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서브3 하는 법 - malaton seobeu3 haneun beob

19분에 5km 못 뛰면 서브3 못한다

서브3란 단어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정확하게 3년 전의 일이다. 난 그때까지만 해도 서브3가 뭔지 잘 몰랐다. 어찌 보면 엘리트 선수인 내게 서브3란 단어가 생소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서브3를 알고 난 이후에도 그것이 아마추어 러너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관심이 없었다. 아마추어 러너들의 열정을 알기 전까지는. 우연히 접하게 된 아마추어 러너들과의 만남. 너무나도 진지하고 열정적인 그들의 맹목적인 사랑을 확인한 나로서는 그들에게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었다. 아마추어 러너들에 대한 내 관심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

서브3에 대한 끝없는 질문. 이것 하나만으로도 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안다. 또한 그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난 분명 최고의 선수도, 최고의 지도자도 아니다. 그렇다고 유능한 학자도 아니다. 단지 20여년이란 세월을 달려온 평범한 마라토너일 뿐이다.

이런 내가 그들을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실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다. 엘리트 선수의 길만을 걸어온 나로서는 그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20여년 동안 마라톤에 쏟아 부었던 열정을 그들에게 그대로 보여주면 되기 때문이었다.

주 1회 장거리를 달려라

서브3를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스스로를 서브3로 만드는 것이다. 신체도 마음도 서브3를 위한 준비가 돼 있을 때 비로소 서브3의 꿈을 이룰 수가 있다. 1ℓ의 물을 담기 위해서는 1ℓ 이상의 그릇이 필요하며, 10ℓ의 물을 담기 위해서는 10ℓ 이상의 그릇이 필요하다. 1ℓ의 그릇으로 10ℓ의 물을 담을 수 없는 것처럼 스스로를 서브3로 만들지 않으면 서브3는 절대 불가능하다.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42.195km를 달려야 한다. 42.195km를 달리는 동안 우리의 신체는 적잖은 부담을 겪는다. 하물며 3시간 이내에 풀코스를 완주해야 한다면 얼마나 많은 부담을 겪어야 할까?

장거리 달리기는 이러한 신체적인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는 가장 좋은 훈련 방법이다. 대회에서 겪을 신체적인 부담을 훈련을 통해 미리 적응해 두면 실제 대회에서는 큰 부담 없이 완주할 수가 있다. 신체의 면역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예방주사를 맞는 것과 같은 원리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독감에 대한 면역체가 생기는 것처럼 장거리 달리기에 미리 적응해 두면 대회에서 겪을 신체적인 부담에 대한 면역체가 생기는 것이다.

서브3 러너를 꿈꾸고 있다면 장거리 달리기는 필수다. 장거리 달리기를 충분히 하지 않고 서브3를 꿈꾸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5km나 2시간 이상의 장거리 달리기는 주 1회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최소한 2주에 1회 이상은 해야 한다. 40km 이상을 충분히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점차 거리를 증가시켜야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 1회 스피드 훈련을 하라

서브3를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물론 지구력이다. 하지만 1km당 4분15초, 그리고 5km당 21분15초 이내의 속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스피드의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므로 지구력이 향상된 이후에는 스피드를 향상시킬 수 있는 훈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보통 5km의 가장 이상적인 스플릿 타임(split-time)은 자신의 5km 최고기록에 1.1∼1.12를 곱한 속도다. 즉, 5km 최고기록이 18분인 러너의 5km 스플릿 타임은 19분55초∼20분10초가 가장 적당한 것이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5km당 평균 21분15초 이내의 속도로 달리기 위해서는 5km를 19분 이내에 달릴 수 있는 스피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브3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5km 최고기록을 19분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스피드를 향상시킬 수 있는 훈련으로는 인터벌 트레이닝, 언덕 달리기, 질주, 레이스 페이스 훈련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인터벌 트레이닝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아마추어 러너들에게는 비교적 짧은 거리를 가속의 형태로 달리는 질주를 권하고 싶다. 특히 인터벌 트레이닝이 여의치 않은 러너들에게 안성맞춤이다.

1주일에 2회 정도 조깅이나 LSD처럼 비교적 부담 없는 훈련 후에 100∼200m 정도의 거리를 약 90% 정도의 속도 즉, 자신의 질주 거리보다 약 4배의 거리를 전력으로 달릴 수 있는 속도로 달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100m 질주를 하려면 약 400m를 전력으로 달리는 속도로 100m를 달리면 된다. 이 훈련은 인터벌 트레이닝을 계획하기 어렵거나 혼자 훈련하는 러너들에게 효과적인 훈련이 될 수 있다.

체력 훈련을 틈틈이 하자

체력 훈련은 서브3 러너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서브3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훈련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보강운동 등을 포함시킨다면 더 효과적인 훈련이 될 수 있다. 별도로 체력 훈련을 계획할 수 없을 때에는 훈련 후에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을 틈틈이 해주는 것이 좋다.

체력 훈련은 주 2회 정도가 적당하다. 체력 훈련은 근력이나 관절 부위 등에 많은 부하를 주기 때문에 충분한 워밍업 후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마추어 러너들은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달리기 후에 30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체력 훈련을 계획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단 근육이나 관절 부위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과도한 동작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체력 훈련은 더 잘 달리기 위한 보조 운동이므로 체력 훈련에 지나치게 신경 쓰기보다는 달리기 중간 중간에 꾸준히 실시하도록 한다.

자신에게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짜자

아무리 좋은 약도 자신의 몸에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훈련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 또한 하나의 훈련 프로그램이 모든 러너들에게 똑같은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의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 러너들의 능력과 신체적 특성도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좋은 훈련 프로그램을 참고하여 자신의 신체적 특성과 달리기 형태에 맞는 적절한 프로그램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신체는 뛰어난 적응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마라톤에 도전하기 전까지만 해도 감히 42.195km를 완주할 생각이나 했겠는가? 지금도 늦지 않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풀코스를 멋지게 완주한 것처럼 서브3에도 당당하게 도전해 보자. 서브3는 결코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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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라톤 경력은 처음 2018년 8월말부터 뛰기 시작했다. 그때는 3km 천천히 뛰는것도 힘들었다.

나는 아직도 주력이 많이 쌓이거나 하지 않았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그래서 2018년도 12월에는 장경인대로 한달간 걷지도 못할만큼 아팠던 경험이 있다.

2019년도에는 통증을 무시한채 달리다가 발바닥부터 시작된 통증이 무릎 그리고 골반 허리까지 올라와서

허리가 안움직여서 마찬가지로 2주일은 고생을 한적도 있다.

사실 JTBC 마라톤을 신청해놓고 마음은 3달전부터 하자고 마음을 먹고 훈련을 너무 못했다.

그래서 벼락치기로 시작했다.

<연습>

9월 연습부족으로 10월부터 벼락치기 식으로 운동을 했다.

LSD 2회, 시간주 1회 

LSD 첫번째. 4pace/km - 30km

LSD 두번째. 4pace/km - 36km

시간주 3시간 (3시간동안 천천히 달리기)

운동을 많이 쉬었던 상태이고 첫 LSD훈련을 할때 4pace/km 로 뛰어보기로 했다. 

사실 자신이 없었다. 근데 아는 형과 함께 트랙에서 열심히 뛰었다. 만약 그 형과 같이 뛰지 않았다면

나는 애초에 안될거라 생각하고 서브3를 포기했을 것이다. 그런데 뛰다보니까 다리가 25km 쯤 되니 다리가 잠기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30km 를 4분페이스로 뛰고나서 아 아직 늦지 않았다. 연습하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번째 LSD는 트랙에서 혼자 4분페이스로 시간체크를 하며 뛰었다. 30km 넘어가고 나서는 자세고 뭐고 무너졌다.

그래도 처지지 않고 완료하고 나서 자신감이 조금 생겼고 안하던 조깅도 잘해주었다.

시간주 3시간은 우리가 서브3를 하면 3시간을 뛰니 시간을 채워서 미리 3시간을 뛰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큼직막한 훈련 3개를 종료했다.

<대회 전 날>

카보로딩은 전 날 점심때부터 해서 저녁까지 4번에 걸쳐서 먹는게 제일 중요했다.

12시 3시 6시 9시. 매 끼니마다 너무 배부르지 않게 4번을 먹었다. 전날 먹는걸로 달린다는 생각으로.

하지만 옥수수콘이나 바나나를 먹었더니 당일날 부족한 기분이였다.

다음번에는 점심 탄수화물 3시에 옥수수콘이나 바나나 6시에 탄수화물 9시에 옥수수콘 바나나를 먹어야겠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카보로딩이다.

<당일 아침>

풀코스 출발 시간은 8시

4시간 전에는 일어나 몸을 깨워주기 위해 4시에 기상했다.

제일 먼저 마트에서 파는 죽과 바나나를 먹었다. 그리고 스트레칭을 해주었다.

이래저래 챙기니 금방 나갈 시간이었다.

당일 6시 30분에 도착해 7시에 짐을 맡겼다. 팀원분들과 사진찍고 몸풀고 하다보니 금방 8시가 된다.

(화장실은 가급적 집에서 해결하고 가능하다면 대회가 열리는 곳에서 화장실이 아닌 출발하는 곳에서 해결하자.

특히 배가 아픈건 줄 기다리고 이래저래 하다보면 출발시간이 되다보니 마음이 초조해진다.) 

8시에 휠체어 부분 먼저 출발하고 그리고 엘리트 출발 그리고 마스터즈 A B..등의 순으로 출발한다.

8시 6분에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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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 코스도

나의 목표는 2시간 49분이였다.

하지만 풀코스는 변수도 많고 한 번 쥐가 나기 시작하면 페이스가 어떻게 될지 몰라

사실 서브3만해도 사실 감사할것같다는 생각을 했다.

5km 20분, 10km 는 40분에 통과해야 한다.

15km 1시간, 30km 2시간.

35km 까지 2시간 20분 04초로 정확히 4pace/km 로 잘 들어왔다.

하지만 정확히 내가 LSD를 한 거리인 36km 부터 조짐이 보이던 쥐가 38km 부터 나를 짜릿하게 만들었다.

페이스가 몇초씩 느려지기도 했다.

39km에서는 종아리 쥐가 제대로 올라와 한번 서서 다리를 주무르고 다시 출발하기도 했다.

그래도 40km 까지 2시간 40분 57초로 통과했다.

21-28km 까지 몸에 에너지가 없어 방전이되어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1km 지점에서 25km 까지만 가고 서야겠다' 라고 마음먹었으니 말이다.

근데 LSD 훈련 할 때 5km씩 끈어서 포기하지 않고 달렸던 기억이 있어서 그렇게 했다.

처음 12km 까지는 몸푼다는 생각으로 달렸다.

그리고 15km 까지 버티자

20km 까지 버티자, 25km 까지 버티자. 30km 까지 버티자. 35km 까지 버티자. 40km까지 버티자.

5km 가 힘들면 1km만 버티자. 생각보다 1km 는 금방 도달하는 시간이다.

이런 생각으로 달리다보니 점점 몸이 살아났고 30km 부터는 편안한 상태로 페이스를 잘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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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별 나의 통과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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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km 까지만 LSD를 했다. 38부터 쥐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38부터 41km까지 극강의 고통을 느꼈다.

당일 몸 컨디션이 좋지않고 쥐도 잘 올라와서 긴장은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달렸더니 목표한 2시간 39분 34초를 기록했다.

나는 총 3번의 풀코스를 뛰었다.

첫번째 풀코스는 2016년 Sydney Blackmores Marathon 이다. 

이때는 훈련도 하나도 안하고 그냥 신청만 하고 해외 대회라는 기념으로 나간 대회였다. 

힘들면 걷고 풍경 바라보고 주로에 먹을거 다 먹고 재밌게 뛰었던 대회였다. 

두번째 풀코스는 2019년 3월 동아마라톤.

이때는 이제 달리기에 대한 약간의 개념도 생기고 할때였다. 하지만 그래도 달리기 시작한지 고작 7개월차다.

LSD를 25km 밖에 안하고 갔다. 기록은 3시간 00분 06초. 이때는 30km 지나고나서부터 쥐와 전쟁하느라 고생했다.

계속 쥐가나서 주무르고 다시 뛰고 주무르고 다시 뛰고 반복이였다. 

그리고 더 아쉬웠던건 내가 풀코스 기록이 없다보니 E그룹 제일 뒷그룹에서 출발했다. 사람들 피해가고 하느라

실제 뛴거리는 1km 가 더 늘어났다. 하지만 이 6초가 오히려 길게 보았을때 더 감사한일이였다.

다음번에 더 잘하리라는 마음을 그때 심어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3번째 JTBC마라톤 나는 서브3를 했다.

다음번에는 이제 정말 제대로 준비해서 2시간 30분대로 진입하고 싶다.

두번다 내 체중은 과체중인 상태였고 훈련도 부족했다.

체중만 빼도 나의 기록은 훨씬 단축되리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리고 월별 마일리지를 더 늘린다면

분명 기록은 좋아질 것이다. 다음 마라톤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미리미리 잘 준비하자.

서브3는 누구나 할수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