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소세지 에어프라이어 - bunhong soseji eeopeulaieo

어릴 적 많이 먹어보지도 않았을 것 같은 수수부꾸미를 좋아한다거나, 요즘 마트에서는 잘 팔지도 않는 옛날 전병과자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빵보다는 떡을 좋아하며 그중에서도 인절미와 절편을 제일 좋아한다.

사실 먹는 것이라면 입맛 가리지 않고 뭐든 잘 먹는 남편이지만, 평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먹는 것과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자발적으로 먹는 것은 다를 것이다.

그러다 결혼한 지 3년 차가 되었을 무렵, 남편이 조심스럽게 한마디를 꺼냈다.

"여보, 나 미니돈까스가 먹고 싶어. 어릴 때 도시락 반찬으로 싸갔던 게 기억나서.."

거의 모든 집안일을 다 잘하는 남편이 몇 가지 못 하는 게 있는 데 그게 바로 '요리'다. 태생적으로 손이 느린 탓에 (본인 피셜 조심성 있고 신중하단다) 한 가지 요리를 완성하려면 나보다 두세 배의 시간이 더 걸린다. 맞벌이 부부의 집안일은 효율성이 전부라고 했던가, 몇 년 살아보니 결국 자기가 잘하는 분야로 자연스럽게 분업화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웬만한 요리는 내가 담당하게 되었는데, 해주는 대로 그저 다 잘 먹던 남편이 결혼 3년 만에 "이거 먹고 싶어."라는 말을 꺼냈다.

"미니 돈까스? 이마트에 있을 거야 주문해서 구워줄게."

뭐 해달라는 이야기를 잘 안 하는 사람이, 미니돈까스가 먹고 싶다고 하니까 얼마나 귀여운지. 30대 중반에 회사 부장님씩이나 돼서 미니돈까스라니. 얼른 이마트몰에서 제일 좋아 보이는 미니돈까스를 주문했다.

그런데 여기서 남편과 나의 생각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나는 국내산 등심으로 만든, 돈육함량이 높은 제일 비싼 미니돈까스를 주문해서 구워줬는데, 남편 반응이 영 시무룩한 거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편이 원했던 건 정말 그 어린 시절 초등학교 도시락 반찬으로 싸갔던 밀가루 함량 높은 불량식품 맛 미니돈까스가 먹고 싶은 거였다.

"여보, 이게 더 건강에 좋고 맛있는 거야"라고 달래긴 했지만, 왜 그때 그 시절 미니돈까스가 먹고 싶었던 건지 나는 아직도 알 수가 없다.

미니돈까스 사건은 더 발전해 분홍소세지 사건이 되기도 했다.

남편이 분홍소세지를 먹고 싶다고 하면, 나는 으레 두부봉이나 독일에서 만들어진 진짜 소세지를 주문했지만, 남편이 원하는 건 여전히 그 어린 시절 케첩 찍어먹는, 사실 진짜 소세지도 아닌 그 분홍 소세지가 먹고 싶은 거였다.


분홍 소세지 에어프라이어 - bunhong soseji eeopeulai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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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텐 카드 2장째 신청하면 포인트 6천 준다길래 받았더니 포인트 유통기한이 1개월....

뭐 사고싶은 것도 없고 그렇다고 버리기엔 아깝고, 좀 보다가 에라 모르겠다 꼬치 자동회전 불판이나 샀습니다

그 뭐냐...양꼬치 집에서 보는 그거 있잖아요? 꼬치가 지혼자 굴러가는 거

플러스 알파로 위에 불판도 있어서 다른 고기가 가니쉬를 구울 수 있다더군요, 그래서 샀어요 ㅎ



주말에 늦잠 자다가 택배에 강제기상하고 보니....이거 생각보다 되게 크네

음식에 취미 들이고 요구르트 메이커, 에어 프라이어, 압력솥, 믹서기, 저온조리기....에 추가로 이 불판입니다, 이거 패밀리 사이즈 아닝가

정석인 닭꼬치로 할까, 이것저것 고민하다가....처음은 꼬치는 편하게 소시지로 하고, 고기 먹을 때 좋아하는 버섯 위주로 땡겨 왔습니다



버섯이야 손으로 대충 손질하고 버려도 되고, 꼬치엔 먹을 만치만 소시지 꿰어 줬네요, 한 번 손 찔러서 마이 아파;;; ㅠ

기계에 넣어보니 이야...이거 진짜 양꼬치 집에서 보던 자동회전입니다, 세상 편하네요 이거.

로티세리의 역사는 길고, 고기 굽는데 돌려주는 게 워낙 중요하니 아동을 쓰거나 심지어 동물을 쓰기도 했는데, 현대 사회는 참 편합니다 ㅎ



좀 남아있던 콘비프로 불판에 기름칠 좀 하고 버섯 구웠습니다, 불판에 구워먹는 버섯이야말로 진리

꼬치는 대충 2초 쯤에 45도쯤 돌아가네요, 뭐 그런 건 안 중요하고 내가 신경 안 써도 고기가 잘 구워지는 게 중요한 거죠 !

양송이에 고인 물은 그냥 물이라지만...버섯엑기스 맛있습니다 ㅎ 새송이는 구워먹을 땐 항상 고릅니다

온도는 240도에서 80도로 조정 가능해서 다 익으면 보온으로 80도 땡기고 그냥 두어도 되네요, 그러라고 있는 기능이고 ㅎㅎ 나름 즐길 수는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