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호흡기질환 - misemeonji hoheubgijilhwan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 세포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하여 염증 반응을 일으켜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비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가래와 기침이 잦아지고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어 폐렴 등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한다. 특히 노인, 유아, 임산부나 만성 폐질환, 심장질환을 가진 사람은 미세먼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눈과 목이 따갑고 기침을 하게 되며 어떤 때는 가슴이 갑갑하기도 하며 두통 등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미세먼지가 증가하면 폐기능이 떨어지며 기도가 예민해지기도 한다. 특히 호흡기 질병인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 호흡기질환자의 경우는 질병이 악화되어 입원하는 경우가 증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미세먼지가 많은 지역에서는 사망위험도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미세먼지가 많은 지역에서 비흡연자에게서 생기는 폐암인 선암이 많이 발생했다는 역학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미세먼지를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1980~1990년대에 여러 역학연구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여러 대기 오염물질 중에서도 미세먼지가 사망률과 직접 연관이 높다는 연구가 나왔다. 1마이크로그램(㎍)은 1그램의 백만분의 일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전체 사망자수가 0.51%, 심혈관 및 호흡기계 사망자수가 0.68%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다른 역학연구에서는 미세먼지의 농도가 10㎍/㎥ 증가하면 전체 사망위험이 4% 증가하고, 심혈관계 사망은 6%, 암으로 인한 사망은 8% 증가하는 것으로 나와 미세먼지와 사망률의 관계가 더욱 명확해졌다.
미세먼지가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등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고혈압, 부정맥, 심인성 급사, 관상동맥질환 등 전신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분명해졌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미세먼지가 심한 곳에서 공기청정기로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면 스트레스 대사체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해 몸의 스트레스 수준에도 영향을 미침을 확인했다. 이로써 미세먼지가 몸의 스트레스를 올려 심혈관계를 악화시킨다는 설명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의 역학연구에서는 미세먼지가 10㎍/㎥ 증가할 때마다 실제 사망률이 0.8%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끼치는 해악을 보여준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52년 런던 스모그 사건이다. 추운 날씨와 바람이 없는 날이 4일간 지속되자 가정과 공장의 석탄에서 나온 짙은 스모그가 런던을 덮어버렸다. 이 스모그로 4천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0만여 명의 사람들이 호흡기 질환을 앓았다. 당시 미세먼지 농도가 4,500㎍/㎥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가 심한 날의 40~50배에 이르니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어리거나, 나이가 많거나, 만성 호흡기질환자였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더 치명적이었던 것이다. 만성 질환자들이 더욱 주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아이들도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42.9㎍/㎥ 증가하면 영아 사망률이 14.2% 증가한다는 국내 역학연구 결과가 있다. 미세먼지는 청소년의 건강한 발달도 막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성장기 청소년 1,759명을 8년간 추적했더니 미세먼지가 심한 지역의 아이들은 폐가 잘 성장하지 않아 성인이 됐을 때 폐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강화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확인됐다.

미세먼지가 이처럼 위험한데 좋은 대처방안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호흡기나 심장에 질병이 있는 사람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 집 바깥에 나가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는 더욱 조심해야 되겠다. 외출 후에는 손을 씻는 습관을 가지고 얼굴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천식이 있는 환자는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 평상시 증상을 고려해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 등 응급약을 챙기는 것이 좋다. 마스크에 대해서는 의외로 관련 연구가 별로 없다. 마스크를 끼면 호흡이 불편해진다는 것은 확실한 데 반해 효과가 잘 규명된 연구가 없다. 미세먼지가 매우 나쁜 날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 밖의 날은 어떻게 추천해야 할지 애매하다. 공기청정기는 효과를 보인 소규모 연구들이 있고 특별히 알려진 문제는 없기 때문에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된다. 또 소변으로 미세먼지가 배출되는 만큼 물을 많이 마시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먹는 것도 일부 도움이 될 수 있겠다.

▲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호흡기질환과의 연관성을 찾느냐 분주하다.

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의 원인일까? 아니면 괜한 걱정일까? 최근 대기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면서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지를 놓고 관심이 뜨겁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직접적으로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된 근거는 없다. 그러나 코호트 연구를 통해 추적 관찰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연관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어떤 질환에서 얼마나 또 어떤 위험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최근 가천의대 박정웅 교수가 최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추계학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미세먼지란?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는 다양한 크기, 구성, 그리고 발생원을 가지고 있는 입자상 복합 오염물질이다.

일반적으로 대기 중에 부유하고 있는 분진으로 보통 직경 10㎛ 이하이 먼지를 미세먼지(PM10)라고 한다. 또 2.5㎛  이하이면 초미세먼지(PM2.5), 이보다 더 작은 0.1㎛ 이하를 극초미세먼지(PM0.1)라고 한다.

발생 원인은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인위적인 발생원과 황사, 화산재, 산불 등 자연환경 자체에 의한 발생원으로 나눌 수 있다. 미세 먼지의 성분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데, 입자의 크기, 표면적, 화학적 조성이 건강영향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전문가는 대기 중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폐 염증반응 및 호흡기증상의 악화와 약 사용 증가, 병원 입원 및 사망률 증가를 초래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미세먼지 노출 시에는 하기도 증상 증가, 폐기능 감소, 천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악화, 폐암 발생 증가가 있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은 근거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도 여러 연구결과들을 근거로 미세먼지 대한 권고 기준을 마련하고자 전문가 의견을 모으는 상황이다.

미세먼지와 폐기능

먼저 미세먼지는 폐기능을 떨어뜨린다는 보고가 있다.

스위스 내 8개 지역의 18~60세 성인 9651명을 11년간 추적 관찰한 SAPALDIA 연구를 보면, PM10 연간 평균농도가 10㎛/㎥ 증가 시 노력성폐활량(FVC)이 3.4%, 1초간노력성호기량(FEVl)은 1.6% 감소했다. 또한 연구 기간 동안 PM10의 대기오염이 개선되자, 폐기능(FEV1, FEV1/FVC, 노력성호기중간유량) 감소 속도도 완화됐다.

이러한 연구결과로 장기간의 대기오염 노출이 폐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면 폐기능 감소 속도도 줄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다국가 코호트연구인 ESCAPE 프로젝트 결과에서는 폐기능의 감소는 확인되지만 폐기능 개선까지는 나타나지 않아 아직 확실한 연관성은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세먼지와 COPD

미세먼지와 COPD의 연관성은 입원, 사망률 COPD 질환 유발 등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입원의 경우 단일 연구결과를 보면, 전반적으로 PM10의 농도가 증가됨에 따라 COPD 환자의 입원이 증가한다. 메타분석 결과에서도 PM10 농도가 10㎛/㎥ 증가할수록 COPD 입원이 2.7% 증가했다.

사망과의 연관성은 연구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PM10의 농도가 증가됨에 따라 사망이 증가했다. 여러 연구의 메타분석 결과도 PM10 농도가 10㎛/㎥ 증가할수록 COPD 사망이 1.1% 증가했다.

또한, 최근에 캐나다에서 발표한 46만7994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장기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PM2.5)와 블랙카본(그을음)이 COPD 환자 입원 사망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COPD 발병관련성은 아직 입증된 자료가 없다. 최근에 유럽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는 30여개의 코호트연구를 모아서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표준화해 장기적인 영향을 관찰한 ESCAPE 프로젝트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미세먼지, 초미세먼지에 따른 관련성이 없었다.

미세먼지와 천식

미세먼지와 천식 악화 연관성은 국내 후향적 연구가 있다. 서울지역 15세 이하 소아를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천식악화로 인한 입원의 연관성을 시계열적 분석한 결과 PM10 등 여러 대기오염물질에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PM10, PM2.5 모두 허용기준 이하에서도 10㎛/㎥ 증가 시 응급실 방문과 입원이 1~4%의 증가했다. 하지만 따른 연구에서는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아 강력한 연관성을 주장하기엔 한계가 있다.

천식 발생은 단일 소아의 출생 코호트와 성인 대상의 코호트에서 확인됐다.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전향적 출생 코호트를 추정, 분석한 결과를 보면 PM2.5 농도는 8세 때의 천식 발생률을 28% 증가시켰고, 유병률 또한 26% 더 높았다.

서울에 거주하는 1340명의 아이들을 2년간 추적 관찰한 코호트에서는 거주지가 주요 교통도로에서 가까운 아이들에서 기도과민성이 생길 위험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성인에서 미세먼지는 연관성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PM10과 PM2.5 모두 성인에서 천식 발생과 연관성이 확인됐다. 천식이 없는 비흡연자 성인 코호트를 1991년부터 2001년까지 11년간 추적한 SAPALDIA 연구 결과 PM10에 노출된 환자는 천식 발생이 30% 더 높았다.

하지만,최근에 발표되는 ESCAPE 프로젝트 연구와 US Nurses' Health study 결과는 장기적인 미세먼지 노출이 성인천식 발생에 통계적인 유의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외에도 미세먼지와 간질성폐질환 그리고 특발성 폐섬유화증(IPF)과 연관성도 꾸준히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은 뚜렷한 근거는 없다.

박 교수는 "성분들이 지역적, 계절적, 시기적, 기후 환경적인 영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어떠한 구성 성분이 호흡기계를 비롯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역학연구, 임상연구 및 기초연구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들이 많지는 않아 앞으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가습기 사건을 계기로 실내 및 실외 미세먼지의 위험성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잘 디자인된 연구를 통해 관련성을 입증하고,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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