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한자 쓰는 이유 - ilbon-eo hanja sseuneun iyu

일본어 한자 쓰는 이유 - ilbon-eo hanja sseuneun iyu

아마 여기서 설명하는 내용은 상당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조차 거의 생각을 못해 본 내용일 것이며, 현재의 잘못된 일본어교육을 받아 온 학습자에게는 무의미하고 어렵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일본어에서 한자를 써야만 하는 이유[필연성] 을 모른다면 제대로 된 깨끗한 일본어를 결코 익힐 수 없기에 여기에 공개합니다.

일본어를 잘하고 싶고 언젠가 일본의 지식인과도 당당히 맞서길 원한다면 두고두고 숙지하길 바랍니다.


일본어를 공부하는 데 한자가 그렇게도 어렵나요? 우리도 한자어는 일본어 못지 않게 많이 사용하지만, 한글의 특성상 모든 곳에서 거의 한글로만 표기 하고 있어, 한자를 잘 몰라도 생활이나 언어 사용에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조차 한자교육이 푸대접을 받고 있네요!T_T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한국젊은이는 같은 한자 문화권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일본의 젊은이들에 비해 한자실력이 많이 뒤져 있음이 사실입니다.

이제 막상 일본어를 공부하려고 하니, 한자에 약한 우리 젊은 학습자들의 입에선 이구동성으로

"한자가 너무 어려워요!!" 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일본어 한자 쓰는 이유 - ilbon-eo hanja sseuneun iyu


일본어 한자 쓰는 이유 - ilbon-eo hanja sseuneun iyu

그러나, 일본어를 학습함에 있어 적어도 우리 한국 사람에겐 한자가 가장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먼 옛날 우리는 한자를 비롯하여 수많은 문화를 일본에 전해 왔고, 불행하게도 근대 이후엔 어쩔 수 없이 일본의 앞선 문화를 받아 들여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본과 언어(한자어)나 그 습관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비슷합니다. 직역을 해도

70 - 80%이상 뜻이 통하는 외국어 는 일본어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토끼와 거북"의 "토끼" 와 같은 자세로 일본어를 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결국 나머지 20 - 30%도 채 안 되는 이 직역을 해서는 안 되는 말들 때문에 학습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적어도 한자어에 있어서는, 일상생활의 범위 내에서

읽을 줄만 알면 뜻은 저절로 통하는 단어가 대부분 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한자를 전혀 접해 보지 못한 미국이나 유럽 국가 사람들보다는 일본어 학습에 있어

훨씬 유리한 입장 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왜 일본어에서는 한자(혹은 한자어)를 꼭 사용해야만 할까요?

우리나라에서도 옛날에 "국한문 혼용체"라는 것이 있어 현재의 일본어와 똑 같은 형태로 사용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 때는 마찬가지로 "띄어 쓰기"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간다.

누구나 한 번쯤은 보고 들은 문장이겠지요! 이렇게 짧은 문장인데도 띄어 쓰기를 하지 않는다면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한문을 병용하는 대신에 바로 "띄어 쓰기"를 택했습니다. 그러면 일본어의 경우를 한번 볼까요!

ここではきものをぬいでください。

똑같이 짧은 문장입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무슨 뜻일까요? 우리가 위의 "아버지가방에들어간다"는 표현으로 의사 전달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띄어 쓰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는 사실을 전하듯이, 일본에서는 똑 같은 이유로 "ここではきものをぬいでください。"라는 표현을 가지고 "한자 사용"의 중요성 을 보여 줍니다.

한 행사장에서 주최측이 "ここで/はきものを/ぬいでください"라는 뜻으로 이 글을 적었는데 그 행사장을 찾은 한 여인이 "ここでは/きものを/ぬいでください"로 해석하여 기모노를 벗고 어쩌고 하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1학년 정도 어린이의 학습을 위하여 잠깐 띄어 쓰기를 할 뿐,

원칙적으로 띄어 쓰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한자를 사용하지요!

ここで履き物を脱いでください。
ここでは着物を脱いでください。

이제 의미가 확실해지나요?^^*

그러면 왜 하필 우리는 "띄어 쓰기"를, 일본은 "한자"를 사용 하게 되었을까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을까요? 여기엔 다 이유가 있다 고 생각합니다. 그건 양국 언어의 특성 때문이지요.

일본어의 경우 "음절의 수"가 고작 100여 개에 불과한데 비해 한글은 그 수가 수십 배(가, 각, 간 ...하고 한 번 세어 보세요^^*!)나 됩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한자병용에서 "띄어 쓰기"를 택하였고 일본은 그대로 "가나와 한자병용"을 택하였습니다. 그 대신 본문에서 다루겠지만 어려운 정자를 간략하게 한 "신자체"라는 것을 만들어내었지요!

일본어에서 한자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한글은 한자 1음절이 반드시 한글 1음절이 되는데 반해 일본어는 꼭 그렇지 만은 않다 는데 있습니다. 이는 활자 문화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きのうがっこうのうんどうじょうでひとりのしょうねんがあそんでいた。

① 띄어 쓰기
   - きのう がっこうのうんどうじょうで ひとりのしょうねんが あそんで いた。

② 한자 표기
   - 昨日学校の運動場で1人の少年が遊んでいた。

과연 ①과 ② 어느 것이 더 쉬워 보이나요?
굳이 서적이나 신문의 지면을 적게 차지한다는 이야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일본어를 학습한 사람이면 "한자 표기" 쪽이 훨씬 쉽게 느껴지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③ 昨日校庭で一人の少年が遊んでいた。

위의 예문은 한자가 갖는 최대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함축성"을 보여 주는 좋은 예입니다. 참고로 말씀 드린다면, "学校の運動場"보다 일본에서는 오히려 이 "校庭"이 더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2. 왜 일본어에서는 "음독" 외에도 읽는 방법이 여러 가지나 될까요?

이는 일본어 학습자를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사실일 것입니다. 한자어를 그 "음"으로 밖에 읽지 않는 우리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으며, 또 그럼으로써 일본어 학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도

일본 사람의 입장 에서, 혹은 일본어가 갖고 있는 특수성 에서 바라보면 음독, 훈독, 쥬우바꼬요미, 유토오요미, 관용음 이라는 이 일본어 한자 읽는 방법도 결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현재 일본어는 어떤 문자로 표기되고 있는지를 알아 보기로 하겠습니다. 일본어의 표기에는 "한자, 히라가나, 카타까나" 등 세 가지가 있다는 것은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 또한 앞에서 언급했듯이, 우리의 한글에 해당하는 "히라가나" 하나로는 표기상의 한계가 있어

그 약점을 보충하기 위하여 "한자"와 "카타까나"를 함께 사용 하고 있는 것입니다.

1) せんしゅうちちとうみへあそびにいった。(지난주에아버지와바다에놀러갔다.)

이것이

2) 先週父と海へ遊びに行った。(지난 주에 아버지와 바다에 놀러 갔다.)

가 됨은 일본어에서는 "띄어 쓰기"를 하지 않고, 히라가나 만으로는 표기상의 한계가 있음으로 "한자"의 힘을 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기서 1) 은 "말"이고, 2) 는 "글"이라고 말할 수 있지요!

이 글을 말로 하려니. "先週父と海へ遊びに行った。"가 결국 "せんしゅうちちと うみへ あそびに いった。" 가 되는 것이지요!

여기서,우리 한국어처럼

한자를 "음독"만으로 할 수 없는 이유 는 "父"의 "음"인 "ふ"는 45글자(상용한자는 23자)나 되고, "海"의 "음"에 해당하는 "かい"는 그 숫자가 무려 52글자(상용 한자는 22자)나 되기 때문에 음독으로는 의사 전달이 매우 어렵다 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음독"이니 "훈독"이니 하는 문법 용어를 만들어 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척

난해하게 생각 되시죠?^^* 이 이론은 고급수준의 학습자조차도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궤변 이라고도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전 지금, 이것이야 말로 앞으로 제가 여러분에게 드릴 "일본 한자와 그 읽는 방법"을 정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믿고 기꺼이 십 수년에 걸친 제 노하우를 공개하니 밑져야 본전이라 생각하시고 끝까지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가령 우리가 일본의 처지와 같다는 가정 아래에 이야기를 진행할까 합니다.

지난주에아버지와바다에놀러갔다.

긴 문장일 경우에 의미 전달이 제대로 안되기에, 우리는 "띄어 쓰기"를 하여 "지난 주에 아버지와 바다에 놀러 갔다." 라고 표기합니다. 그런데, 만약 일본과 같이

先週에父와海에遊러行다.

라고 표기를 하고, 읽을 때 "지난 주에 아버지와 바다에 놀러 갔다." 처럼 수십 년 수백 년을 읽어 왔다면 우리 한국어에도 "훈독"이라는 것이 있게 되겠지요. 또 그렇게 한자를 읽는 것이 어렵기만 할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언어는 바로 "약속이며 습관" 이기 때문입니다.

즉, せんしゅうちちとうみへあそびにいった。를 표기할 때, 앞서 언급했듯이 히라가나만으로는 그 뜻을 알아보기가 너무 힘드니, 히라가나인 ちち・うみ・あそぶ의 뜻을 가지는 한자, 父・海・遊ぶ를 대신 사용하여 先週父と海へ遊びに行った。라 표기하고, 또 읽을 때 "음독"을 해서는 의미의 전달이 불분명하니 그 한자가 갖고 있는 원래의 뜻인 "훈"으로 읽자는 일본 국민끼리의 약속, 곧 문법인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先週"는 "한자어"입니다.

日本は四面を海に囲まれた島国だ。

여기서 한자어는 과연 몇 개일까요? 우리 눈에는 분명히 3개로 보이지만, 사실은 2개 입니다. "日本, 四面, 島国"는 각각 "にほん, しめん,しまぐに"로 읽는데. 이 島国 만이 이른바, "훈독"입니다. 이는 "한자어(일본어에서는 이것을 “漢語”라고 함.)가 아니라, "섬(しま)"과 "나라(くに)"의 "복합어"일 뿐입니다. 일본에서도 이 "한자어(漢語)"는 "훈독"을 하지 않습니다.

일본 국어 사전을 한번 볼까요!

*かんご(漢語):
1. 漢字の音読による語.。また、その熟語。2. むかし、中国から伝わったことば。

*ふくごうご(複合語):
<文法>二つ以上の単語が合わさって別の一つの単語となったもの。「吹く」と「込む」で「吹き込む」、「山」と「道」で「山道」、「朝」と「日」で「朝日」など。

따라서, 島国、山道、朝日、手首、鼻血、... 등은

"한자어"가 아닌 "복합어"이며, 당연히 "음독"이 아닌 "훈독"을 하는 것이랍니다. 문제는 우리 한국인의 눈에 한자어로 비치는 이 단어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아는 일인데, 이러한 것을 밝혀내는 방법은 본문에서 하나하나 짚어 가며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한자어"라는 것은 함부로 마구 사용하면 그 가치가 죽어 버리겠지만,

꼭 필요한 시점에 정확히 사용한다면 백 마디, 천 마디의 말보다 훨씬 그 값어치를 발휘 하게 될 것입니다. 서론이 너무 긴듯한 느낌도 듭니다만, 꼭 숙지하여 여러분의 일본어공부에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는데 이 장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