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자소서 첫문장 - oego jasoseo cheosmunjang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에 연재가 진행중인 '임태형의 진학이야기' 10월 31일자 원고 내용입니다. 해당 연재 글 전체 목록은 페이지 하단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임태형의 특목고 이야기] 외고·국제고 합격 자소서 분석① 자기주도학습과정​

■작성자 : 임태형(입시컨설턴트, 학원멘토 대표)​ 

외고·국제고의 자기소개서 항목 구성은 학교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결국 적어야 할 내용은 네 가지다. 자기주도학습과정, 지원동기, 활동 및 진로계획, 인성 영역이 바로 그것이다. 면접을 포함한 2단계 평가에서 배점 영역 구분이나 영역별 평가 비중도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 대원외고와 한영외고는 자기주도학습, 지원동기 및 계획, 인성 등 세 영역으로 나눠 각각 20:10:10의 비율로 평가한다. 경기 지역의 수원외고나 동탄국제고는 자기주도학습과 지원동기·계획을 크게 하나로 묶어 인성 영역 대비 30:10 또는 25:15의 비율로 평가한다. 경기외고처럼 영역별 평가 비중을 전형요강상 공개하지 않는 학교도 있다. 자소서 작성에 앞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영역별 작성 분량을 정하거나 면접 준비에도 참고할 수 있다.

외고·국제고 자소서를 아직 시작하지 못했거나 작성 후 보완의 필요성을 느끼는 수험생들을 위해 향후 몇 회에 걸쳐 자소서 핵심 몇 가지를 짚고자 한다. 입시정보&컨설팅 학원멘토가 최근 3년간 외고·국제고 합격자 자소서 500여 건을 분석해 각 영역별 작성 유형을 분석한 결과다. 그 첫 번째 순서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평가 비중이 가장 높은 자기주도학습 관련 영역이다.

합격자 자소서에 나타난 자기주도학습 과정

외고·국제고 자소서가 요구하는 자기주도학습 과정이란 무엇일까? 대부분 자소서 양식에는 ‘스스로 학습계획을 세우고 학습해 온 과정과 그 과정에서 느낀 점’으로 표현됐다. 일부 자소서에는 ‘학습을 위해 주도적으로 수행한 목표 설정·계획·학습 그리고 그 결과 평가까지의 전 과정’으로 보다 상세히 표현되기도 했다. 별도의 언급이 없더라도 교육과정 내에서 이뤄진 동아리활동, 진로체험 등 꿈과 끼를 살리기 위한 활동과 경험 전체가 포함될 수 있다. 단순히 공부 과정만 적을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것이다. 실제 합격자들의 자소서 내용은 어땠을까? 학원멘토 분석에 따르면 합격자들이 해당 영역에서 자주 언급한 소재 유형은 아래의 몇 가지로 구분됐다. 

1. 교과 공부법 : 최근 들어 감소 추세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합격자들이 자소서 소재로 삼는 내용이다. 전체 과목에 대한 전반적인 공부법보다는 특정 한두 과목에 대한 공부법을 언급하는 방식이 많았다. 대표적인 문장 유형으로는 ‘○○과목 공부는 □□에 중점을 두었고 △△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를 예로 들 수 있다. 자신의 학업 역량이나 공부 특성을 가장 손쉽게 나타낼 수 있는 방식이지만 다른 지원자들과의 변별은 어렵다. 이미 많은 선배들이 활용한(?) 만큼 웬만해서는 식상한 느낌을 벗어나기도 쉽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기 공부법에 나름의 명칭을 붙여 표현하는 식이다. 공부법 자체보다는 그를 통해 드러낼 수 있는 구체적인 학업 역량과 자기주도성을 강조하는 방식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2. 관심 분야 탐구 : 진로 분야 등을 포함해 자신만의 관심 영역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 과정을 소재로 삼는 경우다. 탐구보고서나 산출물, 소논문 등의 구체적인 결과물을 함께 언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합격자들의 자소서에서 출현 빈도가 높아진 방식으로, 특히 학원이나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았을 경우 자주 나타난다. 특정 분야를 통해 자기 역량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기획적으로 작성된 느낌을 주기 쉽다. 변별력에 욕심을 내어 전문 용어를 남발하거나 자기 실제 수준 이상의 내용을 현학적으로 다룰 경우 면접에서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높다. ‘평소 ○○분야에 관심이 많아 □□방법으로 탐구하였고 그 결과 △△까지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등의 문장 유형이 대표적이다. 외고나 국제고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뽑고자 하는 것은 아니므로 중3 수준에서의 실질적인 탐구 역량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3. 위기 극복 경험 : 학습이나 활동과 관련하여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나 그 과정에서의 성과를 강조하는 유형이다. 주로 학업 성적을 크게 올렸거나 대회에 도전했던 경험, 또는 특정 활동이나 프로젝트 준비 과정에서의 시행착오 등을 소재로 삼는다. 해당 유형으로 서술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위기’보다는 ‘극복’의 과정, 특히 극복의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를 자기 노력이나 역량과 연계해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위기’에만 집중하여 지면을 낭비하고 정작 자신의 우수성은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 ‘○○활동(공부) 과정에서 □□하는 시행착오를 경험했고 이를 △△방법으로 극복하여 ◇◇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정도가 대표적인 문장 유형이다.

위의 세 가지 유형 이외에도 특정 재능을 발견했던 사례나 적극적인 활동 사례를 소재로 삼은 경우가 많았다. 재능 발견 사례의 경우는 ‘○○하는 과정에서 저의 □□아이디어와 △△하는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가 대표적인 표현 유형이다. 적극적인 활동 사례로는 동아리나 멘토멘티, 또는 개인적인 취미 활동을 소재로 삼은 경우도 있었다. 여러 소재들을 두 개 이상의 유형으로 복합해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허락된 지면이 충분하지 않아 나열식에 그칠 위험이 크다는 것은 염두에 둬야 한다.

자소서에 무엇을 써야 할지 처음부터 너무 막막할 때에는 이와 같은 합격자 자소서 유형을 참고해보는 것이 어느 정도 도움될 수 있다. 물론 그 형식 속에 담을 내용들은 당연히 자신만의 이야기들로 어느 누구와도 다르게 채워져야 마땅하다.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폭넓은 해석으로 과감하게 분야를 넓혀 자기 장점을 입체적으로 어필하고자 하는 적극성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