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약혼식 - migug yaghonsig

안녕하세요. 미국 새댁 톡톡소피입니다. 최근 한달내에 미국 결혼식을 마쳐서 따끈따끈한 웨딩 정보를 가지고 왔습니다. ^^ 이렇게 결혼식을 치르고 나니까 생각보다 미국 결혼식 문화를 모르고 계신 분들도 많이 있다는걸 새삼 느꼈습니다. 그래서 미국 결혼식 문화에 대해서 적어볼까해요.

미국 약혼식 - migug yaghonsig
출처: https://www.wedding-spot.com/wedding-venues/Georgia/

1. 결혼식 전에 프로포즈

한국에선 보통 결혼을 약속하고, 결혼식 날을 잡고, 식장을 예약하고 결혼식을 한달 남짓 내려놓고 이미 아는상태에서 프로포즈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은 조금 다른데요, 전혀 예상치 못할때에 남자가 프로포즈를 하곤 합니다. 그래서 친구들 프로포즈 사진을 보면 하이킹 갔다가 프로포즈 받아서 운동복 입고 있는 사진들도 있고요 ㅎㅎㅎ 미국에선 남자가 다이아몬드 링을 사서 서프라이즈로 여자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문화입니다. 그래서 보통 결혼식장을 알아보고 하는 준비도 프로포즈를 받고 나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일반적으로는 신랑의 3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가격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산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2. 결혼식 준비기간

한국보다 미국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는 기간이 더 깁니다. 한국은 일반적으로 결혼식 6개월 전부터 준비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일반적으로 1년정도 준비기간이 듭니다. 주변에 보면 정말 길게 1년반~2년정도 결혼식을 준비하는 지인들도 봤습니다.

저도 결혼식을 맘잡고 준비한데는 거의 1년정도 소요됬습니다. 저는 생각보다 일찍 결혼준비를 시작했다고 착각(?)했는데, 정말 인기많은 메이크업 선생님이나 플로리스트 분들은 이미 1~2년전부터 스케줄이 꽉차 계시더라고요. 

3. 들러리 (bridesmaids and groomsmen)

한국에선 신랑 신부 친구들이 원하는 옷을 입고 등장하지만, 미국 결혼식에서는 똑같은 색 계열의 드레스와 양복을 입은 신랑 신부 친구들을 볼수있습니다. 신부의 제일 친한 베프나 자매는 maid of honor라고 불리고, 그 외에 신부와 친한 친구들은 bridesmaids라고 불립니다. 신부의 제일 친한 베프나 형제는 bestman이라고 불리고, 그 외에 신랑의 남자 친구들은 groomsmen이라고 불려요.

신랑 신부가 원하는만큼에 따라서 들러리들과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일반적으론 신부나 신랑이 들러리들에게 자신의 bridesmaid와 groomsmen이 되어줄건지 물어보고, 이 친구들과 각자 bridal shower (신부를 위해 친구들이 선물주고 축하하는 파티), bachelorette trip (여자들끼리 여행), 혹은 bachelor trip (남자들끼리 여행)등을 갑니다. 그 외에도 커플에 따라서 engagement party (약혼후 파티) 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들러리들의 역할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물론 돈도 들고요. 들러리가 되면 결혼식 당일에 미리 도착해서 준비를 하고 (신부가 드레스를 내주거나 혹은 메이크업/헤어를 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혼식 세레모니때 입장해서 앞에 서있어야하고, 결혼식 리셉션때 춤을 추며 등장해서 흥을 돋구고, 신부 옆에서 드레스를 잡아주고, 결혼식 끝까지 남아서 인사를 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내게 되지요. 그 외에도 신랑 신부의 파티나 여행을 계획하고 도와주며, 결혼식 준비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4. First look

미국 결혼식 문화에선 first look이라는게 있어요. 바로 신부가 자신의 드레스를 공개하지 않고 결혼식 당일날에 준비를 다 마치고 신랑에게 드레스를 입은 이쁜 모습을 보여주는것이지요. 결혼식 당일에 둘다 준비를 마치고, 신랑이 뒤돌아 서있다가 돌아서 신부를 확인하는 순간을 사진사들이 사진에 담습니다.

또한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결혼식 전에 신부 친구들이 신부 대기실에 가서 신부와 사진을 찍고 남기는게 문화지만, 미국에서는 결혼식전에 신부가 숨어있습니다. 저희 결혼식때에도 지인들이 일찍부터 도착해서 신부 대기실 밖에서 서있어서, 예정됬던 촬영도 못하고 신부대기실에서 갇혀서 숨어있느라 상당히 곤란했습니다.

5. Adult-only wedding (노 키즈 웨딩)

미국 결혼식중에는 no-kid/ adult-only wedding들도 꽤 있습니다. 미국에선 결혼식을 위해서 꼭 RSVP(참가할것인지 여부를 알려주는)를 받는데요, 거기에 아이들을 써도 되는지 꼭 결혼하는 커플들과 체크하시기를 바래요. 그것도 체크 안하고 아이들을 무작정 데리고 간다고 해서 신랑 신부를 난처하게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른들만 참가를 허용한다고 초대장에 써있다면, 아이들은 다른분께 맡기고 가는게 예의입니다. 

6. 초대할 사람들 그리고 RSVP 문화

미국 웨딩은 사람 당 음식 가격이 한국 웨딩보다 훨씬 비싸요. 한국에선 일반적으로 뷔페 식사 비용이 사람당 최소 3만원에서 5만원 정도라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사람 수당 비용이 아무리 적어도 $100에서 (10만원 정도) $300까지 듭니다. 그래서 미국웨딩은 꼭 웨딩 1~2달 전부터 RSVP를 초대한 사람들에게 받습니다.

이렇게 사람수 당 비용이 비싸다보니, 아무래도 골라서 친한 사람만 초대하게 되지요. 한국에선 직장 동료라면 다들 초대하고, 또 초대 안하면 초대 못받은 사람이 섭섭해 하기도 하는데... 미국에선 직장 동료라도 크게 안친하면 초대하지 않고, 초대 못받아도 크게 섭섭해 하지도 않습니다. 가끔가다가 주변 한국 지인들한테 "결혼 청첩장 언제 나오세요? 저 결혼식 초대해주세요" 라는 말도 들었는데, 미국 결혼식 문화에서는 예의에 좀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식 결혼식 문화에서는 전적으로 신랑 친부가 초대하고 싶은 사람을 골라서 초대합니다. 그리고 RSVP를 하고 나면, 웨딩 당일날 참가하는게 예의입니다. 저희도 웨딩 일주일 남겨놓고 사람 수대로 이미 식비를 냈는데, 지인 중 결혼식에 참가를 못한다고 결혼식 며칠 전에 다른 지인을 통해서 알려줘서 마음이 좀 상한 일이 있습니다. 한국과 비교해서 사람당 식비가 비싸고, 친한 사람만 초대하는 이런 미국 결혼식 문화상으로는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였죠. 그리고 세레모니만 참가하고 레셥션에 참가못하는 경우에는 꼭 신랑 신부에게 알려주는것이 예의랍니다.

또 하나는 생각보다 결혼을 안해보신 분들은 모르고 잘 배려하지 못하는 부분인데, RSVP를 해야하는 due date 날짜를 지킬수 있다면 지켜서 결혼하는 커플에게 알려주면 좋답니다. 신부 신랑의 입장으로썬 테이블에 8~10명씩 앉히는 경우 골머리 앓으면서 테이블 시팅을 만들어야 하는데, 일찍 알려줄수록 미리 플랜할수 있고, 만약 사람수가 부족하다면 추가로 더 누군가를 초대할수 있는 기간이 남아서 좋답니다. 만약 신랑 신부가 RSVP해달라고 부탁한 날짜까지 일정이 확인이 안되면, 신랑 신부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연락을 취하면 신랑 신부에게 도움이 된답니다.

7. 축의금

미국 결혼식에선 한국처럼 축의금 (money gift)으로 하는것 보단, registry라고 해서 신랑 신부가 원하는 살림 물품 등을registry에 올려놓으면 물건들을 신랑 신부의 친구 및 가족들이 사주는경우가 많아요. 간혹가다가 boxed gift를 원치 않는다던가 하는 경우도 있어요.

저희같은 경우도 곧 3달뒤에 이사를 하기때문에, registry에 물건은 하나도 없이, honeymoon fund를 올려두었습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신랑 신부에게 어떤 선물을 받고싶은지 물어보는것이 제일 좋고, 그게 아니면 신랑 신부가 자주 이용하는곳의 기프트카드를 주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번에 결혼을 해보니까, 결혼식 당일에 달랑 돈봉투 하나 받는거 보단, 그래도 따듯한 마음이 적힌 카드와 같이 축의금이나 기프트 카드를 받는것이 더 마음에 잔잔한 감동이 있더라고요.

축의금을 내는 경우엔 일반적으로 사람당 $100-300 냅니다 (친분의 정도에 따라서 다르지요). 초대받았는데 못 참가하는 경우엔 $50-200정도짜리 기프트 카드를 보내거나 선물을 보낸답니다.

8. 드레스 코드

미국 결혼식 초대장을 보면 드레스 코드를 써놓는 경우도 있어요. Black tie only, dress formal 등, 커플이 원하는 드레스 코드를 따라주는게 좋습니다. 일반적인 룰은, underdress 하는것 보단 overdress 하는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너무 초라하고 꽤죄죄한 것보단 화려하고 오버하는게 차라리 낫다). 롱 드레스도 무난하고, 깔끔한 원피스 및 수트도 좋습니다. 결혼식에 티셔츠, 청바지, 레깅스 등은 어울리지 않겠죠.

초대장 외에도 신랑 신부 웹사이트 frequently asked question 페이지에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도 분명히 FAQ에 다른건 다 좋은데 흰색, 크림색, 베이지 드레스만은 피해달라고 써놨는데, 흰 미니 드레스를 입고 오신 여성분이 있으셨어요. 그리고 신부의 브라이드메이드들이 어떤 색을 맞춰 입기때문에 피해달라고 FAQ에 적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9. 결혼식날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

요즘에 더 자주 보는 트렌드이지만, 세레모니나 리셉션 특정 순서때 신랑 신부가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지말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RSVP할때 이메일이나 혹은 신랑 신부 웹사이트에 적혀 있으니 참고하시고 지키길 바랍니다. 게스트들이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는 경우 (특히 세레모니때) 전문 사진사가 찍는 사진에 영향을 주거나 방해가 될수있기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외에도 결혼식은 신랑 신부의 날이므로, 그들이 정한 룰에 따라주는게 예의이겠지요. 예를 들면, 무조건 식사시 외에는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면 그걸 따라야 겠지요.

결혼식날은 신랑 신부의 날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누군가가 신랑 신부의 spotlight (스파트라이트)를 뺏는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예를 들면, 임신 소식이나 약혼 소식 및 웨딩날 프로포즈는 하면 안되겠지요. 여성 분들 같은 경우 흰색 및 아이보리 계열의 드레스를 입는것도 금기시 합니다. 

10. 미국 결혼식 순서

미국 결혼식은 한국 결혼식보다 결혼식 시간이 정말 길어요. 저희 결혼식도 저녁 6시에 시작해서 밤 12시에 끝났답니다. 일반적으로는 게스트들이 도착해서 축의금을 내고 (혹은 기프트/카드를 주고) 웰컴 테이블에 있는 게스트 북을 사인하고 기다립니다. 그리고 세레모니를 보통 30분 정도 하고 그 후엔 한시간 정도 칵테일 아워 (cocktail hour라고 해서 보통 부페식으로 식사를 하거나 서버들이 음식을 가져다 주는 경우가 많다) 동안에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신랑 신부를 기다립니다. 그 후엔 리셉션이 시작되는데요, 신랑 신부가 춤을 추며 등장해서 그 외에 first dance (신랑 신부의 춤), 들러리들의 스피치/ 토스트 (축배), 그리고 케익 커팅등의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그 와중에 3코스밀도 식사하면서요 ^^. 그리고 보통 게임이나 댄스 파티등을 하면서 나머지 리셉션 시간을 보낸답니다. 최근에는 많은 결혼식에서 포토 부스도 하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