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스마트팜 가격 - keonteineo seumateupam gagyeog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시의 한 스마트팜 농장. 농장을 감싸고 도는 도로변 너른 공터에는 항구에서나 볼법한 40피트짜리(약 8.5평) 컨테이너 여러 동이 쌓여 있다. 컨테이너는 스마트팜 전문 스타트업인 엔씽(N.thing)의 생산거점. 이 회사는 기능성 작물과 과채류, 뿌리채소류 등 고부가가치 작물을 키워내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총 16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스타트업 엔씽의 경기 용인 스마트팜 르포

컨테이너에 들어서려면 먼저 방진복으로 갈아입고 에어샤워를 거쳐야했다. 혹시 모를 먼지나 미생물의 침입까지 막기 위한 조치다. 에어샤워까지 마치고 들어선 컨테이너는 흰색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가득 차 흡사 우주선에 들어온 것 같았다.

컨테이너 양옆의 층층이 쌓인 선반에서는 로메인 상추가 자라고 있었다. 이곳에선 작물을 키울 때 흙이 아닌 양액(영양성분을 담은 물) 재배를 기본으로 한다. 생장주기에 맞춰 양액 성분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로메인 상추는 약 4주면 출하가 가능하다고 했다. 밭에서 로메인 상추를 재배하면 파종부터 출하까지 70~80일이 필요하다. 그나마 덥고 습한 여름엔 사실상 재배가 어렵다. 엔씽의 김혜연 대표는 “로메인 상추를 기준으로 일반 노지 재배보다 30배가량 생산성을 높였다”며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면서 일정한 물량도 낼 수 있는 만큼 채소값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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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준 이마트 채소담당 바이어(사진 왼쪽)이 엔씽 관계자와 함께 컨테이너 내부의 수직 농장(Vertical Farming)에서 길러지고 있는 로메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이마트

장마철에도 안정적으로 채소 공급 

엔씽에서 채소를 납품받는 이마트는 20일 “스마트팜 전문 스타트업인 엔씽과 손잡으면서 날씨에 따라 가격 급등락을 반복하는 채소류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결은 엔씽의 스마트팜 농법 기술이다. 유통기업인 이마트가 협력업체를 통한 채소 재배에까지 뛰어든 건 기후변화로 인해 채소류 수급이 고르지 않은 상황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에서 지난해 한 포기 1980원에 팔리던 로메인 상추의 경우 지난해 7~8월에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판매를 중단해야 했다. 로메인 도매가(서울 가락시장 기준)는 지난해 연평균 1만421원(2㎏)이었지만, 장마철인 8월엔 2만9735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이마트는 현재 로메인 상추를 포함 바타비아와 버터헤드, 바질 등 4종의 채소를 엔씽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마트로선 유통혁신이자, 스타트업 지원이다.

컨테이너 12동에서 한해 40t 채소 농사 

스마트팜을 활용하면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날씨가 고르지 않아도 일정한 품질로 지속해서 채소를 출하할 수 있단 점이다. 노지 재배를 하면 한 해 2~3회 수확에 그치지만, 스마트팜에선 생산성을 높여 최대 한 해 13회까지 재배와 수확이 가능하기때문이다. 엔씽은 현재 총 12개 동의 컨테이너에서 한해 40t가량의 채소를 길러낸다. 여기에 온도에 민감한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콜드체인 시스템까지 갖춰놓았다. 일반 채소의 경우 4~5일이면 짓무르지만, 이곳에서 재배된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는 2주가량 싱싱함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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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준 이마트 채소담당 바이어(사진 왼쪽)이 엔씽 관계자와 함께 컨테이너 내부의 수직 농장(Vertical Farming)에서 길러지고 있는 로메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이마트

스마트팜에서 출하한 로메인 상추의 경우 올해 들어 4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9%나 매출이 커졌다.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보니, 올해 초 서울 성수점과 자양점, 용산점 등 오프라인 점포 4곳과 온라인 이마트몰에서 판매하던 관련 채소류 취급 점포를 8곳으로 늘렸다. 세계적으로도 스마트팜이 활성화하면서 지난해 3200억 달러(약 357조원) 규모였던 시장 규모가 오는 2022년엔 4080억 달러(약 456조원) 대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오현준 이마트 채소담당 바이어는 “이마트 전체에서 팔리는 채소량에 비하면 아직은 생산량이 많지 않지만, 현재 총 50가지의 채소류를 이런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다”며 “채소류 수급이 여의치 않고, 가격까지 폭등하는 여름철에 특히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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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기도 이천의 엔씽 스마트팜 농장에서 직원이 상추류 채소인 바타비아를 살펴보고 있다. /박상훈 기자

지난 18일 경기도 이천의 이마트 후레쉬센터 앞. 주차장 부지에 세워져 있는 흰색 건물로 들어서자 상추류 채소인 로메인과 바타비아 등을 포장하고 있는 직원 5~6명이 눈에 들어왔다. 이들 양옆으로 30㎡(9평) 규모의 컨테이너동 38개가 쭉 늘어서 있었다. 컨테이너 안 4층짜리 선반마다 각종 채소가 자라고 있었다. 이곳은 스마트팜 스타트업 엔씽이 지난달부터 운영을 시작한 첨단 수직 농장. 엔씽은 이곳에서 연간 100톤 규모의 채소를 길러내 이마트에 납품할 예정이다.

대형마트 업계가 스마트팜 채소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태풍이나 장마, 이상고온 등으로 농작물 가격이 껑충 뛰거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지자 그 해결책으로 스마트팜을 꺼내든 것이다. 국내 스마트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관련 기술과 시설에 대한 투자가 늘며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채소 ‘금값’ 시기에 빛난다

스마트팜은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IoT) 같은 첨단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인 농장이다. 엔씽의 경우 이를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컨테이너 모듈형 수직 농장으로 구현했다. 각 컨테이너 안의 온도는 18~23도로 유지된다. 습도와 조명, 내부 바람 세기도 각 채소가 가장 잘 자랄 수 있게끔 맞춰져 있다. 태블릿PC 한 대만 있으면 외부에서도 온도를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다.

엔씽 관계자는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생육 환경을 유지하기 때문에 보통 노지(露地)에선 3개월 정도 걸리는 출하 주기를 3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텃밭을 수직으로 쌓아올려 면적당 생산성도 일반 노지에 비해 30배 정도 높였다. 외부와 차단된 공간이라 농약을 쓰지 않아도 되고,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마트는 작년 초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엔씽에 협업을 요청했다. 예컨대 로메인은 고온과 태풍 영향으로 한여름부터 가을까지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다. 이마트도 매년 이 시기에 로메인을 수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오현준 이마트 채소 바이어는 “시중에 나오는 물량이 거의 없어 가격이 폭등하고 나오는 물량들도 질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작년부턴 엔씽 스마트팜에서 로메인을 공급받으며 365일 연중 판매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도매시장 가격이 2~3배씩 널뛸 때도 스마트팜 로메인 판매 가격을 작년 기준 2180원 선(150g 안팎)으로 거의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이마트와 같은 이유로 최근 유통 업계는 스마트팜 채소 판매 규모를 키우고 있다. 롯데마트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팜 채소를 매장에서 팔기 시작해 작년 150톤가량을 판매했다. 올해는 200톤 규모로 판매량을 늘린다는 목표다. 롯데마트 잠실 제타플렉스점에는 수경재배 시설을 설치하고 직접 채소를 길러내고 있다. 홈플러스도 스마트팜 기업 팜에이트와 협업해 양상추류 6개 품종을 7개 점포에서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61개 점포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상기후에 각광, 스타트업도 봇물

스마트팜은 이상기후 시대에 더 빛을 발할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노지에서 작물을 키우기 힘든 중동 같은 곳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스마트팜을 포함한 글로벌 스마트 농업 시장 규모는 작년 138억달러(약 17조원)에서 2025년 220억달러(약 27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외에선 에어로팜, 플렌티, 바워리파밍 같은 스마트팜 기업이 대규모 실내 수직 농장을 세우고 월마트와 소프트뱅크, 골드만삭스 같은 곳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대형 투자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엔씽, 그린랩스, 퍼밋 같은 스타트업이 속속 스마트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팜 제어 설루션을 제공하는 그린랩스는 누적 투자금 2000억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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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