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서버용 컴퓨터 - gaein seobeoyong keompyuteo

일단, 예전엔 티스토리 블로그를 사용했으나, 종종 느려지는 서버와 백엔드, db엔 일체 접근이 불가능하단 게 불편하더라고요. 제가 아무 짓도 하지 않아도 사이트 곳곳에 티스토리가 박아놓은 플러그인, 트래커 등도 영 보기 싫고요.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새로 만들잔 마음가짐으로 호스팅 업체와 홈 서버를 저울질해보니, 호스팅 서비스 대부분이 트래픽 제한이 있고, 작은 용량의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데, 저장 공간을 늘리면 한 번 돈을 주고 그만인 게 아니라 월 이용료가 올라버리는 게 대부분이더라고요.

저걸 쓰느니 서버 컴퓨터 하나 사는 게 훨씬 싸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왕 이렇게 되는 거 처음부터 혼자 삽질해보자는 생각에 홈 서버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root이란 완장이 참 차고 싶기도 했고요.

장점

1. Root

물리적으로 제가 소유한 컴퓨터니 입/출력 장치만 연결하면 서버 컴퓨터의 모든 곳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호스팅 서비스처럼 .htaccess를 수정할 필요 없이 서버의 모든 설정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버 확장, 사이트 추가, 도메인 추가 연결 등 모든 것이 자유롭습니다.

또한, 서비스를 이용할 때와는 다르게 무슨 문제가 발생했을 때, 메일 하나 보내놓고 답답해하며 기다릴 필요 없이,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하고 알아서 고칠 수 있습니다.

2. 비용

보통 전기세를 문제 삼던데, 전 고지서를 확인해보니 전년 동월보다 평균 3,000 ~ 5,000원 더 나오더라고요.
서버 컴퓨터 가동을 시작한 달과 그전 달을 비교하는 게 조금 더 정확하겠지만, 하필 여름에 가동을 시작해서…에어컨 때문에 정확한 측정은 힘들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상술한 것처럼 서버 용량을 늘리고 싶으면 저장장치만 사면 끝나고, SSL을 유료로 구매해야 하는 특정 서비스들과는 다르게 Letsencrypt로 SSL을 무료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고치고 앉아있는 시간까지 비용에 넣으면 어떻게 될진 모르겠는데, 서비스 이용 중 문제가 생겨서 문의 넣고 답답한 마음에 기다리는 시간도 비용에 넣으면 얼추 비슷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3. 각종 제약 없음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저렴한 회선을 이용하긴 하지만, 통신사에서 차단할 만큼 어마어마한 트래픽을 사용하지만 않으면 트래픽 제한이 없습니다.

4. 인내심 향상

처음 본 해괴한 오류가 뜰 때마다 목젖까지 차오르는 육두문자를 집어삼키며 인내심을 단련할 수 있습니다.
인내하고 모든 것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삼라만상의 이치를 깨달을 기회가 주어집니다.

단점

1. Root

양날의 검입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알아서 고쳐야 하고, 뭔가 시도하고 싶은 게 있으면 알아서 공부해야 합니다.

또한, 모종의 이유로 서버의 연결이 끊기진 않았는지, 다른 이상은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며 부지런을 떨어줘야 합니다.

2. 다양한 분야의 공부가 강제됨

서버사이드 언어 공부를 위해 설치한 홈 서버인데, 생각보다 폭넓은 지식을 꾸준히 요구합니다.
다른 분야도 강제로 공부하게 하니 장점인가…싶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단점입니다.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 - 컴퓨터의 조립 및 수리가 제 몫입니다.

서버에 대한 지식 - SSL 인증서를 발급받고 443번 포트에 연결하고, 80번 포트(http://)로 들어오면 443번 포트(https://)로 리다이렉트시키는 것이나 캐싱 같은 굉장히 기초적인 작업부터 알아서 다 해야 합니다.

서버 컴퓨터에 사용 중인 OS(우분투)에 대한 지식 - 버퍼 오버플로 방지를 위해 일정 시간마다 재시작되게 하고, SSL 인증서를 자동으로 갱신하는 기초적인 자동화부터 시작해서, OS가 온갖 말썽을 부릴 때마다 구글 뒤져서 해결해줘야 합니다. GUI로 점철된 요즘 세상과 굉장히 동떨어진 터미널을 이용해야 하는 건 덤입니다만, 이건 생각보다 금방 적응되더라고요.

서버는 흔히 말하는 데스크톱 컴퓨터, 개인용 컴퓨터(PC)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메인보드, CPU, 램, 디스크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하드웨어에 운영체제(OS)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서 보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서버와 데스크톱 컴퓨터의 다른 점은 ‘설계 목적’에 있습니다. 데스크톱 컴퓨터는 일반 사용자를 위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하드웨어에서도 원활한 그래픽, 사운드를 가진 ‘멀티미디어 환경’을 제공하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반 사용자들이 컴퓨터로 일을 하거나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서버는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웹사이트 같은 ‘365일 중단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디자인 또한 서버가 가동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몇몇 부품은 하나가 고장을 일으키더라도 동일한 다른 부품이 곧바로 이를 대체할 수 있도록 이중화되어 있기도 합니다.

또한 서버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컴퓨팅 능력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기도 합니다. 서버의 컴퓨팅 능력을 결정짓는 CPU와 RAM을 여러 개 장착하여 필요에 따라 이 능력을 확장할 수 있기도 합니다. CPU는 보통 2개에서 많게는 6개 이상까지, RAM은 12개 이상을 장착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데스크톱 컴퓨터가 CPU 1개, RAM 4개가 장착된 것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원칙적으로 서버에는 높은 안정성이 요구되므로, HP, IBM, Dell과 같이 유명한 서버 제조 업체가 제공하는 정품 서버를 사용하고, 서버 전용 운영 체제를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품 서버는 서버 보증 기간을 데스크톱 컴퓨터보다 더 오래 두고 있으며, 기술지원 체계도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가비아와 같은 호스팅 업체에서는 정품 서버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데스크톱 컴퓨터도 서버의 역할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적인 승용차로 서킷 레이스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듯이, 데스크톱 컴퓨터가 서버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목적에 맞는 인프라를 적절히 선정하여, 이후 인프라를 운영함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실패 가능성을 줄여야 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가정용 나스(NAS)기기도 없었고, 이메일도 용량 30MB만 지원하고 POP3도 안되고, 심지어 닷컴붕괴와 함께 서비스종료 및 정책변경이 흔히 있었던 2002년. 불편하고 불안한 인터넷 환경속에서 내 갈길을 가겠다며 직접 이메일 서버,웹서버,FTP서버를 만들어서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k-june.com 도메인도 같이 구입하였다. 서버는 펜티엄3-450Mhz Katmai에 인터넷 회선 속도는 다운로드 10Mbps 업로드 1Mbps짜리 두루넷 케이블 모뎀이었다. 그때는 전화요금 걱정없는 전용선으로 24시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에 이것저것 꾸밀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었다. PC통신시절 호롱불,밀키웨이,곰주인같은 사설BBS 호스팅 프로그램에 비하면 아파치,MySQL,PHP는 장족의 발전이었고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했다.

그리고 얼마후 군대를 갔다. 컴퓨터를 켜둔 채로…
중간에 몇번 다운되기도 하였지만, 그럭저럭 잘 버텨주었다. 전역후에는 서버를 리눅스로 바꾸고, 그 후에 서버 업그레이드도 하고, 인터넷 회선도 FTTH광케이블로 바꾸면서 지금껏 유지시켜 왔다. 그렇게 14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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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서버 사진. 케이스는 그 유명한 3Rsystem의 소나무(R910)이다.

2. 하지만 전기요금에 대한 압박이 컸다.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은 처음부터 있었다. 한달에 2~3만원정도? 그냥 하나의 서비스 요금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긴 했다. 하지만 여름에는 에어컨 때문에 누진세의 영향을 엄청나게 받았다. 심지어 한달에 30만원 나온 적도 있었다. 지금은 서버의 파워를 80PLUS Platinum으로 바꾸고, 집안의 각종 전기제품들의 전력소모량을 정확하게 측정해서 불필요한 것들은 꺼버리고, 집안의 전구들도 전부 LED로 바꾸어서 여름에는 14만원, 그 외에는 6~7만원 정도 나온다. 그래도 혼자 사는 사람 치고는 매우 많이 나오는 편이다.

3. 그리고 집을 비웠을 때 서버가 다운되면 매우 난처했다.

이상하게도 컴퓨터 뿐만 아니라 집안의 가전제품들은 나만 없으면 고장이 난다. 다른 가전 제품이야 A/S를 맡기면 되지만 서버는 그럴 수가 없었다. 집안에 가족이 있을 때에는 전화로 서버 리셋이나 공유기 리셋을 부탁하는 경우도 자주 있었고, 전원타이머를 이용해서 자동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15분간 전원을 껐다가 켜기도 했다. 게다가 앞으로 전세계를 여행다니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해오고 있기 때문에 집안에 이렇게 신경써야 할 존재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4. 뿐만 아니라 유동IP등 여러 기술적인 제한들도 다소 불편했다.

원칙적으로 가정용 인터넷은 유동IP라서 언제든지 IP가 바뀔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WowDNS나 DNSever같은 DynamicDNS 서비스를 사용했다. 물론 KT FTTH로 바뀐 뒤에는 거의 5년동안 IP가 바뀌지 않아서 뻔뻔하게 bind9까지 설치해서 네임서버까지 돌렸다. 그리고 케이블모뎀 시절에는 속도가 비대칭이라 다운로드는 10Mbps인데 반해 업로드 속도는 1Mbps에 불과했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참 열악했는데, 그래도 56K모뎀에 비하면, 1Mbps는 T1급 회선 속도라며 위로하고 살았었다.

5. 그 사이 인터넷 세상은 구글의 등장으로 급격하게 바뀌었다.

지메일(Gmail)의 등장은 이메일계의 혁명 같은 것이었다. 당시 파격적인 용량인 1GB 메일함을 선보이면서 동시에 POP3나 IMAP같은 고급 서비스도 아무런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그 전에는 메일함이 꽉 차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비워줘야 했고, 아웃룩으로 POP3를 사용하려면 별도의 요금을 내야 했는데, 지메일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굳이 개인서버가 없더라도 편리한 인터넷환경이 점점 가능해지고 있었다.

5. 그래서 오랫동안 호스팅을 알아봤는데 여러가지 조건들이 맞지 않았다.

여러 회사의 각종 호스팅 서비스들을 알아봤는데, 조건들이 맞지 않았다.
일단 서버 입주 하는 것 자체가 1U,2U같은 랙 규격에 맞아야 하고, 데스크탑을 그대로 넣으려면 꽤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 그리고 Dedicated나 코로케이션은 너무 비싸다. 기본적으로 월 유지비가 10만원이 넘었다. 트래픽 허용량도 너무 적었고, 추가 요금도 부담스러웠다. 기업용이면 몰라도, 그저 개인 이메일 좀 받고, 소소한 블로그를 위한 웹사이트를 돌리기에는 너무 부담이 컸다.

6. 하지만 요즘 나오는 클라우드 서버호스팅은 경쟁력이 매우 높았다.

이전 글에도 썼지만, 클라우드 서버호스팅은 여러 장점이 많았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가격이 매우 저렴했다. 가볍게 스마트폰 게임하나 깔아서 현질하는 마음으로 클릭했다가 어,이거 대박이네 싶어서 순식간에 추진해서 IDC에 입주했다.

7. 홈서버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스(NAS) 한대정도는 집에 있는게 좋은 것 같다. 24시간 작동해야 하는 웹서버와 메일서버는 IDC에 넣는다 하더라도, FTP같은 것들은 WOL기능으로 필요할 때에만 켜서 작동시키면 되니까 전기요금 부담도 없다. 그리고 마인크래프트서버, 비트코인XT노드 형성, 이더리움 PoS(Proof of stake)등을 위해서도 고용량 서버 한대는 필요하다. 이 문제는 차차 생각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