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큐 빻 드림 - haikyu ppah deulim

+) 오글+캐붕+드림

건전하게 하려고 노력은 해보겠지만ㅎ

청불조, 쿠로오+맛층+아카아시랑 꽤 친한 우리의 여주. 하지만 친해도 학생은 학생. 배구를 하든 뭘 하든 학생인 이상 시험이 기다리고 있고, 여주는 단순히 시험기간을 대비해 친구들이랑 모여서 소규모로 공부를 같이 하려고 했는데, 쿠로오랑 맛층이랑 아카아시랑, 똑같은 고등학생이니까 시험기간이 비슷해서 겹친 거.

쿠로오: 공부? 그거 좋네, 같이 할까?

마츠카와: 너(여주) 먹일 간식이나 챙겨갈까.

아카아시: …….(보쿠토: 공부 말고 배구하자, 아카아시!!)(보쿠토한테 시달리는 중)

저마다의 이유로 우연찮게 다같이 여주네 집에서 보게 되었음. 여주네 부모님이 여행을 가셨든 혼자 지내는 거든, 자세한 건 뭐 취향대로 생각하고 보면 되고.

어쨌든 여주가 혼자 있어서 여주네 집에서 모이기로 된 거였다. 셋 다 학교가 다르니까 모여서도 헛웃음만ㅋㅋㅋㅋㅋㅋㅋ 특히 쿠로오 아카아시 보고 너 왜 여기 있냐고, 보쿠토 버렸냐고 물었는데ㅋㅋㅋㅋㅋ 아카아시가 "아뇨, 보쿠토 씨 피해서 피난 왔습니다."

하도 보쿠토가 옆에서 아카아시한테 배구하자고, 공부하지 말라고 훼방을 놔서 도저히 집중이 안 되니까 매니저들이 나서서 도망가게 해준 거임ㅋㅋㅋㅋ 보쿠토한테서 해방된 아카아시는 엄청 행복해 보였다.

넷이서 나란히 책 펴놓고 공부하는데 서로 모르는 부분도 물어보고 하면서 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은 분위기. 그 와중에 맛층이 챙겨온 간식은 오로지 여주만을 위한 거라고 쿠로오랑 아카아시 건 없다 맛층이 냉정하게(물론 장난이지만) 말하니까 쿠로오가 한 말이 백미였는데,

"성격 나쁜 게 너희 주장이랑 꼭 닮았네ㅎ"

열심히 펜 잡고 머리 굴리던 여주 그 말에 뻘하게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미안해 맛층 근데 쿠로 비유가 워낙 좋아서ㅋㅋㅋㅋ 근데 이 와중에 맛층이 부인하기는 커녕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같더니 "우리 주장이지만 편을 들어줄 수가 없다." 고.

같이 공부하던 아카아시는 힐끔 여주를 보더니 "노는 건 나중에 하는 게 좋을 텐데." 성적표 보고 눈물 흘리기 싫으면. 뭔가 아카아시 여주한테는 말 편하게 놨으면 좋겠다! 여주가 아카아시보다 연상이면 공과 사를 구분해서 다른 사람들 있는, 소위 공적인 자리로 분류될만한 상황에서는 존대하고 사적인 자리에서는 말 놨으면..

어쨌든 아카아시의 말에 여주는 찔려서 그렇게 말 안 해도 하고 있거든, 조금 부루퉁해서 입을 저도 모르게 삐죽 내밀었다. 쿠로오는 그거 보고 고개를 갸웃- 하더니 곧 웃으면서 "공부 안 해도 괜찮아. 이 쿠로오 씨가 있잖아?" 너는 내가 책임 질 테니까, 하자마자 옆에서 맛층이 여주 귓가에 일부러 다 들리는 소리로, "저런 놈들이 제일 못미더운 놈들이야. 알지?" "쿠로는 못미덥게 생기긴 했어." 여주랑 맛층 죽이 척척 맞아떨어진다.

아카아시는 어쩐지 좀 불쾌해져서 소리를 내면서 일어나더니 목이 말라서 물 좀 마시고 오겠다며 주방으로 갔다. 맛층도 좀 갈증이 났는지 나도 물 마시고 오겠다고 일어나는 바람에 쿠로오랑 여주만 남아서 공부하게 됐다. 쿠로오는 기회는 이 때다 싶은 얼굴로 여주 옆에 철썩 붙어서는 능글능글 웃으며 모르는 거 있으면 자기가 친절하게 알려주겠다고 하는데, 이게 좀 딱 봐도 곱게 알려줄 것 같진 않았다.

응, 아니야^^ 필요없어^^ 거절한 여주는 공부를 하다 말고 마악 생각났는지 그러고보니 매번 같이 다니니까 켄마도 데려올 줄 알았는데 웬일로 혼자 왔냐 물으니까 쿠로오가 "우리 [  ]은(는) 나 하나로는 만족할 수 없나보네~?" 한숨 푹 쉬면서 응징으로 뺨을 아프지 않게 잡아당김. 잘생긴 내가 있는데 다른 남자 이름이 태연히 나오냐면서.

그 때 아카아시랑 맛층 와서는

마츠카와: 그 전에 거울부터 보는 걸 추천한다.

아카아시: 그 출처를 알 수 없는 자신감, 존경스럽네요.

이 와중에 아카아시 여주 괴롭히지 말라고 쿠로오 손 탁 소리 나게 쳐냈다. 하지만 맛층이나 아카아시한테 질 쿠로오가 아니니까. 쿠로오는 태연하게 여주 옆에 자신이 있어서 질투하는 거냐 능글능글 물었고,

마츠카와: 질투고 자시고, 거기 일단 내 자리인데?ㅋ(승자의 여유)

아카아시: [  ], 쿠로오 씨가 나 없는 사이에 다른 짓은 안 했어?(안 들음)

결국 쿠로오 삐친 척 자리로 돌아갔는데 여주가 멀뚱멀뚱 보더니, 출출해졌으니까 간식 먹고 하지 않겠냐고 제안. 이미 이 시점에서 오늘 공부는..

어쨌든 여주가 맛층이 여주 생각해서(시커먼 남자가 둘이나 더 올 줄은 몰랐으니까) 사온 간식이랑 여주가 미리 준비한 간식들 같이 가져와서 잠깐의 휴식을 갖게 되어따.

잠깐 쉬게 돼서 그런지 몰라도 분위기는 조금 전보다 더 편했고 넷이서 잡담을 하면서 간식을 먹게 되었다. 맛층은 여주가 자기가 사온 간식 오물오물 맛있게 먹는 거 흐뭇한 미소로 보더니 맛있어? 다정하게 물으며 머리 쓰담쓰담. 되게 꿀 떨어지는 눈이어따.

짜증나. 미미하게 웃는 얼굴에 불쾌한 기분이 드러난 쿠로오는 보란듯이 과자를 하나 집어서 여주한테 자, 아- 하세요, 하면서 내밀었다. 안 먹으면 왠지 모르겠지만 큰일이 날 것 같은 기분이 든 여주가 손으로 과자를 받아서 직접 먹으려고 했더니 받아먹기 전까지 절대 안 주는 쿠로오ㅋㅋㅋㅋ 맛층이 쿠로오가 내민 과자 고맙다고 대신 받아먹고 맛있네, 웃는데 여주는 얘네가 왜 이러나 식은땀이 날 지경이고 옆에서 보는 아카아시는 둘 다 한심함ㅋㅋㅋ 유치하게 뭐하는 짓이냐 한숨 쉬면서 타박을 주고는 두 사람이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여주 입가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를 손으로 슥 훑어내더니 무심코 그대로 혀로 할짝.

전혀 상상하지 못한 행동에 놀라서 보는 여주한테는 "어디서 샀어?" 입맛에 맞는데, 일부러인지 몰라도 태연하게 말했다. 그리고 옆과 맞은편에 있던 3학년 선배님들은

쿠로오: (꽤 세게 나온다, 아카아시?ㅎ)

마츠카와: (아, 이쪽도 짜증나게 하네.)

ㅋㅋㅋㅋㅋㅋ순식간에 분위기가 묘한 살얼음판이 돼서 은근한 신경전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고. 이후로 여주는 얘네 셋이랑 다같이 모여서 공부하는 일은 하지 않기로 마음 먹게 됐다.

1. 사실은 이쪽이 본편. 제일 끄적이고 싶었다. 쿠로오랑 공부를 할 뿐인 이야기.

쿠로오랑 여주랑 사귄지 꽤 된 편. 여주가 잘 모르는 게 있다고 공부를 도와달라고 해서 여주 집에서 공부하게 됐는데, 이게 공부를 하러 온 건지 데이트를 하러 온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쿠로오가 옆에 딱 붙어서 은근한 스킨쉽들을 해옴.

둘만 있다고 옆에서 슬쩍 어깨도 껴안고 틀린 거 고쳐준답시고 펜을 쥔 손에 제 손을 얹어서 손도 잡고, 조금만 집중력 흐려지면 벌이랍시고 이마에 뽀뽀까지.

아냐 내가 원하는 건 데이트가 아니라 공부였어ㅓ!! 여주가 따지니까 쿠로오가 정색하더니,

"공부라면 계속 하고 있잖아?" "이게 무슨 공부야!" "그야-" 여주를 자리에 쓰러트리고는 위로 올라와서 씩 웃어보인다. "이런 공부지요." 그 와중에도 웃는 모습이 꽤 설레서 여주 얼굴이 붉어지니까 이런 거 좋아했냐면서 짓궂게 묻는다.

변태였네, 우리 공주님. 여주 이마에 쪽, 입 맞추더니 그대로 내려와서 입술에도 쪽. 한 번 하고 떨어지나 싶었는데 모처럼 잡은 기회를 그냥 버릴 리가 없는 쿠로오가 따질 틈도 없이 다시 한 번 입을 맞추는데 이번에는 조금 길게 맞댄다.

이쯤 되면 여주도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 아 왜 하필 얘한테 공부하는 거 도와달라고 했을까. 차라리 야쿠한테 갈 걸, 하고.

쿠로오가 여주를 놔준 건 그로부터 한참만에였다. 일으켜서 옷 매무새도 가다듬어주고 한 쿠로오가 이제 잘 알겠냐면서 태연하게 물으니까 여주는 너무 잘 알아버려서 앞으로 공부는 야쿠한테 부탁하려고^^

쿠로오 미간 찌푸리더니 "그거, 질투해도 된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공부, 다시 해야겠네. 가까이 다가오니까 뭐든 좋은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 여주가 벌떡 일어나서 그대로 도주ㅋㅋㅋㅋㅋ

"이거 참고서가 방에 있었지, 참!" ㅋㅋㅋㅋㅋㅋ엄청 태연하게 말하면서 참고서 찾아올게, 하면서 잽싸게 도망가니까 쿠로오 조금 벙찐 얼굴로 있더니 곧 소리 내 웃어버렸다.

이거야 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아가씨잖아. 어차피 다시 올 거면서. 뽈뽈뽈 달아난 여주의 모습이 귀엽게 보이기도 해서 괜히 더 놀려주고 싶어졌다. 여주가 올 때까지 이번엔 어떻게 놀려줄까, 즐거운 기분으로 여주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2. 마츠카와랑 공부를 할 뿐인 이야기.

여주가 맛층이랑 연애를 하기는 하는데 공부는 다른 사람들이랑 하거나, 아예 혼자 하거나 한 편. 정 안 되겠다 싶으면 미루고 미루다가 오이카와한테 연락해서 물어보긴 하는데 한 번에 알려주는 법이 없고 오이카와는 왠지 한 번 상대하면 정신적으로 지쳐서 잘 안 하려는 편. 맛층이랑 공부 안 하는 이유는 그냥 맛층이 인상이나 분위기도 그렇고, 무섭고 부담스러워서.

연애하면서 손 한 번 먼저 잡으려고 해본 적도 없고, 오히려 맛층이 덥썩덥썩 잡을 때마다 여주가 놀라서 맛층이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하는 그런 입장ㅋㅋㅋㅋ

그런데 도저히 혼자 할 수 없는, 벽에 부딪히고 말았는데 딱히 도와줄 사람도 없고 오이카와한테는 이거 또 엄청 피곤해지겠다 싶고, 마지 못해 여주가 먼저 맛층한테 연락을 하게 됐다. 이러이러한 걸 모르겠는데 도와줄 수 있냐고.

학교에서 마주치면서도 말 한 마디 안 꺼냈던 여주가 얼굴도 안 보고 연락해서 했다는 게 내심 상처지만 그래도 맛층은 여주한테 연락이 왔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약속을 잡고 여주가 맛층을 찾아갔는데 맛층 방에ㅋㅋㅋ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인형들이 있어서ㅋㅋㅋㅋㅋㅋ 여주가 당황해서 이게 뭐야? 하니까 맛층이 평소답지 않게 아니, 그, 하면서 말을 빙빙 돌리다가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머쓱하니까 괜히 제 머리 헝클이고.

여주가 혹시 본인 때문에 겁 먹을까봐 맛층도 나름대로 신경 써준 거였다. 그걸 모를 리가 없는 여주는 감동스럽기도 하고, 그동안 그렇게 심하게 무서워했나 새삼 반성. 그래서 오늘은 용기를 내볼까, 하고.

가져온 책을 펼쳐두고 미리 표시해놨던 모르는 부분들을 물어보면서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다시 말해달라고 부탁도 하고, 여주가 엄청난 발전을 보여주니까 맛층도 내심 기쁘겠지. 분명 표정에 티가 확 나진 않아도 그럴 거야.

여하튼 여주가 제가 말하는 걸 그렇구나, 이해하는 걸 본 맛층이 무심코 "가르쳐주는 보람이 있구만." 머리를 가볍게 헝클여 주었다. 움찔거리기는 했는데 그래도 손 잡고 했을 때처럼 놀란 정도는 아니어서 이번엔 맛층이ㅋㅋㅋ 놀랐다ㅋㅋㅋㅋㅋ 어? 안 놀란 거야? ㅋㅋㅋㅋㅋㅋㅋ

맛층이 잘 가르쳐주니까 이해가 잘 된다면서, 여주가 수줍게 웃자 맛층 눈이 동그래지더니 피식 웃으면서 "하긴, 가르쳐주는 선생님 수준이 높지. 그럼 다른 건 혼자 하고 있어봐." 이렇게 귀여우면 챙겨주지 않을 수가 없잖아. 맛있는 걸 준비해 오겠다면서 잠깐 자리를 비우게 되었다.

여주는 혼자서 맛층이 알려준대로 다른 문제도 응용해서 해결하고 있는데 잠깐 시간을 확인하려고 눈을 든 그 때, 맛층이 제대로 숨기지 못한ㅋㅋㅋㅋ 빨간책이 끄트머리를 내밀고 어설프게 숨은 게 보였다. 여주는 아무것도 모르고 이게 뭐지? 읽고 정리하는 걸 잊었나? 꺼내서 책장에 마침 빈자리가 있으니까 넣어주려고 했는데, 책의 정체는 빨간책. 딱지 붙은 얇은 책. 정체를 파악한 여주의 얼굴이 새빨개져선 맛층이 올 때까지 굳어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맛층은 여주가 평소 좋아한 간식을 준비해서 올라왔는데 보이는 건 잘 숨어있어야 하는 본인의 빨간 딱지가 붙은 얇은 책과 그걸 앞에 두고 굳은 여주. 저게 왜 나와있지 저건 도대체 어떻게 발견한 거야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일단 챙겨온 간식이랑 자리에 세팅했다. 그제야 맛층이 돌아온 걸 안 여주가 뻣뻣하게 고개를 돌리고 ㅈ, 저기, 이거 내가 꺼내려고 한 건 아닌데, 어, ㅂ, 볼 수도 있는 거고, 이상하게 생각은 안 하니까, 진짜 보는 사람이 더 어색할 정도로 변명을 하고 있었다.

당황한 게 되려 풀려버린 맛층이 웃더니 "내용, 궁금하면 보여줄까?" 아냐 됐어 필요없어 안 봐도 괜찮아 제발 안 보게 해주세요!! 즉답이 돌아왔다. 맛층은 조금 전보다 크게 웃고는 여주 귓가에 입을 가까이 하고 "필요할 걸? 좀 더 나중에 저것보다 더한 걸 하나씩 해보게 될 테니까."

여주가 빨개져서 어쩔 줄 몰라하는 걸 흐뭇하게 보더니 "일단 와서 먹고 해." 미리 준비 다 해놓은 자리로 불러서 즐거워 하는 눈으로 여주가 먹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고.

3. 아카아시랑 공부를 할 뿐인 이야기.

때는 바야흐로 시험기간, 아카아시도 여주도 공부해야 하는데 보쿠토가 아카아시한테 요즘 너무 무심한 거 아니냐, 공부가 뭐라고 토스도 안 올려주고 부활동 끝나자마자 집에 가냐, 공부 따윈 버리고 토스나 좀 더 올려줘라 등등 열심히 피곤하게 만들었고 아카아시한테 매번 거절 당한 보쿠토가 여주한테 아카아시는 나보다 공부가 더 좋은 것 같다고 푸념을 늘어놓는 바람에, 두 사람은 보쿠토를 피해서 공부를 해야만 했다.

아카아시: (시험기간인데 보쿠토 씨를 어떻게 해야…….)

여주: (우리 학교 배구부 매니저들은 대체 멘탈이 얼마나 튼튼한 걸까…….)

서로 한숨을 쉬는 와중에 같은 고민을 가졌다는 걸ㅋㅋㅋㅋ 알고 같이 공부를 하게 되었다. 보쿠토한테는 조금 미안하지만 주말에 서로 선약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서 만나 공부하게 됐는데 진짜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고.

아, 거기 범위에 들어간대. 부활동 하면서 놓친 부분도 생각보다 있었네. 여주랑 둘이 그런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공부를 하니까 사각사각, 펜 소리가 주된 소리가 되었다.

공부하다 말고 여주 한 번 힐끔, 맞은편에 앉아서 필기한 것들 정리하고, 은근히 꼼꼼하게 하는 모습에 잠깐이나마 시선이 머문다.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고는 다시 시선을 내리려는데 "더 봐도 되는데? 지금 내 모습 멋지잖아." 여주가 능글거리니까 아카아시가 완전히 싸늘해진 눈으로 "거울은 아니라고 할 걸." "아 왜ㅋㅋㅋ"

그래도 그런 대화를 했더니 조금 분위기가 풀어져서는 크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최소한 처음보다는 공기가 부드럽다고 느껴졌다. 한참을 공부만 하던 여주도 아카아시도 피곤해질 즈음, 여주가 먼저 펜을 놓고 기지개를 펴더니 "자고 싶다-"

아카아시도 잠시 쉴 겸 펜을 내려놓고는 자려면 자던가 하는 반응을 보였는데 "남자랑 단 둘이 있는데 잘 수 있으면 자봐."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여주는 왜~? 남자랑 둘이 있을 때 자면 안 되는 거야~? 일부러 짓궂게 장난을 쳤고 아카아시는 한숨.

네 눈에 보이는 나도 남자잖아. 일단 자각은 하고 있지 그래. 여주의 옆으로 와서 앉더니 "그러다 일반적인 공부가 아니라 인생 공부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고 말했다. 인생 공부? 어떤 거? 더 짓궂게 나오자 말없이 미간에 주름을 잡더니 "뭐, 이런 거지." 순식간에 여주를 깔고 올라타서 움직일 수도 없게 양 손목을 잡아챘다.

오오, 아카아시 남자다- 놀리는 게 분명한 여주의 말에 "누구만 몰랐지, 원래부터 남자였어." 금방이라도 닿을 것처럼 입술을 가까이 한다.

이거 좀 위험한데? 싶을 즈음에서야 아카아시가 손을 놔주더니 "그래도 자고 싶으면 자라." 고. 조금 거리를 두고서 옆에 앉아있는데 아카아시 얼굴이 조금 빨갰다. 여주가 먼저 이건 괜찮지? 하면서 슬쩍 가까이 다가가 어깨에 머리를 기대면 그렇지 않아도 화끈거리는 얼굴 더 화끈거리겠지.

심장은 두근거리고 얼굴은 화끈거리고, 열이 있나 의심될 정도인데, 그거 알고 일부러 더 붙어있던 여주가 그대로 잠드는 바람에ㅋㅋㅋㅋㅋ 아카아시는 여주가 일어날 때까지 깨우지도 못하고 그 자세 그대로 있었다.

아ㅏㅏ 뭔가 더 풀고는 싶지만 피곤하니까 쉴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