. 더 높은 추출력을 가진 방법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1번 : 1.25 TDS%, 19.84 Ext%
- 2번 : 1.38 TDS%, 21.91% Ext%

(추가로 3회에 나눠서 붓는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4분경에 최종 추출이 마무리되는 시간 안에 3회의 침지와 투과 완료를 반복하니 실제 물과 원두가 만나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2회 순차 추출에 비해 낮은 농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총 추출 시간을 5분 이상으로 잡는 경우에 1회, 2회, 3회 순차 추출은, 회차가 늘어남과 함께 농도와 수율이 어느 정도 증가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순차적으로 붓는다고 무조건 농도와 수율이 증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이를 늘리는 방식으로 추출법을 충분히 설계할 수 있습니다)

2016 World Brewers Cup 챔피언 Tetsu Kasuya의 레시피

최근 STANDART 라는 매거진을 통해 소개된, 2016 World Brewers Cup 챔피언 Tetsu Kasuya의 브루잉 레시피를 블랙워터이슈를 통해서 읽게 되었는데요.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20g의 두껍게 분쇄된(프렌치 프레스 용도) 커피와 300g의 뜨거운 물을 준비한다.

2) 0:00-0:45 (사전 적심)
50g의 물을 붓는다.

3) 00:45-1:30 (1차 추출)
70g 물을 붓는다.

4) 1:30-2:15 (2차 추출)
60g 물을 붓는다.

5) 2:15-3:00 (3차 추출)
60g 물을 붓는다.

6) 3:00-3:30 (4차 추출)
60g 물을 붓고, 3:30초 시점에 드리퍼 제거 후 시음

*Tetsu Kasuya의 브루잉 레시피는 입자의 분쇄도를 크게 한 대신에, 추출 시간은 상당히 늘리고(이때 드리퍼 내부의 온도는 여러 차례 파형을 만들며 오르내림, 단번에 물을 붓는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도는 낮은 편) 순차적인 추출수 주입 때문에 추출력을 더 끌어올리는 형태입니다. 물론 드리퍼 내부의 온도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성분 및 관능적 특성도 고려했을 수 있습니다.

각 단계가 45초 안에 완료되도록 두꺼운 분쇄도를 사용하라고 권장하고 있는데요. 그라인더의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인도 해볼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분쇄도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며

추출력을 강화하는 핸드드립의 방법들을 소개했습니다. 각각의 방법들은 단순히 추출력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추출된 성분의 균형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같은 농도와 수율의 커피라고 할지라도 관능적인 차이를 상당히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추출력은 결국 커피와 물의 비율과 분쇄도가 만들어내는 표면적, 추출수의 온도, 커피와의 접촉 시간, 교반과 난류 등이 만들어내는 균형입니다.

#농도 조절하며 추출하기

농도 조절하며 추출한다는 것은 물과 커피의 비율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예시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커피와 물의 비율]

1:17 = 커피 1 : 물 17 = 커피 20그람 : 물 340그람

1:18 = 커피 1 : 물 18 = 커피 20그람 : 물 360그람

1: 19 = 커피1 : 물 19 = 커피 20그람 : 물 380그람

커피양을 20그람으로 고정했을 때

물의 비율을 좀더 높게해서 즉 물을 더 많이 부어서 커피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커피양을 계량하고 물의 양을 조절해서 추출해서 적당한 농도를 찾으면 쉽습니다.

분쇄 원두는 통상 2배의 물을 흡수합니다.

커피 20그람으로 1:17 비율로 커피를 추출하면

통상 분쇄 원두가 물을 2배 즉, 40그람 정도를 흡수합니다.

따라서 총 추출커피는 통상 300그람 정도 됩니다.

커피의 상태에 따라 더 흡수 할 수 있습니다.

대략 290그람에서 300그람 정도 추출 된다고 보면 거의 맞습니다.

칼리타사의 핸드드립 추출 메뉴얼에는

1인분 기준 커피 10g로 내린 120ml의 결과물을 만들도록 되어있다.

간단히 비율로 따지면 커피:추출물은 1:12의 비율이지만

2~3인분을 내릴 때에는 커피를 조금 더 적게 넣을 권을 권장한다.

대략적으로 계산해보자면 20-2=18g으로 240ml,

30-5=25g으로 360ml 정도이므로 비율로 환산하면 1:13.3~14.4 정도이다.

전에 구글로 찾아본 SCAA의 커피 추출 비율은 1:15~17 수준이었으니

칼리타사와 SCAA를 기준으로

평균을 수렴하는 1:14~15 정도가 '보통의', '무난한' 커피량과 추출량 값이라 결론 할 수 있다.

테라로사 도서관의 자료 중 '미국 카페의 TDS와 수율'을 보면

Olympia Coffee Roasting Company는 칼리타 웨이브로 22g을 사용해서 340g(ml)을 추출,

Coava는 케맥스 콘필터로 21g을 사용해서 340g(ml)을 추출,

Heart Coffee는 하리오 V60으로 22g을 사용해서 360g(ml)을 추출한다.

커피분석센터(배동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13.33g의 커피로 235.3ml의 결과물을 추출했을 때에

(커피:추출물의 비율은 1:17.7 이다. 희안하게 SCAA 스러운 조건이다.)

아래와 같은 차트가 얻어졌다고 한다.

(월간커피 2016년 1월호에도 실린 자료이다)

푸어오버 방식의 보편적 핸드드립의 가정하에

최초 10%의 추출물은 총 고형물의 47.5%

10~20%의 추출물은 총 고형물의 21.1%이고, 누적비율은 68.6% ,

20~30%의 추출물은 총 고형물의 10.1%이고, 누적비율은 78.7%,

30~40%의 추출물은 총 고형물의 5.1%이고, 누적비율은 83.8%,

40~50%의 추출물은 총 고형물의 4.8%이고, 누적 비율은 88.6%,

50~60%의 추출물은 총 고형물의 3.8%이고, 누적 비율은 92.4%,

60~70%의 추출물은 총 고형물의 2.6%

70~80%의 추출물은 총 고형물의 2.1%

80~90%의 추출물은 총 고형물의 1.8%

90~100%의 추출물은 총 고형물의 1.6%로 환산 할 수 있다.

예전에 더치커피의 추출량에 따른 고형성분의 분석 실험 결과를 읽었는데

최초 20%의 추출물(커피:추출물이 1:2)에 총 고형물의 80%가 확인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커피분석센터의 실험 결과와 비교하면 푸어오버의 최초 30%의 추출물 누적비율은 78.7%이므로

어쨌거나 왠만한 추출이라면 최초 30%의 추출물에

총 추출물의 78% 이상의 고형물이 담기는 것으로 추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어떤 추출방법을 쓰든 커피:추출량의 추출물 비율은

거의 유사한 비율을 따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커피 추출시 중/후반으로 갈수록

저농도의 부정적 쓴맛과 잡미가 섞여 나오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므로

처음의 30% 추출물에 70%량의 정수된 물을 섞어주면

농도가 약 21.3% 정도 낮아진 커피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즉 25g의 커피로 300ml의 온전한 추출물을 얻는 핸드드립의 경우,

25g의 커피로 100ml의 추출을 하고 200ml의 물을 섞으면

(이상적인 푸어오버가 이루어졌다는 가정하에)

농도가 약 21.3% 낮아진 300ml의 커피를 얻을 수 있다.

바디는 낮아지지만 맛과 향미는 더욱 깔끔해지지 않을까.

만약 낮아진 농도 21.3%를 보완하고 싶다면

5.3g의 커피를 더 넣거나,

물을 136ml만 추가하여 236ml의 추출물을 만든다면

25g으로 내린 300ml의 추출물과 동일한 농도가 만들어 질 것이다. 

CAFE#210에서 사용하는 유키와 드립포트는 물줄기가 대단히 굵게 조절이 가능하므로

강한 푸어오버 방식의 드립을 할 수 있어서 바로 시험해봤다.

하리오 드리퍼에 커피 25g으로 매우 빠른 100ml의 푸어오버로 내리고

물을 140ml 추가했는데 예상보다 바디가 낮은 추출이 된다. -_-;

하리오의 물빠짐이 워낙 좋다보니 100ml의 물붓기 만으로는

제대로 푸어오버가 시행되지 않는게 아닌가 싶다.

(역시 좀 잠겨있는 칼리타로 해야... )

하리오로 할 때에는

150ml의 물붓기로 드립을 완료한 뒤

150ml의 물을 추가하는 방법이 좋지 않을까.

오늘은 커피를 너무 마셨으니 칼리타는 내일 테스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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