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뜻 - byeol-i balam-e seuchiunda tteus

목차

  • 1 시 전문
  • 2 원문
  • 3 소개
  • 4 관련항목
  • 5 작성자 및 기여자

시 전문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원문

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안테 주어진 길을
거러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소개

윤동주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시로 별 헤는 밤, 자화상, 참회록과 같이 윤동주하면 떠오르는 시 중 하나이다.

제목인 서시는 고유한 제목이 아닌 책에서 글의 서문 대신 쓰는 시 또는, 시집의 첫 시에 해당하는 시라는 뜻이다.

서시답게 윤동주 시인의 인생의 처지와 그 각오, 사상을 관통하며, 시집 전반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우리나라 명시전집 대부분에 들어있으며,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와 나태주의 풀꽃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함께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시이다.

관련항목

항목A항목B관계비고
서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서시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시이다.

작성자 및 기여자

작성자: 우민혁

기여자:

서시를 읽고 온 몸에 소름이 돋는 이유 10

10

시적 표현 중에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문장은 윤동주 시인의 작품, 서시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아래에서 인용하기 편하게 시 본문에 행의 순서를 붙여두었습니다. 그럼 시를 천천히 음미해보시고 난 다음 본문으로 가시죠.

1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2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3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4 나는 괴로워했다.

5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6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7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8 걸어가야겠다.


9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서시

우리에게는 아주 익숙한 시인 반면에 그 느낌이 바로 와닿지는 않는 대표적인 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교과서적인 해석이 독자가 납득할 만큼 자세하지 못해서 그렇지 않나 하고 생각해봅니다. 시를 시 안에서 해석하는 내재적 해석을 먼저 충분히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만큼 여기서는 표현 자체에 집중해서 해석해보죠. 

이하는 뇌피셜이기 때문에 이 해석을 정규교과 과정의 시험답안으로 고르시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9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위 9행은 시적 화자의 고뇌를 나타낸다고 일반적으로 해석합니다. 느낌적 느낌으로는 알것 같은데 깊은 공감을 가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해보죠.

보통은 바람이 별을 스친다라고 하지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고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시인이 능동적인 의미가 아니라 수동적인 느낌이 들도록 굳이 표현한건데요. 보통의 해석에서는 그냥 시적허용이다 하고 넘어가는 편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수동의 의미를 넣은걸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움직임이 끝나는 수동의 표현을 썼으니까 별이 바람에 스치운 다음의 ‘결과’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워보죠. 별이 바람에 스치고 있어요. 바람은 대기의 흐름이죠. 그리고 대기의 일렁임은 별의 반짝임을 만들고요. 정리하면 이런 의미가 되네요.

9 오늘 밤에도 별이 반짝인다.

이렇게 이해해보면 별이 반짝인다는 현상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시로 끌어들이는 극적인 표현이 됩니다. 그런데 시인은 정말로 ‘결과’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싶었던 걸까요?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유사한 표현이 들어간 구절을 들여다봅니다. 

3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일반적으로 바라보면 잎새에 바람이 부는데 내가 왜 괴로운가 싶습니다. 그런데 위 가설에 따라 그 ‘결과’에 주의를 기울여보죠. 바람이 별을 스치면 반짝임이라는 결과를 만들고 바람이 잎새를 스치면 떨림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숨겨져있는 ‘결과’를 드러나도록 3행을 바꿔보면 아래처럼 됩니다.

3 바람이 이는 잎새의 떨림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자연스럽게 O. 헨리의 소설, 마지막 잎새가 연상됩니다. (마지막 잎새가 서시보다 이전에 발간되었습니다) 굳이 마지막 잎새가 아니더라도 떨리는 잎새는 낙엽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모습을 연상시키네요. 둘 중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든 결국 떨리는 잎새는 죽어가는 것들 중에 하나라는게 되네요.

‘결과’에 주목한 해석을 적용해서 3행과 9행을 나열해봅니다.

3 바람에 스치운 잎새의 떨림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9 바람에 스치운    별이 반짝인다.

이렇게 만들어 놓고 보니 이제서야 별의 반짝임은 별의 떨림이라는게 보이네요. 떨림과 반짝임 어떤 표현도 직접 제시하지 않고서도 그 느낌을 전하면서 찾으려고 하면 발견할 수 있도록 힌트를 만들어뒀단 말이죠. 크... 천재적인 것 같아요.

9행에서는 비어있지만 3행의 구조를 통해 별이 떨릴 때 화자의 기분이 어떨지도 짐작됩니다.

3 바람에 스치운 잎새의 떨림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9 바람에 스치운    별이 떨림에는 (하물며…)

여기까지 와서보니 교과서적인 설명이 잘 이해됩니다. 9행에서 화자는 확실히 고뇌하고 있네요.

9 오늘 밤에도 별이 떨리운다.

마지막 잎새가 떨어질때 생이 다한다면 잎새의 떨림은 생이 사그라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태까지의 해석에 따르면결국 별의 떨림도 생이 다해가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생이 사그러져 간다는 것은 곧 죽어간다는 것이니까... 별이란 생, 그 자체에요.

9 오늘 밤에도 생이 사그러져 간다.

이 해석이 맞다면 5행의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라는 건 생을 노래하는 마음이라고 해석될테고 그럼 1행에 죽는 날까지라는 표현이 왜 나오는지 비로소 이해됩니다. 별이 떨어지는 날까지라는 표현으로 바꿀 수도 있겠네요. 

여기까지 오면 서시는 생과 사 그 사이에 걸친 삶에 대한 태도를 노래한 시라는 걸 알게됩니다. 7행과 8행에서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삶의 태도가 드러나죠. 지금까지의 해석을 서시의 형태대로 배열해보겠습니다.

1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2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3 작은 죽어 가는 것에도

4 나는 괴로워했다.

5 생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6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7 그리고 나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8 살아가야겠다.

9 오늘 밤에도 생이 사그러져 간다.

그런데 2행의 마지막, 쉼표는 왜 붙여둔 걸까 하는 의문이 듭니드. 호흡을 조절하는 의미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시의 구조를 보아야 이해가 쉬웠던 만큼, 도치의 표시라고 가정해보죠. 1,2행을 떼내어 어딘가 붙여보려고 하니 마치 여기에 붙이기라도 하라는 것처럼 9행이 덩그러니 떨어져있는 것이 보입니다. 1행에서 하늘을 우러러 보는 동작이 암시되고, 9행에서 하늘에서 보이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맥락도 맞아보입니다.

(전에는)

3 작은 죽어 가는 것에도

4 나는 괴로워했다.

(하지만 이제는)

5 생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6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7 그리고 나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8 살아가야겠다.

1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2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어제 밤에도 그리고)

9 오늘 밤에도 (하루하루) 생이 사그러져 간다.

이렇게 놓고 보니 시 전체에서 딱 한 번 사용한 접속사인 그리고가 시를 두 덩어리로 나누는데요. 3456행을 하나로 묶어 외부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78129행을 하나로 묶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대구법을 사용한 것이 보입니다. 대구가 맞다는 건 4행의 괴로워했다와 8행의 살아가야겠다 라는 운율을 맞춘 걸로도 확인할 수 있네요.

위의 해석을 염두에 두시고 다시 서시의 원문을 읽어보시죠.

1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2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3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4 나는 괴로워했다.

5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6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7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8 걸어가야겠다.


9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서시

본 글은 제 이전 닉네임인 hodoo로 썼던 글을 다듬은 내용입니다. 흥분상태에서 썼던 글이라 매끄럽지 않은 표현이 거슬렸었는데 좀 다듬어보았습니다. …김에 최근 유행하는 국뽕st 제목으로 어그로를 끌었으니 부디 너그럽게 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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