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복강경 수술비용 - daejang-am boggang-gyeong susulbiyong

2012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에게 발생하는 암 중 대장암은 갑상선암, 위암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이다. 남자는 위암 다음으로 2위, 여자는 갑상선암, 유방암에 이어 3위이며, 특히 다른 암의 증가율이 대부분 하락하는 반면 대장암은 그 증가율이 지난 10년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앞으로 대장암에 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대장암 치료에 도입된 최소침습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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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시경 검사가 보편화하고 진단기법 및 보조적 치료제의 개발에 힘입어 대장암 환자의 치료 결과는 눈부신 진보가 있었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수술법은 놀랍도록 발전했다. 대장암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은 근치적 절제로 ‘고식적 개복술’과 ‘복강경 수술’ 방법이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대장암 수술에서 고식적 개복술이 시행되었는데 이는 배꼽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15~20cm 정도 크게 개복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절개 부위를 최소화해 불필요한 부위나 근육 및 신경 등의 조직에 입히는 손상을 크게 줄이는 방법인 복강경 수술을 도입해 대부분의 대장암 수술을 소화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0.5cm~1.5cm 정도의 작은 구멍(절개창)을 4~5개 뚫어 복강경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고 진행하는 수술 방법으로 창상 크기가 작고 환자에 미치는 소침습수술(Minimally invasive surgery)’이라고 불린다. 복강경 수술의 창상의 크기는 개복술보다 1/3~1/4 정도로 작아 수술 후 환자의 통증이 훨씬 적고 조기에 환자가 활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한 수술 후 흔히 발생하는 폐 합병증, 창상 감염의 빈도가 낮고 장운동의 회복 속도가 빨라 조기 퇴원이 가능해지며, 일상생활로 복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는 등 많은 장점이 있다.

복강경 수술의 발전

최초의 복강경 수술은 1987년 프랑스에서 시행된 담낭수술로 알려져 있으며, 복강경을 이용한 대장 수술은 1991년 처음으로 시도되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복강경 수술은 익히기가 힘들어 수술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며 이로 인한 심장, 폐 등에 합병증이 생기는 등 문제점이 있었다. 특히 광범위 완전 절제를 해야 하는 암 수술은 개복술보다 불완전 절제의 가능성이 크고 재발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로 적절하지 못한 치료 방법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들어 복강경 기구가 발전하고, 경험이 축적되면서 적극적으로 복강경 수술이 시도되었다. 또한, 복강경 수술이 고식적 개복술과 비교하면 종양학적 결과가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더 좋다는 학문적 뒷받침이 이루어지면서 이제는 일부 직장암을 제외한 대부분 대장암에서 복강경 수술이 고식적 개복술을 대신해 안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장암의 복강경 수술 빈도는 2008년 43.5%에서 2013년 65.7%로 급증했다.

본원은 2001년 처음으로 복강경을 이용한 대장암 수술을 시작한 이후 그 빈도가 꾸준히 늘어 2015년에는 전체 대장암 환자의 76.1%를 복강경으로 시행했다. 또한, 수술 후 발생한 합병증은 10.6%로 국내 다른 대형병원과 비교해 우수한 치료 결과를 보인다. 모든 대장암 수술을 복강경으로 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중부와 하부 직장암의 경우 개복술보다 복강경 수술의 종양 학적 결과가 우월하다는 주장이 확립되지 않았으며, 장폐색이 있는 대장암과 4기 대장암은 광범위한 완전 절제를 위해 개복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복강경 수술의 많은 장점으로 그 적응증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며, 앞으로 더 많은 대장암을 복강경 수술로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소침습수술의 진화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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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침습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기대와 외과 의사의 열망이 높아 지면서, 최근에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Single incision laparoscopic surgery)과 로봇 수술의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이란 기존의 복강경 수술에 사용되는 4~5개의 절개창 대신 하나의 절개창을 이용한 수술법을 말한다. 이 수술법은 기존 복강경 수술보다도 환자의 통증이 적고 미용상의 측면의 장점이 있지만, 수술 시간이 길어지고 진행성 대장암에서 종양학적 결과가 확립되지 않아 모든 수술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로봇 수술은 주로 중부 및 하부 직장암에 적용되는 수술로, 수술법은 복강경 수술과 비슷하나, 기존의 복강경 기구 대신 3차원의 카메라와 로봇팔을 이용한 수술법이다. 이는 복강경 수술의 장점 외에도 골반강 내에서 좀 더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으나 진행성 대장암에서의 종양학적 결과가 아직 확립되지 않았으며 수술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본원에서도 2008년부터 수술의 적응증이 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꾸준히 로봇 수술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빈도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결국, 최소침습수술의 궁극적 목표는 ‘상처 없는 수술’이다. 과연 가능할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자연 개구부 내시경 수술(NOTES, Natural Orifice Transluminal Endoscopic Surgery)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던 일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이는 입, 항문, 질 등 자연 개구부에 내시경을 넣고 장기에 구멍을 내서 진행하는 수술법이다. 아직은 의료 선진국에서조차 초기 단계이고 수술 장비 및 경험의 축적, 종양학적 결과의 안정성 등 극복해야 할 문제가 많으나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가 있다면 향후 복강경 수술을 대체할 신 의학기술로 대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소침습수술은 많은 장점이 있고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는 좋은 수술법이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일부 환자와 보호자 중에는 최신 기법의 수술이 가장 좋은 수술법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암 수술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최소 침습’이 아니라 ‘완치’이다. 환자 병의 상태에 맞는 최선의 수술법을 택해 정확하게 수술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최소침습수술로 대장암을 극복하는 방법임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글. 안병규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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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 수술과 복강경 수술 후 흉터 비교

SPECIAL THEME | 고통도, 흉터도 '최소'를 향하다 - ① 흔적을 남기지 않는 최소침습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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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기자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도입된 다빈치 로봇기기를 직접 작동시키는 체험을 해보고 있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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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최근 국내 한 대형병원에서 전립샘(전립선)암을 진단받은 환자가 있었다. 암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은 것도 잠시, 마음을 추스를 시간도 없이 의사는 옆방에서 수술 상담을 받으라며 짧게 진료를 끝냈다. 상담 내용은 이랬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개복수술은 수술비가 300만 원이며 재활치료에 3개월이 필요하지만 병원에선 3일만 입원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선택지는 로봇수술이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로봇수술은 자비 부담이 1720만 원이지만 재활을 안 해도 되고, 지금 결정해도 3개월 뒤에나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환자는 수술 날짜를 기다려야 하는 데다 비싸지만 재활치료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는 로봇수술을 선택했다고 한다.

미국과 한국에서 유독 로봇수술이 보편화하면서 현장에선 이러한 상황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환자는 개복수술과 로봇수술의 중간에 있으면서 로봇수술과 치료 효과의 차이가 거의 없는 복강경 수술에 대한 옵션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복강경 수술은 로봇수술과 마찬가지로 배에 구멍을 2, 3개 뚫고 하는 수술이지만 수술 비용은 3분의 1 정도다. 다만 로봇수술처럼 관절이 움직이지 못하는 제한점이 있어서 의사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하지만 최근엔 복강경도 로봇팔처럼 관절이 움직이는 국내 의료기기도 나와 그런 불편함이 많이 사라졌다.

로봇수술의 경우 국내에선 다빈치 로봇이 주류를 이룬다. 올 9월 말 기준 국내에 들어온 로봇수술 의료기기는 117대다. 암 환자 수 기준으로 따지면 약 17만 명당 1대로 세계적으로 한국은 로봇수술 장비가 많이 보급됐다. 국내 순수 기술로 만든 로봇인 레보아이도 있지만 절대적으로 다빈치 로봇이 많다. 국내에 도입된 지 15년이 넘었지만 로봇수술은 여전히 비보험이고 비용도 비싸다. 2020년 한 해 로봇수술이 3만2390건 이뤄졌다.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문재인 케어에 로봇수술이 포함돼 건강보험이 적용되도록 되어 있었다. 로봇수술 의료수가를 정부에서는 낮게 책정하려 하고, 의료계에선 높게 받으려고 하다 보니 보험 도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러다 보니 환자들은 암 치료나 다른 복부 질환으로 인한 로봇수술을 받으려면 1000만 원이 넘는 큰돈이 필요하다.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전액 지원이 되기 때문에 그나마 낫다.

병원 입장에선 20억∼30억 원짜리 비싼 로봇수술 장비를 도입했으니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한때 로봇수술을 1건 할 때마다 의사에게 인센티브를 책정하곤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수많은 암 수술 전문가들을 만나봤지만 기존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 로봇수술의 우수한 점이 밝혀진 부분은 거의 없다고 한다. 신장암과 전립샘암에는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것도 의견이 분분하다. 심지어 2016년 미국의사협회에선 로봇수술이 기존 복강경 수술과 효과는 비슷하나 비용은 현저하게 비싸다는 결론을 내렸고, 미국산부인과학회에선 로봇수술이 자궁절제술에 있어서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로봇수술이 상대적으로 출혈이 적고 빨리 회복되며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말하는 의사들도 있다. 그런데 로봇수술이 복강경 수술에 비해서 더 나은 수술이라고 말한 의사는 거의 없었다. 심지어 대장암 수술을 오랫동안 해온 한 명의는 본인이 대장암 수술을 받는다면 비싼 돈을 내야 하는 로봇수술보다는 기존 복강경 수술을 받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치료 효과 대비 유효성 입증이 되지 않은 수술이라는 것을 환자들에게 확실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 환자 사례처럼 로봇수술의 장점만 이야기하면서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판단은 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는 게 문제다.

정부도 로봇수술 중에서도 치료 효과가 높은 질환의 경우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라도 급여화를 우선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일본에서는 2018년 4월 로봇수술을 급여화하여 국가 보험 체계 안으로 넣고 있다. 환자들의 부담이 더 커지지 않도록 급여화하기로 했던 로봇수술을 다시 한번 점검하길 바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