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160131 다시보기 - bogmyeongawang 160131 dasibogi

2016년 1월 31일은 몇 년 만에 TV를 보기 위해 어떤 약속도 잡지 않는 일요일 오후를 만들게 된 날이다.

한마디로 두운트이히에게는 역사적인 날이라는 거지.

이날의 복면가왕을 안보았더라면 내생애에 국카스텐을 쫓아서 전국일주를 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을 거다.

우리동네음악대장이 보여주는 반전의 반전 앞에서 나는 두 무릎을 꿇고 음악대장의 추종자가 되어 버렸다.

22대 가왕이 결정되는 날인 2016년 1월 31일의 복면가왕

(다시보기로 보았는데 영상캡쳐는 보안정책 때문에 불가능했다. 그래서 텍스트로 대신한다.)

지난 주에 두드러지게 노래를 잘 하는 가수가 없었기에 #캣츠걸의 6차 방어전이 성공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시청자가 대부분이었는지 네티즌의 예상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캣츠걸 48%

네모의 꿈 25%

음악대장 14%

음악대장이 지난 주에 <토요일은 밤이 좋아>를 헐렁하게 부르고도 14%를 받은 건 대단한데?

2라운드의 음악대장 무대

음악대장 VS 철이다.

음악대장은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을 불렀다.

유영석은 "완전 다를 것 같애."라며 음악대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한다.

음악대장이 낮은 목소리로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을 부르는 순간,

허흡!

나는 깜짝 놀랐다.

지난 주에 여자일지로 모른다고 추측했던 사람인데 어떻게 목소리가 저렇게 다르지?

음악대장은 첫소절만으로도 나를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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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끝날 때까지 특별한 고음이 없이 나긋하게 불렀음에도 음악대장은 강한 집중력을 갖게 했다.

민물장어의 꿈이 이렇게 멋있는 노래였던가!

http://naver.me/xzkPUurR

1라운드와 전혀 다른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음악대장을 향한 판정단의 놀라움도 나만큼이나 큰 듯 햇다.

김구라: 누구야?

김현철: 몰~라(ㅋㅋㅋㅋ 알았으면서)

조장혁 : 전율 오게 만드는 목소리인데?

노래를 마친 음악대장은 뜬금없이 병정처럼 절도있게 퇴장한다. 이 모습을 본

김구라: 아아~ 미치겠어. 저사람 뭐야?

김형석: 너무 쎈데~

철이의 2라운드 노래까지 끝나고 판정단의 평가가 있다.

입을 다물지 못했던 김현철은 "지난 주에 형석이형이랑 저랑 여자라고 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운을 뗀 후 신해철씨 때문에 음악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신해철화 되었다는 찬사를 보낸다. 신해철씨가 다시 무대에 오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왜 그렇게 걷느냐는 질문에 음악대장은

"제 복장이 병사 복장이라서 늠름해 보이고 싶었어요."

ㅋㅋㅋㅋ 지금은 늠름함을 믿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꼬마병정으로만 보여서 '늠름함'이라는 단어는 너무 동떨어지게 들렸다.

장기를 보여주는 시간에 프레디 머큐리 같은 노래를 들려달라고 하자 센스있는 김성주가 얼른 말을 돌려 성대모사로 방향을 돌린다.

음악대장은 저팔계와 맥주 마시는 소리를 냈는데, 아무리 다시 들어도 #하현우 같지가 않다. ㅋㅋㅋㅋ

육성재: 가왕 되실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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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의 결과는 음악대장 62: 철이 37 표로 음악대장의 승리다.

결과를 본 음악대장이 아자! 하며 깨방정을 떤 후 90도 폴더인사를 한다.

이 모습은 제법 하현우 같다. ㅎㅎ

음악대장과 하현우를 비교하며 보고 있자니 복면가왕을 다시보는 재미가 꽤 크다.

2라운드를 승리한 음악대장 신이 나서

"기분 너무 좋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캣츠걸, 기다려라!"

라고 가왕 캣츠걸에게 자신만만한 도전장을 내민다.

3라운드는 네모의 꿈 VS 음악대장이다.

음악대장은 또 병정걸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음악대장을 흉내내며 너무 좋아하는 이윤석 ㅋㅋㅋ 이미 하현우인 걸 알고 있었던 듯 하다.

3라운드에 오른 음악대장은

"세 곡을 다 부르고 집에 가는 게 제 목표인데 오늘 이루게 돼서 정말 행복합니다.

(ㅎㅎㅎ 이때는 정말 행복했었겠지요. 그런데 이후로 5개월 동안 집에 갈 수 없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국카스텐 공연을 통해 하현우를 많이 알고 난 후 복면가왕을 다시보면서 혼자서 킥킥킥 많이도 웃는다.)

그런데 여기까지 왔으니까 저~어~기 의자에 좀 앉고 싶어요.

이번에는 제 모든 장기와 영혼을 다 빼서 노래를 할 거예요."

맞아, 음악대장이 저런 말도 했었지.

결국 국카스텐의 하현우와 음악대장이 한사람이었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다.

비장한 각오를 말한 음악대장이 부른 3라운드 노래는!!!

Lazenca, Save Us!!!

바로 그 역사적인 노래이다.

http://naver.me/FnYZ5GO7

이때 복면가왕을 본방으로 보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고, 까무러칠 것 같았던 놀라움을 도저히 잊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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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정녕 지난 주에 여자로 보였던 그 미성의 소유자란 말인가!

첫 샤우팅에서 그냥 음악대장의 노예가 되어 버렸다.

패널들의 표정 그 이상이 내 표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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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꿇고 엎드려 숭고한 신앙심으로 가득찬다.

오직 우리동네 음악대장을 숭배하리라!

라젠카라는 노래를 이날 처음 들었는데 아마도 지배자의 노래와 같은 강렬한 가사와 락스피릿이 더 무릎을 꿇게 했는지도 모른다.

이제 나의 안중에 캣츠걸은 없다. 무조건 음악대장이 가왕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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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판정단과 관객, 시청자들을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버린 음악대장은 의외로 노래를 끝내자 아주 침착하게 자세를 모으더니 거수경례를 한다.

판정단은 다들

대애박!!

뭐야, 뭐야, 뭐야!! 대박!

누구냐?

몰라~

누구든 상관없어!

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캣츠걸까지도 엄지척!을 해준다.

유영석: 우리동네음악대장인데 전국구네요. 캣츠걸이 할 수 없는 장르를 했네. 어떻게 1라운드, 2라운드, 3라운드 같은 복장에 다른 세 사람이 들어 있는 것 같은.. 어떻게 그런 새로움을 계속 보여주죠, 한사람이? (내 말이 그 말이다. 이게 한 사람이라니 말도 안된다!)

김구라: 군대로 얘기하면 육,해, 공이 다 동원이 된..

김형석: 이 전에 두 번의 무대는 트릭이었어요. 너무나 피를 끓게 하는 무대였어요. 더군다나 샤우팅할 때 목을 깨끗하게도 냈다가 목을 긁기도 하는 아주 자유자재로 창법을 낼 수 있는 최고의 실력파 가수입니다. 아, 기대됩니다!

이윤석: 샤유팅 한 방에 접신, 아, 락신이 오셨다, 락신이!! 이럴 수가!! 으아~~ 폐활량에 이어서 라젠카까지 부른 것은 저를 두 번 죽이려고 작정한 게 아닌가 하는데. 음악대장님은 김경호씨보다는 가늘고 김종서씨보다는 굵은데 거기에 신해철 정신을 가미할 줄 아는.. 단순히 고음만 내지른 것이 아니라 거기에 어떤 락의 정신을 가미할 줄 아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는 분이 아닌가.. 복면가왕에서 이 라젠카 세이브 어스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정말 행운이고,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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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찬사를 듣고난 후의 투표결과는

네모의꿈 8표 : 음악대장 91표

압도적인 승리다!!!

유영석: 아, 그렇지, 음악대장, 그렇지!!

김성주: 복면가왕 3라운드 역사상 가장 많은 득표입니다. 91표.

#복면가왕사상최다득표

음악대장은 다음과 같이 소감을 이야기한다.

"예상했던 거에 비해서 상상도 못할만큼 반응이 좋아서 저도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음악대장은 가왕을 결정하는 최종 결과를 앞두고는 다소 긴장을 한 듯도 하다.

6연승에 도전하는 캣츠걸.

나를 복면가왕과 만나게 해준 장본인인데 불과 2주만에 캣츠걸보다 음악대장을 응원하게 되다니..

어쩌면 내가 캣츠걸을 만난 건 음악대장을 만나기 위한 필연이었는지도 모른다. 캣츠걸로 인해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을 본방사수 할 수 있었으니...

조장혁: 정말 락이라는 게 하늘에서 떨어진 큰 돌덩이를 머리에 맞은 것 같은 음악이라는 걸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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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씨 이후 28주 만에 남성가왕의 등극이 될 수도 있다는 김성주의 멘트가 있고 난 후

"22대 복면가왕은 바~~아~~로!!!"라고 외치는데 음악대장의 승리를 의심하지는 않았으나 나도 바짝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과는!!!

음악대장 77표 VS 캣츠걸 22표

역시 압도적인 표차이다.

어리버리 음악대장은 황금가면과 황금가운을 입고는 마이크를 턱에다 대고 소감을 이야기한다. ㅋㅋㅋㅋ

진심 귀엽다.

"제가 가왕이 될 수 있었다는 거는 가왕님께서 저에게 자리를 물려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감사하게도 제가 자리를 빼앗을 게 아니라 자리를 물려 받은 느낌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처음으로 병정걸음이 아닌 어리버리 걸음거리로 퇴장을 한 음악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 자리 정말 한 번 앉아보고 싶긴 했거든요. 잘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기왕 올라온 거 뭔가 다양한 무대를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차에 타면서 양손으로 빠이~빠이를 한 음악대장은 양손으로 엄지척!을 하며 떠났다.

이 모습에서만큼은 영락없는 하현우다. ㅎㅎㅎ

다다음주에는 음악대장이 어떤 노래를 들고 나올까.

왜 가왕전은 2주 마다 있는 거야~~!!!ㅠ.ㅠ.ㅠ...

음악대장의 노래를 듣기 위해 2주나 기다려야 한다는 게 괴롭기 시작했다.

라젠카 영상이 올라오자마자 하루종일 그 노래만 감상해야 겠다는 각오를 하며 잠이 들 때까지 음악대장때문에 가슴이 사정없이 뛰던 2016년 1월 31일..

지금 생각해 보아도 그날이 참으로 좋았다!

이후로는 더 행복한 날들의 연속이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