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별자리 이름 - yeppeun byeoljali ileum

자연 현상 중에서 달이 차고 기우는 것만큼 정확하고 규칙적인 현상도 드물 것이다. 상현을 지난 달이 어느덧 둥근 보름달로 커졌다. 둥근 달이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둥근 달을 보며 멀리 있는 가족이나 친구를 생각했고,  잊었던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번 주에 뜨는 둥근 달은 올해 볼 수 있는 달 중에 가장 큰 달이다. 코로나로 인해 서로 만나기는 힘들어도 가장 큰 둥근 달을 보며 서로를 생각하고 마음만이라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주 별자리여행의 주인공은 사랑을 기억하게 하는 별자리인 왕관자리이다. 이 왕관은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크레타섬의 공주인 아리아드네를 만나 사랑의 징표로 주었던 왕관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아리아드네만큼 파란만장한 사랑을 한 여인도 드물 것이다. 그녀는 사랑을 위해 가족과 조국까지도 버렸지만 결국 그녀가 사랑했던 사람은 자신의 조국을 위해 그녀를 배신하고 떠난다. 홀로 남겨진 그녀를 위로하고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준 주인공이 바로 술의 신 디오니소스였다. 아리아드네 옆에서 평생을 함께했던 디오니소스는 그녀가 죽은 후 그녀에 대한 사랑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왕관을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번 주에는 왕관자리를 찾아 아리아드네의 왕관이 하늘의 별자리가 된 사연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슈퍼문(4.27)

예쁜 별자리 이름 - yeppeun byeoljali ileum

보름달.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이소은

많은 사람이 보름달과 둥근달을 같은 달이라고 생각하지만 둘은 같은 달이 아니다. 보름달은 음력 15일에 뜨는 달이다. 이번 주 월요일인 4월 26일이 음력으로 3월 15일이기 때문에 이날 저녁에 뜨는 달이 바로 음력 3월의 보름달이다. 월요일 저녁에 보름달이 뜨는 시간은 18시 15분으로 해가 지기 한 시간쯤 전이다. 보름달은 화요일 새벽 해가 뜨기 한 시간 반쯤 전인 5시 49분에 진다.

달이 가장 둥글게 보이는 때는 해와 지구, 그리고 달이 일직선이 될 때이다. 이때의 달을 영어로는 Full moon이라고 하고 한자로는 망월(望月)이라고 부른다. 음력 날짜를 사용하지 않는 서양에서는 해와 지구, 달이 일직선이 되는 시간을 기준으로 Full moon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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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새벽에 가장 큰 달이 보이는 이유. Ⓒ. 천문우주기획

서양에서는 이번 주 화요일에 뜨는 달을 슈퍼문이라고 부른다. 슈퍼문은 해와 지구, 그리고 달이 일직선이 되었을 때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둥근 달을 의미한다. 달이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이유는 지구와 달의 거리가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망이 되는 시간은 4월 27일 낮 12시 31분으로 이때 지구와 달의 거리는 357,616km이다. 달과 지구가 가장 가까워지는 시간은 망에서 약 12시간이 지난 4월 28일 0시 24분으로 이날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는 357,400km이다. 즉, 수요일 새벽녘에 가장 큰 달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달이 망이 되는 시간이 낮 12시 31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슈퍼문을 볼 수 없다. 다만 보름날인 26일에 뜨는 달보다 27일에 뜨는 달이 더 크고, 특히 28일 새벽 0시 24분에 보이는 달이 올해 볼 수 있는 달 중에 가장 큰 달이다.

다음 달인 5월 26일 저녁 19:36분에 뜨는 달이 올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슈퍼문이자 보름달이다. 이날 해와 지구, 달이 일직선이 되는 시간이 20:14분으로 이때 지구와 달의 거리는 357,461km이다. 하지만 이날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에 가려지는 개기월식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올해 볼 수 있는 가장 큰 달은 4월 28일 새벽에 보이는 둥근 달이다.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5.6)

다음 주가 되면 보름달이 조금씩 기울면서 별을 볼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 어린이날인 5월 5일 밤부터 5월 6일 새벽까지 평소보다 많은 시간당 20개 정도의 별똥별이 떨어지는 유성우 현상이 있다. 다만 새벽 3시경에 달이 뜨기 때문에 이때는 달빛 때문에 실제로 볼 수 있는 별똥별의 수가 조금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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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에 나타났던 핼리 혜성. Ⓒ. NASA

지구가 혜성의 궤도와 만날 때 별똥별이 비처럼 많이 떨어지는 현상이 유성우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혜성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핼리(Halley)혜성일 것이다. 지구는 공전 궤도에서 핼리 혜성의 궤도와 두 번 만난다. 5월 초에 나타나는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와 10월에 나타나는 오리온자리 유성우가 바로 그것이다. 그 중 5월에 나타나는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는 3대 유성우(1월의 사분의자리 유성우, 8월의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 다음으로 별똥별이 많이 보이는 유성우이다.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의 특징은 유성의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것이다. 1초에 무려 60km 이상의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유성을 볼 수 있다.

지구가 핼리 혜성의 궤도와 만나는 때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5월 6일 낮 12시 경이다. 이때 새벽인 유럽에서는 시간당 최대 50개 정도의 별똥별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의 활동 기간은 4월 하순부터 5월 하순까지이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새벽하늘에서 평소보다는 많은 별똥별을 볼 수 있다.

예쁜 별자리 이름 - yeppeun byeoljali ileum

5월 6일 새벽 4시경 동남쪽 하늘. Ⓒ. 스텔라리움, 천문우주기획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의 복사점(혜성 궤도와 지구가 만나는 지점으로 유성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져 보인다)인 물병자리 에타 별은 밝기가 4등급 정도여서 쉽게 찾을 수 없다. 하지만 5월 6일 새벽에는 왼쪽으로 기운 달의 위쪽을 기준으로 사방으로 별똥별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달을 제외하고 새벽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이 목성이기 때문에 목성에서 10시 방향에 복사점이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사랑을 기억하게 하는 별자리 ‘(북쪽)왕관자리’

예쁜 별자리 이름 - yeppeun byeoljali ileum

4월 26일 밤 9시경 동쪽 하늘. Ⓒ 스텔라리움, 천문우주기획

요즘 저녁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은 서쪽 하늘에 보이는 큰개자리의 으뜸별 시리우스이다. 시리우스는 겨울철 별자리에 속해 있지만, 아직도 해가 지고 2시간 정도까지는 서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별 중에 시리우스 다음으로 밝은 별은 목동자리의 으뜸별인 아크투루스이다. 아크투루스는 북두칠성의 휘어진 손잡이를 따라 내려오다 처음 만나는 오렌지색 1등성이다.

요즘 저녁 하늘에는 시리우스와 아크투루스, 그리고 다음으로 밝은 별인 거문고자리의 직녀(베가)도 함께 볼 수 있다.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세 개의 별을 한 하늘에서 동시에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기가 바로 요즘이다.

목동자리의 아크투르스와 거문고자리의 직녀 사이에 반원형의 예쁜 별자리가 하나 보인다. 바로 봄철과 여름철의 별자리를 연결해 주는 왕관자리이다. 왕관자리의 공식 명칭은 북쪽왕관자리(Corona Borealis)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북쪽이란 말을 빼고 줄여서 왕관자리라고만 부른다. 요즘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이름인 코로나가 바로 밤하늘의 예쁜 별자리 이름인 왕관자리와 같다는 것이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다. 코로나가 왕관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왕관자리는 그 독특한 모양 때문에 왕관이라는 이름 이외에도 나라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별들을 말굽 모양으로 보아서 말굽칠성으로 부르거나, 죄인을 가두는 감옥으로도 불렀다. 고대의 아라비아와 페르시아에서는 이 별자리의 모양을 불완전한 원으로 보고 ‘깨진 그릇’, ‘거지의 밥그릇’ 등의 이름으로 불렀으며,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부메랑’으로 알려져 있고, 아메리카의 인디언들에게는 ‘곰의 동굴’로 여겨지고 있다. 인디언들은 큰곰자리의 곰이 봄이 되어 여기서 뛰쳐나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외에도 ‘화환의 고리’, ‘눈동자의 선’ 등 원과 반원으로 이루어진 많은 것들이 이 별자리의 이름으로 불렸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왕관자리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크레타섬의 공주 아리아드네와 결혼할 때 선물한 일곱 개의 보석이 박힌 금관이라고 전해진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크레타섬의 왕 미노스에게는 아리아드네라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는데, 그녀는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괴물 미노타우르를 돌보는 일에 보내야 했던 불쌍한 공주였다. 이 무렵 크레타는 아테네로부터 일곱 명의 소년과 소녀를 조공으로 받았는데, 이들은 미노타우르를 사육하기 위한 희생물이었다. 미노타우르는 소의 몸뚱이와 사람의 머리를 가진 매우 사나운 괴물로 바에다루스가 만든 미로 속에 갇혀 있었다.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르의 재난으로부터 국민들을 구하기 위해 조공으로 바치는 소년들 틈에 끼어 크레타로 들어갔다. 첫눈에 테세우스를 보고 사랑에 빠진 아리아드네는 그의 몸에 실을 묶어 주고 미노타우르를 없앨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미노타우르를 죽인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가 묶어준 실을 따라 무사히 미로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와 결혼을 약속하고 함께 크레타섬을 떠났는데 항해 도중 낙소스섬에서 하루 밤을 머물게 되었다. 다음날 새벽 테세우스는 잠든 아리아드네를 혼자 남겨두고 떠나버렸다. 테세우스가 이렇게 한 것은 꿈속에 아테네 여신이 나타나 그렇게 하도록 명령하였기 때문이었다.

잠에서 깬 아리아드네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버린 것을 알고 슬픔에 빠져 버렸다. 아리아드네가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고 울고 있을 때, 갑자기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나타나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 원래 낙소스섬은 디오니소스 신이 좋아하는 섬으로 자주 머물렀던 곳이었다.

그 후 아리아드네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한 디오니소스는 그녀를 아내로 삼고, 결혼 선물로 일곱 개의 보석이 박힌 금관을 주었다. 아리아드네가 늙어서 죽게 되었을 때 디오니소스는 그녀에 대한 사랑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이 금관을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