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폭발 피해 최소화에 필요한 전조 현상 분석에 도움" 800년간의 휴지기를 마치고 2021년 3월 분화를 시작한 아이슬란드 파그라달스퍄들 화산. 아이슬란드대 제공 800년간의 휴지기를 마치고 지난해 분화를 시작한 아이슬란드의 파그라달스퍄들 화산이 폭발하기 전 지진활동이 오히려 멈췄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지진 활동을 화산의 전조 현상로 보는 기존의 이론을 뒤집는 결과다. 화산 분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필요한 전조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 "화산 분화 직전 지진 활동 오히려 감소했다" 화산 분화는 땅속에서 만들어진 마그마가 지표면을 뚫고 나오는 현상이다. 마그마가 솟아오르며 지각에 힘을 가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화산이 분화하기 직전까지 지진 횟수가 증가하고 지반 변형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지난해 분화가 시작되기 한 달 전인 2월 24일부터 3월 중순까지는 지진 활동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 분화 직전 며칠간 지진 활동과 지반 변형이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그문트손 연구원은 "분화 직전에 지구 지각에 힘이 저장됐다가 한 번에 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지진 활동이나 지반 변형이 줄어든다는 것은 마그마 분출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는 화산 아래 마그마 저장 구역이 기존에 예측한 것보다 더 넓을 수 있다는 뜻이다. 몇 주간 분화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위치에서 생성된 마그마가 분출됐다는 것은 마그마가 짧은 시간에 빠르게 형성됐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 잦아진 화산폭발...전조 현상 예측 중요해져 아이슬란드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화산 폭발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태평양 한 가운데 위치한 통가 부근 해저화산이 1000년에 한 번 있을 만한 규모로 폭발했고, 지난해 5월에도 콩고민주공화국의 니라공고 화산이 폭발했다.
자연적인 기온 변동보다 훨씬 큰 폭의 기온변화는 작물 생산량에도 영향을 준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글로벌정책연구소는 2018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로 옥수수와 콩, 쌀, 밀 등 생산량이 평균 7%가량 줄었다는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잠시 주춤했던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욜 인근의 에이야프얄랴요쿨(Eyjafjallajokull) 화산이 지난 7일 다시 화산재를 분출하면서 유럽항공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4월 14일 엄청난 굉음과 함께 폭발한 에이야프얄랴요쿨 화산은 엄청난 화산재를 분출하면서 바람을 타고 대서양 상공으로 이동, 주변 유럽 국가들의 공항을 마비시켰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항공기 운항은 재개됐다. 그러나 당시에 전문가들은 “또 다시 화산재가 비산할 수 있다”며 제 2차 화산재 분출을 예고했었다. 그리고 마치 응답이라도 하듯, 이 화산은 7일부터 또 다시 엄청난 양의 화산재를 분출, 유럽항공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빙하와 온천으로 둘러싸인 아이슬란드는 천혜의 관광지로 유명하다. 그러나 잦은 화산폭발로 대서양 상공을 비행금지구역(No Fly Zone)으로 만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바닷물이 빙식곡(氷蝕谷)을 채워서 형성된 절경인 피오르(협만, fjord), 넓이 8천400㎢의 바트나요쿨(Vatnajökull) 빙하, 이 빙하의 남쪽 끝에 위치한 요쿨사를론(Jökulsárlón) 빙하호, 스코가르포스(Skogarfoss) 폭포 등은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아이슬란드의 관광명소이다. 이 아름다운 섬나라에서 들러야 할 곳은 빙하와 폭포뿐이 아니다. 커다란 빙산 옆에 뜨거운 온천과 화산이 나란히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나라가 바로 아이슬란드다. 이곳에는 30여 개의 활화산이 있으며, 온천과 간헐천(間歇泉)도 260개 지역에 달해 증기를 합계한 총열량이 매초 11억 kcal나 된다. 빙하와 화산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내며, 세계 최고의 야외온천 ‘블루라군(Blue Lagoon)’을 만들어냈다. 블루라군 온천가에는 정유시설 같은 공장이 뿜어 올리는 수증기가 하늘을 덮는다. 이는 공장이 아니라 마그마로 데워진 섭씨 300도의 지하수를 끌어올려 각 가정으로 보내는 지열발전소다. 그러나 세계인들이 아이슬란드를 ‘물과 불의 땅’으로 부르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 지난 1783년 6월 8일 빙하지대에 있는 해발고도 853m의 라키(Laki) 화산이 폭발해 주민의 약 20%인 1만 명 이상과 가축의 약 70%가 죽었다. 또 1996년 11월 5일 유럽 최대의 바트나 빙하 밑에서도 화산이 폭발해 빙하를 녹이면서 대홍수가 발생한 적도 있다. 빈번한 화산폭발과 지진은 이 나라의 일상사인 것이다.
대서양 중앙해령(Mid-Atlantic Ridge)이 아이슬란드 한 가운데를 지나는 아이슬란드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해령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역이다. 과학자들은 “대서양 해령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아이슬란드의 신화산 대(Neovolcanic zone)에는 많은 열곡대(rift zones)가 발달해 있다”며, “이 곳에는 아직도 활화산들이 많아 화산폭발이 자주 일어난다”고 말한다. 아이슬란드의 1783년 라키 화산 분출은 연장이 32km에 달하는 열곡대를 따라 용암이 분출되는 열하분출이었다. 또 지난 2004년 11월 1일에도 그림스뵈튼(Grímsvötn) 화산이 폭발, 폭 11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화산재 기둥이 생겼는데 이 역시 열곡대에서 일어났다. 그림스뵈튼 화산은 아이슬란드 고원에 있는 호수군(湖水群)에 있으며, 최대의 관광명소 바트나 빙하의 북서쪽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수면이 얼음으로 덮여 있는 이 호수 200m 밑에는 폭발가능성이 있는 마그마 층이 있다는 것. 아이슬란드에는 대부분의 화산이 바트나 빙하 아래에 있기 때문에 자연히 빙하 아래에서 분출이 일어나고, 이번의 에이야 프얄랴 요쿨 화산 역시 이 근처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에 따르면 모든 화산 아래에는 지각판 기저부에 복잡한 마그마 챔버(Magma chamber, 마그마가 괴어 있는 방)의 조합이 있고, 마그마는 챔버를 통해 끊임없이 이동, 지각 판의 갈라진 틈으로 흘러 들어가 화산활동을 일으키는데 해령이 바로 그곳이라는 것이다. 이 마그마 챔버안에서 냉각된 마그마에는 휘발성 성분이 증가하고, 챔버 내부의 압력이 점점 높아져서 약한 부분을 뚫고 화산 활동을 일으키게 된다. 해령이 지상에 있고, 북위 66도상에 위치한 아이슬란드는 마그마 위에 빙하가 둘러싸인 특성을 지녀 화산활동이 잘 일어날 수밖에 없는 특성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켈리 박사는 또 “상호관련성을 가진 물리적 성질인 점성, 용해된 가스, 온도 등이 마그마의 특성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즉, 점성이 적어 유동성이 매우 큰 현무암질 용암은 일출식 분출로 폭발현상은 잘 나타나지 않는 반면에 유동성이 작은 용암의 경우, 가스가 잘 빠져나갈 수 없기 때문에 화도내의 압력이 높아져 결국 파편과 화산재를 공중으로 날리는 폭발식 분출을 일으킨다는 것. 열극분출에서 나오는 용암은 보통 현무암으로 아이슬란드 화산도 주로 현무암질로 구성되어 있다. 점성이 낮은 현무암질 화산의 경우, 폭발하기 보단 땅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에 폭발적인 분출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지질학자들은 “원래 에이야프얄라요쿨의 화산은 지각 틈새를 통해 현무암질 용암류를 분출해왔다”며 “이는 화산재를 날리지 않는데 이번에 항공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화산재가 많이 발생한 건 순전히 빙하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 원인은 마그마 위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고온의 마그마와 만났기 때문이다. 즉, 빙하가 만들어내는 엄청난 양의 물과 마그마가 섞이고, 물이 수증기로 변하면서 부피가 팽창해 폭발력이 강해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엄청난 폭발 시에 거대한 얼음덩어리와 만나 급격히 식은 마그마는 암석이 되지 않고, 그대로 화산재로 변해 날아오른다는 설명. 지난 2004년 그림스뵈튼 화산은 얼음을 분출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아이슬란드 한가운데 있는 열곡대 위의 빙하들은 언제라도 유럽항공을 마비시킬 시한폭탄처럼 지금도 서서히 녹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