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논란 더쿠 - aiyu nonlan deoku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자의식 과잉이 불러온 소아성애 논란이라는 대참사와 반쪽짜리 '어른' 아이유

내가 스물셋 앨범 처음 듣고 느낀 첫인상은 상당히 '이상하고 불편하다'는 거였음 

우선 나덬은 이전까지는 아이유의 음악이나 컨셉, 캐릭터에 대해 크게 비호감을 갖는 편이 아니었고 

솔직히 말하자면 아이유의 컨셉 전반이 로리지향인것도 알고 있기는 했음 

근데 이전까지의 아이유는 일종의 성역이랄까 

우리나라에 몇 없는 어리고 재능있는 솔로여가수, 국민여동생급의 인기를 구가하는 

소위 '까면사살'류의 입지를 굳히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언급을 하지 않고 넘어갔었음 

나같은 사람들 많았을거야 ㅋㅋㅋ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나덬이 소녀스러운 아이돌을 좋아하기도 했었고 

예전의 소녀시대나 요즘으로 치면 여자친구, 러블리즈, 레드벨벳, 에프엑스같이 

섹시함을 전면으로 세우지 않은 밝고 건강한 미소녀가 취향이었음 

근데 있잖아 ㅋㅋㅋ 이번 아이유 앨범은 적당히 동화같고 적당히 판타지스럽고 적당히 여우같고 적당히 소녀스러운데 

이상하게 불편하고 어 이거 잘 안될 삘인데 하는 느낌이 더 많이 들더라고 

원래는 아이유 신보가 나오면 매번 반복해서 아이유 노래만 들을 정도로 

아이유의 음색과 음악을 전부 좋아하는 덬인데도 말이야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 깨달은 거지 

내 느낌은 틀리지 않았고 지금 분명 아이유는 도를 넘어섰다는 거 

이걸 뒤늦게야 깨닫게 된 이유는 

정식을 뮤비를 보기도 전에 넷에 떠도는 '그' 젖병 씬 움짤이 너무 불편해서 

나도 모르게 뮤비를 보는 걸 미뤄두고 있던 게 첫번째였고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라는 책을 안봐서 자세한 줄거리를 모르기 때문이었어 

그래서 늦게나마 제대로 뮤비를 보고 논란의 ZeZe 가사랑 같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라는 책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더 심각하더라 

일단 난 아이유가 소아성애자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대신 그러한 취향의 사람들을 본인의 돈벌이에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는 데는 상당히 동의함 

동시에 아이유 스스로도 간과하고 있던 심각한 부분은 아마도 

그렇게 Creepy 한 것을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아이유가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을 동안 

대중들의 눈은 훨씬 날카로워지고 동시에 최근,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여성인권과 아동인권, 성범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역시 올라가고 있는 중이었다는 거일지도 ㅋㅋㅋㅋ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아마 지금의 논란도 재작년이나 작년 초반 즈음에 제기된 문제였다면 

지금 많은 수의 사람들을 포함해서 올바른 비판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음란마귀로 몰리고 끝났을지 모른다고 생각함 

일단 노래가사에 좀 더 자세히 접근해보자면 

연결지어 생각해가면서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생산해냈느냐'하는 의문에 대한 답을 추론해 볼 수 있는 곡은 

이번에 나온 스물셋, 제제가 노래 가사를 중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고 

뮤비를 포함한 컨셉 전반으로 범위를 넓혀서 생각해보자면 

좋은날-너랑나-나만몰랐던이야기(뮤비)-너의의미(김창완피셜)-스물셋-제제 쯤으로 넓힐 수 있을거라고 생각함 

여기에 좀 더 양념을 쳐보자면 설리에 대한 노래라던 복숭아나 무한도전에서 불렀던 레옹 정도를 더할 수 있을듯 함 

(롤리타를 컨셉으로 뽑아낸 결과물이라는 점에 주목한다면 ㅇㅇ 복숭아도 마찬가지로 

특정인이 모델이 된 노래긴 하지만 일단 어린 소녀에 대한 일종의 찬양과 로망이라고 할까 ㅋㅋ 그런 게 좀 보여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제제는 원작과의 비교도 비교지만 내 생각으로는 스물셋에 나오는 가사랑도 함께 봐야 알 것 같음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 나오는 제제는 우선 5살 꼬마아이, 부모에게 학대당하면서 약간 비뚤어진 면이 있는(어른의 시선으로) 

마음 둘 곳이 없어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밍기뉴에 기대어 사는 불쌍한 어린아이라는 게 

내가 알고 있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 대한 최소한의 줄거리와 캐릭터 설정임 

제제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어 

심지어 책을 읽지 않은 나조차도 아이유가 생각하는 제제와 밍기뉴에 대한 관계성이 

대체 뭘 보면 저렇게 섹슈얼한 묘사를 깔고 가는 관계처럼 보이는거지 하면서 

이후 인터뷰를 보면 답이 바로 나오더라 

많은 덬들이 분노하고 있는 바로 그 답 ㅋㅋㅋ

제제가 가진 이중성, 모순되는 점이 '섹시하게' 느껴졌더라 하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늘어놓았었지 

여기서 추론해 볼 수 있는 '아이유가 이 위기를 어떻게든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 중 하나는 

'아이유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지 않았다'야 ㅋㅋㅋㅋㅋ(내생각) 

이것 말고는 도저히 저 '제제에 대한 섹시함'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가 없더라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난 책을 안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을 했었어 

차라리 책을 안읽었다고 하고 그걸로 욕먹는게 낫다 싶을 정도 

만약에 책을 제대로 읽고 나서 저런걸 썼다면 많은 덬들이 생각하듯 

아이유는 철저히 가해자인 '나쁜 어른' 심지어 '소아성애 취향의 나쁜 어른'에 빙의해 

제제라는 5살 난 아이에게 또다른 폭력을 가하고 있는 셈인거고 

근데 대체 23살의, 여지껏 자기 일 잘하고 영리하다는 칭찬까지 듣던 그 아이유가 대체 왜 

저런 변태 소아성애자를 옹호하는 듯한 가사를 썼을까, 라는 의문은 제제 한 곡만 가지고는 풀리지 않음 

여기서 나덬은 스물셋의 가사를 같이 떠올려봄 

스물셋은 23살의 아이유가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히 말하자면 

대중들의 시선에 비칠 자기 자신에 대해 스스로가 이야기하고 묘사하는 내용임 

아무리 사람들이 나에게 여우같은 곰이라고 해요 라는 가사를 썼다 한들 

그 속에는 스스로가 생각하는 '내 모습' 또는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빠질 수 없음 

처음 스물셋 노래가 공개된 후에 사람들은 역시 아이유는 영리하다 라는 칭찬을 보내기도 하고 

어딘가 자의식 과잉이다 불편하다 라는 심기를 내비친 사람들도 있었어 

나덬의 의견은 여기서 딱 반반 

영리하지만 그리 긍정적인 영리함은 아니고, 그냥 본인이 받는 시선과 

아이돌로서의 셀링포인트를 굉장히 잘 알고(노래 외적으로도 핏백이 상당히 빠른 연예인이라는 점까지 맞물려서) 

잘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음 

이게 스물셋이라는 노래로만 그쳤다면 아마 그냥 넘어갈 수 있었을지도 몰라 

어쨌거나 그런 식으로 팔리고 싶다는데 뭐 어쩌겠어 하면서 말이야 

근데 이게 다른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고, 아직까지도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 

어린아이의 순수함에 대한 이야기, 심지어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에까지 

손을 뻗치게 된다면 그건 도를 넘어서도 한참 넘어선거지 

누가 그러더라 2차 창작하는 부녀자들도 저런 식의 원작파괴는 안했을거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 

음지문화에서조차 못 받아들여질 행위를 당당히 자기 디스코그래피에 올려둘 수 있을리 만무하지 

그래서 대체 제제를 통해 아이유는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문제의 두 곡을 천천히 다시 들어봄 

그리고 롤리타라든지, 레옹이라든지, 함께 문제되었던 자켓사진 등등을 살펴보면서 내가 얻은 결론은 

아이유는 소아성애자는 아니지만 그러한 관점에서 소비되고 싶어하는 '비뚤어진 어른'이라는 거 ㅋㅋ 

곰인척 하는 여우, 여우인척 하는 곰 어느쪽일까?

머리 꼭대기 위에 있어도 돼요?

내가 이렇게 못되게 굴어도 사람들은 내게 친절해요

라고 자기 자신에 대해 설명하는 스물셋 에서의 아이유랑

교활하고 모순되는, 천사같기도 악마같기도 한 '섹시한' 5살로 묘사되는

제제 속 밍기뉴(=아이유)를 통해 묘사되는 소년 제제랑

굉장히 비슷하지 않아?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아이유가 제대로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난 잘 모르겠지만

그 속의 제제를 저렇게밖에 묘사하지 못했다는거

게다가 아주 단편적인 어떤 특성(앞뒤의 배경은 전부 생략한 채 본인이 원하는 모습만을 잘라와서)만 가져다가

자기 입맛대로 재창조해낸, 철저히 어른의 관점에서 본 제제는 어쩌면

대중들의 시선에 비치고 싶은 아이유 그 자신이라고 생각했음

모순되고 뒤틀렸지만 어쨌거나 귀여운 아이의 모습, 하지만 그런 점이 섹시해! 라면서 

아이같지만 뒤에선 '물기 있는 여자'이고 싶어하는 아이유 그 자체

누가 그러더라

아이유는 '롤리타가 되고 싶어하는 험버트'라고 

이 비유가 정말정말 적절하다고 생각했어

험버트의 시선에서 해석된 롤리타이고 싶어하는 어른,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롤리타는 절대 되지 못하는

롤리타의 탈을 쓴 못된 어른, 아이유

하지만 난 아이유가 아이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가지고 폭력을 행사하고 싶어서

저런 가사를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다만 '사람들 눈에 비치는 이러한 나'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지나친 1인칭 시점으로 모든 것을 과잉 해석해버리고

후에 불러올 대참사까지는 인지하지 못한 것 뿐이지

뭐 이런다고 잘못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보자면 스물셋 속 아이유는 스스로에 대해 굉장히 잘 파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 생각은 어린

영리하고 색기있고 하지만 아직 어리고 싶은,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어른

종합적으로 이 사태를 보면서 나닼은 

딱 그 과도기에 있는 어설프게 머리쓰는 중간짜리 어른의 과욕이 부른 참사라고 생각했음

앞으로 여기에 어떤 식으로 대처할 지 여러 의미에서 기대가 되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해외처럼 이런 소아성애에 대한 소비가 경계시되고

아이유는 사과를 하고, 활동을 접고, 앨범은 전량회수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것일 뿐이고

소아성애에 대한 어떠한 경계심도 없이

자기 입맛대로 할 수 있는 약한 존재에 대한 성애를 품고 있는 이상한 어른들이 늘어나는

지금의 한국같은 '자존감 낮은 어른들이 가득한 사회'에서는 아마 바랄 수 없는 거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어서 올려봄 

제제에 대한 얘기는 위에서 언급했듯 안읽어본 작품이라 놓치고 있는 게 있을지도 몰라

원작에 관계없이 제제는 최소한의 정보만으로도 가사가 상당히 흥미로웠고

스물셋까지 더해지면서 가사를 쓴 창작자에 대한 흥미까지 생기면서 

이런걸 한번은 써보고 싶었거든 근데 때마침 터져주네

감기약 먹고 약기운에 썼더니 뭔가 의식의 흐름 가득함 ㅋㅋㅋㅋㅋㅋㅋ

혹시 딴데서 본 적 있다면 그것도 내가 쓴 글 맞음요

따로 언급은 말아주시떼 ;ㅅ; 그냥 여러사람 생각 들어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