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살기 좋은 동네 - dokyo salgi joh-eun dongne

일본에서 13년을 넘게 살면서 이사를 참 여러 번 했다. 

홀로 왔기에 적당한 자본도 없었고, 조금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서 싼 곳을 많이 찾아다녔던 것이다. 직장이 바뀜으로 인해서 이사를 하기도 하고, 친구와 같이 살아보기도 하고,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이사를 하기도 하고. 

그런 게 반복되면서 다음에는 어디에서 살까를 고민하게 되는 때에는 현재 도쿄에서 인기 있는 지역은 어디인가를 검색해본다. 

일본에서는 매해 

  • 살고싶은 동네 랭킹
  • 살기 편한 동네 랭킹
  • 살기 좋은데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동네 랭킹

등등을 매기는 여러 부동산 사이트들이 있다. 

보통 내가 자주 보는 사이트는 스-모(SUUMO)라는 부동산 전문 업체 사이트로, 이번에는 2021년 현재 일본 도쿄를 포함한 관동지역에서 인기 있는 살고 싶은 동네 랭킹과 함께 그 지역에서 실제로 느꼈던 장단점과 경험했던 것들을 적어본다.

※일본은 전철을 중심으로 생활하므로, 보통 전철역 이름으로 지역 랭킹이 정해져있다.

※관동지역이란, 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치바현, 이바라키현을 한 번에 통칭하는 말이다.

  関東圏(東京都・神奈川県・埼玉県・千葉県・茨城県)

※참고 사이트 출처 : SUUMO

SUUMO住みたい街ランキング2021 関東版 ~住みたい街(駅)1位は?~ - 住まいのお役立ち記事

リクルート住まいカンパニーでは、 関東圏(東京都・神奈川県・埼玉県・千葉県・茨城県)に居住している20歳~49歳の7000人を対象に実施した「SUUMO住みたい街ランキング2021 関東版」を発表

suumo.jp

도쿄 살기 좋은 동네 - dokyo salgi joh-eun dongne

도쿄 살기 좋은 동네 - dokyo salgi joh-eun dongne
2021년 관동지역에서 살고싶은 동네 순위 출처:SUUMO
1위 요코하마 (横浜)

요코하마는 3년 연속으로 [살고 싶은 동네]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어떤 매력이 있는 곳일까. 

도쿄 살기 좋은 동네 - dokyo salgi joh-eun dongne
요코하마에서 다들 한번씩은 들리는 빨간벽돌 창고(赤レンガ倉庫)
  • 교통이 편리

길거리가 예쁜 것도 한몫하겠지만,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이 많은 지역은 교통이 편리한 게 제일이다. 

・JR 케이힌토호쿠선(京浜東北線), 네기시선(根岸線), 도카이도선(東海道線), 요코스카선(横須賀線), 쇼난신주쿠라인(湘南新宿ライン), 요코하마선(横浜線),
・토큐도요코선(東急東横線), 게이큐혼선(京急本線), 미나토미라이선(みなとみらい線), 소테쯔혼선(相鉄本線), 요코하마시에이블루라인(横浜市営地下鉄ブルーライン)

위의 많은 전철 노선뿐만이 아니라 버스 터미널까지 있다. 

엄청나게 많은 노선이 도쿄, 치바, 사이타마, 가나가와 등을 이어주고 있어 요코하마에 살고 있으면 어디든지 이동이 편리하다는 큰 장점이 있다. 

  • 놀거리가 풍부

관광지로도 유명해서 많이 찾아가는 빨간 벽돌 창고(赤レンガ倉庫)는 항상 이벤트가 가득하고, 유명한 카페도 많으며 귀여운 소품을 살 수 있는 가게들, 여러 맛집이 모여있다.

제대로 된 중화요리가 먹고 싶다면 일본에서 제일 큰 차이나타운(中華街)이 있어 중국 요리를 즐길 수 있고, 바다가 보이는 이벤트로 가득한 야마시타 공원(山下公園)까지 서로 거리가 멀지 않아 한번에 이동이 가능하다. 

도쿄 살기 좋은 동네 - dokyo salgi joh-eun dongne
요코하마의 높은 빌딩 사이로 보이는 후지산
  • 고층 빌딩부터 역사가 있는 건축물까지 있는 매력적인 거리

문명개화(文明開化) 시대부터 현재까지, 요코하마의 거리는 세계와 일본을 연결해주는 국제무역항으로 발전을 이루고, 그 이후에도 중요도시로서 계속 발전해 오고 있다. 

현대적인 고층 빌딩이 늘어서 있는 거리 풍경과 역사 있는 건축물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2위 에비스 (恵比寿)

원래부터 고급진 이미지를 가진 지역인데, 최근 10년 사이 집값 상승이 엄청난 지역 중에 한 곳이다.

  • 상업시설이 풍부

일찍부터 대형 상업 시설이 많이 지어진 곳이다, 큰 쇼핑몰이 많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恵比寿ガーデンプレイス)
・아트레 에비스 (アトレ恵比寿)
・GLASS SQUARE
・미쯔코시 (三越)
・큐 플라자 에비스 (キュープラザ恵比寿)

이 외에도 바로 옆 역에 위치한 고급 주택가인 히로오(広尾)에도 히로오 플라자(広尾プラザ)라는 쇼핑몰이 있고, 우리나라 가로수길 같은 이미지의 다이칸야마(代官山)에도 고급 쇼핑몰이 여러 개, 쇼핑몰과 백화점으로 넘쳐나는 시부야(渋谷)가 모두 한 정거장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도쿄 살기 좋은 동네 - dokyo salgi joh-eun dongne
에비스가든플레이스 고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미니 햄버거
  • 맛집이 많기로 유명

에비스는 잘 나가는 회사들도 많이 모여있어 맛집이 많이 몰려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홍대를 시작으로 맛집으로 인정받으면서 체인점을 늘려가는 가게들이 있는데, 에비스를 시작으로 체인점을 넓혀가는 고급 가게들도 많이 있다. 

  • 교통이 편리

에비스 역 또한 전철로 5 선로가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꼽힌다. 

3위 키치죠지 (吉祥寺)

정말 이상하게도 도쿄에 사는 서양 사람들에게 꽤 인기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 키치죠지. 키치죠지라는 발음이 특이해서 그런 걸까. 실제로는 서양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지역으로 항상 베스트 3 안에 들어가는 곳이다. 

  • 키치죠지 특유의 문화가 짙은 재미가 있는 거리

상위에 랭크된 현대적인 느낌의 도시라기보다는 키치죠지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는 거리가 많다. 서브컬처라고 불리는 것들이 집중되어 있는데, 아주아주 오래된 영화관이나, 오래된 전통 있는 라이브 하우스, 오래된 중고서점, 오래된 카페가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기억에 남는 가게가 하나 있는데, [개구리]를 주제로 한 잡화점이다. 모든 오만 잡다한 물건들이 개구리를 캐릭터로 한 물건들만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꽤 오래되어 보였고, 키치죠지를 다녀왔다고 하면 대부분 [아 거기 개구리 가게 봤어?]하고 물어볼 정도의 수준으로 인상에 많이 남는 가게다. 근데, 이런 유의 가게들이 참 많다.

  • 역 주변에 모든 것이 있다.

키치죠지 역 주변에는 없는 게 없다. 

시장도 아직 남아서 장사를 하고 있고, 크고 작은 쇼핑몰에 백화점까지 있으며,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노카시라 공원(井の頭公園)까지. 쇼핑몰이 많으니 맛집도 많고, 공원에 데이트하는 젊은이들이 많으니 멋진 카페에서 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곳도 많이 있다.

  • 역 주변을 벗어나면 조용한 주택가

역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이노카시라 공원(井の頭公園)이라는 호수까지 있는 큰 공원이 있는데 이 공원 뒤부터는 역 주변과는 완전 다른 세상인 것처럼 조용한 주택가이다. 

도쿄 살기 좋은 동네 - dokyo salgi joh-eun dongne
이노카시라공원에 있는 호수에서 벚꽃을 보면서 배타기

한 곳에서 여러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 아닐까 싶다. 

4위 오오미야 (大宮)

날아라 사이타마(翔んで埼玉)라는 영화가 있다. 관동지역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접하고 있지 않고, 여름에 항상 최고 온도를 찍는 곳이 사이타마현(埼玉県)인데, 그런 사이타마현을 주제로 만든 코미디 영화다. 영화에서도 사이타마 안에서 최대 환락가, 인기가 있는 지역으로 소개하는 곳이 바로 오오미야(大宮)이다.

전에는 치안이 안 좋기로 유명해서 비인기 지역이었는데, 도시계획으로 인해 현재는 상업시설이 발달해서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이다.

  • 교통이 편리

오오미야에는 신칸센(新幹線)이 정차하는 아주 큰 역으로, 전철 노선만 13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도쿄의 중심역(도쿄, 신주쿠, 우에노, 닛뽀리)에서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도쿄로 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인기 있는 지역이다. 또 신칸센을 이용하면 나가노(長野), 니가타(新潟), 센다이(仙台)같은 지방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 월세가 비싸지 않은 편

요코하마나 도쿄의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교통이 편리하고 상업시설이 풍부한데도 불구하고 월세가 저렴하다. 우리나라같이 전세라는 개념이 일본에는 없기 때문에(아마도 한국에만 있는 거겠지만), 월세가 저렴하다는 건 아주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인기 있는 이유중에 하나로 가족단위가 많이 이동해서 인기있는 지역으로 뽑힌  듯하다. 

5위 메구로 (目黒)

메구로 강(目黒川)은 봄이면 벚꽃놀이(お花見)로, 겨울이면 일루미네이션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화려하면서도 에도시대를 느낄 수 있는 거리도 많이 남아 있어 일본인들에게 사랑받는 지역 중에 하나이다.

도쿄 살기 좋은 동네 - dokyo salgi joh-eun dongne
메구로역 주변에 있는 옛날 전철역을 모티프로 한 카레집. 추성훈이 사랑이와 함께 갔던 가게라 유명하다.
  • 교통이 편리

메구로 역(目黒駅)에는 4개 노선만 다니고 있지만, 도쿄의 주요 지점을 통과하는 라인이 많기 때문에 교통이 편리한 지역이다.

・JR야마노테선(山手線)
・토큐메구로선(東急目黒線)
・도쿄메트로남북선(東京メトロ南北線)
・도에이미타선(都営三田線)

야마노테선(山手線)이 다닌다는 것만으로도 인기 이유가 될 수 있다. 야마노테선 안팎으로 크고 작은 회사가 몰려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중간 정도 위치에 있는 메구로에서 일 때문에 시나가와로 이동하기도 좋고, 놀러 간다면 롯폰기나 시부야로도 이동하기 좋기 때문에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꼽힌다.

  • 치안이 좋다.

여자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인 이유가, 이 지역은 치안이 좋기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인기있는 유명 연예인들도 많이 사는 동네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기무라 타쿠야(木村拓哉)도 메구로에 살고 있다.

  • 시나가와구(品川区)가 최근에 교육열이 높은 지역

메구로 역은 시나가와구에 속하는데, 시나가와구는 최근 아이를 키우는 가족들에게 인기가 많은 지역이다. 자녀를 키우는 지원이 높은 지자체이기 때문에 보육원 대기 아동도 적고, 일시보육이나 가정까지 찾아가는 서포트도 많아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시나가와 구로 많이 이주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메구로(目黒)나 에비스(恵比寿)에서는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맛집 많고, 분위기 좋고. 

오오미야나 요코하마는 도쿄랑 너무 멀고(내 기준), 키치죠지는 놀러 가는 건 좋지만 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든다.

오늘의 기록,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