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다·들판, 그리고 사계절이 있는 한국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제철 맞은 식재료가 넘쳐난다. 봄엔 주꾸미·미나리, 여름엔 갈치·복숭아, 가을엔 꽃게·새우, 겨울엔 꼬막·귤처럼 저마다 제맛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가 따로 있다. '제철 이 식당'은 매달 제철 맞은 식재료 한 가지를 골라 산지와 전문가 추천을 받은 맛집을 소개하는 코너다. 9월엔 꽃게다. Show 제철이라는 말에 알이 꽉 찬 암게를 상상하며 게 껍데기를 열었다고? 그렇다면 알은커녕 하얀 속살만 가득한 모습에 속은 기분마저 들 수 있다. 하지만 일단 한입 크게 베어 물어보길. 입안 가득 찰 만큼 푸짐한 꽃게 살에 한 번, 씹을수록 느껴지는 단맛에 두 번 놀랄 거다. 그게 바로 가을 꽃게의 매력이다. '봄 암게, 가을 수게'라는 말이
있을 만큼 가을철엔 살이 올라 큼직한 수게가 인기다. 비록 봄 암게처럼 노란 알은 없지만 꽃게살만큼은 이때가 제일 맛있다. 프로간장게장의 이행수 상무는 "갓 잡아 올린 가을 수게는 속살이 가득 차고 단맛과 감칠맛을 지니고 있어 찜이나 탕으로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집은 간장게장은 봄 암게로, 꽃게찜 등 다른 메뉴는 가을 수게로 요리한다.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담백한 가을 꽃게찜. [중앙포토] 싱싱한 꽃게는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 꽃게전문점 춘하추동의 이영랑 사장은 "모든 음식이 그렇지만 꽃게는 일단 신선해야 비린내가 나지 않고 마르지 않아 살이 가득 차 있다"고 설명했다. 서애숙(67) 창업주가 1980년 접장(게장을 담은 오래묵은 간장)으로 게장을 담아 팔기 시작한 이후 37년째 영업하고 있는 대표 맛집이다. 고(故) 하일성 야구 해설가를 비롯해 프로야구 선수들이 즐겨 찾는 데서 착안해 82년 원래 사용하던 '호남 아구찜'이라는 이름 대신 '프로간장게장'으로 쓰기 시작했다. 서울 신사동 프로간장게장의 꽃게찜. 크기가 크고 살이 꽉 찬 가을 수게를 쪄낸다. [사진 프로간장게장] 꽃게탕엔 꽃게 외에 다른 해물은 넣지 않는다. 이행수 상무는 "신선한 꽃게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끼도록 다른 해물을 넣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신사동 본점뿐 아니라 삼성동과 일본 도쿄·오사카와 중국 상하이 등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가격은 꽃게찜 6만5000(소)·8만5000원(대), 간장게장 6만5000(작은 암게 2마리), 8만5000원(큰 암게 2마리), 꽃게탕 6만8000원(소)·8만8000원(대). 고양시 식사동의 꽃게전문점 예원본가의 꽃게찜. 매콤한 양념과 꽃게의 단맛이 어우러져 간장게장 못지 않은 밥도둑이다.[사진 예원본가] 정양자 사장이 2007년 꽃게 도매업을 하던 사위의 제안으로 고양시에서
이름을 날리던 꽃게전문점을 인수했다. 정 사장은 "애들 다 키우고 무엇을 할까 고민했는데 가족들이 응원해줘 시작했다"고 말했다. 예원본가의 꽃게 요리. 왼쪽부터 알정식, 간장게장, 꽃게찜(큰 접시 기준). [사진 예원본가] 간장게장이나 꽃게무침(양념게장)뿐 아니라 꽃게찜도 발라먹는 게 번거로운 게 사실. 귀찮거나 치아가 약하다면 꽃게알비빔정식이라는 대안이 있다. 비록 제철 수게는 아니지만 간장게장의 살만 발라 각종 채소와 함께 담아낸다. 한정식집 부럽지 않은 푸짐한 반찬과 구수한 돌솥밥도 있다. 호박죽·김치전·샐러드 등 입맛을 돋우는 전채를 시작으로 가지·콩나물, 물김치, 멸치볶음 등 정갈한 밑반찬을 맛볼 수 있다. 가격은 꽃게찜 4만8000(중)·5만8000원(대), 알배기꽃게정식·간장게장정식 각 2만8000원씩. '춘하추동'의 꽃게탕. 제철 꽃게를 비롯해 중하, 미더덕등 해산물을 듬뿍 넣는다.[사진 춘하추동] 가을 나들이하러 강화도에 간다면 석모도 보문사 입구에 있는 춘하추동에 들러보시길. 서해 바다를 보며 얼큰하고 구수한 국물의 꽃게탕을 맛볼 수 있다. 이영랑 사장은 꽃게가 많이 나는 곳을 찾다 2002년 강화도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엔 강화도 꽃게를 썼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요즘은 주로 인천에서 꽃게를 받아쓴다. 이 사장은 "수게든 암게든 1년치 꽃게를 미리 사두면 살이 마르기 때문에 그때그때 꽃게를 받는다"고 했다. 꽃게가 잡히지 않는 한겨울과 금어기인 한여름을 제외하고는 늘 신선한 꽃게를 쓴다는 얘기다. 꽃게 요리를 주문하면 나오는 강화도 특산물 밴댕이 무침.[사진 춘하추동] 요즘 같은 9월엔 제철 수게로 만든 꽃게탕을 추천한다. 신선한 꽃게를 푹 끓여 껍데기에서 우러난 감칠맛과 된장을 넣어 구수한 국물을 즐길 수 있다. 살이 꽉 차 묵직한 꽃게와 중하(새우)를 넣어 먹을 게 많다. 밑반찬도 푸짐하다. 강화도 특산물인 밴댕이 무침을 비롯해 돌게장 등 단품 메뉴로도 손색없는 밑반찬들을 푸짐하게 차려낸다. 가격은 꽃게탕 6만원(4인분)이다. 가을엔 살 많고 단맛 나는 수게가 제철 #암게로 담는 간장게장 외에 꽃게찜과 꽃게탕에 제격 송정 기자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며 가을이 왔음을 실감한다. 온도가 서서히 떨어지는 9월은 해산물의 계절이라 불릴 만큼 제철을 맞이한 해산물들이 넘쳐난다. 빈틈없이 꽉 차 있는 살점과 터질 듯이 가득한 알이 유혹하는 ‘꽃게’는 전어, 새우와 함께 가을을 대표하는 제철 해산물이다. 아무런 양념을 하지 않아 꽃게 고유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꽃게찜부터 비법 레시피로 선보이는 간장게장, 매콤 칼칼한 양념이 입맛을 돋워주는 매콤한 꽃게찜까지! 지금 가장 맛있는, 꽃게 맛집 BEST 5를 소개한다. 꽃게 본연의 맛과 풍미가 전해지는, 서울 마장동 ‘목포산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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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pkw0607님 인스타그램 꽃게탕, 꽃게아구찜, 간장게장 등 서해안에서 들여오는 신선한 꽃게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목포산꽃게’. 대표 메뉴 ‘꽃게찜’은 주문과 동시에 수족관에서 꽃게를 아무런 양념 없이 쪄낸다. 뽀얀 살점이 실하게 차 있는 꽃게를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꽃게 본연의 풍미가 일품이다. 함께 나오는 짭조름한 꽃게 육수도 은근한 별미다.
살아 있는 꽃게로 선보이는, 서울 하월곡동 ‘장원산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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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da_zz0ng님 인스타그램 ‘장원산꽃게’는 살아있는 꽃게로 만드는 요리를 포함해 아귀찜, 해물탕 등 여러 해산물 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 대표 메뉴는 꽃게와 콩나물, 미나리를 매콤한 양념으로 볶아 낸 ‘산꽃게 양념찜’. 씹을수록 단맛이 퍼져 나오는 꽃게살과 칼칼한 양념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콩나물과 미나리는 아삭한 식감과 향긋함을 더하며 맛을 한층 살려준다.
정갈하게 즐기는 게장 한 상, 서울 논현동 ‘게방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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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moon_chelin_guide님 인스타그램 패션 마케터 출신의 대표가 오랜 시간 게장 전문점을 운영한 부모님과 합작으로 문을 연 ‘게방식당’. 국내산 암꽃게로만 만드는 게장은 계절에 따라 싯가에 맞춰 판매한다. 대표 메뉴는 게장 1마리와 미역국, 밥, 감태, 오늘의 반찬이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게장 세트’. 짭조름한 간장게장과 매콤달콤한 양념게장 중 취향에 맞게 골라 즐기면 된다.
은근한 감칠맛으로 입맛 돋우는, 서울 잠원동 ‘프로간장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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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u.__.nie님 인스타그램 ‘프로간장게장’은 국내에서 최초로 바다 꽃게를 간장게장으로 상품화하여 판매하기 시작한 곳이다. 국내 유명인사를 포함하여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대표 메뉴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 간장을 이용하여 깊은 맛을 살린 ‘간장게장’. 자극적이지 않고 삼삼하면서도 은은하게 단맛이 돌아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속 풀어주는 시원한 국물, 서울 아현동 ‘밀리네해물잡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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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youna_tae님 인스타그램 이대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약 4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밀리네해물잡탕’. 대표 메뉴 ‘꽃게찜’은 전골냄비에 꽃게, 미더덕을 넣고 대파를 듬뿍 올린 뒤 국물과 함께 자작하게 끓여 먹는 점이 특징이다. 국물이 끓어가며 꽃게의 시원함과 갖은 재료들의 맛이 녹아든 국물은 개운한 맛이 돋보인다. 남은 육수에 라면 사리를 추가해 먹는 조합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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