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 때문에 이러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육아휴직 의무화', 특히 남성의 육아휴직 의무화가 직업 현장에서 실현돼야 한다고 말한다. 남성은 쉴 새 없이 일해야 하는 존재로 취급하는 인식을 깨고 여성에게만 육아의 부담이 쏠리는 현실 또한, 타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결혼 제도'를 통한 가족을 넘어 싱글맘부터 동거까지 더 다양한 결합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우리 사회는 출생을 남녀 간 '결혼'을 통한 가족 안에서만 가능한 일로 보고 있어 더욱 다양한 가족으로부터의 출생 가능성이 가로막히고 있다는 게 홍 작가의 생각이다. 프리랜서 예술인이자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겸업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평생을 제도권 밖에서 살아온 '비혼주의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저출생 문제와 그 해결책을 들어봤다. 홍 작가와의 인터뷰는 지난 24일 서울 목동 CBS 본사에서 진행됐다. Q. 비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비혼 1세대의 탄생> 저자 홍재희 작가가 24일 서울 목동 CBS 본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세준 기자사회적인 경험을 거치며 이러한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학교에서도 그렇고 20대를 거치며 사회에 나오면서도 왜 여성은 (남성과) 똑같은 일터에서 일하는데 커피 심부름을 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았다. 주변을 봐도 제 위에 친척이든 이웃이든 미리 결혼을 한 선배들이든 똑같은 삶이었다. 그렇다면 그 삶은 내가 살아도 계속 똑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건 어쩐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삶은 아니라는 생각 말이다. Q. 책에서 사회적인 측면도 비혼의 이유로 언급했는데 어떤 점들이 문제였나. 물론 제가 또래 중에서 유별난 편이기는 했다. 얼마 전 기사에서 통계를 봤는데 90년대엔 30대 여성들이 결혼한 비율이 93%더라. 그 말은, 이제 그 직후 세대가 저니까 90년대에 20대였던 점을 감안해도 거의 90% 이상의 30대 여성이 결혼을 하는 세대였던 셈이다. 그래서 오히려 불과 20년이 지난 지금의 20·30대들이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걸 보면 기분이 묘하기도 하다. Q. 지금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80년대, 90년대보다 활발해지고는 있다. 20·30대를 지나며 겪었던 차별이 지금은 많이 바뀌지 않았나. 지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고등교육을 받는 여성 비율은 한국이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 80% 가까이가 고등 교육을 받고 사회로 나오는데도 직업적인 성취 욕구과 기타 등등의 재능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결혼을 선택함과 동시에 퇴사를 종용받거나, 승진해서 밀리거나 또는 경력 단절이 되거나 또는 다시 복귀를 해도 저임금 노동자로 전락하는 현실이다. 아이를 낳으려면 여성은 자신의 일과 육아라는 사이에서 '베팅'을 해야 되는 상황이다.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망을 선택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도박의 문제처럼 되는 상황이 정상인지 의문이 든다. 이를 고려한다면 어떻게 보면 어떤 생명체든 생존과 번식이 우리의 삶을 유지하는 원동력인데 이런 점들이 그 번식을 포기할 만큼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Q.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게 되는 것인가? 사실 결혼을 포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저는 '결혼이냐, 아니냐'하는 질문 그 전제가 잘못됐다고 본다. 왜 결혼을 전제로 놓고 삶의 생애 주기를 얘기해야 되나? 지금의 저출생 문제는 비혼 때문도 아니고 결혼을 안 해서도 아니다. '결혼이냐 비혼이냐' 여부가 저출생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혼 외에, 우리가 말하는 제도권 밖에서의 출생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제 주변의 30·40대 지인들, 친구들 중에 많은 여성들은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지 않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기보다는 그 외에 (결혼으로) 내가 삶에서 포기해야 될 것들과 양립이 불가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출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Q. 저출생의 문제도 이런 점에서 발생하는 것일까? Q. 경제적 지원 혹은 복지 제도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 점이 문제일까? '비혼 1세대의 탄생 저자 홍재희 작가가 24일 서울 목동 CBS 본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세준 기자 Q. 그렇다면 이런 현실 속에 저출생 문제 해결은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여성의 육아휴직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무엇보다 남성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박 육아가 문제라는데 실제로 주변 남성들을 보면 육아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 아직 한국의 사회는 어떤 일터든 간에 남성을 일하는 기계, 잔업 처리와 야근을 하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하는 기계로 취급한다. 그러니 (반대로) 여성은 모든 가정의 육아와 출산을 다 책임지게 된다. 여성도 일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남성도 행복하지 않고 여성도 행복하지 않다. 사회적으로 경제·사회적인 의무에서 그 표준이 남성이 되고 있는 남성 중심 사회라면 남성의 상황부터 바꿔주는 게 좋은 게 아니겠나. Q.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을까. 남성의 육아휴직을 촉진하는 방법 말이다. Q. 남녀 간 임금 차이도 문제로 지적되는데 이 또한, 시급한 것 아닌가. Q. 결혼을 하지 않은 경우라면 어떤 정책들이 필요할까? '결혼을 통해서만 아이를 낳아야 한다'라고 하는 대한민국 사회는 지금 2022년에도 결혼 외에 아이를 낳을 수 있냐는 질문조차 떠오르지 않는 사회 다. 예를 들어 얼마 전에 비혼 출산한 연예인 사유리씨 같은 경우는 사회적인 엄청난 이슈가 됐다. 저는 이렇게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사실 말이 안 되는 사회임의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형태의 가정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이슈가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저출생이 문제라는 한국 사회에는 실제로 아이를 낳고 싶은 무수히 많은 여성들이, 또 남성들이 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결혼은 너무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에 실제로 그 결혼이라는 제도로 갈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결혼 말고는 '너는 아이를 낳을 수 없어'라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무엇을 포기할까. 결혼도 아이도 포기하는 것이다. Q. 우리 사회가 결혼 외 다른 형태의 가족에 대해
배타적이라는 것인가. 다른 선진국, 예로 OECD 국가의 선진국들처럼 결혼한 사람들에게만 지원을 하는 게 아니라 결혼하지 않은 동거 커플에게도 줘야 하고, 한 부모 가정에도 줘야 하고, 동성 커플에게도 줘야 한다. 한국 사회의 표준에는 항상 남자와 여자가 사회적으로 공표되는 결혼식을 통해서 합법적으로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여 그 안에서 출생한 아이만을 인정하는데 실제로 인구 통계에는 그런 제도권 밖 아이들도 태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보이지도 않고 존재하지도 않고 인정도 되지 않는다. 이런 인식도, 제도도 바꿀 필요가 있다. 홍재희 작가가 2020년에 펴낸 <비혼 1세대의 탄생>(부제: 결혼에 편입되지 않은 여성들의 기쁨과 슬픔). 출판사 행성B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