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물가안정 이유 - geumliinsang mulgaanjeong iyu

'돈의 가격' 금리…올리면 정말 물가·집값이 잡힐까

유승호 기자 입력 2022.04.18 17:22
수정 2022.04.19 00:05

수메르문명 때도 있었다는데

물건을 살 때 돈을 내듯이
돈 빌린 데 대한 대가=금리

금리 오르면 '빚투' 줄어들어
집값·주가 하락 요인 되지만
경기 좋아지면 되레 상승도

금리 혹은 이자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기원전 4000년경 수메르 문명에 이미 이자에 대한 개념이 있었다. 기원전 18세기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도 곡물과 은을 빌려줄 때 얼마의 이자를 받으라는 내용이 있었다. 성경에도 이자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경기를 살릴까, 물가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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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는 돈을 빌린 데 대한 대가다. 물건을 살 때 돈을 내듯이 돈을 빌려 쓸 때도 일정한 값을 치른다. 물건에 가격이 있는 것처럼 돈에는 금리가 있다. 즉 금리는 ‘돈의 가격’이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금리는 돈을 쓸 기회를 포기한 대가이자 돈을 떼일 위험을 감수한 대가다.

돈의 가격인 금리 역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금리는 올라간다. 반대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지면 금리는 내려간다.

금리를 조정해 돈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기도 한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통해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돈의 가격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줄어든다.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감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은이 최근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은 경기가 다소 냉각되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물가를 잡기 위한 목적이 크다. 금리를 내리면 반대 효과가 나타난다. 돈을 빌리기 쉽게 만들어 소비와 투자를 자극할 필요가 있을 때 한은은 기준금리를 내린다. 기준금리·국채 금리·마이너스 금리기준금리는 한은이 시중은행들과 만기 7일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매할 때 기준으로 삼는 금리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이것을 조정함으로써 은행의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를 비롯한 시장 금리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대개 연 0.25%포인트씩 인상·인하하지만 한 번에 많이 건드리는 ‘빅스텝’을 취하기도 한다.

국채 금리는 ‘국가의 채권’, 즉 정부가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다. 국채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해당 국가에 안 좋은 신호다. 금리를 높여줘야 돈을 빌릴 수 있다는, 혹은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이 적다는 뜻도 된다. 자본시장에서 국가 신용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회사채 금리는 기업이 돈을 빌릴 때의 금리다. 회사채 금리는 해당 기업의 재무 상황을 반영한다. 도산하는 기업을 보면 흔히 회사채 금리가 점점 높아지다가 급기야 빚을 갚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개별 기업의 재무 상황과 별도로 경기 상황에 따라 회사채 금리가 오르내리기도 한다.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하는 장기 금리는 단기 금리보다 높다. 단기 금리는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영향을 직접 받지만, 장기 금리는 향후 경기와 물가에 관한 전망을 반영한다.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면 안전자산인 장기채로 수요가 몰리며 채권값이 오르고 금리는 떨어진다. 장단기 금리 격차가 줄어드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둔화 신호로 해석된다.

인류가 처음 경험한 마이너스 금리도 있다. 돈을 미래에 사용하겠다(시간선호)고 저축하면 이자를 못 받고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세계 여러 국가가 마이너스 금리를 정책적으로 썼다. 금리 오르면 집값 하락?금리와 집값, 주가 등 자산 가격 사이의 관계도 관심사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아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기가 부담스러워진다. 따라서 금리 상승은 집값과 주가 하락 요인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금리 하락은 빚투(빚내서 투자)의 부담을 줄여서 부동산과 주식 투자를 부른다.

하지만 실제 금리와 자산 가격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경기가 좋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에 집값과 주가가 오르기도 한다. 반면 금리가 내릴 때는 보통 경기가 좋지 않을 때다. 금리 하락기에 집값과 주가가 함께 내려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는 2004년 11월 연 3.25%에서 2008년 8월 연 5.25%까지 올랐지만 국내 집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등했다. 2008년 가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기준금리를 급격히 내리던 시기에 상승세가 꺾였다. 경제와 마찬가지로 금리도 예측하기 어려운 요인에 따라 변하는 복잡계다.

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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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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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앵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습니다.
이로써 10년만에 기준금리가 3%대에 진입하게 됐는데요.

윤세라 앵커>
높은 물가 오름세와 환율 상승 등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김민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민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에서 3%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석 달 만에 '빅스텝'을 단행한 것으로 올 들어 다섯 차례 연속 인상입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대로 들어섰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0.75%p씩 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3회 연속 단행하면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졌는데, 이번 인상으로 0.25%p로 격차가 좁혀졌습니다.
한국은행은 높은 물가 오름세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환부문 리스크를 고려해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물가 상승률이 5~6%대의 높은 수준을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 기대가 자본유출 압력을 높이고 금융불안 요인으로도 일부 작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다만, 결정 과정에서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금통위원 2명의 소수 의견이 존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높은 인플레이션과 미 연준의 긴축 기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가 계속되고 있고, 국내 경제도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5%대 중후반의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입니다.

금융시장에서도 미 달러화 강세와 엔화, 위안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하고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되는 등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상승세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인플레이션 정도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해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최근 가파른 금리인상 과정에서 국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조속히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김종석 / 영상그래픽: 민혜정)

KTV 김민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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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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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상승하면 시장에 어떤 변화?

예를 들어 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미래 수익 현재가치 낮아지게 되어 자산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이는 가계 자산, 즉 부(wealth) 감소로 이어져 가계소비 감소 요인이 된다.

인플레이션이 뭐야?

경제학에서 인플레이션(inflation) 또는 물가상승(物價上昇) 한 국가의 재화와 용역 가격 등의 전반적인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상태를 말한다. 물가상승과 같은 의미의 단어로 조용(刁踊), 고등(高騰), 등귀(騰貴), 앙등(昂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