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텍 디자인하우스 - hanateg dijainhauseu

국내 반도체 디자인하우스들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 미세 공정으로 설계 수준이 높아져 전문 인력이 더 필요해서다.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설계 도면을 제조용 도면으로 다시 디자인하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회사와 설계전문(팹리스) 기업을 이어준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는 24일 “혁신적인 기술로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기술을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일자리도 창출해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하나텍 디자인하우스 - hanateg dijainhauseu
삼성전자가 출시한 DDR5 D램 모듈용 전력관리 반도체(사진=삼성전자)

에이직랜드는 지난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21 벤처창업진흥 유공포상 시상식’에서 창업기업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회사 TSMC와 협력하며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평가다. 에이직랜드는 자체 기술로 7·12·16·28나노미터 과제 등을 하는 주문형반도체(ASIC) 서비스 기업으로 2016년 설립됐다. 올해 20명을 추가 채용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디자인하우스 중 올해 가장 많은 인력을 새로 뽑았다. 지난해 200명이 안 되던 에이디테크놀로지 직원은 올해 400명이 넘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로 완제품 제조사나 팹리스 기업으로부터 의뢰 받아 반도체 소자를 개발하고 고객사 상표로 반도체를 외주 생산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다.

에이디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가 미세 공정 설계로 발전하면서 에이디테크놀로지 같은 디자인하우스를 통해 분업할 필요가 커졌다”며 “설계 기간과 원가를 줄이면서도 성능을 높이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하나텍 디자인하우스 - hanateg dijainhauseu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부터 세번째)이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21 벤처창업진흥 유공포상 시상식'에서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오른쪽)에게 창업기업부문 대통령표창을 수여하고 있다.(사진=에이직랜드)

가온칩스도 기존 100여명에서 올해 150여명까지 인력을 늘렸다. 역시 삼성전자 파운드리 DSP다.

관련기사

  • SK하이닉스, 8인치 파운드리 ‘키파운드리’ 인수2021.10.29
  • 문승욱 장관 "내년 상반기 반도체 패키징 대책 마련"2021.12.07
  •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삼각편대 구축2021.11.24
  • 韓 메모리 수출 감소 불 보듯...'칩4 동맹'서 바로 잡아야2022.09.23

세미파이브는 또 다른 디자인하우스 하나텍을 인수합병(M&A)해 사세를 확장한다. 세미파이브 직원만 해도 120명에서 올해 190명으로 늘린 데다 하나텍 직원 100여명을 더 품는다.

새로운 사업으로 발을 넓힌 회사도 있다. 코아시아는 신기술사업금융 사업 부문으로 반도체 전문 투자 회사 씨앤씨아이파트너스를 최근 세웠다. 코아시아 시스템 반도체의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하고 창업 초기기업(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코아시아의 시스템 반도체 사업 부문 코아시아세미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DSP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주요 디자인하우스 인력 현황

국내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업체들이 올해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기업별로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명 단위로 인력을 추가 확보했다. 반도체 팹리스의 14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수요가 늘면서 이에 대응하려는 디자인하우스 '몸집 키우기' 행보가 빨라졌다.

하나텍 디자인하우스 - hanateg dijainhauseu

디자인하우스 중 가장 많은 인력을 채용한 건 에이디테크놀로지다. 에이디테크놀로지 임직원은 지난해 200명이 채 안됐다. 올해는 425명까지 인력을 확대했다. 자회사까지 고려하면 450명이 넘는다. 미국과 유럽 지사를 본격 가동하는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추가 채용도 준비한다.

세미파이브도 2020년 120명에서 올해 190명까지 확대했다. 세미파이브는 앞서 디자인하우스 세솔반도체와 로직 반도체 설계업체 다심을 인수했다. 또 다른 디자인하우스 하나텍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라 회사 규모는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텍 인력은 60여명 수준이다.

가온칩스도 기존 100여명에서 올해 150여명까지 인력을 늘렸다. 이들은 모두 삼성전자 파운드리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다. 국내 유일의 TSMC 디자인 파트너인 에이직랜드도 올해 20명을 추가 채용했다.

인력을 대폭 늘리는 건 첨단 미세 공정 수요 때문이다. 최근 국내외 팹리스들이 14나노 이하 미세 공정으로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과제(프로젝트)가 많아졌다. 인공지능(AI)과 차량용 반도체에서 특히 수요가 늘었다.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모빌린트 등 AI 반도체 스타트업이 5~14나노 공정으로 칩을 설계 중이다. 14나노 공정으로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상용화한 텔레칩스도 8나노 공정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다.

하나텍 디자인하우스 - hanateg dijainhauseu
<삼성전자 파운드리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반도체 설계는 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설계 지원 인력이 크게 늘어난다. 반도체 집적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도체 안에 회로를 그려야 할 작업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설계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박준규 에이디테크놀로지 대표는 “5나노 공정까지 가면 한 과제 당 인력이 50~100명까지 필요하다”면서 “공정 미세화에 따라 설계 지원 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디자인하우스 규모로는 14나노 이하 첨단 공정 설계를 뒷받침하기 어려웠다. 이에 디자인하우스는 공격적 M&A와 추가 인력 채용으로 체격을 키웠다. 가온칩스 관계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미세 공정 과제에 대비해 인력을 채용하고 현재 교육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 삼성전자와 TSMC가 3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하면서 디자인하우스 규모는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국내 팹리스도 3나노 공정을 활용할 역량이 확보되면 이를 지원할 디자인하우스 인력도 확충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디자인하우스 인력 현황>

자료=업계 취합

하나텍 디자인하우스 - hanateg dijainhauseu

권동준기자

  • 하나텍 디자인하우스 - hanateg dijainhauseu

발행일 : 2019-10-23 14:13 지면 : 2019-10-24 3면

하나텍 디자인하우스 - hanateg dijainhauseu
<이재만 하나텍 대표. <사진=하나텍>>

“최근 시스템반도체 다양화와 기능 고도화로 디자인하우스의 역할 변화가 필요합니다. 반도체 설계 업체 업무를 일부 지원하는 '용역' 업체에서 '솔루션' 회사로 거듭나야 합니다.”

최근 경기 화성시 소재 하나텍 사옥에서 만난 이재만 대표는 국내 디자인하우스 업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설계 업체와 반도체 제조 공장인 파운드리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회사다. 설계 회사들이 건물을 짓기 위해 청사진을 설계하면 디자인하우스는 건물에 들어갈 수도 설비, 방열 장치 등 구체적인 설비를 들여놓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퀄컴, AMD, 엔비디아 등 대형 반도체 설계 회사들은 파운드리 업체인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서비스를 직접 받는다. 그러나 중소 설계 업체에까지 대형 파운드리 업체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면서 이들 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역할을 독립적인 디자인하우스 업체가 맡는다.

이 대표는 앞으로 디자인하우스가 단순한 용역 역할을 하는 회사에서 설계의 다양한 과정을 컨설팅하는 '토털 솔루션'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제품 고도화로 설계 업체들이 모든 설계 과정에 관여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면서 “설계 업체들은 제품 기획과 설계에 더욱 집중하고, 디자인하우스는 제품 완성까지 단계별 협업으로 생산까지 가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또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디자인하우스가 '규모의 경제'를 시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도 역량 있는 디자인하우스 업체가 많이 있지만 대부분 규모가 영세해 기존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디자인하우스 업체 간 인수합병(M&A)이 적극 필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이러한 방향성에 대해서는 국내 업체들도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라면서 “영세 업체들이 M&A에 본격 나설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나 기관 투자가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구상을 직접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최근 하나텍은 국내 디자인하우스 실리콘하모니를 인수했다. 국내 비상장 디자인하우스 업계에서는 첫 사례다. 오는 11월부터 매출이 갑절 이상 늘어나고, 50여명인 현재 인원에서 75명 수준으로 증가한 디자인하우스 업체가 된다.

이 대표는 “실리콘하모니가 쌓은 솔루션 역량을 더해 시스템반도체 업체의 요구에 대응할 방침”이라면서 “TSMC의 디자인하우스 파트너사인 글로벌유니칩(GUC) 이상의 경쟁력 있는 솔루션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하나텍은 국내 삼성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5개사 가운데 하나다. 국내 시스템반도체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부는 만큼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이 대표는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의지와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업계 1위 목표는 디자인하우스가 성장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라면서 “역할 강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며 주먹을 쥐어 보였다.

강해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