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네타입니다. 당장 오늘부터 시작해서 서점에서 MOS Excel과 Powerpoint 2007 관련 책을 각각 구입하여 반나절동안 컴퓨터와 책을 끌어안고 씨름해서 엑셀은 책 한 권을 다 넘기고 모의고사도 한 차례 풀어보았습니다. 오랜만에 공부라는 것을 해서인지 이거 아주 머리가 휑~하니 영 정신이 없군요. 내일 목표는 파워포인트 책을 다 넘기는 것이니 에너지 드링크 한 잔 빨고 힘내봐야겠습니다; 지금부터는 조금 쉬는 의미로 유명하고 대중적인 리큐르 하나를 이야기해볼까 싶습니다. 용량 700ml, 알코올 도수 35도인 표준품입니다. 독일에서 생산되는 이 예거마이스터는 아마 국내에서 단일 리큐르로서는 깔루아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상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독으로 마셔도 조금 취향을 탈 법 하고 독특하지만 마실만한 괜찮은 맛이기도 하고 주로 맥주 전문점에서 함께 취급하는 곳도 많은데다, 특히 각종 칵테일에서도 자주 쓰이는 만큼 즐기는 사람도 많고 그만큼 인지도도 높습니다. 실제로 어지간한 바 또는 호프에 가도 이 예거마이스터 관련 광고 포스터나 컵 받침이 없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홍보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요. 제가 처음 이 예거마이스터를 접한 것도 바로 이런 맥주 전문점이었습니다. 친구와 신나게 맥주를 들이붓던 중 메뉴판의 한 구석에 이 예거마이스터가 나와 있었고 맥주를 마신 후 한 잔 마시는 술이라는 설명도 함께 나와있어 마지막으로 한 잔 마셔보자는 생각으로 주문을 했었군요. 잠시 후 작은 잔에 차게 냉각한 예거 두 잔이 나왔고 이를 처음 마셔본 저와 친구는 이 미묘한 까스활○수(..)가 떠오르는 술맛에 부르르 떨었던 기억이 있군요; 예거마이스터는 특이한 병 모양뿐 아니라 이름부터가 시선을 사로잡는 느낌입니다. 현재 예거마이스터는 독일 니더작센(Lower Saxony) 주의 볼펜뷔텔(Wolfenbüttel)이라는 도시에서 만들어진다 하며 최초 1935년에 판매를 시작한 이래 오늘날에는 전세계적으로 판매되는 리큐르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는 허브 리큐르 특유의 독특한 매력과 수많은 칵테일로도 이용되는 등 술로서의 인기도 좋지만, 무엇보다 예거마이스터라는 브랜드가 각종 후원활동을 많이 하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거마이스터는 특히 축구 등의 스포츠팀뿐 아니라 F1 등의 각종 모터레이스 스포츠 대회 및 락, 메탈 음악밴드 투어 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특히 미국에서는 매년 두 차례씩 The Jagermeister Music Tour를 개최한다고 하는군요. 이 예거마이스터는 상당히 다양한 방식으로 마실 수 있습니다. 또한 꽤 다양한 칵테일의 재료로도 널리 쓰이는데 특히 탄산음료와 섞는 칵테일 계열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에너지 드링크 레드 불(Red Bull)과 섞어 예거밤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맥주와 섞는 예거 비어, 콜라 및 마운틴 듀, 닥터 페퍼 등과 섞는 종류도 있고 오렌지나 파인애플 주스 등을 이용한 트로피컬 스타일도 제법 있습니다. 무거운 이미지인 허브 리큐르이면서 묘하게 클래식한 칵테일 종류보단 이러한 "현대적이고 가벼운" 칵테일에 많이 쓰인다는 점이 어쩐지 특이합니다. 뒷면 라벨을 보면 이 예거마이스터는 차게 마시라고 되어있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엔 이 예거마이스터를 굳이 구입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밖에 나가서 마시면 일단 돈은 들지만 워낙 흔히 볼 수 있는 술이기도 하고 평소 마시더라도 딱 한 잔만 마시고 끝내는 경우가 많으니 굳이 집에까지 둘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였군요. 그러나 어느 날 자주 가는 바에서 문득 예거밤을 한 잔 마셔봤을 뿐이고... 그리고 얼마 전 대량의 에너지 드링크를 구입했을 뿐이고... 결국 이 녀석도 구매목록에 들어가버렸습니다; 우선 예거를 잔에 한 잔... 색은 진한 검정에 가까운 갈색입니다. 향을 가만히 맡아보면 일단 이 예거마이스터에서 느껴지는 향은 단적으로 말해 약국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쌍화탕이나 영지버섯 드링크와도 비슷한 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허브 리큐르라 부르고 있지만 이 예거마이스터는 약 50여종 이상의 각종 허브와 과실, 향신료 등이 포함된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진에 들어가는 주니퍼 베리도 있고 압상트 등에 들어가는 아니스, 사프란과 생강 등의 향신료, 심지어 인삼도 들어간다 하며 어느 정도의 당분과 캐러멜 등도 들어있어 단맛도 납니다. 워낙 향이 복잡해 딱 무엇이다라고 표현하긴 힘들군요. 한 모금 맛을 보면 맛 역시 정말 진한 드링크제가 연상됩니다. 알코올 도수 35도라고 하지만 이 리큐르 특유의 진한 질감과 걸쭉하게 감겨오는 맛, 강렬하게 퍼지는 다양한 향에 섞여 실제로 도수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군요. 이러한 강렬한 향에 익숙하지 않다면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맛이긴 합니다만 일단 익숙해지면 이 리큐르만의 독특한 매력이 느껴집니다. 마신 후 숨을 내쉬면 느껴지는 달콤하고 향긋한 향과 은근히 높은 알코올 도수로 인한 몸의 이완감 등이 몸을 편하게 해주는 느낌이 드는군요. 말 그대로 "좋은 약"을 먹고 몸에 퍼지는 기분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좋은 약"도 이 녀석과 섞이는 순간 medicine이 drug가 됩니다; 알코올과 카페인 음료, 이완음료와 각성음료, 취하는 음료와 깨는 음료... 뭐 하여간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이 둘을 섞는 예거밤을 만들어 한 모금 입에 넣는 순간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지요. 이걸 많이 마시면 말 그대로 술은 마셨지만 생각보다 취하진 않은 것 같은 상태가 된다고 할 정도이니 맛은 좋지만 주의가 필요합니다. 흔히 예거밤은 얼음 없이 레드 불 반 캔(약 120ml), 예거 1잔(30ml)으로 만들지만 오늘은 좀 얌전하게(?) 하이볼 스타일로 만들었습니다. 이러면 한결 부드럽고 천천히 마실 수 있지요. 이 예거밤에 대해선 차후 제대로 글을 써보고 싶군요. 솔직히 이 칵테일은 도수가 독한 칵테일은 아니지만 에너지 드링크와 섞는다는 바로 그 점에 독특함과 독함이 있는 만큼 따로 다뤄보고 싶습니다. 저는 이 700ml 27000원에 구입했습니다. 그냥 마셔도 좋고 여러 음료와 섞어도 좋은 "힘찬" 리큐르인만큼 한 잔 꼭 드셔보셔도 좋을 술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예거밤 폭주는 자제하셔야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