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 미고 를 위하여 - alla migo leul wihayeo

파이널판타지14(FINAL FANTASY XIV)

Updated for 5.45 업데이트 일자 :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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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모험 ]

메나고: 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은 자유…….
다시는 놓치지 않도록 소중하게 지킬래요.


리세: 잘 하고 있나 보러 와줬구나?
리세: 알라미고에서 있었던 결전이 끝나고 나서,
조금씩이지만 새로운 나라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어.
그런데 이게 참 어려운 일투성이더라고…….
리세: 히엔이라는 주군이 있는 도마랑은 다르게,
알라미고에는 절대적인 지도자가 없잖아.
리세: 제국이 쳐들어오기 전에는 알라미고에도 왕이 있었지만,
마지막 왕이었던 테오도리크가 무자비한 폭군이었거든…….
메나고: 그래서 알라미고에는
왕정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새로운 나라를 어떤 형태로 만들어야 할지…….
리세: 당연한 일이지만 의견이 분분해.
리세: 당분간은 라우반 국장님과 동맹군의 도움을 받으면서
새로운 체제에 대해 의논해봐야 할 것 같아.
그것 때문에 오늘도 회의가 있어서 시가지에 가 봐야 돼.
리세: 뭐, 힘들지만 알라미고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니까,
열심히 해야지!
리세: 그럼, 나고.
경비는 너한테 맡길게. 잘 부탁해!
메나고: 알았어!
아렌발드: 오, 마침 잘 만났다!
안 그래도 찾고 있었거든.
아렌발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거 없어. 나쁜 소식도 아니고…….
아, 그래도 다른 데서 얘기하는 게 좋겠다.
잠깐 따라와 줄래?

[ 전설을 따라 ]
아렌발드: 얘기하려던 건 새로운 모험에 대해서야.
아렌발드: 우리는 '새벽'의 일원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모험가잖아?
아렌발드: 소원이었던 알라미고 해방도 이뤄졌고
제국과의 싸움도 일단락이 됐으니까,
슬슬 다시 모험을 시작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아렌발드: 게다가, 아주 솔깃한 정보가 들어왔거든.
알피노도 불러서 셋이 함께 가보자고!
아렌발드: 그럼 나는 바로 알피노를 찾아올게.
아렌발드: 어디 보자…….
에테라이트 광장 근처가 좋겠군. 거기서 기다려 줄래?
그럼 이따 보자!

알피노: 많이 기다렸나, 라큠?
재미있는 모험을 할 수 있다고 해서 갑자기 끌려왔네만…….
대체 무슨 일인가?
아렌발드: 여기서부터 내가 설명하지.
우선 간단하게 알라미고 역사부터 공부해 볼까?
좀 졸릴지도 모르지만 잘 들어봐.
아렌발드: 갈레말 제국이 침략해오기 전……
당시 왕정 체제였던 알라미고에는 테오도리크라는 왕이 있었어.
알피노: 무척이나 악명 높은 왕이었다지?
사상 최악의 폭군이라 전해진다던데…….
아렌발드: 그래, 맞아.
국교였던 '랄거 성도교'의 몽크들과 대립한 끝에
랄거의 손길을 불바다로 만든 것도 폐왕 테오도리크야.
아렌발드: 그걸로도 모자라 말년에는 심한 불신감에 빠져서
자기 왕위를 넘본다면서 왕위 계승권을 지닌 왕족을
닥치는 대로 처형했다더군.
아렌발드: 그때 처형된 왕족들의 재산은 왕에게 몰수 당해서
알라미고 왕궁으로 옮겨졌다고 해.
이게 바로 '폐왕의 황금' 전설이야.
알피노: 그렇군…….
자네가 말한 모험이 어떤 건지 알 것 같네.
사라진 '폐왕의 황금'을 찾자는 거지?
아렌발드: 바로 그거야!
알피노: 그런데 잠깐.
그 전설은 알라미고에서는 유명한 이야기 아닌가?
이미 찾으러 나선 사람들이 있을 텐데…….
아렌발드: 물론 우리보다 먼저 움직인 녀석들은 많이 있었지.
알라미고를 탈환한 직후부터 상당수의 투사들이
보물을 손에 넣으려고 왕궁을 수색했다고 하니까.
아렌발드: 하지만 밤새도록 뒤졌는데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서
'폐왕의 황금' 전설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지.
알피노: 말은 그렇게 해도, 자네 눈이 기대에 가득 차 있는데?
아렌발드: 그게 바로 모험심이라는 거 아니겠어?
어때? 우리 셋이서 '폐왕의 황금'을 찾아보자고!
아렌발드: 보물을 찾으면 그야말로 봉 잡은 거고.
만약 못 찾아도 기분 전환이라 치면 나쁘지 않잖아?
알피노: 도마와 알라미고가 해방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른 식민지에서도 독립운동의 조짐이 커지는 듯해.
달마스카에서는 대규모 반란이 일어났다고도 하고.
알피노: 그게 사실이라면 제국도 당장은 움직일 수 없을 걸세.
기분 전환으로 모험을 한다면, 지금이 좋은 기회이긴 하지.
그런데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계획은 있나?
아렌발드: 먼저 찾으러 나선 사람들을 보고 생각했는데
무턱대고 왕궁을 뒤지는 건 비효율적인 것 같아.
꾸준히 탐문 조사를 하며 정보를 모으는 수밖에 없겠지.
알피노: 즉, 정해 놓은 건 없다, 이 말이군.
아렌발드: 하하하, 말하자면 그런 셈이지!
알피노: 거참. 그럼 이렇게 하세.
나는 지금부터 에오르제아 동맹군의 정보 부문을 찾아가서
그들이 압수한 제국군의 기록을 뒤져보겠네.
알피노: 만약 제국군이 침략 직후에 보물을 발견했다면
그 공적을 기록해뒀을 테니까.
알피노: 그동안 두 사람은
왕정 시대에 왕궁에서 일했던 하인과 관리를 찾아보게.
알피노: 20년 전에 성인이었던 40대 이상인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서
테오도리크가 일삼은 왕족 말살에서 살아남은 사람을 찾아내게.
그리고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정보를 모아주었으면 하네.
알피노: 어디 보자…… 아렌발드는 변방지대와 산악지대의 마을에서,
라큠은 알라미고인 거주구에서
각자 정보를 모아주게.
아렌발드: 헤헷, 역시 알피노를 끌어들이길 잘했어!
그럼 정보 수집이 끝나면 알라미고인 거주구에 있는
'길바르드 문' 부근에서 집합하기로 하고…… 행동 개시!

[ 폐왕의 황금 ]

오리올: 음? 넌 타지에서 온 사람이구나.
이렇게 말을 거는 걸 보니 여기에 흥미가 있나 봐?
그렇다면 내가 설명해 줄게.
오리올: 이곳은 '알라미고인 거주구'야.
성채도시 알라미고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생긴 구역이지.
그렇다고 가장 좋은 구역은 아니야.
오리올: 알라미고 도시 안에서는 왕궁에 가까운 구역일수록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사는데
왕궁에서 가장 먼 이곳은 원래부터 노동자 거주지였어.
오리올: 그 후 제국이 처들어오면서, 우리처럼 시민권도 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이곳에 밀어넣은 거야.
오리올: 하지만 해방한 후에도 나가지 않는 이유는
여기서 맺은 끈끈한 인연 때문이지.
이곳을 새로운 도시로 만드는 게 지금 우리의 목표야!
오리올: 보다시피 하찮은 '비둘기'야.
아니, 정확히는…… 비둘기'였었지'.
오리올: 비둘기란, 제국 시민권을 얻지 못한
'안' 계급의 식민지 사람들을 비하하는 명칭이야…….
거만한 제국 녀석들은 우리를 차별해서 일부러 그렇게 부르지.
오리올: 하지만 이제 우리는 자유의 몸이 됐어.
우리를 '비둘기'나 '안'이라고 못 불러!
나는 그리핀 깃발 아래 자유로운 알라미고 사람이야!

고원 부족 중년 남성: ……왕궁에서 일한 적이 있냐고?
아니, 그런 경험은 없다.
고원 부족 중년 남성: 그 당시의 왕은 말도 못하게 잔혹했거든.
신성한 예배단이라는 곳에서 종종 공개 처형이 열렸는데,
자기를 거역한 사람들을 예배단 꼭대기에서 떨어뜨리는 거야.
고원 부족 중년 남성: 그런 무시무시한 왕이 사는 왕궁에서
누가 일을 하고 싶겠어?
불꽃지킴이족 중년 여성: 어머, 옛날이야기를 듣고 싶니?
제국군이 오기 전에는 테오도리크라는 왕이
알라미고를 다스렸는데 말이야…….
불꽃지킴이족 중년 여성: 그 왕은 공개 처형을 하러 밖으로 나올 때 아니면
얼굴 보기도 힘들었어…….
그런데 나중에는 그 자리에도 나오지 않더구나.
불꽃지킴이족 중년 여성: 듣기로는 암살당할까 봐 두려워서 왕궁에 처박혀 있었다더라.
나도 왕궁에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는데,
물론 무서워서 거절했단다.
불꽃지킴이족 중년 남성: ……왕정 시대에 왕궁을 드나들었던 사람을 찾고 있다고?
그렇다면 제대로 찾아왔군.
난 젊을 때 왕궁 경비를 담당하는 위병이었거든.
불꽃지킴이족 중년 남성: 솔직히 그땐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았어.
밤만 되면 왕궁 안에서 무시무시한 비명이 날마다 들려오더라고.
하지만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나는 몰라.
불꽃지킴이족 중년 남성: 난 위병이라 그저 문 앞에 계속 서 있었을 뿐이야.
당시에 왕궁 안에서 일어난 일을 알고 싶다면
이 앞에 사는, 전직 서기관 '에르놀드' 씨를 찾아가 봐.


에르놀드: 내가 에르놀드다만…… 무슨 일인가?
에르놀드: 흐음, 테오도리크 왕 시절에
왕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고 싶다고…….
그래, 드디어 미래를 위해 과거를 떠올릴 때가 온 것 같군.
에르놀드: 좋네, 잠깐 옛날이야기를 해주지.
왕위를 빼앗긴다고 착각한 테오도리크 왕이
왕족을 잇따라 처형했다는 사실은 자네도 알고 있겠지?
에르놀드: 헌데 얼마 안 있어 왕은 공개 처형보다
훨씬 끔찍한 처형 방법을 생각해냈다네…….
에르놀드: 잡아온 왕족들에게, 궁정 주술사를 시켜 저주를 걸어서
괴물 같은 모습으로 바꿔버린 것이지!
그 후 변이한 자들을 지하로 떨어뜨려서…….
에르놀드: 아아, 생각만으로도 몸서리가 나는구먼!
그런 끔찍한 일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왕정을 부활시켜서는 안 되네…… 난 그렇게 생각해.

-

알피노: 정보 수집을 다 마친 모양이군.
우리도 방금 막 도착했다네.
아렌발드: 자, 그럼
수집한 정보를 공유해볼까?
알피노: 그럼 내가 먼저 하지…….
제국군의 기록을 살펴봤지만, '폐왕의 황금'과 연관이 있을 법한
보물이 발견된 기록은 없었네.
알피노: 물론 단순히 공식적인 기록을 남기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제국군이 약탈했을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봐야겠지.
알피노: 라큠은 어땠나?
알피노: 테오도리크가 궁중 주술사를 시켜
왕족을 괴물로 변이시키고 지하로 떨어뜨렸다고!?
아렌발드: 그러고 보니, 내가 알라기리에서 이야기를 들은 영감님도
왕궁 지하에 죄인을 수용하는 감옥이 있었다고 했어.
하지만 괴물 얘기는 안 하던데?
알피노: 제국군의 기록에도
왕궁 내에 괴물이 있었다는 내용은 없었네만…….
아렌발드: 라큠이 이야기를 들은
에르놀드라는 사람이 허풍이라도 떨었다는 건가?
아렌발드: 거짓말일지도 모른다면
이 정보는 별 도움이 안 되겠네…….
알피노: 아니, 잠깐…….
'폐왕의 황금'이 어디에 있는지 알 것 같군.
하지만 그 가설을 알려주기 전에 확인할 게 있네.
알피노: 아렌발드, 자네는 왜 '폐왕의 황금'을 찾으려는 건가?
이 모험에 도전하는 진짜 이유를 알려 주게.
아렌발드: ……단순히 흥미로 물어보는 건 아닌 것 같군.
아렌발드: 내 아버지는 제국군에 소속돼 있던 갈레안인이야.
알라미고인 어머니 입장에서 원하지 않는 자식이었다고 하면
자세한 사정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겠지?
아렌발드: 성장하면서 내 몸에 갈레안족의 특징인
제3의 눈이 나타날 징후가 보이자, 어머니는 칼을 들었지…….
내가 얼굴에 전투 화장을 한 건 그때 상처를 감추기 위해서이기도 해.
아렌발드: 결국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나는
알라미고 시내 뒷골목에서 고아로 자랐어.
구걸, 도둑질, 강도…… 살기 위해서는 뭐든 했어…….
아렌발드: 하지만 그런 생활에 싫증이 나서 고향을 떠났지.
망명 희망자 집단에 섞여서 장성을 넘어 모험가가 되었고……
여기저기 헤매다가 '새벽'에 몸을 두게 되었어.
아렌발드: 어쨌든 나는, 사람은 가난 때문에 변해버린다는 걸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아렌발드: 난 끼니를 위해 죄 없는 사람을 해치고 다니는
한심하고 끔찍한 짓을 저질렀어.
그래서 더욱…… 가난한 동포를 위해 보물을 손에 넣고 싶어!
알피노: 하기 힘든 얘기를 해줘서 고맙네.
덕분에 자네의 진심을 잘 알았어.
알피노: 그러니 라큠,
우리도 아렌발드의 뜨거운 열정에 부응하는 게 어떤가.
보상은 두근거리는 모험이고…… 발견한 보물은 기부하는 거야!
알피노: 결정됐군!
그럼 알려주겠네…… '폐왕의 황금'이 있는 곳을!
아렌발드: 자, 알피노 선생님의 가설을 들어보자고.
알피노: 그럼 내 가설을 말해주지……
하지만 그 전에 밖으로 나가는 게 좋겠군.
아렌발드: ……그래, 도시 안에서는 누가 들을지 모르니까!
알피노: 아니, 그런 이유는 아니었네만.
어쨌든 '로흐 셀 호수' 남쪽 기슭으로 같이 가세.
가설은 거기서 설명할 테니.
알라미고 해방군 위병: 이 문을 다시 여는 날이 올 줄이야…….
자, 밖으로 나갈래?

아렌발드: 자, 어서 가르쳐줘!
'폐왕의 황금'이 있는 곳을 말이야!
알피노: 뜸 들여서 미안하네.
장소를 바꾼 건 호수를 보면서 설명하고 싶었기 때문일세.
알피노: 지금은 염호가 돼버렸지만, 먼 옛날 이곳은 계곡이었지.
제5성력 시대에는 '스칼라'라는 도시가 존재했었어.
알피노: 하지만 스칼라는 전쟁으로 멸망했고……
그 폐허마저 '제6재해' 때 대홍수로 물속에 가라앉고 말았네.
그렇게 생겨난 것이 눈앞에 보이는 로흐 셀 호수지.
알피노: 즉, 괴물을 떨어뜨렸다는 왕궁의 지하란
감옥이 아니라 땅속 깊은 곳에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스칼라의 옛터가 아닐까 싶네.
알피노: 괴물을 일부러 산 채로 떨어뜨린 이유는
지하 유적을 위험한 장소로 만들 필요가 있어서고…….
아렌발드: '폐왕의 황금'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삼으려고
괴물을 지하에 풀어놨단 얘기야!?
알피노: 바로 그걸세.
그리고 궁중 주술사가 얽혀있다면,
지하 유적으로 통하는 입구는 마법으로 숨겨뒀을 가능성이 높지.
아렌발드: 침략한 제국군과 해방 직후 수색에 나선 선발대가
보물을 찾지 못한 이유가 그거였구나!
알피노: 나와 아렌발드는 다시 한번 왕궁 안을 살펴보겠네.
라큠은 잠수를 잘하니까
물속에서 침입 가능한 경로가 있는지 찾아봐주게!

알피노의 목소리: 여기는 알피노.
왕궁 지하 감옥 구석에서 마법으로 감춰진 입구를 발견했네.
라큠, 그쪽은 어떤가?
알피노의 목소리: 오…… 그쪽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문을 발견했다고!?
그럼 자네는 그대로 수중 경로를 통해서 공략해주게.
나와 아렌발드도 이쪽에서 지하 유적으로 향할 테니.
아렌발드의 목소리: 괜한 충고일지 모르겠지만, 부디 몸조심해라.
그리고, 누가 먼저 보물을 발견할지…… 시합하는 거야!

알피노: 아, 아렌발드, 자네 괜찮나?
아렌발드: 어, 괜찮은 것 같다…….
알피노: 와, 왔나…….
서로 같은 곳으로 연결돼 있었나 보군.
알피노: 우리는 괴물들에게 쫓겨다니느라
엄청나게 고생했네만, 자네는 괜찮았나?
알피노: 그렇군……. 자네 쪽에도 괴물이 있었다고.
폭군 테오도리크에 의해 마물로 변해버렸다는 왕족들이
바로 그 괴물들이었나 보군.
아렌발드: 아무튼 간에 고생한 보람은 있다. 그렇지?
알피노: 그러게 말일세…….
이렇게 많은 보물이 잠들어 있을 줄이야…….
아렌발드: 리세랑 알라미고 사람들도 다들 기뻐할 거야!
우리의 모험은 대성공이었어!


아렌발드: 지하 유적 안은 어둡고 축축한 데다
징그러운 생물들이 득실거리더라고.
모험하는 느낌이 물씬 나던걸.
알피노: 이거 원, 나와 아렌발드도 최선을 다했지만
역시 라큠은 모험가로서도 최고로군.
보기 좋게 선수를 빼앗겼어.
아렌발드: 그렇지만 귀한 광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
알피노: 맞는 말일세.
왕족의 재산이라지만 그렇게 많은 보물이 있을 줄은…….
아렌발드: 보물도 보물이지만, 내 말은 그게 아니라
뭉실뭉실한 사령을 보고 알피노가 얼마나 당황하던지.
라큠, 좀 들어 봐. 알피노가 글쎄…….
알피노: 거, 거기까지……!
어쨌든 모두 무사히 '폐왕의 황금'을 발견했으니
그걸로 된 거 아니겠나!
아렌발드: 농담은 그만하고, 모처럼 좋은 소식이 생겼으니
'폐왕의 황금'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리세한테도 알려주지 않을래?
알피노: 그래야지. 틀림없이 기뻐할 걸세.
회의 때문에 시가지에 와 있을 테니
'리세'를 찾아보세나.

[ 복수와 정의 ]
리세: 별일도 다 있네.
웬일로 셋이 뭉쳤어?
아렌발드: 리세한테 알려주고 싶은 일이 있어.
라큠이 엄청난 걸 발견했거든.
리세: 폐왕 테오도리크가 숨긴 보물을 발견했다고?
정말 대단한데!?
아렌발드: 그런데, 그 보물을 말이야……
가난 때문에 고생하는 알라미고 사람들을 위해 써줬으면 해.
리세: 아렌발드…….
알피노: 왕궁 지하 감옥에서 보물이 있는 곳으로 가는 지도도 만들어 뒀네.
나중에 해방군 투사 중에서 신뢰할 만한 이들을 선발해서
회수하러 보내주면 고맙겠어.
리세: 알았어.
당신들의 마음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할게.
어떻게 쓸지 열심히 생각해봐야겠네.
아렌발드: 고맙다.
아렌발드: 그리고 제안할 게 하나 더 있어.
'폐왕의 황금'을 자본 삼아서 알라미고를 지원하는 계획을
알피노가 검토해주면 좋겠는데, 괜찮을까?
아렌발드: 나는 세세한 걸 잘 못하는 성격인 데다 배운 것도 없어.
그저 돈만 뿌린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건 아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될지는 도통 모르겠거든.
리세: 좋은 생각이야.
……나도 부탁할게.
중립인 '새벽' 입장에서 계획안을 만들어줬으면 해.
알피노: ……알았네. 내가 맡지.
해방군 투사: 리세 대장님!
긴급 사태입니다!
리세: 우선 진정하고…….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해방군 투사: 해방군에게 항의할 것이 있다며
시민들이 몰려들어 아우성입니다.
일단은 빨리 현장으로 와주십시오!

메나고: 여러분, 제발 진정하세요!
문신을 한 남자: 지금 진정하게 생겼냐!?
여기 있는 거 다 알고 왔어!
흥분한 시민: 그 매국노를 우리 앞에 끌어다 놓으라고!
격앙된 시민: 끌어내라, 끌어내!
리세: 이건……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메나고: 어디서 새어 나갔는지 모르겠지만,
포르돌라가 여기 갇혀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고
다들 몰려왔어.
문신을 한 남자: 역시 그 '해골의 처형인'이 여기 있다는 게 사실이었구만!?
문신을 한 남자: 너희는 대체 뭘 꾸물거리고 있는 거야?!
그년을 당장 끌고 나와!
우리가 직접, 갈기갈기 찢어 죽일 테니까!
리세: 찢어 죽이겠다니…….
그러면 제국이랑 똑같은 짓을 하는 거예요!
다들 좀 침착하게 생각해 봐요!
흥분한 시민: 침착하라고!?
해골연대가 내 약혼자를 죽였는데?!
난 원수를 갚아야겠어!
격앙된 시민: 우리 아버지도 죽였다고!
문신을 한 남자: 그 여자는 매국노에다 살인자야!
너희 해방군 사람들도 수없이 죽였을 텐데,
왜 그렇게 숨겨주려는 거야?!
???: 이런…….
소란이 일어났다기에 와봤더니…….
라우반: 알라미고의 동포들이여, 들어주십시오!
라우반: 여러분의 분노, 한탄, 슬픔 모두,
저에게도 똑같이 느껴집니다.
라우반: 가슴에 사무쳐서……
마음이 아픈 것도 다 이해합니다.
라우반: 하지만 잊지 마십시오!
제국군에게 끌려가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기다리는 가족, 친구, 연인들이 있습니다!
라우반: 행방불명된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아내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라우반: 복수, 또는 정의를 실현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저도 잘 압니다.
라우반: 하지만 결단을 내리기 전에,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죽이는 건 쉽지만, 죽은 자에게는 아무것도 물을 수 없습니다!
라우반: 우리 알라미고는 지금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동포 여러분께 호소하는 바입니다!
라우반: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할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헤매서는 안 되겠지요.
라우반: 그러니, 죄인들을 심판대에 세우는 역할은
앞으로 정치를 이끌어나갈 저들에게 맡겨 주십시오.
괴롭더라도, 지금은 마음을 침착하게 가라앉혀야 합니다.
문신을 한 남자: 알았어, 알았다고…….
그래도 난…… 이건 좀…….

알피노: 포르돌라를 비롯한 해골연대는
인종은 알라미고인이지만 제국인으로서 행동해왔네.
수많은 알라미고 사람들에게는 동족을 죽인 악당으로 보일 테지.
라우반: 20년에 걸친 제국 지배로 쌓인 한을 생각하면
그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기에 더욱 신중하게 마주해야 하지.
메나고: 라우반 국장님의 말씀에는 힘이 있네요.
시민들을 해산시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리세: ……고마워요, 라우반 님.
사람들이 화내는 소리를 듣다보니 말려들어버렸어요…….
라우반: 민감한 문제로군.
그들이 품은 분노는 알라미고 탈환의 원동력이기도 했지.
목적을 달성한 지금, 그 감정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텐데.
메나고: 네…….
이번 일처럼,
각지에서 민중의 손으로 직접 처벌하겠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메나고: 제국 통치 시절에 제국인 편에 붙어서
이득을 챙긴 사람들이 더 강력하게 비난받고 있고…….
그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건도 벌써 몇 건 보고가 들어왔어.
메나고: 제노스를 비롯한 제국군 장병들이 묻힌 무덤이
파헤쳐졌다는 얘기도 있어…….
리세: 기라바니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종족, 성별, 출신에 상관없이
협력하는 나라를 만들고 싶어.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어렵네…….
리세: 그래도 낙담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알라미고를 어떤 체제의 나라로 만들지 결정하기 위한
대표자 회의가 곧 열리니까……!
아렌발드: 대표자 회의……?
리세: 응, 알라미고 내부뿐만이 아니라
각지의 마을이나 기라바니아 밖으로 피난 갔던 난민들한테도
대표자를 파견해달라고 해서 대화를 나누기로 했거든.
리세: 물론 아난타족이나 키키룬족 같은
수인족한테도 참여해달라고 부탁했어.
라우반: 이 회의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시켜야 한다.
알라미고라는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니만큼,
포르돌라의 처우를 놓고 대립이 생기는 건 피해야 해.
메나고: 그런데, 포르돌라는 이제까지 저지른 짓이 있으니
사람들이 처형을 바라는 것도 이해가 가.
무엇보다 옥중에 있는 당사자가 사형을 원하고 있고…….
리세: 나고!
그렇게는 안 할 거라고 했잖아!
리세: 포르돌라를 처형하면 사람들의 기분이 풀릴 수는 있겠지.
그렇지만 죽음과 공포로 나라를 이끌어가면,
폐왕 테오도리크나 제노스와 다를 게 없어.
아렌발드: 저기, 포르돌라와 면회해봐도 될까?
나는 전투 중에 그 여자의 과거를 잠깐 봤거든.
아렌발드: 물론 포르돌라가 저지른 일들은 용서받을 수 없어.
하지만, 태어난 시대 때문에 인생을 휘둘린 부분도
분명히 있을 테니까…… 나는………….
리세: ……알았어.
면회하려면 '포로 수용소 위병'한테 말해.
나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으니까 같이 갈게.
라우반: 그럼 나는 임무로 돌아가겠다.
포르돌라가 처치를 받은 연구소를 조사하던 중이었거든.
어려운 상황이지만, 너무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다들 조심해라.

리세: 포르돌라와 면회하려면
'포로 수용소 위병'한테 말을 걸면 돼.
메나고: 저는 경비를 할게요.
메프리드와 콘래드 대장님의 원수를 눈앞에 두고
냉정을 유지할 자신이 없으니까요…….
아렌발드: ……포르돌라를 두둔하고 싶은 게 아냐.
하지만, 본인이 처형을 원하다니…….
알피노: 나도 면회에 동행하겠네.
포로 수용소 위병: 포로를 면회하러 오셨습니까?
포르돌라 루푸스: 누군가 했더니…….
다 같이 패배자를 비웃으려고 몰려왔나?
포르돌라 루푸스: 아니면, 이제서야 드디어 내 소원을 들어주려는 거냐?
이 쓸모없는 목숨을 끊어주겠다면 환영하지.
리세: 둘 다 틀렸어.
리세: 말했잖아. 알라미고 사람으로 살게 할 거야.
비웃으려는 것도 아니고, 승리를 과시하려는 것도 아니야.
포르돌라 루푸스: 쓸데없는 짓을…….
포르돌라 루푸스: 다 쓸데없는 짓이다.
나는 이제 살아 있을 이유가 하나도 없으니까!
포르돌라 루푸스: 친구들을 다름 아닌 내 손으로 죽게 만들고,
너희한테도 졌지…….
살아남아서 뭘 어쩌겠어……!
아렌발드: 그게 아니잖아! 이제 와서 진심을 숨기지 마!
아렌발드: 잔인한 짓을 하긴 했어도, 넌 바보가 아니야.
모든 걸 버리고, 미래를 위해서 자유를 얻으려고 한 거잖아!
아렌발드: 결과적으로 친구의 죽음을 밟고 일어서게 됐지만,
그래도 네 결의만큼은 진짜였어!
아렌발드: 난…… 난 그걸 알아!
포르돌라의 어머니: 포르돌라! 한눈팔지 말고 어서 가자.
오늘 밤 만찬에는 가이우스 각하도 오신단 말이야.
포르돌라: 네~!
포르돌라: 아빠, 가이우스 각하가 누구야?
궁금해, 궁금해!
포르돌라의 아버지: 우리 포르돌라의 "궁금해 궁금해 병"이 또 시작됐구나?
포르돌라의 아버지: 가이우스 각하는 말이지,
우리 알라미고의 총독을 맡고 계신 훌륭한 분이란다.
서둘러서 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을걸?
불만을 품은 식민지 사람: 우웩…… 매국노들…….
포르돌라: 저기, 아빠. 매국노가 뭐야?
궁금해, 궁금해!
불만을 품은 식민지 사람: 히히히…… 꼬마 아가씨, 매국노란 말이지.
나라와 동포를 팔아먹고, 자기만 단물을 빨아먹는
네 아비나 어미 같은 쓰레기들을 말하는 거야!
포르돌라: 우, 우리 엄마 아빠는 착한 사람이에요!
쓰레기 같은 사람 아니에요!
불만을 품은 식민지 사람: 그게 다, 우리 피를 빨아먹어서 착해진 거야.
……더러운 꼬맹아!
포르돌라의 아버지: 위험해!
포르돌라의 어머니: 아아, 군인 선생님! 좀 도와주세요!
우리 남편이랑 딸이……!
제국군 천인대장: 명예로운 갈레말 제국군은
식민지 백성들의 싸움에나 끼어들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포르돌라의 어머니: 시, 식민지 백성이라뇨!
저희 가족은 다 시민권자라고요……!
포르돌라: 아, 아빠…… 나 무서워…….
포르돌라의 아버지: 괜찮다…… 괜찮아…….
저 사람들도 언젠가는 알아줄 거야…….
반항하는 것만이 살길은 아니라는 걸…….
제국군 천인대장: 야만족끼리 쌈박질 좀 하겠다는데, 그냥 내버려 둬라.
쌓인 걸 푸는 데는 저게 딱 좋아…….
포르돌라의 어머니: 포르돌라, 꼭 가야겠니?
너는 시민권을 가진 어엿한 제국인이야!
자원해서 군대에 들어갈 필요는 없어……!
포르돌라의 어머니: 너…… 그 문신……!
포르돌라: 보면 알잖아?
돌아가신 아버지랑 똑같은, 알라미고 전통 문신이니까.
포르돌라의 어머니: 얼굴에 그런 게 있으면
너도 '야만족' 취급을 당할 거야!
포르돌라: 엄마, 난 '어엿한 제국인'이라면서?
포르돌라: 결국 그런 거야. 아무리 시민권을 가지고 있어도,
순수 갈레안족들은 우릴 야만족이라고 부르면서
같은 제국인으로 취급해주지 않아…….
포르돌라: 그러니까 군에 들어가서
누구도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힘을 얻을 거야.
아버지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포르돌라: 안스프리드, 흐루돌프, 에멜린……!
각오는 됐겠지!
포르돌라: 우리는 힘을 키워야 돼…….
아무리 괴로워도, 설사 우리 중에 누군가가 죽더라도……
그 시체를 밟고 조금이라도 올라가자……. 자유를 위해서!
아렌발드: 너 혹시 스스로 희생하려는 거 아냐?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
네가 다 떠안고 처형당하려는 거 아니냐고……!
포르돌라 루푸스: 아니야……!
아렌발드: 그냥 죽고 싶은 거면, 얼마든지 죽을 수도 있었어.
옷이나 담요 같은 걸로 목이라도 매달았겠지!
그런데 그러지 않았잖아……!
포르돌라 루푸스: 닥쳐!
아렌발드: 싫어! 이건 말해야겠어!
왜냐면 난……!
포르돌라 루푸스: ……너희들, 내 과거를 봤구나!
포르돌라 루푸스: 하지만 너희들이 본 건 나의……
우리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야!
포르돌라 루푸스: 두 번 다시 이해하는 척하지 마라!
난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인간이 아니야!
포르돌라 루푸스: 나는 아버지를 죽인 놈들, 아버지를 버린 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뿐이다!
……이런 가짜 힘이라도 빌어서 말이야!
포르돌라 루푸스: 이렇게 감당하기 힘든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멀쩡할 수 있지!?
포르돌라 루푸스: 보고 싶지도 않은 남의 인생을 엿보고……
고뇌하고 배신당하고, 무턱대고 떠넘기는 희망까지 짊어지고,
어떻게 계속 살아나갈 수 있어……!
포르돌라 루푸스: 제길…… 제기랄……!
리세: 시간은 아직 있어…….
그러니까 앞으로 어떻게 할지 좀더 생각해봐.
리세: 그만 가자…….

아렌발드: 미안해. 내가 너무 감정적이었지.
나도 알라미고에서 태어난 같은 세대 사람이라
남 일 같지가 않아서 말이야.
알피노: 과거에 일어난 일을 엿볼 수 있는 힘…….
편리하다고 그저 가볍게만 여긴 것 같군.
리세: 답이 나온 건 아니지만,
포르돌라와 나눈 대화는 헛된 일이 아니었을 거야.
적어도 포르돌라가 스스로 생각해볼 계기가 됐을 테니까.
아렌발드: 그래…….
하지만 나한테는 새로운 의문이 생겼어.
아렌발드: 과거를 보는 능력은 그렇게 자주 발동되는 게 아니야.
그런데 포르돌라가 괴로워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다른 사람의 과거를 꽤 자주 보는 것 같아…….
알피노: 흐음…….
초월자는 인공적으로 '초월하는 힘'을 얻은 사람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서로 다른 점이라도 있는 걸까?
리세: 라우반 님한테 물어보러 가지 않을래?
불멸대가 '초월기술 연구소'를 조사하고 있거든.
알아낸 게 있을지도 몰라.
리세: 그 시설은 여기서 북쪽으로 가면 있어.
입구에서 경비를 서는 '연구소 위병'한테 말을 걸어봐.
연구소 위병: 라우반 님은 건물 안에서 조사를 지휘하고 계십니다.
'초월기술 연구소'로 들어가시겠습니까?
리세: 라우반 님한테 얘기를 들어보자.
라우반: 무슨 일인가? 포르돌라와 면회는 끝났나?
리세: 네. 변함없는 태도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걔, 과거를 굉장히 자주 보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초월자에 대해 새로운 정보가 없나 해서…….
라우반: 아직은 자료와 기록을 모으는 단계다.
괜찮다면 너희들도 도와주면 좋겠는데…….
아렌발드: 인간의 본래 모습을 왜곡시키면서까지
힘을 얻으려고 했다니…….
알피노: 갈레안족이 마법을 잘 못 다룬다는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에테르학을 적용한 연구가 이루어졌던 모양이군.
리세: 이쪽은 내가 살펴볼게.
갈론드 아이언웍스 기술자: 안녕하세요. 시드 회장님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동맹군의 의뢰로 마도 장치를 해석하고 있습니다.
당신도 궁금하신가 보네요. 그 팻말 내용…….
갈론드 아이언웍스 기술자: 주변에 있는 같은 형태의 장치에는
모두 에테르를 흡수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장치만 예외였죠.
갈론드 아이언웍스 기술자: 대신 안쪽에 에테르 파형을 조사하기 위한
감지기 같은 게 빽빽하게 설치되어 있더군요.
도대체 뭣 때문일까요?
불멸대 조사원: 보세요, 이 수많은 포대들을…….
이게 모두 실험에서 희생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공급 개체'라 불렸던 모양이에요.
불멸대 조사원: 이들의 공통점은 눈에 띄는 외상이 거의 없고,
에테르를 모조리 빼앗긴 나머지 쇠약해져 죽었다는 점입니다.
도저히 제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짓이죠.
라우반: 모두 수고 많았다.
바로 정보 공유를 시작하지.
알피노: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정보와
쿠루루 선배와 산크레드가 증언한 내용을 종합하면
포르돌라가 어떤 처치를 받았는지 대충 알 것 같네…….
알피노: '공급 개체'라 불리는 사람들을 기계에 집어넣은 다음
강제로 마력, 즉 에테르를 흡수해서 강화할 대상에게 주입…….
알피노: 이때 '표준 개체'……
즉 쿠루루 선배의 에테르 파형을 본떠서
강화 대상자를 조정한 것 같군.
리세: 그 말은 쿠루루가 가진 마법적인 힘……
'초월하는 힘'을 흉내내려고 했다는 뜻이야?
알피노: 아마 그럴 걸세…….
남의 마음을 느끼는 힘이 강한 쿠루루 선배를 모방했기 때문에
포르돌라도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기억에 민감한 건지도 모르지.
리세: 포로인 포르돌라가 만나는 사람은
감옥을 감시하는 투사들이 대부분이지…….
개중에는 해골연대 손에 가족과 동료를 잃은 사람도 많을 거야.
리세: 그 사람들의 마음을 느끼면서
과거를 보고 있는 거라면…….
아렌발드: 과거를 보는 힘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일부 체험하는 것과 같아.
영향을 크게 받는 경우도 적지 않지.
알피노: 이젤은 성룡의 과거를 보고 나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었지…….
알피노: 포르돌라는 지금, 자신들이 해를 끼친 사람들을 접하게 되면서
알고 싶지 않았던 남의 인생을 알고,
그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리는 거겠지.
리세: 스스로 처형을 바란 것도, 그래서…….
라우반: 하지만 그 마음속 고통은
포르돌라가 스스로 해결할 문제다.
우리가 지금 걱정해야 할 건 따로 있다.
라우반: 초월기술 연구소의 자료가 이미 제국 본국으로 보내졌다면,
수많은 초월자가 만들어져서 우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라우반: 그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초월자 조사를 계속해야 해.
비정하게 들리겠지만, 포르돌라는 귀중한 표본이다.
더더욱 그냥 죽일 수는 없어.
리세: 그렇네요…….
라우반: 망설이지 마라, 리세. 마음에 그린 이상이 있다면
누구보다도 자신이 그것을 믿고, 사람들에게 진지하게 호소해라.
대화만이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최선의 수단이고, 지름길은 없다.
리세: …………맞아요.
고마워요, 라우반 님.
리세: 그럼 이후의 자세한 조사는 불멸대에 맡기고
모두 일단 밖으로 나가자.

아렌발드: 우리는 우연히 '초월하는 힘'을 얻었어.
그 의미를 새삼 생각하게 되는군.
알피노: 에테르를 강제로 빼앗기면
대상자는 상당히 높은 확률로 목숨을 잃네.
포르돌라를 강화하기 위해 대체 몇 명이나 희생되었을까…….

리세: 초월자에 대해 물어보러 왔는데
어느샌가 라우반 님께 훈계를 듣게 됐네.
이상을 믿고 대화를 계속하라고…….
알피노: 라우반 국장님은 많은 걸 경험하신 분이잖나.
원숙한 지도자와 비교해서 자신을 비하할 필요는 없네, 리세.
리세: 하지만 포르돌라의 처형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진정시켜서 해산시킨 것도 라우반 님이잖아?
역시 든든하다 싶으면서, 내가 얼마나 미숙한지 뼈저리게 느껴져.
아렌발드: 그나저나 라우반 국장님은
알라미고의 정세가 안정되면 어떻게 하시려나?
불멸대의 국장이긴 하지만, 알라미고 출신이잖아?
알피노: 그건 나도 궁금하군.
울다하로 돌아갈지, 알라미고로 돌아올지…….
알라미고에서 망명한 수많은 사람들이 선택해야 하는 문제기도 해.
피핀: 라큠, 여기 있었나!
피핀: 지원 물자를 받으러 잠깐 울다하로 돌아갔었는데
나나모 여왕 폐하께서 널 불러달라고 부탁하셨다.
피핀: 긴히 상의할 일이 있으신 모양이야.
근위기사 바솔로뮤한테 말하면 만나뵐 수 있을 거다.
울다하에 갈 일이 있으면 꼭 들러다오.
피핀: 확실히 전했다.
그럼 이만 실례하지.
알피노: 이거 좋은 기회로군!
어떤 상의인지는 모르지만, 라우반 국장님의 거취에 대해
여쭤볼 수 있을지도 모르네!
리세: 그야 뭐, 궁금한 건 사실이지만
나나모 님한테 너무 캐묻지는 않아도 돼.
아렌발드: 참고로 난 알라미고 사람이긴 하지만,
변함없이 모험가로 살아갈 생각이다.
고향에는 별로 좋은 기억이 없어서 말이야.
리세: 라우반 국장님한테는 앞으로도 많은 걸 배우고 싶지만
알라미고에 남을지 결정하는 건 본인 몫이겠지.
내가 참견할 일은 아닌 것 같아.
알피노: 그럼 나는 지금부터 '폐왕의 황금'을 재원으로 삼아
어떤 지원책을 세울지 준비를 시작하겠네.
아렌발드, 날 좀 도와주겠나?
아렌발드: 물론이지. 뭐든 시켜줘.
리세: 그럼 나는 이만 돌아갈게.
대표자 회의 준비에 보물 회수까지…… 할 일이 너무 많아.
라큠, 나나모 님께 안부 전해줘!
알피노: 나나모 님을 만나뵈려면 울다하로 가서
왕의 산책로에 있는 '바솔로뮤' 경에게 말하면 된다고 했던가?
그럼 나중에 또 보세.

바솔로뮤: 말씀은 들었습니다.
나나모 여왕 폐하를 뵈러 오셨지요?
바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나나모 울 나모: 울다하까지 먼 길 오게 하여 미안하구나…….
나나모 울 나모: 알라미고를 탈환한 지금 이때를 기하여,
그대에게 긴히 상담할 일이 있노라.
나나모 울 나모: 다름 아닌, 라우반에 관계된 일이니라…….
나나모 울 나모: 지금이야 모래전갈회의 일원이자 불멸대 국장으로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그가 원래 알라미고 출신이라는 것은
그대도 알고 있겠지.
나나모 울 나모: 그래서, 조국인 알라미고를 되찾았으니
이제 돌아가겠다고 할 줄 알았다만…….
나나모 울 나모: 라우반은 알라미고의 정세가 안정되는 대로
울다하로 돌아오겠다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더구나.
나나모 울 나모: 물론 라우반은 짐에게 누구보다 믿음직한 중신이며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이니,
곁에 없으면 곤란할 것이야…….
나나모 울 나모: 하지만 오래도록 함께 있었으니……
짐은…… 짐에게는 보였느니라…….
라우반의 눈동자에는, 망설임이 서려 있었어…….
나나모 울 나모: 울다하에 남든, 알라미고로 돌아가든……
어느 쪽을 택하든지, 짐은 라우반이 망설이지 않고
후회 없이 나아가기만을 바랄 따름이다.
나나모 울 나모: 짐이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라우반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지 않겠느냐?
나나모 울 나모: 짐은 진정한 의미로 자립하고, 여왕으로서의 본분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 눈과 귀로 세상을 알아보고 싶구나.
나나모 울 나모: 잠시만 함께해주지 않겠느냐?
나나모 울 나모: 고맙구나. 신세 좀 지겠다.
나나모 울 나모: 그럼, 잠시 변장을 하고 올 테니
밖에서 만나도록 하자꾸나.
나나모 울 나모: 어떠냐? 내 변장술도 제법 그럴듯하지 않으냐?
이따금 이렇게 왕궁을 빠져나와 상인의 딸 '리리라'란 가명으로
백성들의 삶을 돌아보고 있느니라.
나나모 울 나모: 평소 같았으면 파파샨이 동행할 터인데,
이런 때까지 감시 당하는 건 사양하고 싶구나.
나나모 울 나모: 그대에게 동행을 부탁한 이유는, 여러 나라를 돌아보고 얻은
그대의 경험과 식견을 높이 샀기 때문이니라.
부디 공정한 입장에서 조언을 해줬으면 싶다.
나나모 울 나모: 말이 길어졌다만, 이제 출발하자꾸나.
첫 목적지는 날 관문을 나가면 보이는……
'돌팔매 빈민굴'이니라.
나나모 울 나모: 이 늘어선 천막들을 보거라…….
가난한 자들이 위험과 불편을 감수하며 노숙을 하고 있다.
나나모 울 나모: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안에 살면 안전하겠지만,
인구가 과밀하여 집을 얻으려면 막대한 돈이 든다.
난민들로서는 감히 꿈도 못 꿀 일이지…….
나나모 울 나모: 알라미고가 함락된 지 20년, 재해가 일어난 지 5년……
빈민굴의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만 있지.
이것 또한 여왕인 짐의 책임이니라…….
#--:
나나모 울 나모: 위로해주는 것이냐?
허나 노력은 가치가 없느니라. 요구되는 것은 결과이니.
나나모 울 나모: ……그럼 다음 장소로 가보자꾸나.
이대로 길을 따라 '부정한 계승자'로 가겠노라.
나나모 울 나모: 이곳은 짐에게도 사연이 있는 곳이니라…….
어릴 적에 아버님과 어머님이 바로 이곳에서 돌아가셨다.
나나모 울 나모: 동부 다날란을 시찰하고 돌아오는 길에
초코보 마차가 낙석 사고를 당했지…….
그저 불행한 사고였는지 암살이었는지…… 지금은 알 길이 없다.
나나모 울 나모: 언젠가 라우반이 짐의 심정을 헤아리고는
진상 규명을 위해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진언한 적도 있었지.
……허나 짐은 거절했느니라.
나나모 울 나모: 공화파가 암살했다 치고, 그것을 증명한다 하여도
기껏해야 사주받은 끄나풀이나 잡아내는 것이 고작일 터.
나나모 울 나모: 사고 당시 다섯 살배기에 불과했던 짐을 여왕으로 앉히고
뒤에서 조종하려 한 흑막을 일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나모 울 나모: 그러니, 공화파를 자처하는 거상의 손이 아니라
백성의 손에 나라를 맡기자고 생각했었다만…….
그 소동 때는 그대와 '새벽'에도 크나큰 피해를 끼쳤지.
나나모 울 나모: 허나 지금 짐은,
뜻도 모르면서 즉위식 선서문를 읊던 어린아이가 아니니라.
꼭두각시 여왕이 되지는 않을 것이야!
나나모 울 나모: …………후우.
왠지 그대와 함께 있으면 속마음을 내비치게 되는구나.
나나모 울 나모: 일단 울다하로 돌아가자.
'투기장'에 들르고 싶구나.
그곳 역시 짐에게는 중요한 곳이니까…….

나나모 울 나모: 짐은 여왕이 된 후,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서류에 서명을 하고
시키는 대로 행사에 참석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
나나모 울 나모: 그런 생활을 한 지 몇 년이 지났을 무렵,
공식 행사의 일환으로 투기장에 관전을 갔을 때
라우반을 만났느니라.
나나모 울 나모: 그 경기라는 것이, 헛웃음이 나올 만큼 심한 것이었지.
라우반 혼자서 10명도 넘는 검투사들을 상대하는……
명백하게 불공평한 상황이었어.
나나모 울 나모: 짐은 괜스레 부아가 치밀어서, 한마디 내뱉었느니라.
정정당당한 일대일 승부가 보고 싶다고 말이야…….
나나모 울 나모: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당시 라우반은
판돈이 걸린 음모에 휘말렸었다더구나…….
불법 도박꾼이 그의 목숨을 노리고 수를 쓴 것이지.
나나모 울 나모: 짐의 말 한마디에 궁지에서 벗어난 라우반은, 그 대회에서 우승하였다.
그리고 상금 수여식에서 짐을 만났을 때 이렇게 맹세했느니라.
언젠가 당신의 검이 되겠노라고…….
나나모 울 나모: 물론 짐은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느니라.
나나모 울 나모: 허나 라우반은 그렇지 않았다.
그 후 5년에 걸쳐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천 번의 승리를 거두고
막대한 상금을 가지고 모래전갈회에까지 입성하였지.
나나모의 시종: 여왕 폐하! 위험하옵니다!!
나나모의 시종: 돌아오십시오!
나나모 울 나모: 신경 쓰지 마라!
나나모 울 나모: 라우반!
라우반: 나나모 님!?
라우반: 약속은 지켰습니다.
나나모 울 나모: 잘했다. 이제 짐의 차례로구나.
나나모 울 나모: 그대가 손에 넣은 우승 상금이 있으니……
나나모 울 나모: 모래전갈회에 한 자리 만들어야겠구나!
라우반: 제 힘과 지혜를 모두 바치겠습니다.
라우반: 우리의 여왕 폐하와 울다하에 영광 있으라!
나나모 울 나모: 미안하구나. 이야기가 자꾸 길어지는구나.
그만큼 그는…… 라우반은,
짐에게 무척 소중한 존재였느니라.
나나모 울 나모: 짐을 걱정해주는 자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니라.
특히 파파샨은 지금도 짐을 친손녀처럼 돌봐주고 있지.
나나모 울 나모: 허나 정치에 관련된 일에는
근위기사나 시종인 그들이 나설 수는 없어.
나나모 울 나모: 모래전갈회에 들어와 발언권을 얻게 된 라우반은
짐이 여왕으로서 처음으로 손에 넣은 검이었느니라.
꼭두각시 인형에 불과한 이 몸에서 실을 끊어주는…….
나나모 울 나모: 이제 또 이동해도 되겠느냐?
지금쯤 왕궁에서 짐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아챘을 것이다.
근위기사에게 들키기 전에 들르고 싶은 곳이 있느니라.
나나모 울 나모: 목적지는 '아르자네스 납골당'이다.
자, 어서 가자꾸나!

나나모 울 나모: 5년 전에 일어난 제7재해 때……
라우반이 이끄는 에오르제아 동맹군이
카르테노 평원에서 싸우는 동안, 짐은 이곳에 있었노라.
나나모 울 나모: 현자 루이수아가 행한 '강신 의식'에 힘을 보태고자
달 신께 기도를 드리고 있었지.
나나모 울 나모: 그날 이후로 왕궁을 빠져나올 때마다 납골당에 들러서
울다하의 수호신께 가호를 빌며 자문자답을 하고 있다.
과연 짐은 여왕으로서 맡은 바를 다하고 있는지…….
나나모 울 나모: 왕이란 무엇인지…….
그대가 수많은 싸움의 선봉에 섰듯이
위기가 닥쳤을 때 사람들을 이끄는 능력이야말로 왕의 역량일 것이다.
나나모 울 나모: 그러니 울다하가 직면한 위기를
외면해서는 아니 될 터…….
나나모 울 나모: 결심했느니라, 라큠이여.
알라미고를 되찾은 지금, 짐은 여왕으로서
난민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겠노라!
나나모 울 나모: 이미 일부 알라미고 난민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들었다.
나나모 울 나모: 짐 또한 알라미고 백성들을 위하여
장인 양성 학원을 개설하고자 개인적으로 움직이고 있노라.
허나 그 성과를 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나나모 울 나모: 귀향을 원하는 난민들 입장에서는
당장 거주할 곳과 생계를 위한 일거리가 필요하겠지…….
이를 국비로 마련하겠노라!
나나모 울 나모: 허나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짐은 짐작도 가지 않는구나…….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 :
나나모 울 나모: 그래, 일리 있는 말이구나.
모래전갈회의 거상 고드베르트가 자신이 운영하는 오락장에
알라미고 난민을 많이 고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나모 울 나모: 그나저나 그대는 고드베르트를 아느냐?
나나모 울 나모: 호오, 서로 아는 사이였다니!
마침 잘됐구나. 연통을 넣고 골드 소서에 방문하겠다.
'울다하 비공정 승강장'에서 정기선을 탈 수 있을 것이다.

나나모 울 나모: 공적인 용무로 비공정을 탄 적은 있었지만,
오락장 '골드 소서'에 가보는 것은 처음이니라.
자, 어서 가자꾸나!
나나모 울 나모: 여……여기가 그토록 꿈에 그리던 골드 소서…….
과연 화려하고 즐거워 보이는 곳이로구나…….
나나모 울 나모: 앗……!!
아니, 놀다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느니라!
나나모 울 나모: 고드베르트에게는 이미 연락해 두었다.
신비의 광장에 있는 '맨더빌 라운지'에서
만나기로 하였으니, 어서 가자꾸나!

나나모 울 나모: 약속 장소인 라운지는 여기가 맞을 것이다.
고드베르트가 올 때까지 기다려 보자.
고드베르트: 아이고, 기다리시게 해서 송구합니다.
나나모 울 나모: 아니다.
짐이야말로 갑자기 불러내어 미안하구나.
오늘은 그대와 상의할 것이 있어서 왔노라.
고드베르트: 여왕 폐하뿐 아니라 저희 아들의 벗인
라큠 공까지 함께 오셨으니,
당연히 한달음에 달려와야지요!
나나모 울 나모: 상의하려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다날란에 몸을 의탁한 알라미고 난민에 대해서이니라.
나나모 울 나모: 그대도 알다시피, 그들은 조국이 해방되자
귀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허나 주거와 일자리가 없으면 앞날이 캄캄하겠지.
나나모 울 나모: 짐은 국비를 투입하여 그들을 도우려 한다.
그 방안에 대해 그대의 의견을 듣고 싶구나.
고드베르트: 모험가님과 함께 오셨다는 것은
충신이 아닌 제삼자의 의견을 바라신다는 뜻이겠지요…….
그리 알고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드베르트: 탐탁지 않습니다.
국비로 알라미고 난민을 구제하다니, 당치 않은 일입니다!
나나모 울 나모: 뭐, 뭣이!?
반대한다는 뜻이냐!
고드베르트: 반대하고말고요. 결사 반대입니다.
난민들이 귀국하려면 일자리가 필요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국비를 투입하면 울다하에 무슨 이익이 있습니까?
나나모 울 나모: 이익…… 이익이라고!?
수많은 알라미고 난민을 구제한 그대를 높이 사서
기껏 조언을 구하러 왔거늘……!
고드베르트: 나나모 폐하, 아무래도 폐하는
잘못 생각하고 계신 것 같군요…….
고드베르트: 난민의 귀국을 지원하는 것은 훌륭한 선행입니다.
그러나, 난민은 불쌍한 자들이라는 편견이 엿보입니다…….
혹시 일방적으로 구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게 아닙니까?
고드베르트: 인간이란 실로 나태한 생물이라,
무상으로 도움을 받다 보면, 받는 것에 익숙해지고 맙니다.
고드베르트: 울다하 백성 중에도 가난한 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자기 나라 돈으로 먹고사는 알라미고 난민을 보면
불공평한 처우에 증오를 느끼게 되겠지요.
고드베르트: 그 때문에 새로운 대립이 생기는 것은
나나모 님도 원치 않으시겠지요?
나나모 울 나모: 즉, 알라미고 난민에게 도움이 되면서
울다하 백성들도 이익을 볼 수 있는 일을 생각하라는 뜻이냐?
고드베르트: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면 보상을 받은 울다하 백성도 만족할 것이고,
알라미고로 돌아간 자들과도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겠지요.
나나모 울 나모: ……귀중한 의견을 주어서 고맙다, 고드베르트.
다시 한번 지원 방법을 생각해보겠노라.
나나모 울 나모: 울다하의 이익이라…….
짐의 생각이 너무 짧았구나.
나나모 울 나모: 허나 자신의 부족함을 한탄하기만 할 수는 없다.
배움을 얻어 앞으로 나아가면 되느니라!
나나모 울 나모: 그런데 라큠이여,
그대의 지인 중에 수완 좋은 상인은 없느냐?
이익을 올리는 방법은 상인에게 묻는 게 제일 좋지 않겠는가.
나나모 울 나모: 오, 쿠가네에서 동부 알데나드 상회의 지배인과 연을 맺었다고?
그렇다면 그 '행콕'이라는 자에게 협력을 요청해줄 수 있겠느냐?
나나모 울 나모: 짐이 나라 밖으로 나갈 수는 없지 않겠느냐.
번거롭겠지만, 후에 울다하의 에테라이트 광장 근처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나중에 보자꾸나!

동부 알데나드 상회 직원: 어서 오십시오.
'울다하 무역상관 응접실'로 들어가시겠습니까?
행콕: 오오~ 이게 누구십니까? 오랜만이군요.
오늘은 무슨 용건으로 오셨습니까?
행콕: 나나모 님이 알라미고 난민의 귀국을 돕기 위해
상인에게 조언을 구하신다고요…….
행콕: 실로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라큠 씨.
잘못 찾아오신 것 같습니다!
행콕: 그런 걸 상의하시려면 저 같은 소상인이 아니라
동부 알데나드 상회의 로로리토 회장님께 가셔야지요!
'100억 길의 사나이'보다 뛰어난 상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행콕: 회장님께는 제가 말씀드려 놓을 테니
다날란에 있는 '새벽'의 거점에서 협상해보시죠!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무운을 빌어드리겠습니다.

나나모 울 나모: 돌아왔구나, 라큠.
그래, 행콕은 도와주겠다고 하더냐?
나나모 울 나모: 뭐, 뭣이…… 로로리토와 협상해보라 했다고!?
나나모 울 나모: ……그래, 이익을 얻는 일이라면
이 울다하에서 그를 능가할 자가 없지…….
허나 로로리토는 공화파의 대표 인물이 아니더냐…….
나나모 울 나모: 아니지, 이것도 사막의 여왕으로서 언젠간 거쳐야 할 관문…….
로로리토 하나 휘어잡지 못하고 어찌 울다하를 이끌어 가겠는가!
나나모 울 나모: 짐은 결심했느니라, 라큠!
미안하지만 '모래의 집'을 협상 장소로 제공해다오!
울다하와 알라미고의 미래를 위하여 그자를 설득하겠노라!
나나모 울 나모: 여기가 '새벽의 혈맹'의 거점 중 하나인 '모래의 집'이라…….
그간 듣기만 하였지 와보기는 처음이로구나.
나나모 울 나모: 그럼 이 방을 빌려서 로로리토와 협상에 임하겠노라.
짐은 준비할 것이 있으니, 미안하지만
그대는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내 주겠느냐?
로로리토: '새벽'이 직접 모래의 집으로 초대해주다니,
대단히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해도 되겠지?
암살……하려는 거라면, 사양하고 싶네만.
로로리토: 크흐흐흐흐흐흐…….
로로리토: 이거 한 방 먹었군요.
로로리토: 설마 이런 곳에서,
거래 상대가 가면을 쓰고 나오면 어떤 기분일지 알게 될 줄이야.
로로리토: 이제 됐습니까?
나나모 폐하…… 아니, 리리라 아가씨라고 불러드릴까요?
나나모 울 나모: 나나모라고 불러라.
여흥이 마음에 든 듯하니 다행이구나.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겠느냐?
로로리토: 좋습니다.
대체 어떤 제안을 하시려는지 들어볼까요?
나나모 울 나모: 다날란에 거주하는 알라미고 난민에 대해서다.
그들이 조국으로 돌아가도록 돕고 싶다.
나나모 울 나모: 승전 축하연 사건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받은
그대의 재산 절반과, 텔레지 아델레지의 이권…….
이 두 가지를 써서 공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나나모 울 나모: 단, 이 계획은 알라미고 난민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울다하도 투자한 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싶다.
나나모 울 나모: 이익을 얻는 일이라면, 그대보다 나은 자가 없지.
'100억 길의 사나이'라고 불리는
그대의 힘과 지혜를 빌려주지 않겠는가?
로로리토: 우리 여왕 폐하께서도 세상의 이치라는 것을
꽤 많이 배우신 모양입니다…….
어디 한번 자세히 이야기해 보시지요.
로로리토: 그렇습니까……. 난민이 귀국하도록 도와주는 대신
알라미고에서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서,
그 이익의 일부를 울다하에 환원한다고요…….
로로리토: 좋은 생각입니다. 이념은 정말 훌륭하군요…….
하지만, 사업으로 보기에는 아직 너무 추상적입니다.
나나모 울 나모: 역시 울다하에서 제일가는 상인이로구나.
그대 말대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나나모 울 나모: 그러고 보니, 그대는 전쟁을 치르면서
기라바니아 땅을 구석구석 살펴보고 왔을 터…….
나나모 울 나모: 그중에 이번 계획에 적합한 곳,
즉 난민들이 살면서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마을은 없었느냐?
#--:알라가나
로로리토: 채석업으로 이익을 볼 수는 있겠지.
하지만 무거운 석재를 운반하는 데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매력적인 산업이라고는 할 수 없어…….
#--:제염촌
로로리토: 흠, 제염촌이라…….
로흐 셀 호숫가에서 소금 절임으로 먹고살던
쇠락한 마을 말인가…….
로로리토: ……그 호숫물로 만든 소금은 특유의 감칠맛이 있어.
제국의 침략을 받아서 공급이 끊기는 바람에
많은 미식가들이 좌절했었지…… 나도 그중 하나고 말이야.
로로리토: 소금은 음식을 만드는 데는 필수고,
이용하기에 따라서 수많은 상품을 창출할 수 있네.
어쩌면…… 막대한 돈벌이가 될 수도 있어.
나나모 울 나모: 그래, 현지 주민들과도 이야기해봐야 하겠지만
동부 알데나드 상회는 이 계획에 동참할 생각이 있느냐?
로로리토: 좋습니다. 기라바니아의 하얀 원석을,
저희 상회가 가진 지혜와 힘으로 가공해서
100억 길로 바꿔 보이지요.
로로리토: 그것이 알라미고를 구하고
성난 소의 앞날을 밝혀 주시려는
우리 여왕 폐하의 소원이라면야…….
나나모 울 나모: 이것으로 교섭 성립이로구나!
나나모 울 나모: ……후우.
이렇게 긴장되는 협상은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느니라.
나나모 울 나모: 허나 그대가 곁에 있어준 덕분에
로로리토의 협력을 무사히 얻어낼 수 있었노라.
고맙다, 라큠.
나나모 울 나모: 어쨌든 방침은 정해졌구나.
이제 짐은 울다하로 돌아가
팔관부의 관리들과 함께 계획을 구체화시킬 것이다.
나나모 울 나모: 알라미고와 연락하는 역할은 그대에게 맡기고 싶은데…….
일단 알라미고인 거주구로 가서
'리세'에게 상황을 전달해주지 않겠느냐?
나나모 울 나모: 자질구레한 일까지 맡겨서 미안하구나.
난민 귀국 지원 계획이 시작될 때까지 얼마 안 남았다…….
부디 잘 부탁한다.

아렌발드: 어서 와, 라큠.
나나모 님을 뵈러 갔던 건 어떻게 됐어?
위스카: 이거 오랜만이군.
난 정찰 임무가 끝나서 리세 대장한테 보고하러 왔어.
메프리드 씨한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알피노: 자네를 기다리면서 '폐왕의 황금'의 목록을 작성하고
돈으로 바꾸기 위한 사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네.
생각보다 큰돈이 될 것 같아 기뻐하고 있던 참일세.

리세: 왔구나, 라큠.
고생 많았어……. 나나모 님의 용건은 뭐였어?
리세: ……그렇구나. 라우반 님은 울다하로 돌아갈 생각이지만,
어쩌면 망설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말이지…….
리세: 그나저나, 알라미고 난민들이 귀국하도록
나나모 님께서 지원해주시겠다니, 정말 잘된 일이야.
알피노: 제염촌과 제염업에 착안한 것도 좋은 생각이네.
그런데 로로리토 회장에게 협력을 요청하시다니
나나모 폐하께서도 단단히 결심을 하신 모양이야.
알피노: 리세, 자네들 알라미고 임시 정권이
이 제의를 받아들일 생각이라면 나도 한 가지 제안하겠네.
알피노: '폐왕의 황금'을 자본 삼아 알라미고에서도 이 사업에 출자하게.
울다하 자본으로만 진행하면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으니까.
리세: 쿠가네에서도 그랬지만, 알피노는
로로리토 회장 이름만 나오면 아주 신중해지는구나.
리세: 그 제안을 받아들일게.
물론 제염촌 주민들이 계획에 찬성해야 하지만.
리세: 위스카, 너희 할아버지께 울다하의 제의를 전해주겠어?
와트 씨랑 마을 분들이 동의한다면 이 계획을 진행하고 싶어.
위스카: 알았어, 리세 대장.
그럼 라큠, 날 따라와.
제염촌에 있는 '와트' 할아버지한테 가자.
알피노: 나도 같이 가겠네.
자금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지 모르니.
아렌발드: 복잡한 돈 얘기는 너희한테 맡길게.
부끄럽지만 나는 계산이 좀 서툴러서.
다음에 알피노한테 가르쳐달라고 할까…….
리세: 나나모 님께는 감사한 마음뿐이야.
그리고 나도 힘내야지…….
사람들의 생활을 다시 세우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거야!
아렌발드: 복잡한 돈 얘기는 너희한테 맡길게.
부끄럽지만 나는 계산이 좀 서툴러서.
다음에 알피노한테 가르쳐달라고 할까…….
리세: 나나모 님께는 감사한 마음뿐이야.
그리고 나도 힘내야지…….
사람들의 생활을 다시 세우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거야!

알피노: 울다하와 알라미고의 출자 비율은 50:50이 바람직하네…….
상대는 '100억 길의 사나이'니, 이익을 몽땅 빼앗기지 않도록
계약 조항을 확실하게 따져야 해…….
위스카: 자, 할아버지한테 지원 계획을 설명해드리자!
와트: ……젊은이, 우리 손자까지 데리고 찾아오다니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가?
위스카: 할아버지, 제염촌에 도움이 될 만한 제안이 하나 들어왔어요.
라큠, 어서 설명해드려!
와트: ……오오, 좋은 제안이로구먼.
쓰러진 마을을 살리려 해도, 어디 일손이나 자금이 있어야지.
외국으로 몸을 피한 동포들이 돌아와준다면야 대환영일세!
와트: ……다만 문제가 있기는 하네.
호수 주변에 마물이 돌아다녀서 소금을 캘 수가 없거든.
와트: 옛날에는 왕이 고용한 병사들이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정기적으로 마물을 토벌했었지.
허나 제국군은 시민권이 없는 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네.
위스카: 그건 우리한테 맡겨주세요!
리세 대장도 순찰을 부활시키고 싶다고 했거든요.
제가 염호 주변을 맡겠다고 얘기해볼게요.
와트: 오오, 고맙구나!
그런데…… 위스카, 너 싸움 실력은 좀 늘었느냐?
위스카: 그, 그럼요……. 뭐 그럭저럭…….
다만 훈련받은 건 제국군과 싸우는 방법이라…….
위스카: 라큠, 이 주변의 마물을 관찰하면서
특징이나 공략법을 나한테 가르쳐줄 수 있을까?
위스카: 정말 고맙다!
그럼 나는 '로흐 셀 호수'로 먼저 가 있을게!
알피노: 그럼 자네들이 마물을 관찰하는 동안
나는 마을 분들께 자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드리겠네.
……끝나면 제염촌으로 돌아오게.

위스카: 라큠, 이 망원경으로 마물을 관찰하면서
약점 같은 특징이나 싸우는 방법을 가르쳐줄래?
알려주면 실제로 내가 싸워볼 테니까!
위스카: 저게 탈라시나구나…….
딱딱한 갑각을 보니 성가신 상대 같은데,
어떻게 싸우면 될까?
위스카: 머리 아래쪽에는 갑각이 없어서 거기가 약점이라고?
조, 좋아! 해볼게!
위스카: 고마워, 라큠.
알려준 대로 싸우니까 나도 탈라시나를 잡았어!
그럼 다음으로 가볼까!
위스카: 다음 상대를 찾아줘.
탈라시나 말고 다른 종류의 마물이랑 싸우는 방법도 가르쳐줘!
위스카: 포배드라…… 기분 나쁘게 생긴 상대네.
어떻게 싸우면 될까?
위스카: 눈 안쪽에 심핵이 있다고!?
좋아,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군!
간다아아앗!
위스카: 헉, 헉, 헉…….
'해방자'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긴장됐지만
조언 덕분에 마물을 물리쳤어!
위스카: 이제 나 정도 실력으로도 마물을 토벌할 수 있겠어.
다 당신 덕분이야, 고마워!
위스카: 그럼 제염촌으로 돌아가자.
'와트' 할아버지가 걱정하실 테니까!

위스카: 할아버지한테 알려줘.
내가 멋지게 마물을 토벌했다는 사실을!
알피노: 울다하의 상인에게 있어서 계약서는 방패이자 검이라네.
그들과 대등하게 겨루려면 그 점을 명심하게.
그런데 마물에 관해서는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나?
와트: 돌아왔구나.
……어때, 마물은 토벌했느냐?
위스카: 그럼요!
라큠이 조언해준 덕분에 요령을 알았어요.
제염촌을 지키기 위해 동료들이랑 함께 순찰을 돌게요.
와트: 그래, 훌륭하구나.
어느새 이렇게 훌쩍 커서 늠름한 사내가 되었는지.
위스카야…….
와트: 요즘 알라미고 시가지에서는 승리의 기쁨에 취해서
과거를 청산하는 데에 마음이 쏠리는 이들이 많다고 들었네.
와트: 하지만 난, 승리했기에 더더욱 미래를 생각하고 싶다네.
제염촌의 내일을 위해, 손자와 해방군의 도움을 받아서
동포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나가겠네!
위스카: 할아버지들도 뭔가 하려고 하는데
우리 젊은 사람들이 가만있을 수 없잖아?
와트: 해방군이 협력해주면
안심하고 일하며 살 수 있겠지.
알피노: 마물 문제는 해결될 것 같군.
나도 와트 씨에게 설명을 마치고 지금 제염촌 상황이 어떤지
대략 파악했네.
알피노: 마을을 한 바퀴 돌았는데 쓸 만한 건물도 있더군.
이 정도면 난민들을 불러도 될 것 같네.
불멸대 연락원: 말씀 중 실례합니다!
불멸대 연락원: 라우반 국장님께서 라큠 님을 찾고 계십니다!
꼭 직접 만나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
알피노: 자잘한 일들은 내가 와트 씨와 함께 진행하겠네.
울다하 측과 연락하는 것도 맡을 테니까
자네는 염려 말고 다녀오게.
불멸대 연락원: 감사합니다!
그럼 알라미고인 거주구 정문에서 기다려 주십시오!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위스카: 제염촌 주민들이 소금을 캐거나 물고기를 잡는 장소를
해방군 동료들과 순찰할 수 있게, 리세 대장하고도 상의해봐야겠어.
알피노: 자잘한 일은 내게 맡기게.
자네는 라우반 국장님이 기다리시는 곳으로 가 봐.

라우반: 늦어서 미안하다.
라우반: 포르돌라의 처형을 바라는 시민들이 또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사태를 수습하느라 조금 바빴다.
간신히 설득해서 해산시키기는 했다만…….
라우반: 이런, 너에게 푸념이나 하러 온 게 아닌데.
라우반: 할 말이라는 건……
산악지대에서 아렌발드 부대가 체포한 포로 두 명에 관한 일이다.
피핀: 당시에는 복장만 보고 제국군인 줄 알았지만,
취조하던 중에 정체를 알아냈지.
피핀: 유유하세와 로렌티어스…….
알다시피, 일베르드를 따라 도주했던
크리스탈 브레이브 대원들이다.
피핀: 보아하니, 바일사르 장성에서 신룡을 소환하기 위해
해방군 투사들을 학살하는 일에 한몫 거든 모양이야.
라우반: 너라면 그자들을 어떻게 처벌하겠나?
#-- : 목숨만은…….
라우반: 놈들에게 그만큼 당했으면서 살려주자고?
……너도 참 사람이 좋군.
라우반: 어쨌든 네 뜻은 잘 알았다.
조만간 동맹군으로서 놈들을 법정에 세우게 될 텐데,
그때 네 의견도 참고 자료로 제출하도록 하지.
라우반: 자, 용건은 이제 끝났고……
미안하지만, 시간을 더 내줄 수 있겠나?
……잠시 함께 걷자.
라우반: 일베르드 일로 네가 고생이 많았다.
……그 녀석이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 건,
내가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은 탓도 있어.
라우반: 정말 미안하다.
라우반: 하지만 너를 위시한 '새벽' 사람들과,
피핀을 포함한 에오르제아 동맹군의 장병들……
그리고 알라미고의 동포들 덕분에 조국을 탈환할 수 있었다.
라우반: 새로운 나라를 만들 방법에 대해서도,
머지않아 임시 정권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겠지.
라우반: ……그렇게 되면, 나는 울다하로 돌아가서
지금까지처럼 나나모 님을 보필할 생각이다.
피핀: 아버지…….
라우반: 물론 이곳 알라미고는 내가 태어난 고향이다.
버리고 떠나려는 것이 아니야.
돌아오려는 생각도 해봤다.
라우반: 실은, 자유로운 떠돌이 용병이 되어
너와 함께 전장을 누비는 꿈도 꿨었지.
라우반: ……하지만 나는 나나모 님의 검이 되겠다고 맹세한 몸이다.
그 맹세를 어길 수는 없어.
피핀: ……아버지, 진심으로 원해서 하시는 말씀입니까?
라우반: ……물론이다.
내 검과 마음은 늘 나나모 님과 함께다.
라우반: 왠지…… 너에게는 이 각오를 전하고 싶었다.

아렌발드: 여기 있었군. 한참 찾았어!
피핀: 아렌발드가 허둥대며 달려오던데
대체 무슨 일인가?
라우반: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빼앗았군.
그래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다행이다.
라우반: 그런데…… 아렌발드,
우리를 찾고 있었나 본데 무슨 일인가?
아렌발드: 라우반 국장님…….
라큠도 같이 있다니 마침 잘됐군요.
아렌발드: 지금 정문 앞에 아난타족 일행이 와 있습니다.
그것도 해방군에게 협력한 비라파가 아니라
야만신을 소환했던 칼리아나파여서…… 난리가 났습니다.
아렌발드: 이번 대표자 회의에 출석하게 해달라는 것 같습니다.
지금 리세 쪽에서 대응하고는 있는데…….
피핀: 대표자 회의에는 수인족도 초청했지…….
인간과의 접촉을 꺼리는 칼리아나파는
출석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라우반: 어쨌든 우리도 현장으로 가보는 수밖에.
피핀은 즉시 동맹군 부대와 합류해서 경계 태세에 들어가라.
라우반: 라큠, 넌 나와 함께 가주겠나?
그들과 대치해본 적이 있는 네가 있으면 든든할 것 같군.

리세: 라큠, 라우반 님!
와줘서 고마워요.
족장 샨티: 시잇…… 너는 그때 만났던……!
족장 샨티: 락슈미께 칼을 겨눈 일을 잊지는 않았다만,
오늘 우리는 싸우러 온 게 아니다…….
족장 샨티: 기라바니아 땅에 사는 모든 이들이 모여서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이념에 거짓이 없다면,
우리를 아난타족 대표로 받아들여라!
리세: 물론 거짓은 없어.
다만, 우리가 야만신 소환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만은
알아줬으면 해…….
리세: 알라미고 왕궁으로 들어가기 전에
크리스탈 장신구를 우리한테 맡긴다면 참석해도 좋아.
물론 회의가 끝난 뒤에는 다 돌려줄게…….
족장 샨티: 시잇…… 유감스럽지만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경호원들의 무기까지 넘길 수는 없어.
너희 인간들을 완전히 믿는 건 아니니까…….
알라미고 해방군 투사 대장: ……타당한 조건인 것 같습니다.
저희 호위병들도 무기는 가지고 있으니까요…….
라우반: 어쩔 수 없다.
족장 샨티: 시잇…… 협상 성립이다.
우리를 회의장으로 안내해다오.
라우반: 휴우, 회의가 열리기 직전이건만
한바탕 소란이 일어날 징조가 보이는군…….
아렌발드: 이 자리에서 칼리아나파의 참석을 거부하면
대표자 회의라는 이름이 무색해질 거야.
임시 정권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라우반: 그런데 라큠,
칼리아나파 족장이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나?
라우반: 흐음…… 화해할 가망은 있다는 건가?
이슈가르드에서는 과거에 얼음신 '시바'의 신도였던
이단자들이 화해를 위해 투항했다고 들었다만…….
라우반: 어쨌든 지금은 방심하지 말고 경비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지만
상대가 야만신과 얽혀있다면 우리만으로는 대처하기 어려워…….
미안하지만 '새벽'에 협력을 요청해도 되겠나?
라우반: 고맙다.
그럼 나중에 대표자 회의가 열릴 왕궁에서 보자.
아렌발드: 그럼 내가 현자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알라미고인 거주구'에 모여달라고 부탁할게.
라큠, 넌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어.

아렌발드: 라큠, 우리 왔어.
알피노: 사정은 아렌발드에게 들었네.
그래서 야슈톨라와 산크레드도 급히 불렀지.
야슈톨라: 걱정 말아요.
우리도 도울게요.
산크레드: 칼리아나파라고 했나…….
알리제의 보고서에 따르면, 그들은 아난타족 중에서도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는 내향적인 파벌이라던데…….
알피노: 나도 많이 놀랐다네.
설마 소집에 응해서 대표자를 파견할 줄이야.
소집한 임시 정권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겠지.
아렌발드: 그나저나,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면 될까……?
야슈톨라: 대표자 회의는 알라미고 왕궁에서 열려요…….
분담해서 안팎을 모두 경비해야 할 것 같군요.
산크레드: 그럼 나와 야슈톨라가 바깥쪽을 맡지.
라큠과 알피노, 아렌발드는
왕궁 내의 경비를 맡아줘.
알피노: 알겠네.
우리는 라우반 국장님과 합류하지.
아렌발드: 라큠, 이곳 시가지의 동쪽에
왕궁 뒷문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으니까 그쪽으로 가자.
경비를 선 '알라미고 해방군 위병'에게 말하면 들여보내 줄 거야.
산크레드: 알라미고 왕궁 주변은 쿠루루를 찾을 때 와봤지.
그래서 길은 좀 알아.
야슈톨라: 알리제의 경과를 보려고
마침 랄거의 손길을 찾아갔었거든요.
알리제가 부디 몸조심하라고 전해달라더군요.
아렌발드: 알라미고 왕궁으로 가려면 이 계단을 올라가는 게 빨라.
'알라미고 해방군 위병'한테 말을 걸어서 들어가자.
알피노: 칼리아나파와 화해하면
에오르제아의 야만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큰 진전이 있을 걸세.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으련만…….
알라미고 해방군 위병: '새벽' 분들이군요.
라우반 님께 말씀은 들었습니다.
알라미고 왕궁으로 가시겠습니까?

리세: 이렇게 모여주셔서 고마워요.
리세: 전 리세 헥스트예요.
알라미고 해방군의 대표를 맡고 있죠.
리세: 오늘 이 자리에는
각 마을의 촌장님들과, 국외로 피신한 분들의 전령……
리세: 그리고 아난타족과 키키룬족까지…….
기라바니아에 사는 모든 분들의 대표가 모였어요.
알라미고의 미래를 함께 만들기 위해서죠.
리세: 그런데, 여기 들어오실 때 뭐가 제일 먼저 보였죠?
리세: 전 저걸 봤어요…….
리세: 지금 저 왕좌에는
알라미고에서 태어난 폭군도 없고
제국에서 보낸 총독도 앉아있지 않아요.
리세: 여러분 중에, 저기 앉고 싶으신 분이 있나요?
리세: 누군가를 앉히고 싶으신 분은요?
리세: 그럼 다 같이 여기 둘러앉도록 하죠.
우리는 모두 똑같은 이웃이자 친구니까요.
알피노: 리세가 결단을 내린 모양이군.
왕정이라는 선택지는 일찌감치 배제하고,
공화제 아니면 연방제로 가는 길을 제시했어.
알피노: 회의가 예상보다 더 수월하게 진행되겠어.
라간프리드: ……알라가나 촌장으로서의 의견은 여기까질세.
리세: 고마워요. 다음은 칼리아나파의 샨티 족장님 차례네요.
공화제로 가자는 의견이 많은데, 어떠세요……?
족장 샨티: 시잇…… 우리 아난타족은 인간을 포함해서,
기라바니아에 사는 모든 자들에게 요구하는 바이다.
족장 샨티: 락슈미를 따르라……!
족장 샨티: 미의 신 락슈미시여, 이곳에 강림하소서!
리세: ……어떻게 된 거지? 크리스탈은 가지고 들어오지 못했을 텐데!
알피노: 나중에 생각해!
여러분, 어서 도망치십시오!
여기 있다간 신도가 될 겁니다!
아렌발드: 우, 우리가 앞을 막자!
라우반: 어딜!
라우반: 경비원을 먼저 신도로 만들었군!
라우반: 허나!
리세: 안 돼!
라우반: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표자들을 락슈미의 노예로 만들고 싶나 보군…….
리세: 저 두 사람이 방패가 되어주고 있긴 하지만……!
라우반: 이렇게 많은 사람을 지키면서 싸우려면
움직임에 제약이 많겠지…….
리세: 라우반 님…… 부탁이 있어요.
여기서 대표자들을 지켜주세요……!
금방 지원군을 데리고 올게요!
라우반: 이런, 기다릴 수밖에 없나……!
라우반: 티소나의 불꽃을 쉽게 돌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마라!

아렌발드: 대표자들을 신도로 만들 수는 없어……!
하지만 저 많은 사람들을 지키면서
야만신과 싸울 수 있을까……!?
아렌발드: 제, 제길…… 약해지지 않겠어!
우리한테는 라큠도 있다고!
해보자……. 어디 해보자고!
아렌발드: 주, 준비는 됐지!?

=
영웅의 귀환 공략을 시작합니다.
락슈미: 기라바니아에 사는 인간의 우두머리들이여…….
내 사랑과 빛으로 영혼을 채우고, 나의 신도가 되어라……!
아렌발드: 대표자들을 신도로 만들 셈인가!
라큠,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지켜야 해!
알피노: 윽…… 내부에서 적이 된 자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라우반: 당황하지 마라!
뒤는 우리의 영웅에게 맡기고, 앞에 있는 적에게 집중해라!
락슈미: 어째서…… 어째서, 나의 빛을 거부하느냐…….
꿈속에서 살면 고통에서 해방될 터인데…….
아렌발드: 우리는 고통 끝에 알라미고를 해방시켰다!
겨우 손에 넣은 자유를 놓칠 순 없지!
락슈미: 저항해보았자 소용없다…….
자, 내 정화의 빛을 받아들여라……!
아렌발드: 저, 절대 포기 못해……!
락슈미: 정화의 빛을 보아라!
아렌발드: 수, 수가 너무 많아……!
이대로는 지켜내지 못해……!
락슈미: 끝까지 내 빛을 거부하겠느냐……?
그렇다면 먼저 저항하는 자들을 죽음으로 이끌겠노라……!

아렌발드: 크윽…… 이대로는……!
아렌발드: 너, 너는……!
포르돌라 루푸스: 도와주지…….
이 괴물을 처리하자.

포르돌라 루푸스: 망할…… 네가 나타난 게 내 잘못이라면
다른 누구도 아닌 날 위해서 없애주마!
라우반: 지금이다, 단번에 해치우자!!
내가 길을 열겠다!!
락슈미: 도망가지 못한다……
인간의 우두머리들이여, 내 신도가 되어라!
아렌발드: 우리가 락슈미를 막을게……!
다들 이 틈에 피해……!
알피노: 모두 이 틈에 피하십시오……!
……리세!?
리세: 나도 남을래!
지금이야말로 남아서 싸울 때야!
라우반: 그렇지, 리세!
여긴 우리의 고향이다, 목숨을 걸고 지켜야지……. 알피노 공!
알피노: 리세, 라우반 국장님……!?
알았습니다, 제가 피난시키겠습니다……. 무운을 빕니다!
포르돌라 루푸스: 모여라…… 방어한다!
포르돌라 루푸스: 리세라고 했지…… 거치적거린다, 가라!
너에겐 야만신과 싸울 힘이 없잖아……!
리세: 세 명이서 야만신을 상대하기에는 손이 부족하잖아!?
그리고,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때도 있다는 걸 나도 이젠 알아!
락슈미: 에잇, 성가신 녀석들…….
다시 한번 내 빛을 받아라!
아렌발드: 모, 몸이…… 움직이지 않아!
사람들을 신도로 만들 셈인가!?
라우반: 고맙다, 라큠!
이 빚은 내 검으로 갚겠다!!
락슈미: 네놈들…… 끝까지 거부하겠단 말이냐……!
락슈미: 영혼을 꺾어주마……!!

아렌발드: 해, 해냈다……!

=

포르돌라 루푸스: ……이건 또 뭐냐…….
리세: 두 번 말하지 않을 테니까 잘 들어.
리세: 아난타족이 왕궁에서 야만신을 소환했어.
지금 그 사람이랑 아렌발드가 단둘이서,
모두를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고 있어…….
리세: 포르돌라, 너한테는 야만신과 싸울 수 있는 힘이 있어.
그리고 분하지만 나한테는 그런 힘이 없지…….
리세: 전에, 시간은 아직 있다고 했지?
미안하지만 이제 그 시간이 없어.
리세: 지금 당장 정해줘야겠어.
그 검으로 제노스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을지,
아니면 알라미고 사람들을 위해 싸울지……!

라간프리드: 너, 너는…… '해골의 처형인'……!
포르돌라 루푸스: 내 할 일은 끝났다…….
감옥으로 돌아가겠다.
라간프리드: 나는…….
라간프리드: 나는 너희 해골연대를 용서할 수 없다.
용서하지 않을 거야…….
라간프리드: 하지만!
라간프리드: 야만신과 싸워 우리의 해방자를 구해준 것,
거기에 대해서만은 감사하지…….

아렌발드: 무아지경으로 어찌어찌 살아남았지만
뭘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야…….
라우반: 네가 없었다면
나도 야만신의 노예가 될 뻔했다.
고맙다…….
알피노: 리세는 한때 적이었던 자의 도움을 받아
함께 싸우는 길을 택했네.
그녀 나름대로 이상을 향해 한 걸음 내딛은 거겠지.
야슈톨라: 제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신도화된 투사를 알아챘더라면…….
리세: 고마워, 라큠, 아렌발드.
덕분에 대표자들은 모두 무사해.
라우반: 나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만 있었다면 야만신 락슈미의 신도가 되었을 거다.
너희들이 있었기에 이길 수 있었어.
라우반: 그나저나 경비병들을 미리 신도로 만들다니…….
리세: 야만신의 무서움을 알고 있었는데도 소환을 용납하다니,
경비를 담당한 내 책임이 커……. 정말 미안해.
라우반: 그렇게 따지면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이 교훈을 살려 앞으로 경비를 강화하는 수밖에.
라우반: 크리스탈을 회의장으로 옮긴 자는 물론
아난타족 경호원에게 무기를 휴대하도록 허용한 자도
신도였을 가능성이 높다.
야슈톨라: 제가 대상자의 에테르를 면밀히 관찰하면
신도화되었는지를 가려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병사들을 검사할 거라면 제가 도와드리죠.
리세: 부탁해, 야슈톨라.
아렌발드: 그런데 그 상황에서 포르돌라가 도우러 올 줄이야.
덕분에 위기를 넘기긴 했지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리세: 사실은 내가 부른 거야…….
아렌발드: 그런 일이 있었군…….
리세: 라간프리드 씨 말대로, 피해자들은
포르돌라가 한 짓을 절대 용서할 수 없겠지.
리세: 포르돌라 역시 용서를 받고 싶어서
검을 들고 야만신과 싸운 건 아닐 거야…….
그래도 그녀는 동포를 위해 싸워줬어.
리세: 시대와 환경이 포르돌라 같은 사람들을 만들었다면,
나는 두 번 다시 알라미고가 그런 시대를 맞이하지 않게 만들겠어.
리세: 지금 알라미고에서 일어나는 복수의 사슬을 끊지 않으면
또 다른 해골연대가 생길지도 몰라.
그러지 않도록, 모두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해야 해.
리세: 유치하고 미숙한 이상론이라고 비난 받더라도
알라미고에서 이웃끼리 대립하는 일은 없애고 싶어.
그래서 대화를 계속해나갈 생각이야.
알피노: 이상으로 이르는 길은 멀지라도,
걸음을 내딛어야만 비로소 다가갈 수 있지.
어려운 문제지만 나도 미미하게나마 힘을 보태겠네.
리세: 고마워.
그러려면 먼저 대표자 회의부터 성공시켜야겠지.
다들 당황하긴 했지만, 회의를 계속 진행하고 싶다고 하고.
라우반: 그래…….
자, 지금부터 회의 경비는 우리한테 맡기고
라큠, 너희들은 좀 쉬어라.

라우반: 누가 먼저 와 있나 했더니, 너였나…….
라우반: 조금 전에 대표자 회의가 끝났다.
이슈가르드의 서민원을 모방해서, 국민이 대표를 뽑고
그 대표들로 의회를 구성하기로 했지.
라우반: 이제 알라미고에서 내가 할 일은 끝났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기라바니아의 밤하늘을 보려고 왔지.
라우반: 왜, 뭐 잊어버린 거라도 있나……?
라우반: 나나모 님, 어떻게 여기에 계십니까……!?
나나모 울 나모: 라우반이여, 오늘부로 그대를
불멸대 국장 및 모래전갈회 임원에서 해임하노라!
라우반: 그, 그게 무슨……!?
나나모 울 나모: 라우반, 짐은 이제 괜찮다…….
나나모 울 나모: 그러니…… 그러니 그대도 알라미고 사람으로서
고향으로 돌아가 동포들을 위해 일하여라!
라우반: ……또 ……또 모든 것을 혼자서 결정하시려는 겁니까!
나나모 울 나모: 혼자서 결정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지는 이미 잘 안다!
그래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와 의논하고,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결정이니라!
라우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라 하셨습니까!?
저는 신뢰할 수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나나모 울 나모: 그렇다!
마음속 깊이 본심을 숨기고, 말해주지 않는 그대를
어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라고 단언할 수 있겠느냐!?
나나모 울 나모: 알라미고의 정세가 안정되면 울다하로 돌아오겠다던 그대의 눈에,
망설임이 어려 있는 것을…… 짐이 모를 줄 알았느냐!
얕보지 마라!
나나모 울 나모: 짐이 얼마나 그대를 의지하고, 얼마나 믿고 있는지,
라우반, 그대는 모르느니라!
라우반: ……하지만 저는 그때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나나모 님, 당신의 검이 되겠다고…….
나나모 울 나모: 짐은 그대에게서 새로운 검을 받았느니라.
티소나를 물려 받은 피핀이라는 검이 있지 않느냐…….
나나모 울 나모: 짐은 그 검, 그리고……
로로리토와 공화파 중역들도 부릴 수 있는 여왕이 되겠다.
그러니……!
나나모 울 나모: 라우반…… 알라미고로 돌아가거라!
그대의 고향은 이곳이 아니더냐.
라우반: 나나모 님…….
나나모 울 나모: 라우반, 웃자꾸나.
짐은 그대를 웃으며 보내고 싶다.
라우반: 황송하옵니다…….
지금까지…… 당신을 여왕으로 모실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나나모 울 나모: 내일부터 그대는 울다하의 검이 아니다.
알라미고의 검이며, 더 많은 사람을 지키는 에오르제아의 검이니라.
알았느냐, 라우반!
라우반: 예…… 나나모 님………….

알피노: 아렌발드는 포르돌라와 같은 세대지.
원치 않게 갈레안족의 피를 이어받은 알라미고인과,
원해도 갈레안족이 되지 못한 알라미고인…….
알피노: 비슷한 점도 있지만 정반대인 점도 있네.
그만큼 서로의 존재가 마음에 걸릴 테지.
아렌발드: 그 후 포로수용소에 들러서
포르돌라를 면회하고 왔어.
어쨌든 도움을 받았으니 고맙다는 말은 해야겠다 싶어서.
아렌발드: 뭐, 제대로 상대도 안 해주더군.
나랑은 할 말이 없다나.

리세: 두 사람 다, 락슈미한테서 사람들을 지켜줘서 고마워…….
덕분에 대표자 회의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
아렌발드: 그런 말 마,
난 쫓아다니기에만 급급했으니까.
아렌발드: 네가 빛의 전사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았어…….
정말 굉장하더라.
알피노: 그러고 보니, 왕궁에서 나나모 폐하를 뵈었네.
알라미고 난민 귀국 지원 계획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기라바니아에 오셨다더군.
알피노: 라우반 국장님을 찾으시길래
공중정원까지 안내해드렸네만…….
나나모 울 나모: 혹시 짐의 험담을 하고 있느냐?
알피노: 나나모 님!?
아,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나나모 울 나모: 긴장 풀어라.
농담이었느니라.
나나모 울 나모: 그보다, 라우반.
이들에게 할 말이 있지 않느냐?
라우반: 어제부로 나는 불멸대 국장과 모래전갈회에서 해임되었다…….
피핀: 아버지의 직책은 내가 대리로서 이어받을 거다.
등에 진 검이 전보다 더 무거워진 기분이야.
라우반: 대놓고 말하자면, 이제 백수라는 말이지.
알라미고에서 병사라도 구한다면
소개를 부탁하고 싶은데…….
피핀: 나이가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천 번이나 이긴 유명한 검투사였으니까
세상 어딘가에는 받아줄 데가 있겠죠.
나나모 울 나모: '알라미고의 성난 소'가 백수라니……
걸작이로구나!
라우반: 나나모 님은 정말 짓궂어지셨군요…….
피핀, 너도 그렇다. 웃을 일이 아니지 않느냐!
리세: 라우반 님, 돌아오시는 거죠?
라우반: 그래, 울다하에 돌아갈 집이 없어진 것 같아서 말이야.
괜찮다면, 나도 나라를 재건하는 데에 동참해도 되겠나?
리세: 물론이죠. 잘 오셨어요.
알피노: 이것 참 놀랍긴 한데…….
보아하니 자네는 이미 알고 있었군?
알피노: 나 원, 이번엔 완전히 추월당했는걸.
알피노: 그래도 알라미고에는 아주 기쁜 소식이 되겠어.

아렌발드: 리세한테는 누구보다 든든한 협력자일 거야.
백전노장이 동료로 합류했잖아.
알피노: 그랬군. 라우반 국장님…… 아니, 이제 국장이 아니지.
아무튼 그분이 고향으로 돌아가신다니 기쁜 일이로군.
리세에게도, 알라미고 사람들에게도 말이야.
리세: 자, 그럼 난 이제 랄거의 손길로 돌아갈까 하는데……
다들 어떻게 할 거야?
알피노: 알리제가 일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할 테니
나도 리세와 같이 가겠네.
리세: 알았어.
라큠, 나나모 님이랑 인사를 마치면
당신도 랄거의 손길로 와. 그럼 나중에 보자!

나나모 울 나모: 라큠이여, 많은 말은 하지 않겠다.
다만 그대에게는 각별히 감사하는 바이다…….
피핀: 다른 나라는 물론, 울다하 국내의 공화파에 대해서도
아버지가 귀향하신 것이 빈틈으로 비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물려받은 검에 부끄럽지 않은 사나이가 되겠어.
라우반: 조금 먼길을 돌긴 했지만, 가야 할 길은 정해졌다.
너한테도 많은 도움을 받았구나…….

메나고: 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은 자유…….
다시는 놓치지 않도록 소중하게 지킬래요.
리세: 모두들 와줬구나.
알리제: '폐왕의 황금'에 대표자 회의에서의 소동, 라우반 님의 귀환까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알피노한테 대충 들었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었겠네.
메나고: 저는 산크레드 님 일행이랑 왕궁 밖을 경비하고 있었는데,
야만신이 소환됐다길래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요.
메나고: 라큠 님이 물리쳐주셔서 천만다행이었죠.
앞으로도 칼리아나파를 대할 때는 조심해야겠어요…….
리세: 맞아…….
이번 일을 통해서 야만신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달았어.
어느 한쪽이 먼저 무기를 거두지 않으면 싸움은 끝나지 않을 거야.
리세: 칼리아나파에 보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러면 다시 야만신을 소환하게 만들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알피노: 힘으로 제압하면 오히려 역효과라는 건
제국이 행한 처사에서 증명되었다는 말이로군…….
리세: 게다가 야만신을 소환한 칼리아나파의 족장은
라우반 님 손에 죽었으니까…….
다음 족장이 어떻게 나올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아.
리세: 물론 비라파나 메씨족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알라미고 해방군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할 거야.
나는 이 거점에서 칼리아나파를 감시하고 대화를 계속하겠어.
메나고: 우리 부모님도 그 얘길 들으면 안심하실 거야.
그런데 제국군의 습격을 대비해서 해방군 전체를
지휘할 사람이 필요할 텐데, 그건 어떻게 하려고?
리세: 잊은 거야, 나고?
나보다 훨씬 경험이 풍부하고 훌륭한 지휘관이
알라미고 해방군에 합류했잖아.
메나고: 라우반 각하 말이야!?
리세: 알라미고 해방군은 원래 작은 조직들이 모여서 만들어졌고
내가 콘래드 아저씨한테 이어받은 건
랄거의 손길을 거점으로 한 부대의 지휘권 말고는 없어.
리세: 아저씨가 각 조직을 통합하는 역할도 하셨기 때문에
긴급 대책으로 내가 대표를 이어받았을 뿐이야.
리세: 각 부대장들과도 상의하겠지만, 새로운 정권하에서 군을 재편한다면
라우반 님께 총지휘관을 맡기는 게 좋을 것 같아.
나도 그 밑에서 일하면서 많이 배우고 싶어.
알피노: 불멸대를 이끌어온 그의 지도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네.
알라미고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검을 얻은 셈이지.
알피노: 그리고 나나모 님께서 주도하시는 난민 귀국 지원 계획도 있어.
알라미고의 미래로 이어질 희망이 싹트기 시작한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네.
리세: 맞아.
이 희망의 싹을 소중히 키워나가야지.

고우세츠: 섬에 딱 한 그루 있던 소나무를 베어
대강 만든 뗏목으로 바다를 건너서…….
고우세츠: 어찌어찌 기백만 가지고 당도하였건만
돈이 없으면 입을 것조차 구할 수 없으니…….
이래서 인정머리 없는 장사치들 마을은 마음에 안 들어.
요츠유: 자, 여기 경단 맛있더라!
할아방도 잡숴봐!
고우세츠: 서, 설마………… 또 경단을 산 게냐!?
칼을 담보로 내주고 어렵게 마련한 돈이라고 그리 일렀건만……!
고우세츠: 아이고, 이건 아주 삼척동자로구나…….
고우세츠: 누구의 운인지는 모르나, 이리 목숨을 부지하였으니
이 녀석을 어찌 할지는 주군께 여쭈어야겠지!
고우세츠: 츠유야, 그만 가자.
이번에는 홍옥해를 건널 배를 찾아야겠다!

제국군 천인대장: 들었나? 도마에 이어 알라미고도 함락됐다지?
그 싸움의 천재 제노스 전하가 쓰러질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제국군 참모: 속지 마라. 전하는 부상당한 몸으로 귀환하셨다고 들었다.
에오르제아의 야만족들은 제노스 전하를 물리쳤다며
떠들고 다닌다는 것 같지만 말이야.
제국군 천인대장: 뭐야?!
역시 잘못된 정보였나!
제국군 참모: 그나저나, 제도의 장교들까지 유언비어에 넘어가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군…….
제국군 참모: 덕분에 다른 식민지에서도 반란의 조짐이 커진다고 하니,
역시 제대로 된 정보를 공표하는 게 좋겠어.
바로 상부에 말씀드려야겠다.
제국군 천인대장: 유언비어를 퍼뜨리다니, 비열한 야만족들 같으니라고…….
어디 할 수 있으면 제노스 전하의 시신이라도 가져와보라지.
그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겠지만……!

메나고: 현재 칼리아나파에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습니다.
감시 체제를 구축하면서 전후 처리도
제대로 진행해야겠지요.
리세: 아, 라큠!
마침 알려주고 싶은 일이 있어서
'새벽'에 연락하려던 참이었어.
리세: 대표자 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알라미고 해방군이 정식 국군으로 승격하게 됐어.
초대 총지휘관으로는 알라미고의 성난 소, 라우반 님이 선출됐고!
리세: 라우반 님이 지휘를 맡는다니까 다들 얼마나 기뻐하는지 몰라.
이게 다 당신이랑 나나모 님이
라우반 님의 결단을 도와준 덕분이야.
메나고: 이곳 랄거의 손길도 정식으로 유지될 것이 결정되었답니다.
리세도 변방지대 방면의 부대장으로 정식 취임해서
지금 한창 의욕이 넘치고 있구요.
리세: 락슈미 재소환 사건이 바로 얼마 전이기도 하고,
칼리아나파의 감시를 소홀히 할 수는 없으니까.
……그러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이 몇 가지 있어.
리세: 라우반 님에게 목숨을 잃은 족장 대신,
그 딸이 칼리아나파의 새로운 족장이 된 것 같은데…….
그 아이는 계속 넋 나간 인형 상태인가 봐.
리세: 지도자가 그러고 있어서 칼리아나파도 꽤나 혼란스럽더라구.
지금은 대화에 응할 여유조차 없는 것 같지만…….
언젠가는 손을 맞잡는 날이 오도록 계속 대화를 시도할 생각이야.
리세: 아, 대화라고 하니까 생각났는데……
감옥에 있는 포르돌라한테도 가끔 가서 말을 걸고 있어.
리세: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날 쳐다보지도 않지만,
그래도 요즘은 조금씩 대답을 하기 시작했어.
언젠가는 반드시 나를 제대로 보게 만들 거야.
알피노: 라큠, 여기 있었나!
리세: 알피노! 그리고 알리제도 왔네!
……무슨 일 있었어?
알리제: 쿠가네에 있는 타타루한테 연락이 왔어.
행콕이 급히 확인해야 하는 중요 정보를 손에 넣었다나 봐.
서둘러서 와줬으면 좋겠대.
알피노: 그래서 내가 자네와 함께 그리로 가려고 했는데…….
알리제가 자기도 가야겠다고 고집을 부리지 뭔가.
알리제: 뭐 어때서. 다친 데도 거의 다 나았고
둔해진 몸을 좀 움직이고 싶단 말이야.
게다가 급한 상황이라면 사람이 많을수록 좋지 않겠어?
알피노: ……하여간 말을 안 듣는다니까.
알피노: 아무튼 지금 바로 쿠가네로 출발할까 하는데……
자네도 같이 갈 수 있겠나?
리세: ……이럴 때 같이 못 가는 게 좀 아쉽긴 하네.
난 여기서 응원할 테니, 다들 잘 다녀와!
알피노: 고맙네, 리세.
혹시 알라미고와 관련 있을 법한 내용이면
바로 자네에게 알리겠네.
알피노: 그럼 쿠가네의 무역상관으로 가세.
'동부 알데나드 상회 직원'에게 말을 걸면
행콕을 만나게 해줄 걸세.
리세: 알라미고의 자유는 우리가 지킬게.
타타루랑 행콕한테도 안부 전해줘!
메나고: 쿠가네에서 왜 연락했을까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무사히 다녀오세요!

행콕: 오오~, 정말 잘 오셨습니다~!
알리제: 엄청 급한 것 같아서 왔는데, 대체 무슨 일이야?
유우기리랑 소로반까지 와 있네……?
소로반: 어어, 나는 누가 불러서 온 게 아니야아.
다른 용건이 있어서 왔는데, 그렇게 급한 건 아니니까
내 이야기는 나중에 해도 돼애.
유우기리: 고맙다…….
유우기리: 행콕 공……
아까 한 얘기를 이들에게 다시 해주겠는가?
행콕: 물론입니다~!
바로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지요…….
행콕: 제국 대사관에 상당히 많은 병사들이 와 있더군요.
제가 알기로는, 높으신 분이 방문할 예정도 없는데 말입니다.
이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에요.
행콕: 그래서 제 '친구'들에게 이것저것 수소문해 봤더니만,
참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지 뭡니까.
행콕: 제국에서 병사들이 파견된 이유는
바로 쿠가네에서 목격된 어떤 사람을 찾기 위해서라더군요…….
듣고 놀라지 마십시오. 그게 누구냐면…………
행콕: 도마 대리 총독, 요츠유!
알피노: 뭐, 뭐라고!?
유우기리: ……물론 믿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히엔 님이 요츠유를 베는 모습을
내 눈으로 직접 보았으니까…….
유우기리: ……그대도 그렇지?
행콕: 저도 완전히 믿는 건 아니랍니다.
제국군은 도마 성 천수각에서 일어난 일을 모를 테고,
비슷하게 생긴 다른 사람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요.
행콕: 하지만 그 요츠유로 추정되는 인물이
나이 든 루가딘족 무사와 함께 있다면 어떨까요?
알리제: 설마…… 고우세츠를 말하는 거야!?
행콕: 확증은 없지만, 꽤나 신경 쓰이는 정보죠?
그래서 이렇게 여러분께 오시라고 한 겁니다.
알리제: ……이 얘기, 히엔한테는 했어?
알리제: 뭐…… 하긴 그래.
건장한 고우세츠라면 살아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유우기리: 그래…….
근거 없는 낙관론에 매달리고 싶진 않지만,
살아만 있어 달라고 기도했던 것도 사실이다…….
유우기리: 그보다, 제국군이 본격적으로 수색에 나섰다면
우리도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유우기리: 나는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조사를 시작할까 하는데, 그대들은 어떻게 하겠나?
유우기리: 고맙다…….
만약 진짜로 그가 살아 있다면,
제국 병사들에게 쫓겨 곤란한 상황일 수도 있으니까.
알피노: 고우세츠 공은 소중한 동료일세……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면 내버려둘 순 없지!
우리도 기꺼이 돕겠네!
알피노: 그런데 행콕 공, 두 사람의 행방은 아나?
행콕: 이렇게 될 줄 알고 뛰어난 정보통을 고용해 두었지요.
제국군의 움직임을 비롯해, 최신 정보를 모아봅시다!
행콕: 정보통은 '산조 거리' 뒷골목에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쿠가네를 구석구석 꿰뚫고 있는 아주 약아빠진……
아니, 뛰어난 정보통에게 협력을 부탁해 놓았답니다~!
알리제: 쿠가네에서 약아빠지고 뛰어난 정보통이라면……
예전에 만난 적이 있는 나마즈오가 떠오르는데…….
뭐, 어쨌든 일단 가보자.
소로반: 그럼 나도 협력할게에.
라큠에게 부탁할 일이 있었는데,
일단은 그쪽 일부터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네에.
소로반: 만약 찾는 사람이 쿠가네를 이미 떠났다면,
찾으러 갈 때 이동 수단이 필요하잖아아?
항구에 배를 준비해둘 테니 언제든지 말을 걸어줘어.
타타루: 저도 소로반 님을 돕겠습니당!
출항 준비를 해놓을 테니 정보 수집이 끝나면
제2부두에서 만나기로 해용!
알피노: 고맙네!
그러면 배는 두 사람한테 맡기기로 하고
우리는 정보통을 만나러 '산조 거리'로 가세.

유우기리: 그러고 보니 그대들은
쿠가네에서 정보 수집을 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겠군.
정보통이 누군지 짐작 가는 자가 있는가?
알피노: 제국의 움직임을 보아하니
그 두 사람이 고우세츠 공과 요츠유일 가능성은 높네.
하지만 어째서 함께 다니는 거지……?

알리제: 정보통을 만나기로 한 곳이 여기 맞지?
대체 어떤 사람이 나타나려나…….
???: 메메메…….
누님들, 오랜만임메!
도착하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담메!
알리제: ……빠질 목도 없는 것 같은데, 그건 그렇다 치고.
정보통이란 게 역시 교도 너였구나.
알리제: 오늘은 리세가 없지만……
또 거짓 정보를 알려줬다간 어떻게 되는지 알지?
교도: 에이, 그런 짓은 안 함메!
직접 발품 팔아 알아낸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겠담메!
그런데…… 그 전에 받을 건 받아야겠담메!
알리제: ……받긴 뭘 받아? 그렇게 말하면서
사실은 행콕한테 왕창 뜯어냈을 거 아냐!?
자꾸 치사하게 굴래?
교도: 윽, 으메메메……! 그렇게 차가운 눈으로 보지 말람메.
갑자기 배가 아프려고 하잖암메……!
특별히 공짜로 가르쳐줄 테니까 한 번만 봐주셤메!
교도: 제국인은 요츠유를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담메……!
나한테도 두 사람의 행방을 알아내면 상금을 주겠다면서
아주 간곡하게 부탁했담메!
알피노: 흠…… 그런데 애초에 목격되었다는 두 사람이
고우세츠 공과 요츠유라는 증거는 있는가?
교도: 공교롭게도 나는 두 사람을 보지 못했담메…….
하지만 상금 액수랑 시내를 돌아다니는 병사들의 수만 봐도
제국인들은 그렇게 확신하는 것 같담메.
교도: 그리고 지금부터가 알짜배기 정보담메!
코가네 상점가의 전당포에 루가딘족 무사가 여자랑 함께 와서
엄청 좋아 보이는 검을 맡기고 갔다는 소문이 있담메!
알리제: 흐음, 꽤 솔깃한 정보인데?
그런데 그 소문…… 제대로 알아본 거 맞지?
교도: 으, 으메메메메…… 그 전당포……
'행운 전당포' 주인하고 나는 운명적으로 안 맞는담메…….
알리제: ……어차피 빚지고 떼어먹었다든가 그런 일로
얼굴 보기가 껄끄럽다는 정도 아냐?
교도: 으메메, 아무튼 전당포는 누님들이 가보람메!
그동안 나도 제국인들과 접촉해서
새로운 정보가 없는지 알아보겠담메!
유우기리: 전당포에 가서 그 검을 조사하면
고우세츠의 물건인지 아닌지 알 수 있겠지…….
하지만 이자를 제국인들이 있는 곳에 보내도 괜찮겠나……?
교도: 역시 우리 누님은 말이 통한담메!
나라고 두 개의 정보를 동시에 쫓을 수는 없담메.
빠르게 정보를 얻으려면, 나랑 누님들이 협동해야 한담메!
알리제: 상황이 상황인 만큼 할 일을 분담하는 건 찬성이야.
……단, 나는 교도를 따라가겠어.
누군가 감시를 해야 일도 열심히 할 것 같고…… 그치?
교도: 무, 무무무, 물론이담메……!
누님이 같이 가준다면 처, 천군만마담메……!!
알리제: 그럼 교도는 나한테 맡기고, 전당포 조사를 부탁할게.
나중에 제2부두에서 만나자.
알피노: ……뭐, 알리제에게 맡기면 걱정할 것 없겠지.
우린 루가딘족 무사가 전당포에 맡겼다는 검을 조사하러 가세.
유우기리: 그러고 보니 예전에 고우세츠가 불평하던 게 생각나는군.
자신을 제국으로 팔아넘긴 나마즈오를 베지 못했다고.
혹시 그게 교도인가…….
알피노: 고우세츠 공으로 보이는 루가딘족이 들렀다던 '행운 전당포'는
'코가네 상점가'에 있다고 했지.
자, 어서 찾으러 가세.

알피노: 역시 쿠가네 최대의 상가답군…….
전당포를 찾고 있다고 했더니, 전당포 주인들이 여럿 접근해왔었네.
'행운 전당포' 주인을 찾아내는 건 쉽지 않겠어.
장삿속 빠른 전당포 주인: 글쎄, 그런 손님이 있었던가? 아니 없었나? 잘 모르겠네요!
우리 가게에서 뭔가 사주신다면 기억이 날 것도 같은데…….
…………표정을 보니, 제 말을 안 믿으시는군요?
까칠한 전당포 주인: ……뭐? 사람을 찾고 있다고!?
미안하지만, 그런 손님은 못 봤는데.
자자, 장사 방해하지 말고 저쪽으로 가!
유우기리: '행운 전당포' 주인은 찾았는가?
이토록 활기 넘치는 광경을 보는 게 오랜만이라 그런지
사람멀미가 날 지경이다…….
영업용 미소를 띤 전당포 주인: 어서 오십시오!
물건을 맡기러 오셨나요? 아니면 사러 오셨나요?
영업용 미소를 띤 전당포 주인: 호오, 루가딘족 무사님께서 맡기신 검을 보고 싶으시다고요…….
허허 이것 참, 소문에 밝으신 손님이시군요…….
꺼내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알피노: 라큠, '행운 전당포' 주인을 찾았나?
알피노: 역시 라큠이로군!
그렇다면 지금 여기 있는 이 검이……?
유우기리: 이건…… 틀림없네. 고우세츠가 애용하던 검이야!
'행운 전당포' 주인: 굉장히 훌륭한 물건 아닙니까?
담보 기간도 지났으니, 바로 팔아드릴 수 있습니다.
'행운 전당포' 주인: 하지만 가격이 꽤 나가는지라…….
그래서 그런지 아직 구입하시겠다는 손님은 없지만,
원하신다면 '특별 가격'으로 모시겠습니다.
유우기리: 윽, 역시 돈이 드는군.
무사장을 되찾기 위한 자금이라 생각하면…….
아니, 하지만…… 나 혼자 결정해도 되는 건지…….
유우기리: 그, 그렇게까지 신세를 질 수는 없다……!
일단 고우세츠가 무사하다는 건 확인했으니,
이 검은 포기하지.
알피노: 잠깐만 기다려주게.
그 검을 '새벽'의 자금으로 구입하면 안 되겠나?
유우기리: 아니…… 참으로 고마운 제안이긴 한데……
재정을 담당하는 타타루 공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겠는가?
알피노: 뭐, 칼 한 자루 정도는 문제 없네.
아끼는 검을 울며 겨자 먹기로 내놓았을 고우세츠 공을 생각하면
타타루도 이해해줄 걸세.
'행운 전당포' 주인: 결정을 내리신 것 같군요.
그러면 바로 계산해 드립지요…….
유우기리: 그런데…… 검을 맡긴 무사는 그 후 어디로 갔습니까?
그자는…… 고우세츠는 우리들의 동료인데,
지금 당장이라도 쫓아가 되찾은 검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행운 전당포' 주인: 그런 사정이 있으시다면, 그 손님에 대해 이야기해도 괜찮겠군요.
같이 계시던 아가씨가 경단을 사달라고 졸라대서
바로 '갈매기 찻집'으로 가셨습니다.
알피노: 겨, 경단……?
같이 있는 사람이 요츠유라면
고우세츠 공한테 그런 걸 사달라고 조르진 않을 텐데…….
유우기리: ……두 사람만이 알고 있는 어떤 암호일지도 모르겠군.
어쨌든 '갈매기 찻집' 주인인 우메한테 가서
두 사람이 왔었는지 물어보세.
유우기리: 고우세츠는 단것보다는 술안주 같은 걸 좋아했다.
아무래도 자신의 의지로 찻집에 들르지는 않았을 거야.
알피노: 저 사람이 갈매기 찻집의 주인이군.
고우세츠 공과 요츠유를 기억하고 있는지 얘길 들어보세.
우메: ……아아, 그 두 사람이라면 기억하고 있지!
굉장히 예쁜 아가씨가 아이처럼 경단을 입에 잔뜩 넣고 먹길래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거든.
우메: 아마 홍옥해로 간다고 했던 것 같아…….
경단을 다 먹은 후에 시오카제 정 쪽으로 갔어.
유우기리: 홍옥해라……. 아무래도 고우세츠는 도마로 가려는 모양이군.
그나저나 아이처럼 경단을 입에 잔뜩 넣은 요츠유라니…….
난 도무지 상상이 안 가는데…….
유우기리: 고우세츠와 함께 있는 사람은
정말로 내가 아는 그 요츠유인가……?
알피노: 고우세츠 공이 왜 요츠유와 같이 다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군.
두 사람 사이가 화목해 보였다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유우기리: 요츠유로 추정되는 여자의 행동이 이상하긴 하나,
그들이 홍옥해로 갔다는 걸 알아낸 건 큰 성과다.
우리도 서둘러서 홍옥해로 가야겠어.
유우기리: 다른 사람들과 만나기로 한 '제2부두'로 가자.
소로반 공과 타타루 공이 배를 준비해 두었을 테니.

타타루: 배를 준비하면서
쿠가네에서의 상거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답니당.
돈벌이 되는 일을 찾아내는 소로반 님의 능력은 정말 놀라워용!
알피노: 교도는 일이 끝나자마자 바로 사라졌다더군.
그만큼 알리제와 같이 있고 싶지 않았던 거겠지…….
유우기리: 우리 말고도 모두들 각자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해준 것 같군.
동료들의 도움이란 참으로 고맙구나.
알리제: 교도가 제국인한테 아첨을 떠는 모습을 숨어서 지켜봤는데,
알랑거리면서 상대의 환심을 사는 수완 하나는 기가 막히더라.
누구나 쓸모라는 게 있다더니.
소로반: 수고 많았어어.
알리제도 이미 와 있어어.
알리제: 우리 쪽 일은 잘 끝났어.
교도를 제국군 고위 간부에게 접근시켜서 정보를 알아냈지.
알리제: 대사관에 모인 제국군 병사들은 모두 본국에서 왔나 봐.
원래 있던 동방 지부의 병사들은 아무것도 들은 게 없는지
자기들도 혼란스러운 것 같았어.
알리제: 그런데 조금 전, 본국 부대가 집결해서
쿠가네를 떠나 홍옥해 쪽으로 간 것 같더라.
아무래도 고우세츠랑 요츠유의 행방을 알아낸 것 같아……!
알피노: 그런 것 같군…….
우리도 고우세츠 공과 요츠유가 홍옥해로 갔다는
확실한 증거를 손에 넣었어.
타타루: 아, 알피노 씨…….
고우세츠 님의 검을 '새벽'의 자금으로……
그것도 전당포 주인이 부른 값을 그대로 주고 샀나용……!?
알피노: 아아, 급해서 그랬네.
칼 한 자루 정도는 괜찮지 않은가?
이게 거래 증서인데, 나중에 지불해주게.
타타루: ………………알피노 씨.
아무리 그래도 부르는 대로 떡하니 큰돈을 내시다니……!
타타루: ……후우, 지금은 고우세츠 님을 찾는 게 먼저니까용.
라큠 님, 알리제 씨, 유우기리 님,
서둘러 출발하세용!
타타루: ……그런데 알피노 씨는 나중에 저랑 따로 얘기를 하셔야겠어용.
중요한 얘기니까 돌아오시는 대로 바로 저한테 와주세용……
알았죵?
알피노: 중요한 얘기……?
그래, 알았네. 아무튼 나중에 얘기하세.
소로반: 그럼 일단 홍옥 포대로 가자아.
홍옥해로 향했다면 그곳을 지나갔을 테니까아.
고우세츠랑 요츠유를 목격한 사람도 있을 거야아.
알리제: 알피노도 참,
그걸 달라는 대로 주고 사오다니…….
알피노: ……그나저나 타타루 표정이 심상치 않던데,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알피노: 아니, 여기서 생각한들 소용없지…….
어서 두 사람을 찾도록 하세.
자네도 준비는 다 되었는가?
알피노: 그럼 먼저 포대를 지키는 경비병들에게 가서
정보를 모아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