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상상 속에서나 볼 수 있다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도 20개사 가까이 등장했습니다. 스타트업에 투자되는 자본의 규모도 이전과는 다릅니다. 대기업이 자본 싸움에서 스타트업에 밀리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바이라인네트워크는 창립 6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재를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기획의 특징은 ‘사람들’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비춰본다는 점입니다. 스타트업 창업가와 투자자를 비롯해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스타트업에 들어가고 싶은 취업준비생, 스타트업이 만든 플랫폼에서 일하는 긱 노동자 등을 바이라인네트워크가 만나봤습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 독자 여러분이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좀더 이해하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편집자 주. 숭실대학교 글로벌미디어학부 4학년에서 공부하는 이석준 씨. ⑥ 스무살, 스타트업에서 일하려는 이유 20대, 커리어를 시작할 시기입니다. 취준생들은 대학을 다니거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력을 쌓았지만 회사에 입사하는 일은 막막하기 그지 없습니다. 게다가 어떤 회사를 가야할지는 취준생들에게 있어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정시출근 정시퇴근이 기본에, 야근수당이 따박따박 나오고 성과급 좋고 사내복지도 끝내주는 회사가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그런 회사는 꿈의 기업입니다. 있다 한들 지원하기도 어렵죠. 그런 회사가 있다고 할 지라도 중요한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내가 성장할 수 있느냐’라는 문제입니다. 사실상 평생 직장이 없는 요즘, 취준생들은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노리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도 이제는 좋은 선택지로 고려되고 있죠. 하지만 스타트업, 결코 쉬운 길은 아닙니다. 모두가 쉽지 않은 길을 알면서도 왜 취준생들은 스타트업에서 첫 걸음을 내딛고자 할까요? 수소문해 스타트업에 가고 싶어하는 학생분께 여쭤봤습니다. “왜 스타트업인가요?”
숭실대학교 글로벌미디어학부 4학년에서 공부하는 이석준입니다.
최근 취직을 준비하다보니 스타트업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핵심사업과 가까이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서비스를 운영해 신입 사원을 채용해 기업이 운영하는 서비스 중 하나에 배치하는 대기업에 비해 스타트업은 한 가지 핵심 사업을 중점적으로 운영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스타트업에서 일할 경우 기업의 핵심 사업과 좀 더 가까이서 일해 개인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스타트업은 아직 성장하고 있기에 개인과 기업이 함께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지원하고자 하는 웹 프론트앤드 개발 직군에서는 기업 내 좋은 동료직원과 함께 성장할 수 있어 (개인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스타트업 업계는 이직이 잦다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들고 안 좋은 기업 문화가 고착화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직한 동료분들이 이전 회사의 좋은 기업문화를 가지고 들어오면 기업 내에 더 좋은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타트업을 지휘하는 리더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문화를 바꾸고자 할 때 대기업 리더들이 여러 단계가 있는 거대한 조직을 빠르게 변화시킨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스타트업은 조직이 작기 때문에 리더가 기업 문화에 대해 변화하고자 할 때 조금 더 유연한 사고로 빠르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스타트업은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더라도 대기업에 비해 처음 시작할 때 기업 문화를 고려하는 등 기업문화를 중시한 기업이 많기 때문에 계속해 좋은 기업문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스타트업에 취직한 지인들에게서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유튜브에서 스타트업 인터뷰 영상을 보다보니 스타트업의 시스템이 보다 열려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모집요강 등을 보니, 예를 들어 배달의민족에서는 어떻게 일을 한다고 되어있다, 어떤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시스템은 어떻게 되는지 등 긍정적인 기업문화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서 스타트업 취직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저나 스타트업에 취직한 제 친구들도 당연히 고려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라밸이 좋아서 나쁠 것은 없으니까요.
스타트업을 지망하는 친구들은 성장경험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분야/업종과는 상관없이 고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B2C기업을 선호합니다.
B2C 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예전에 고객과 관련 있는 일들(마케팅 등)에 관심이 있었고 B2C 서비스 특성 상 나 자신이나 주변 지인들이 내가 기여한 서비스를 사용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고객경험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기업으로는 당근마켓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휼륭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당근마켓은 단순한 지역별 중고거래에 ‘온도’, ‘후기’와 같은 부가적 요소를 통해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을 형성해주는 모습기업 이미지를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취업이 어려운 시기이기에 당연히 지원할 생각이 있습니다.
그건 아닙니다. 취업의 문이 워낙 좁은 시기이기에 취업에 있어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했습니다. 앞에서 답한 것과 같이 여러 정보를 알아보았을 때 스타트업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평생직장이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계속해 이직을 고민해야 하는 지금, 하나의 핵심사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스타트업이 개인의 성장경험을 기르기 좋다고 생각해 다른 기업보다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대기업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곳에서 배운 기술을 다른 곳에서 쓰기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지인이나 주위 이야기를 통해 대기업이나 금융계 등에서는 사용하는 기술의 폭이 좁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특히 은행 등 금융계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기보다는 예전에 만든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계에서 일하면 그 업계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합니다.
현직자인 지인들에게 들어보았을 때 그런 기업들은 오래된 기술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윈도우 10까지 나올 때 윈도우98을 쓰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는가. 제 편견일 수도 있지만 스타트업이 신기술을 도입하거나 새로운 것이 나올 때 현장에서 빠르게 도입하는 편이라 개인의 발전에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쌓아놓은 것이 많아 쉽게 변화하기 어려운 조직에서 유지보수가 주로 하는 곳이 있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곳이 있다면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후자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서류 전형이나 면접에 필요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개인적으로 공부한 내용을 따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면접에서는 해당 기업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나 기초적인 개발업무 관련 지식에 대해 자주 질문으로 한다고 해서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에는 작업한 내용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대부분 기업에서 포트폴리오에 개인이 작업한 내용을 볼 수 있는 저장소 주소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최근 준비하는 개인 프로젝트로는 웹 서비스에서 기본 구성요소로 여기는 CRUD(Create, Read, Update, Delete)기능을 넣은 간단한 웹 서비스를 만들고자 합니다.
원래 포트폴리오에 넣을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자고 생각했을 때 거창한 걸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주위에서 면접 보는 친구들이나 취직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거창한 것을 해도 다 비슷하게 보인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 게시판 등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코드를 짜서 뭔가를 만들더라도 이게 왜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C언어나 자바스크립트를 다루더라도 공식만 달달 외우는게 아니라 이 언어를 사용해서 웹페이지를 만들더라도 이게 왜 이렇게 되는지를 아는 사람을 뽑는다고 들었습니다. 주위사람들도 그렇고 저도 이와 같은 내용을 알고 있어 기본을 더 공부해 포트폴리오에 깊이 있는 이해를 담고자 합니다. 최근 유튜브에서 우아한형제들에서 리드개발자로 일한 분의 영상과 다른 분들의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공식이 왜 나오는지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며 하나를 알더라도 제대로 아는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과거에 비해 최근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잘 잡힌 체계를 갖춘 스타트업도 많이 생기고 수직적인 기업문화의 개선 등이 스타트업 인식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잡플래닛 등 기업 후기를 열람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많이 생겨서 100%는 아니지만 전반적인 기업문화나 분위기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이트를 맹신하기는 어렵지만 평점 1점인 기업 등이 있으니까, 그런 경우 참고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커리큘럼은 다양하게 배우기에 팔방미인이 되기는 좋지만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최근 개발직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스터디를 진행하거나 연합 동아리에 들어가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주위 학생들이 학교 서비스 등 앱을 개발하는 동아리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잘 모르는 것일 수는 있겠지만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내 소프트웨어 대회 등은 들어봤습니다.
학교 연계 인턴제도와 같은 스타트업에서 짧게나마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각종 제도들이 많아지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학점인정 제도는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기업 선택에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턴과정을 거치는 것 보다 진입 장벽이 낮기도 하고 학점과 실무 경험 두가지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의 정책이나 제도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와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업 내부의 자율적인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열심히 일상을 살다 뒤돌아 보았을 때, 많이 배웠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곳이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하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대기업, 중견기업과 비교했을 때 작은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개인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