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암 완치 사례 - damdoam wanchi salye

황달 등 증상 발현 전 조기발견 불가능…내원 후 수술적 치료 40∼50% 그쳐
문종호 순천향의대 교수팀,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지'에 논문·인터뷰 등 게재

담도암 완치 사례 - damdoam wanchi salye
문종호 순천향의대 교수팀이 특별한 증상이 없는 담도암 고위험군 환자에서 담도내시경 선별 검사를 통해 담도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완치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29일 밝혔다. 왼쪽부터 조선화 간호사·이윤나 교수·문종호 교수·신일상 교수·송아리 간호사.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진단이 어려운 담도암 조기발견에 '담도내시경'이 탁월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종호 순천향의대 교수팀(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병센터/이윤나·신일상 교수)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담도암 고위험군 환자에서 담도내시경 선별검사를 통해 담도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완치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29일 밝혔다.

담도는 우리 몸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가늘고 긴 관으로 소화액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담도 어디에서든 암이 생길 수 있으며, 담도암의 5년 생존율은 30%로 예후가 매우 나쁘다. 황달 등의 증상이 생기기 전까지 담도암을 조기 발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더라도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40∼50%에 그친다.

문종호 교수팀은 지난 8년간 담도암 고위험군인 담도 결석 환자 207명을 대상으로 담도내시경검사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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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도내시경으로 진단된 조기 담도암 사진.

결석을 모두 제거한 후 담도내시경으로 담도 내부를 살펴본 결과, 31명에서 이상 소견을 발견했고 그중 4명이 조기 담도암, 3명은 담도암 전 단계로 진단됐다. 이 가운데 5명은 수술로 암을 완전히 절제해 완치됐다. 

연구팀은 담도내시경검사를 통해 환자 약 30명당 1명꼴로 담도암 관련 병변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소화기내시경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지>(Gastrointestinal Endoscopy·IF=9.427) 10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지>는 연구 논문 외에도 저자 인터뷰, 블로그 초청 등을 통해 이번 연구 결과를 비중 있게 다룬다. 

연구책임자인 문종호 교수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담도암 고위험군 환자에게 선별검사 개념으로 담도내시경검사를 시행하여 CT·MRI 등 다른 검사로 발견하기 어려웠던 초기 담도암을 진단하고, 수술적 절제를 통해 완치 가능성을 높인 매우 의미 있는 연구 결과"라며, "앞으로 췌장담도 전문가가 손쉽게 쓸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한 담도내시경이 개발돼 예후가 나쁜 담도암을 조기진단하고 치료하는 사례가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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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어려운 담도암 항암치료 국제 표준, 국내 의료진이 만든다

입력2021-10-28 16:38:34 수정 2021.10.28 16:38:34 안경진 기자

유창훈 서울아산병원 교수 연구, 란셋 온콜로지에 게재

담도암 2차 치료 국제 가이드라인 개정 필요성 대두

담도암 완치 사례 - damdoam wanchi sal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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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담도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연구 성과가 담도암 분야 전 세계 표준치료로 인정 받았다. 국내 환자 대상의 임상연구를 통해 의미 있는 치료 성적을 도출하면서 담도암 2차 항암치료의 국제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창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팀은 1차 항암치료 이후 암이 진행한 담도암 환자에게 리포좀이리노테칸을 추가 투여한 결과, 기존 플루오로우라실 단독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이 약 1.4개월에서 약 7.1개월로 반 년 가량 늘어났다고 28일 밝혔다. 암 무진행생존기간은 종양 크기가 더 커지지 않은 상태로 생존한 기간을 뜻한다. 담도암 2차 항암제로 플루오로우라실과 리포좀이리노테칸을 병용했을 때 기존 플루오로우라실 단독요법보다 암 진행이 현저히 늦어졌다는 의미다. 유럽암연구치료기구(EORTC)가 개발한 삶의 질 측정 지표(QLQ-C30)를 활용해 조사한 결과 두 집단 간 환자들이 느끼는 삶의 질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도암은 국내에서 9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지만 초기 증상이 없어 대부분 수술이 어려운 상태로 발견된다. 항암제 치료 시 1년 생존율은 약 40%에 불과한데 신약 임상 성공 사례가 드물어서 젬시타빈-시스플라틴 1차 항암요법 후 암이 진행됐을 때 확립된 표준 치료가 없었다. 다른 소화기암에 사용되는 플루오로우라실 항암요법을 2차로 시행하다 보니 치료 결과가 매우 좋지 않았던 실정이다.

유 교수팀은 췌장암과 담도암의 종양학적 특성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 세포실험을 통해 췌장암 치료에 사용되어 온 리포좀이리노테칸 항암제가 담도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1차 항암요법 후 암이 진행한 담도암 환자 174명을 약 11.8개월 동안 추적 관찰하면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서울아산병원과 해운대백병원, 울산대병원, 충남대병원, 경북대병원 등 국내 다수 대학병원이 참여해 전향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올해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됐다. 최근에는 종양학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 란셋 온콜로지에 소개된 바 있다. 일라이자 빌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종합암센터 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가 게재된 저널에 “담도암 2차 항암치료에서 기존 치료제인 플루오로우라실과 리포좀이리노테칸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반드시 임상 가이드라인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평론을 게재했다. 국내 연구진의 연구 성과가 담도암 치료 분야 국제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유창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생명의 마지막 문턱에 다다른 담도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더 늘릴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게 돼 기쁘다”라며 “앞으로도 담도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치료 프로세스 개선 및 신약 개발 관련 국제 연구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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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팀

진행된 담도암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팀은 1차 항암 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이 진행한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의 항암제 단독 요법과 두 가지 항암제를 같이 쓰는 병용 요법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종양의 크기가 커지지 않고 생존한 기간(암 무진행 생존 기간)이 1.4개월에서 7.1개월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담도는 소화를 돕기 위해 간에서 생산된 쓸개즙(담즙)이 이동하는 담관과 쓸개즙이 잠시 머무는 공간인 담낭을 아우르는 말이다. 담도암은 국내에서 9번째로 많이 발생하지만,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3분의 2가량은 수술이 어려운 상태에서 암을 발견한다. 이 경우 항암제를 사용해 암을 치료하는 데 1년 생존율이 약 40%에 불과할 만큼 예후가 불량하다. 1차로 ‘젬시타빈·시스플라틴’이란 항암제를 쓰고도 암이 진행하는 경우에는 2차로 다른 소화기암을 치료하는 ‘플루오로우라실’ 항암제 요법을 시행하지만 치료 결과가 매우 좋지 않았다.  담도암의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해 유창훈 교수팀은 췌장암과 담도암의 종양학적 특성이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췌장암 치료에 사용돼 온 ‘리포좀이리노테칸’이란 항암제를 담도암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란 가설을 세웠고, 담도암 세포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실제 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를 토대로 유 교수팀은 환자를 대상으로 실질적인 항암 치료 효과를 밝히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2018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 1차 항암 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이 진행한 담도암 환자 17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약 1년간 2주 간격으로 한 그룹엔 플루오로우라실 단독 요법을, 다른 그룹에는 플루오로우라실·리포좀이리노테칸 병용 요법을 적용한 뒤 예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단독 요법과 비교해 병용 요법을 적용한 경우 암 무진행 생존 기간은 반년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암이 부분적으로 줄어든 비율도 단독·병용 그룹이 각각 6%, 15%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암이 더는 진행하지 않은 비율 역시 단독 요법은 약 29%, 병용 요법은 약 50%로 차이가 컸다. 항암 치료 과정에서의 삶의 질은 두 그룹이 비슷했다.  책임연구자인 유창훈 교수는 “그동안 수많은 담도암 신약 연구가 번번이 실패해 왔는데, 이번 연구로 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담도암 치료 프로세스 개선과 신약 개발에 관련된 국제 연구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해운대백병원·울산대병원·충남대병원·경북대병원이 참여해 전향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됐으며, 종양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란셋 온콜로지’에 최근 게재됐다.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우수한 연구 계획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담도암 치료 성적 향상을 끌어낸 만큼 담도암 2차 항암 치료의 국제 가이드라인 개정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