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2 라이센스 초기화 - papan12 laisenseu chogihwa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날 판타지 12(이하 파판12)입니다.

정말 심하게 호불호가 나뉘었던 게임이죠. 파판8만큼은 아니었지만

이 녀석도 나름대로 굉장했습니다. ㅋ (별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이 게임을 굉장히 재밌게 즐겼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파판12는 최고의 게임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금 보실 이 포스팅은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큽니다. 안티분들은 부디 까지

마시고 좋은 부분을 한번 쯤은 재미삼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아마 베이그란트 스토리와 만든 사람이 같다죠? 그래서 그래픽과 분위기가 

베이그란트 스토리와 상당히 흡사합니다. 그리고 옛날보다는 한참 인지도가

떨어진 패미통에서 40점 만점을 주기도 했습니다. 발매 당시엔 역시나

파판답게 상당히 이슈였죠.

판매량은 당시 PS2의 보급 대수를 생각하면 형편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일본에서 200만장 돌파...) 하지만 PS2의 한계를 뛰어넘은 광활한 필드와

캐릭터의 뛰어난 모델링은 절로 미소가 띌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그래픽과

동영상 퀄리티는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뛰어났습니다.


앞표지입니다.

파이날 판타지12는 국내에도 정식 발매가 되었는데, 아쉽게도 한글화는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파판10-2에 이어서 이번에도 한글화를 해줬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많이 아쉬웠네요.

파판12의 전투 방식은 기존의 ATB를 과감히 버리고 온라인 RPG와 비슷한 방식을

채용했는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겜빗 시스템입니다. 이 겜빗 시스템은

쉽게 말해서 적이 무슨 행동을 할 때 나는 무조건 이걸 하겠다~ 라고 하나하나

일일이 설정해주는 시스템인데, 각 캐릭터당 최고 12개씩 설정이 가능합니다.

초반부는 12개가 아니라 훨씬 적게 설정할 수 있고 허접한 설정밖에 못하는 반면에,

후반부에선 정말 괜찮은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투의 참맛을 느끼려면 후반부까지

가봐야 합니다. 이 겜빗 시스템만 잘 활용하면 HP가 무지막지한 적을 만났을 때

게임기를 가만히 틀어놓고 어디 가서 맛있는거 먹고 운동 좀 하고 TV를 봐도 됩니다.

친절하게도 지네들이 알아서 다 싸워 줍니다. ^^

전투 시스템에 대해서 늘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는 전통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생각치도 못했던 방향으로 변모한다고 말들이 많았으나, 온라인 RPG를 그렇게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당시의 저로써는 상당히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뒷표지입니다.

파판12가 호불호가 나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스토리 때문입니다.

스토리는 후반부 내용을 급하게 마무리 짓는 경향이 강하며, 중간에 의미없이

나오는 엑스트라, 그리고 너무나도 카리스마 없는 주인공이 안티를 만드는데 큰

몫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분명 초반에 시작은 반이 주인공이고 아쉐가 비련의

여주인공인 것처럼 나오는데, 뒤로 가니 스토리가 반보다는 왠지 밧슈와 발프레아로

집중되고, 미망인이었던 아쉐는 갑자기 발프레아를 사랑한다고 하고 ;; 가만 보다보니

아쉐보다는 판네로가 더 히로인 같고... 뭔가 상당히 난잡합니다.

대충 스토리를 읊어드리고 싶은데, 저도 이 파판12만큼은 스토리에 대해서 기억나는게

거의 없네요. 약간 재밌는 초반의 내용... 반의 형이 죽는 장면, 그리고 밧슈가 쌍둥이

라는거, 엔딩에서는 판네로가 상당히 이쁘게 나온다는 거... 이 정도만 기억이 납니다.

이 스토리를 재밌게 즐기신 분들도 많으실테지만, 지금 제 머릿 속에는 남아있는게 없네요.

그만큼 몰입도도 최하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니 머리가 나빠서 기억 못하는거다~

라고 반문 하신다면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ㅎㅎ

참고로 파판12를 스토리만 음미하며 클리어 하는데는 고작 40시간 정도밖에 안걸립니다.

스토리의 볼륨 또한 전작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죠.

오픈케이스입니다.

하지만 이런 허접한 스토리 라인을 게임성으로 보강한 것이 파판12의 큰 매력입니다.

파판12는 기본적으로 캐릭터마다 무기에 대한 라이센스가 존재하며, 이걸 습득해야

무기가 사용 가능해집니다. 숨겨진 무기의 수도 너무 많기 때문에 한번 파고들면 정말

끝이 없습니다. 대표적인 숨겨진 무기로는 대충 생각이 나는게 최강의 창, 엑스칼리버

(이건 별로 숨겨진 것도 아님...), 마사무네, 토울누솔(게이머즈 공략에선 뚜흐느쫄이라

적혀있다는;;), 그리고 토로의 검이 있는데, 가장 입수하기 힘든 무기 둘을 꼽자면 토울

누솔과 토로의 검입니다. 여기서 토로의 검은 드래곤 퀘스트의 '로토의 검' 이름을

거꾸로 해서 만든 이름이죠. 스퀘어와 에닉스가 합병하더니 참 쓰잘데기 없는 센스가

생겼던 것 같아요. ㅋㅋ

당시 게이머즈 공략에도 두 검을 입수하는 법에 대한 공략이 제대로 되어있질 않아서

루리웹 공략 게시판을 봐가며 정말 힘들게 입수 했었는데, 토울누솔과 토로의 검 둘 다

무속성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중후반부까지 엑스칼리버가 유용하긴한데, 이건 성속성

이라서 좀 구렸죠. 이 토울누솔과 토로의 검을 입수하는 조건이 정말 극악이었습니다.

어렵기도 어렵지만 습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정말 후덜덜했죠.

아직도 한맺혀 기억이 나는게 뭐냐면, 게임 진행 중 해변가에 트래져 박스가 수십개 깔린

곳이 나오는데, 거기서 박스를 열지 않아야 최강의 창을 입수하기가 수월해집니다.

멋모르고 여기서 박스 전부 열었다가 다른 무기는 전부 다 얻었는데 최강의 창만 얻지를

못했네요. 이 최강의 창을 얻기 위해 동굴 속(최강의 창이 랜덤으로 박스에 나오는 동굴이

있었습니다.)을 대략 5~6시간은 뛰어다닌 것 같은데... 절!대! 안나오더라구요... -_-;; 결국

지지 쳤습니다. 내가 게임기 따위한테 질 줄이야... 젝일! ㅋㅋ 지금까지도 파판12 하면

이게 제일 먼저 기억이 납니다.

디스크 프린팅입니다.

파판12부터는 기본적인 스토리 외에 서브 스토리가 전 세계의 몹들을 잡는

부가적인 미션의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이건 사실 해도 되고 안해도 됩니다.

스토리만 즐기고 끝내실 분은 안하고 넘어가셔도 엔딩 보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단, 무기를 모으고 싶고 뭔가 달성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기도 하죠. 저는 레어몹들을 포함해서 한마리 빼고 전부

잡았습니다.

레어 몬스터의 마지막 한마리가 오메가 mk.12였던걸로 기억하는데(무슨 건담 mk.2도

아니고 ;;), 좀 더러운 던전 속에 있다고 해서 짜증나길래 안하고 접었죠. (엑스칼리버

먹었던 던전이었는데...) 이 몹들을 다 잡고 무기를 적당히 모으다보면 플레이 시간이

100시간은 거뜬히 넘어갑니다. 파판12는 모든걸 다 판다고 가정했을 시에 200시간

짜리 게임이죠.

몹 중에서 넘버 투가 야즈맛트라는 녀석인데, 제가 이 녀석까지는 잡았기 때문에

확실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이 녀석 HP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습니다. 갬빗을 설정할 때 당연히 위험하면 HP 완전 회복인 '풀케어'를 쓰도록

설정을 해뒀었는데, 야즈맛트가 다 죽어가자 이 녀석이 아군에게 리플레그를 걸더라구요.

(마법 반사시키는 보조마법) 그걸 디스펠로 풀어줬어야 했는데, 괜찮겠지~ 하며 가만

냅뒀다가 대박 낭패를 봤었죠.

어떤 녀석이 몇대 맞고 헤롱거리니까 풀케어를 썼는데, 그게 리플레그 때문에 반사가

되어서 야즈맛트에게... ;;; 야즈맛트의 그 어마어마한 HP가 풀케어 한방으로 모조리

회복되는걸 본 순간 짜증나서 본체 꺼버렸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ㅎㅎ;; 진짜 그

허탈함이란... 덕분에 이 녀석을 잡는데 리셋하고 재도전한 시간까지 합쳐서 무려

3시간이 넘게 걸렸죠. 물론 알아서 싸우라고 가만 놔두고 딴짓 했습니다만...

(갬빗 재설정하고... -_-;)

파판12에서 정식 넘버링 시리즈로써는 처음 생겼던 이런 미션의 존재는 후속작인 13탄에

그대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 앞으로 15탄이 나와도 미션은 들어갈거라고 생각해요. 

매뉴얼 표지입니다.

윗 사진에 가려서 잘 안나왔길래 따로 한번 찍어봤습니다. ^^;;

결국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겁니다.

파판12는 스토리가 정말 병맛이다... 그리고 너무 변한 시스템 때문에 적응

못한 사람 또한 많았다... 하지만 게임을 깊이 파고 들어보면 정말 즐길

요소가 많고, 성취감을 느끼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프트다... ^^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게임 중에 하나입니다.

이번 작은 비록 스토리는 아쉬운 점이 많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참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역시나 이름답게 현실에 없는 판타지 공간을 잘 그렸죠. 노가다성이 많긴

하지만 진득하게 즐기면 정말 재밌습니다. 이건 사람마다 틀리니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매뉴얼 속의 등장인물 페이지만 찍어봤습니다.

왼쪽 상단부터 반, 아쉐, 밧슈, 판네로, 발프레아, 프란입니다.

아, 그리고 갑자기 기억이 났는데, 제가 태어나서 해본 게임 중에서 돈을 가장

짜게 주는 게임이 파판12입니다. 몹 잡고 얻는 돈으로 할 수 있는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돈 벌려면 무조건 뭔가를 팔아야 합니다. 늘 돈이 없어서

쪼들렸던 기억밖에 없네요.

이건 완전 현실 반영? ㅋㅋ 게임에서만큼은 좀 부유하게 살고 싶은데. ㅠ.ㅜ

잡다 내용물들입니다.

아래부터는 삘 받아서 직접 찍어본 스샷입니다.


타이틀 화면입니다. 2006년작.

벌써 파판12가 나온지 6년이 흘렀다니. 시간 참 빠르네요.

제 세이브 파일입니다. 137시간 플레이 했군요.

레벨을 보면 아시겠지만, 제 주력은 반과 아쉐, 판네로였습니다.

나머지는 신경 안썼음. ㅋㅋ

매뉴 화면입니다.

사실 저도 너무 오랜만에 틀어본거라 참 스샷 찍으면서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더라고요.

라이센스에 들어와봤습니다.

전 캐릭터 라이센스 정복~

이 라이센스 보드도 어찌보면 파판10의 스피어반 시스템과 약간 비슷합니다.

구파판 같은 경우엔 이런게 아예 없었으니까...

너무 많아서 다 찾아보지는 못하고, 토울누솔 하나 찾았습니다.

라이센스도 땄고 무기도 소지하고 있네요. 이거 얻느라 정말 죽을 똥을 쌌었죠... ㅠ.ㅜ

이건 최강의 창.

라이센스는 땄지만 무기를 소유하고 있지 않아서 글자가 회색으로 보입니다.

제 파판12 플레이 최대의 오점입니다. ㅎㅎ

가만 라이센스 보드를 둘러보니 제가 소유하고 있지 않은 무기도 상당수더군요.

파도파도 끝이 안보이는 게임~

스크린샷 한번 찍어봤습니다.

이게 필드에서의 화면인데, 전투 화면이 따로 준비된게 아니라 이대로 바로 전투에 돌입합니다.

반이 등에 차고 있는 무기가 토울누솔, 판네로가 차고 있는게 마사무네(일겁니다. 아마도요.),

그리고 아쉐가 차고 있는 무기는 알테마 블레이드입니다.

적 발견. 죽엇~!! 데미지 9999~!!

원샷의 로망~

너도 죽어~ ㅋㅋ

딱히 보여드릴 스샷이 없네요. 이 정도가 전부...

오랜만에 파판12 오프닝 봤더니 역시 음악 하나는 예술이에요.

오프닝 영상입니다.

개인적으로 2006년에 가장 재밌게 플레이 했던 게임입니다. 저와 2006년 말을 함께

해줬던 소프트였죠. 위에서 언급했던 무기와 미션에 관련해서 그걸 무지막지한

노가다라고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기 때문에 이 게임은 더더욱 호불호가

나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처럼 아주 재밌게 했거나, 아님 재미없게 한 사람으로...

스토리 부분이 전작들에 비해 많이 허접한건 인정하지만, 게임성이 떨어진다는 말은

개인적으로 인정 못하겠네요. 진짜 잘 만든 게임입니다. 난이도와 밸런스가 아주

괜찮은 편입니다. 단, 무지막지한 HP를 가진 레어몹의 경우엔 조금 제작상의 미스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만... 역시나 한국 유저로써 제일 큰 단점은 일판을 사나 정발

을 사나 일어의 압박이 심하다는 점. 하지만 게이머즈에서 대사 해석을 모두 해줬기

때문에 내용을 못알아봐서 불만인 점은 없었네요.

이 게임도 결국 스퀘어의 상술인지, 인터네셔널 조디악 잡 시스템이라는 확장판

타이틀이 발매가 되었고, NDS로 레버넌트 윙이라는 후속작이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별로 재미없었음...) 조디악 잡 시스템은 추가된 점과 수정된 점이 상당히 많아서 

단순 확장판이라고 보기에는 제법 퀄리티가 있는 편이었지요. 상술로 매도하기에는

너무 괜찮은 타이틀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파판13보다는 파판12를 약 15배

정도 재밌게 즐겼었네요.

하지만 솔직히 다시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노가다성이 너무 심해서...

이상, 여기까지 파판12의 오픈 및 잡설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