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방광 자가진단 - gwaminseong bang-gwang jagajindan

과민성 방광 자가진단 - gwaminseong bang-gwang jagajindan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방광은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 배뇨기능만 하는 것 같지만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소변을 저장하는 것이다. 바로 평소 방광 내 압력을 낮게 유지해 소변이 마려운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 방광에 소변을 채우는 기능이다.

이 기능이 망가지면 방광 내의 소변량과는 관계없이 갑자기 소변이 마렵다는 느낌이 나거나 방광 근육이 순식간에 수축해 소변이 새는 요실금이 발생한다. 이를 과민성방광이라고 하는데 소변이 갑자기 마렵고 마려우면 참을 수 없고 소변을 자주 보고 밤에 자다가 수시로 화장실을 가는 불편함이 생긴다. 또 급하게 화장실을 가는 도중에 소변을 찔끔거리거나 화장실에서 자세를 잡으려는 순간 왈칵 쏟아지는 낭패를 겪기도 한다.

과민성방광은 30~40대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아직까지 발병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다. 위험요인은 스트레스, 비만, 음주, 흡연, 변비, 운동 부족 등으로 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다. 여성들은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요도와 질 점막의 변화로 인해 발병위험이 높아지고 남성들은 전립선비대증 합병증으로 과민성방광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소변을 참기 어렵고 자주 보는 자체가 인체에 치명적이진 않다. 하지만 과민성방광도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잦은 화장실 출입으로 인해 업무능력이 저하되고 밤에 자다가 자주 화장실을 가게 되면 수면 부족으로 만성피로가 발생한다. 언제 소변이 마려울지 모르는 두려움으로 우울증과 요실금으로 인한 수치심이 유발돼 자신감이 떨어지고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 성욕과 성기능 감퇴로 성생활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과민성방광의 치료는 약물요법과 물리치료 및 방광 재활훈련을 복합적으로 시행해 방광기능을 회복하고 배뇨형태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물론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생활습관 교정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커피 등 카페인 음료나 탄산음료의 섭취를 삼가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다. 담배는 방광에 허혈성염증을 일으켜 방광의 과민함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한다. 빈번한 음주나 과음도 피하는 것이 좋다.

변비는 딱딱한 대변이 골반 근육이나 신경을 직접 자극하고 배변과정에서 근육의 무리한 긴장감으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변비가 생기지 않게 주의한다. 물은 한꺼번에 많이 마시지 말고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야간빈뇨를 줄이기 위해 저녁 식사 이후에는 수분 섭취를 최대한 자제한다.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면 방광의 긴장을 풀어주고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과민성방광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증상이 모호해 그러려니 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과민성방광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체크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표가 개발됐으니 아래 9개 사항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과민성방광을 의심하고 비뇨의학과의 문을 두드리자.

※ 과민성방광 자가진단표

①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본다.

② 밤에 잠을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2회 이상 일어난다.

③ 소변이 마려우면 자제할 수 없고 때로는 소변이 흘러 속옷을 적신다.

④ 외출했을 때 화장실을 찾는 것이 걱정돼 물이나 음료수 마시는 것을 삼가게 된다.

⑤ 낯선 장소에 가게 되면 먼저 화장실 있는 곳을 확인해둔다.

⑥ 근처에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곳에는 가지 않으려 한다.

⑦ 자주 갑작스럽게 강한 요의를 느낀다.

⑧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려 일을 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

⑨ 소변이 흘러 옷이 젖는 것을 대비해 패드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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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과민성방광의 증상과 진단 - Ⅰ

과민성방광의 증상과 진단 - Ⅰ

이규성 교수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과민성방광은 소변이 갑자기 마렵고 이것을 참을 수 없는 절박뇨가 있는 현상을 말합니다. 대개 하루에 소변을 8회 이상 보거나(빈뇨-정상적인 사람은 하루 평균 5-6회),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거나(야간빈뇨)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 못하여 소변이 새어 나오는(절박요실금) 증상을 동반합니다.

정상인은 방광 내에 소변이 400-500ml까지 차도 불편함 없이 소변을 참을 수 있는데, 이유는 방광과 신경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과민성방광은 말 그대로 방광이 너무 예민하여 방광이 소변을 저장하는 동안에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방광근육이 수축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방광은 신축성이 있어 어느 정도 늘어나도 압력이 높아지지 않으며 소변을 보려 하지 않으면 수축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방광의 저장기능은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의 자극으로 이루어지며, 대뇌는 방광의 수축을 억제합니다. 따라서 신경계의 질환이 있으면 과민성방광이 발생하며, 노화나 전립선비대증과 같은 질환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영•유아를 제외하면 어떤 연령에서건 이런 증상은 정상적인 것이 아닙니다.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 무거운 것을 들 때에 소변이 흘러나오는 복압성요실금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복압성요실금은 요도의 기능저하로 발생하는 다른 질환입니다.

최근 대한배뇨장애 및 요실금학회에서 전국의 40대 이상 남녀 2,005명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전화 설문한 결과 빈뇨 17.4%, 절박뇨 19.1%, 절박요실금 8.2%, 빈뇨와 절박뇨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는 7.1%였고, 과민성방광의 세 가지 증상 중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무려 30.5%나 되었습니다. 연령이 높을수록 그 빈도는 증가하였고, 절박뇨와 절박성요실금의 빈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습니다.

과민성 방광의 진단은 병력, 신체검사, 소변검사와 배뇨일지로 이루어집니다. 가장 유용한 검사로는 3일간의 배뇨 횟수와 배뇨량을 환자가 기록하는 배뇨일지입니다. 이를 통해 정확한 배뇨 횟수 및 환자의 방광용적을 알 수 있습니다. 환자가 신경질환이 있거나, 치료에 반응을 안 하는 경우, 진단이 모호한 경우, 수술을 예정하는 경우에는 정확한 방광기능의 평가를 위해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합니다. 요역동학검사는 방광과 요도의 생리적인 기능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방광 안으로 식염수를 서서히 주입하면서 방광의 불수의적 수축 (배뇨근 과활동성) 여부를 관찰하여 과민성방광을 진단합니다.

과민성 방광 자가진단 - gwaminseong bang-gwang jagajindan

과민성 방광을 절박성 요실금의 유무에 관계없이 요절박이 있는 증상군으로 정의하였다. 즉,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을 수 없거나 다른 사람보다 화장실을 더 자주 간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 봐야 한다.

‘과민성 방광’이란

과민성 방광은 요로 감염이 없고 다른 명백한 질환이 없으면서 절박성 요실금(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싸는 증상) 유무에 관계없이 요절박(강하고 갑작스런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없는 증상)이 있으면서 빈뇨와 야간뇨(야간 수면 시간에 배뇨를 자주 하는 것)가 동반되는 경우로 정의한다.

즉, 과민성 방광은 특별한 질병 없이 자주(하루 8번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매우 급작스러운 요의를 느끼고, 수면 중에도 자주 소변을 보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과민성 방광,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커

과민성 방광은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상당하다. 과민성 방광은 삶의 질에 대한 모든 척도에서, 즉 사회적, 심리적, 직업적, 가사적, 신체적, 성적 면에서 상당히 의미 있게 악영향을 미친다.

과민성 방광환자의 21% 이상은 화장실에 자주 가서 회의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였고, 3%는 방광 문제 때문에 직업을 바꾸거나 해고되었다는 조사도 있다. 한 연구에서는 실제로 과민성 방광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당뇨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과민성 방광 환자는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경향이 있고, 요로감염의 가능성이 높고 낙상으로 손상 받을 가능성이 2배나 높다. 낙상은 특히 노인에서 문제가 되는데, 요절박 때문에 서둘러서 화장실에 가다가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간뇨는 과민성 방광 증상 중 하나인데, 환자에서 기력을 감소시키고, 만성피로를 유발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게 한다. 결국 과민성 방광은 삶을 불편하게 하고 활력과 생산성을 저하시켜 간접적이지만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비용이 들게 한다.

과민성 방광 자가 진단법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서는 아래와 같은 과민성 방광 자가 진단법을 제시한다. 자가 진단 항목 중 한 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과민성 방광일 가능성이 높다.

① 하루에 소변을 8회 이상 본다.
② 소변이 일단 마려우면 참지 못한다.
③ 어느 장소에 가더라도 화장실 위치부터 알아둔다.
④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장소에는 잘 가지 않는다.
⑤ 화장실에서 옷을 내리기 전 소변이 나와 옷을 버리는 경우가 있다.
⑥ 소변이 샐까 봐 물이나 음료수 마시는 것을 삼간다.
⑦ 화장실을 너무 자주 다녀 일하는 데 방해가 된다.
⑧ 패드나 기저귀를 착용한다.
⑨ 수면 중에 2회 이상 화장실에 간다.

많은 환자가 수치심 때문에 병원을 찾기 전에 민간요법, 식이요법 등으로 병을 다스리려 하는데 이는 잘못된 태도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하면 과민성 방광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박정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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