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탈 전자배치 예외 - obital jeonjabaechi ye-oe

요새 일반화학 조교를 하고 있는데, 애들의 똘망똘망한 질문들을 받다 보면 간혹 생각해보지 못했던 주제들이 걸리기도 한다. 최근에 다전자원자를 다루면서 등장한 이슈들도 꽤나 흥미로운 문제들이라 간단히 정리한다. 오늘은 첫번째로 "다전자원자의 전자 배치 문제". 미리 말해두지만 이후의 내용은 화학 II 내지는 일반화학을 한 번 이상 들었어야 이해가 쉬울 듯.

우선 쉬운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수소 원자의 에너지 고유함수, 혹은 좀 더 쉬운 말로 "오비탈"은 주양자수 n, 각운동량 양자수 l, 각운동량 자기 양자수 ml, 스핀 자기 양자수 ms의 양자수 세트로 표현되며, 이 오비탈 하나하나는 그에 상응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 에너지는 저 네 가지 양자수 중에 n에만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n은 같지만 l과 ml, ms가 다른 오비탈 아가들은 전부 같은 에너지를 갖게 되고, 이를 가리켜 "축퇴"되었다(degenerate)고 표현한다.

수소 원자가 특별한 이유는 전자가 하나 밖에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럼 전자가 두 개 이상 있는 시스템은 어떨까? 이들을 가리켜 다전자원자(multielectron atom)라 하며, 여기선 에너지 준위가 조금 달라지게 된다. 더 이상 n에 따라서만 바뀌는 게 아니라 l에 따라서도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는 l값에 따라 오비탈의 모양이 변하면서 "가리움 효과(shielding effect)"가 달라지기 때문인데, 자세한 설명은 귀찮으니 생략... 일반화학 시간에 배우세요!

오비탈 전자배치 예외 - obital jeonjabaechi ye-oe

요롷기 바뀌는 에너지 준위들 (그림 출처)

자, 그럼 전자가 여러 개 있다면 어떤 오비탈에 어떤 전자가 들어갈까? 이런 "전자 배치(electron configuration)"를 찾는 기본적인 규칙들로 ① 쌓음 원리(Aufbau principle) ② 파울리의

베타

배타 원리 ③ 훈트의 규칙이 있다.

역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래서 이 규칙들에 따라서 룰루랄라 전자를 채우다 보면, '어라 이상하네?!'의 순간이 갑자기 뙇!

H: 1s1
He: 1s2
Li: 1s22s1
Be: 1s22s2
B: 1s22s22p1
C: 1s22s22p2
N: 1s22s22p3
O: 1s22s22p4
F: 1s22s22p5
Ne: 1s22s22p6

...

바로 Cr과 Cu를 만났을 때다. Cr의 경우 [Ar]4s23d4를, Cu의 경우 [Ar]4s23d9를 갖는 것이 맞지만 사실은 각각 [Ar]4s13d5[Ar]4s13d10의 전자 배치를 갖게 된다. 와이?!

일반화학 시간에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훈트의 규칙에 따르면 홀전자를 많이 가질수록 안정하므로 홀전자를 많이 가진 배치가 더 선호됩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이건 개소리인게, 그럼 왜 C는 [He]2s12p3가 아니냐? 홀전자가 더 많은데?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 화학에서 "안정하다"라는 것은 에너지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이 배치가 딱히 에너지적으로 더 안정한 이유가 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선 일반화학 시간에 잘 다루지 않는 문제부터 꺼내와야 한다. "이 다전자원자의 오비탈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가?" 수소 원자의 경우에는 슈뢰딩거 방정식이라는 놈을 풀면 저대로 얻을 수가 있다. 하지만 다전자원자의 경우에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푸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여러가지 근사를 도입해서 다전자원자의 오비탈을 얻곤 하는데, 그 중 매우 중요한 근사가 바로 "

독립 입자 근사

(independent particle approximation)"이다. 이 근사법은 하트리 근사(Hartree approximation)나 평균 장 근사(mean field approximation)로 부를수도 있다.

그래서 이 근사의 내용이 무엇인가? 우선 "독립"이라는 게 무슨 말인지 생각해보자. 만약 입자들이 서로 독립적이지 않다면 입자들은 서로가 서로를 "직접" 느끼고 서로의 영향을 "직접" 받게 된다. 그게 (원자핵까지) 세 개 이상의 입자가 되면 슈뢰딩거 방정식을 못 푸는 거고. 대신 이 근사에서는 입자들이 독립적이라고 가정한다. 즉, 원자 안에 있는 전자들이 서로를 "직접" 느끼는 대신 다른 전자들이 만들어 놓은 "평균적인 영향력" 안에서 움직인다고 보는 것이다.

//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 하자면, independent particle approximation을 "독립 입자 근사"로 직역하는 게 옳은지 모르겠다. "독립 입자 근사"라는 말을 듣고 딱 그 개념이 머릿속에 잡히는가? 나는 차라리 "입자의 독립성 근사"라고 하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 각 입자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해서 근사했다면 입자의 독립성을 가정해서 근사한 것이지 전혀 다른 "독립 입자"를 가정하는 게 아니지 않은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한국말에서는 관형사를 명사 앞에서 수식시키게 하는 것보다 문장의 서술어로 만드는 게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조금 더 수식을 써볼까. 이 근사를 사용하면 오비탈은 Ψ = ψ1ψ2…와 같이 각 전자에 해당하는 오비탈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고 에너지는 E = E1 + E2 + …와 같이 각 전자 오비탈의 에너지를 다 더한 것과 같게 된다. 음... 뭔 소리여 -_-

이 식들이 무슨 소리인고 하니, 쉽게 말해 각 오비탈이 서로 따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젠 원자에 있는 전자들을 다 뭉테기로 생각할 필요 없이, 각 전자의 오비탈을 하나하나 조합해서 원자 전체의 오비탈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제서야 우리가 배운 전자 배치 스킬을 써먹을 수 있다! 되돌려보자. 전자 배치를 얻기 위해 우리는 각 전자들이 들어가는 오비탈들을 따로따로 그리고 전자가 각 오비탈에 하나씩 차들어간다고 생각했다. 이게 가능하려면 "독립 입자 근사", 내가 선호하는 표현으로는 "입자의 독립성 근사"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외가 발생하는 것은 왜겠는가? 바로 이 근사가 더 이상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사실 수소를 제외한 어느 원자에서나 이 근사가 "정확한" 예측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그 오차가 얼마나 큰가가 원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He, Li, Be, ...와 같은 "규칙적"인 원자들의 경우에는 우리가 저 근사를 써서 정성적으로 예측한 바와 실제 값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뿐이고, Cr이나 Cu에서는 저 근사를 사용함으로써 생긴 오차가 실제 결과를 뒤집어 놓을 만큼 큰 것이다. 그리고 이런 예외들은 생각보다 꽤 많다.

오비탈 전자배치 예외 - obital jeonjabaechi ye-oe

실제 전자 배치를 잘 보면 예외를 여럿 찾을 수 있다 (그림 출처)

이렇게 예외가 많아서 곤란하다면 정확히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애들에게 가르치면 되지 않는가? 이런 근사 말고 좀 더 좋은 방법 없는가? 있다. 있으니까 화학자들이 제대로 된 전자 배치를 찾을 수 있지. 근데 그 방법은 문제가 있다. 계산량이 너무 많아서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돌리지 않고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반화학 레벨에서는 예외가 많이 발생할지라도 저런 "정성적인" 방법을 가르칠 수 밖에 없는 게 아닐까? 다만 예외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따라붙지 못한다는 게 아쉽다. 이러한 논의를 일반화학에 포함시키는 건 너무 무리려나... 최소한 고급화학이나 honor chemistry 레벨에서는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랜만에 일반화학을 들으면서 또 찾은 재미있는 문제가 하나 있는데, 그건 다음 편에...

쌓음 원리(aufbau principle)는 다전자 원자에서 원자에 전자가 채워질 때, 에너지 준위가 낮은 오비탈부터 차례대로 채워진다는 원리이다.

어원[편집]

쌓음 원리는 영어로 Aufbau principle이라고 하며, 이때의 Aufbau는 독일어로 "쌓음, 건축"이라는 뜻으로, 다른 원리처럼 그 이름을 과학자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 아니라, 독일어로 '쌓음의 원리'라는 뜻을 가진 Aufbauprinzip에서 가져왔다.

정의[편집]

쌓음 원리는 원자, 분자, 또는 이온에서의 전자배치를 결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원리이다. 다음과 같은 규칙들을 만족해야 한다.

  1. 오비탈의 에너지 준위 순서에 따라 낮은 쪽부터 차례대로 전자를 넣는다.
  2. 4개의 양자수가 모두 같은 전자 배치는 불가능하다.
  3. 홀전자를 가진 오비탈의 개수가 최대가 되도록 전자를 우선배치한다. 이 때 전자들의 스핀 방향은 모두 같다. 그 후에 이미 전자가 들어있는 오비탈에 들어가 오비탈 안의 전자와 짝을 이룬다.

1, 2번은 파울리의 배타원리, 3번은 훈트의 규칙에 입각한 것이다. 3번에서 홀전자의 수를 최대로 하는 순서로 채워지는 이유는, 전자가 다른 오비탈들을 점유할 때 거리가 더 멀어져 반발력이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홀전자의 스핀방향이 모두 평행한 이유 역시 두 전자가 비교적 덜 겹치게 하기 위함이다. 이는 에너지가 더 낮은 상태로 만들어 안정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에너지 준위[편집]

오비탈의 에너지 준위 순서는 주양자수와 부양자수의 합(n+l)이 작은 것의 에너지 준위가 낮으며, 합이 같은 경우 n이 작은 것의 에너지 준위가 낮다.

전자배치 순서 결정 규칙[편집]

전자배치는 에너지 준위가 낮은 오비탈부터 차례대로 채워지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오비탈의 에너지 준위는 총 마디수와 연관되기 때문에, 배치 순서는 원자 오비탈의 총 마디수(n+l)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다. 오비탈에 전자가 채워지는 순서는 'n+l 규칙'에 의해 결정되며, 이 규칙은 마델룽 에너지 순위 결정 규칙(Madelung rule, Klechkowski rule, Diagonal rule) 등으로 불린다.

에너지 준위와 마디수 사이의 관계에 의해, 낮은 n+l 값을 가지는 오비탈이 높은 n+l값을 가지는 오비탈보다 먼저 채워진다. 이 때 n과 l은 각각 주양자수와 각운동량양자수를 말하며, l=0, 1, 2, 3은 각각 s, p, d, f 오비탈과 같은 의미이다. 두 오비탈의 n+l 값이 같은 경우에는 n값이 작은 오비탈이 먼저 채워진다. 반대로 말하면 n+l이 같은 경우 n이 클수록 에너지 준위가 크다.

전자 배치 규칙의 예외[편집]

마델룽 에너지 순위 결정 규칙은 구리, 크로뮴, 팔라듐 등 d오비탈을 포함하는 전이 금속, 란타넘족, 악티늄족에서 예측된 순서가 실험값과 다르게 나타난다.

구리의 경우 마델룽 법칙에 따라 4s 오비탈(n+l=4) 이 3d 오비탈(n+l=5)보다 먼저 채워져 전자 배치가 [Ar]4s2 3d9 일 것으로 예상되나, 실제 전자배치는 [Ar] 4s1 3d10으로 나타난다. 마찬가지로 크로뮴의 경우에도 [Ar]4s2 3d4 이 아니라 [Ar] 4s1 3d5 의 전자배치를 갖는다. (전자 10개가 다 찬 모양뿐만 아니라 홀전자 5개가 차 있는 것도 안정하다.

30번까지의 궤도함수 에너지 계산을 해 보면 E3d와 E4s의 값이 매우 가깝게 예측된다. 하트리 근사(Hartree approximation)와 같은 근사법으로 계산해 보면 K와 Ca에서는 E4s < E3d , Sc 이후의 원소들에서는 E3d < E4s로 예측된다. 이에 의하면 Sc의 전자배치는 [Ar] 3d3 4s0이 되어야 하나, 실제 Sc의 전자배치가 [Ar] 3d1 4s2 라는 것을 보아 개별 궤도함수들의 에너지 외에 전자 배치에 영향을 주는 다른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자가 들어간 단전자 궤도함수들의 에너지 합계에 전자들 사이의 정전기적 반발 에너지를 더한 값을 고려하여 에너지를 구해보면 예외구간의 전자배치를 구할 수 있다.

역사[편집]

양자론[편집]

쌓음 원리는 1920년대 닐스 보어(Niels Bohr)와 볼프강 파울리(Wolfgang Pauli)에 의해 만들어졌고 다음을 뜻한다.

낮은 에너지의 오비탈에 전자가 먼저 채워지고, 그 이후 높은 에너지의 오비탈에 전자가 채워진다.

이것은 초기에 양자역학을 전자의 성질에 적용한 것이었고, 물리적인 관점에서 화학적 성질들을 설명하였다. 각각의 전자들은 원자핵의 양전하와 핵에 묶인 전자들의 음전하에 의해 만들어진 전기장의 영향을 받는다. 수소에서는 같은 주 양자수 사이에서 에너지 차이는 거의 없지만, 다른 원자의 최외각 전자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양자역학 이전의 양자론에 의하면, 전자들은 타원궤도를 돌고 있어야 한다. 높은 각운동량을 가진 궤도들은 내부 전자들의 외부의 원형 궤도이지만, 낮은 각운동량을 가진 궤도들은 (s, p 오비탈) 큰 궤도 이심률을 가진다. 따라서 그들은 점점 핵에 가까워지고, 약한 가려진 핵전하를 느낀다.

The n+l energy ordering rule[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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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l energy ordering rule(n+l 에너지 정렬 규칙)

참고 문헌[편집]

  • Peter, A., Loretta, H. (2012). 화학의 원리(5판). (김관, 김병문, 이상엽). 경기도: 자유아카데미. (원저 2010 출판)
  • David W. Oxtoby, H.P. Gillis, Alan Campion. (2014). 옥스토비의 일반화학(7판). (화학교재연구회). 사이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