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손으로 파기 - gwi son-eulo pagi

귀지는 일종의 보호막 역할, 너무 파내다가는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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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자주 파는 사람들을 보면 귓속에서 걸려나오는 귀지 제거와 귀를 살살 간질이는 ‘쾌감’에 푸욱 빠져 습관적으로 손이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귀지도 일종의 우리 몸을 보호하는 ‘막’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무턱대고 귀를 파다보면 귀에 상처를 줘 더 큰 질병을 앓을 수도 있다.

◇ 우리 귀를 보호하고 있는 ‘귀지’

귀지는 외이도에 분포된 땀샘이나 이구선의 분비물, 박리된 표피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는 단백질 분해효소, 라이소자임, 면역글로불린, 지방 등의 여러 가지 성분이 들어 있어서 외이도 표면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먼지나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이 고막까지 들어가지 못하도록 미리 방지하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외이도와 고막의 피부는 표피층이 귀 바깥방향으로 자라나가게 돼 있어 귀지는 2.5~3cm 정도 길이의 외이도를 하루에 0.05mm의 속도로 이동하게 된다.

귀지가 많다고 해서 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귀지가 많아도 소리를 듣는 데는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스스로 면봉이나 귀이개 등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귀를 후비다가 연약한 외이도나 고막을 손상시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한번의 쾌감을 잊지못해 자꾸 귀지를 파내면 귀지를 만드는 귀지선을 자극해서 오히려 귀지 분비가 더 늘어나는 역효과를 일으키거나 가려움증과 통증을 유발하므로 될 수 있으면 귀지는 파지 말고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귀지를 절대 제거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전남대병원 이비인후과 조형호 교수는 “드물기는 하지만 외이도를 아주 막아버렸거나 통증을 일으킬 경우에는 의사의 도움을 받아 외이도의 손상 없이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목욕이나 수영을 하다가 귀에 물이 들어간 경우에는 드라이어로 말리는 것이 좋고 집에서 꼭 귀를 파야겠다면 베이비오일을 면봉에 묻혀 외이도 겉에 있는 귀지만 최대한 주의해서 부드럽게 닦아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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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나타난 심한 귀의 통증과 청력저하로 회사원 김모씨(32세·남)가 병원을 찾았다. 귀이개로 귀를 후비던 중 실수로 귀를 너무 깊이 파 갑자기 증상이 나타난 것. 급히 병원을 찾아 진찰한 결과 귀이개가 고막을 관통 하여 발생한 외상성 고막천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다른 부위는 손상이 없어 외래에서 간단한 수술 및 통원치료 후 증상은 좋아졌다. 또 이모씨(22세·여)는 어느 날부터 갑자기 귀에서 고름이 나와 병원을 찾았는데 만성 외이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원인은 하루가 멀다 하고 귀지를 파내는 10년 이상 진행된 습관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청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에 이모씨는 걱정에 빠졌다.

고려대의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조승현 교수는 “종종 속을 썩이는 것이 귀지”라며 “무리하게 후비다가는 고막까지 버릴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세균 막는 보호막… 제거할 필요 없어

습관적으로 성냥개비나 금속물질을 사용해 귀지를 파내다가 오히려 귀 질환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귀지는 대부분 제거할 필요가 없다. 이유는 고막과 외이도의 상피세포가 외이도의 바깥쪽을 향하여 원심성으로 움직여 손톱이 자라는 속도와 비슷하게 하루 0.05㎜씩 바깥쪽으로 귀지가 자연스럽게 배출되기 때문이다. 귀지는 지방성분이 많기 때문에 물기가 스며들지 못하게 하고 약산성이기 때문에 병원균들이 잘 증식할 수 없게 한다. 또한 라이소자임을 함유하고 있어 항균성을 지니고 있고 귀지 성분이 외이도뿐만 아니라 외이도 피부표층에도 녹아들어 세균의 피부 침투를 막아 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적당한 귀지는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

만약 면봉이나 성냥개비로 자주 귀를 후비면 방어역할을 하는 귀지가 너무 지나치게 제거되는 것뿐만 아니라 외이도 피부의 지방층이 파괴되어 세균이 쉽게 침범하게 되어 급성 염증이 생길 수도 있고 너무 습관적으로 후비면 잘 치료되지 않는 만성 외이도염이 생길 수도 있으며 이런 경우 만성염증에 의하여 귓구멍이 좁아져 청력장애가 올 수도 있다.

귀지의 양은 개개인에 따라 크게 다르다. 양이 많아서 외이도를 완전히 폐색시킨 경우나, 귀지제거능력이 저하된 노인들의 경우 귀지에 의한 외이도 폐색증이 나타나 청력저하 소견을 보일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흔한 게 아니며 대부분 귀지가 많아도 소리 듣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귀지를 제거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렇다면 아기도 귀지를 파내 줘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초보엄마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이다. 아기의 귀지는 일부러 꺼내줄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귀지는 저절로 밖으로 나오게 되며 엄마가 아기의 귀지를 파주다가 귀에 염증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므로 그냥 놔두는 것이 상책이다. 엄마가 보기엔 귀지가 있으면 답답해 보이지만 소리를 듣는 데는 지장이 없으므로 그냥 놓아두는 것이 좋다. 귓속 청소는 아기가 목욕을 마친 뒤 귀 입구를 면봉으로 닦아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만약 너무 많아 외이도가 막혀 보인다면 가까운 이비인후과에 가서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상처 치료 힘든 당뇨병환자 특히 조심

또 귀지가 크고 단단하면 제거하기 어려우며 상처가 나기 쉽기 때문에 이런 경우 병원을 찾아 전문의 상담을 통해 귀지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 생각보다 크고 깊게 있는 경우가 많아 집에서 제거 시 오히려 밀어 넣을 수도 있고 고막이 다치기 쉬우며 외이도에 상처를 주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노령화에 따른 귀지제거능력 저하로 인해 귀지가 많은 노인들이 많다. 하지만 당뇨가 있는 경우 상처가 나면 치료가 잘 안 되어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만약 집에서 하고 싶다면 알코올이나 과산화수소수 등 소독액을 묻혀 외이도 겉에 있는 귀지를 상처나지 않게 부드럽게 닦아내는 게 좋다. 만약 외이도 상처 등으로 피가 나거나, 귀에서 냄새가 날 때, 그리고 고막에 상처가 나서 난청, 현기증,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가 진찰을 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 만성 중이염 환자의 경우는 고막에 구멍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물이 들어가면 안 되며 가능하면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준규기자 〉

면봉을 깊숙이 넣어 귀지를 파거나 코를 힘껏 풀 때, 갑작스럽게 큰 소음을 듣게 될 때, 손바닥이나 주먹 또는 단단한 물체에 의해 충격을 받을 때 주의해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고막천공이다. 고막에 구멍이 뚫린 상태를 말하는 고막천공은 일상에서 뜻하지 않게 발생할 수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안용휘 교수의 도움말로 고막천공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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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인후과 외래에서도 귀 진찰 중 고막천공이 관찰되는 환자가 종종 있다.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고막천공 유병률이 1.6%였다. 다시 말하면 국민 100명 중 1~2명에게서 고막천공이 발견된다는 뜻이다.

고막은 외이와 중이의 경계에 위치하는데 직경 약 9mm, 두께 0.1mm로 타원형의 얇은 막이다. 중이에 대한 방어벽이 되기도 하고 음파를 진동시켜 이소골에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이런 고막에 천공이 생기면 통증, 출혈, 청력 저하, 이명, 어지러움을 일으킬 수 있다.

Q. 외상으로 인한 고막천공이 의외로 많다는데.

일상생활을 하다가 외상으로 인한 고막천공 또는 고막 손상을 겪는 사례가 많다. 외상성 고막천공은 고막에 직접 손상을 주거나 외이도나 중이에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인해 고막천공이 발생한 경우다. ▲머리핀이나 귀이개, 면봉 등으로 귀를 후비다가 실수로 고막을 직접 손상한 경우 ▲손으로 귀를 맞았거나 ▲현장에서 큰 폭발음을 들었거나 ▲외이도에 갑작스러운 기압 변화가 생겨 발생한 고막 손상 ▲코를 힘껏 푼 경우 이관을 통해 고막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외상성 고막천공은 염증이 동반되지 않으면 고막의 자연 재생능력에 의해 치유된다. 한 달 이내에 대부분 고막이 막히지만 천공이 심한 경우나 이차적 감염증이 동반됐다면 자연치유가 힘들 수 있다. 고막의 관통상은 깊게 손상된 경우, 이소골 연쇄의 탈구 및 골절, 출혈, 외림프누공, 안면신경 손상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Q. 통증 심하고 진물 나오는 급성기 염증으로 인한 고막천공의 원인은 뭔가.

급성 중이염을 겪다가 고막천공이 생길 수 있다. 원인은 고막 안쪽 중이강 내의 염증이 심해지면서 고름이 갑자기 많아지면 얇은 막인 고막이 일부 찢어지기 때문이다. 고막천공이 생기기 직전에 귀통증이 심해지고 고막천공이 생긴 이후에 통증이 호전되면서 귀에 진물이 나온다. 급성 중이염으로 인한 천공은 대부분 크기가 작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하지만 만성 중이염에 의한 천공은 자연치유가 드물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2개월 이상 고막천공이 이어진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도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고막천공이 고막이완부에 있거나 50% 이상 대천공일 때 ▲이소골연결의 손상이 있는 경우 ▲외림프 유출의 징후가 있을 때 ▲중이강 내 이물질이 들어 있는 경우 등이다.

모두 기본적으로 천공된 부분을 메워줌으로써 치유를 가능하게 해주는 ‘고막성형술’이다. 천공된 부분을 메우기 위해서는 귀 주변에서 지방, 근막이나 연골막 등을 조금 떼어내어 이식에 사용한다. 수술은 대개 귓구멍을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흉터가 남지 않는다. 간혹 천공 위치나 외이도 형태에 따라 귓바퀴 뒤쪽에 절개를 하고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귀 뒤쪽이라 흉터가 잘 보이지 않는다. 수술 후 잠시 어지러울 수 있으나 금방 회복되며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일상생활 중 면봉이나 귀이개로 무리하게 깊이 외이도를 파거나 다른 사람이 있는 근처에서 조작하다가 부딪혀 의도하지 않은 손상이 생기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한다. 귀지가 체질적으로 심하게 생기는 경우라면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에 방문해 귀지를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코감기 증상이 있을 때 코를 너무 과도하게 힘껏 풀지 않는 것이 좋다. 고막천공 시 코를 세게 풀면 귀로 공기가 새면서 고막이 붙지 않거나 콧속 분비물이 귓속으로 유입될 수 있다. 또한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귀에서 진물이 나거나 청력저하 등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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