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팔로 브랜드 - beopallo beulaendeu

“텐트 제조 30년 노하우로 최고 제품 생산”
캠핑문화 주도… 1,000만 원 내외 캐러밴으로 미래시장 대비

한국 토종브랜드로서 텐트를 가장 먼저 만들어 수출한 기업은? 한국의 캠핑문화를 수십 년 동안 선도해 온 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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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호 버팔로 총괄이사가 동계 침낭을 가리키며 버팔로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있다.

아웃도어 제품 및 캠핑레저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중견 브랜드 버팔로 이야기다. ㈜버팔로는 한국의 일천한 캠핑 및 아웃도어 역사에서 수십 년간 묵묵히 그 영역을 넓혀 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텐트 관련 특허나 실용신안이 특히 많은 기업 중의 하나다. 이른바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버팔로가 텐트를 만드는 한국토종 브랜드라는 사실과, 버팔로가 1984년 상표등록을 하고 수출위주의 기업경영을 해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마 내실을 다지는 안정 위주의 기업경영을 해온 영향이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우리에게 버팔로라는 브랜드가 인식되기 시작한 것도 불과 십수 년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1990년대 초반 구두 브랜드로 오인 받은 적이 있었다. 모 기업에서 버팔로 브랜드로 대대적인 광고를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캠핑 아웃도어 브랜드 버팔로는 광고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해 왔다.

㈜버팔로 곽민호 총괄이사는 “저희는 이익이 많으면 매출이 꼴찌가 돼도 상관없다는 각오로 내실을 굳건히 다지고 있습니다. 저희도 왜 매출규모 1위를 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1위를 하기 싫어서 않는 게 아니고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안정이 우선이고, 성장이 두 번째라고 보시면 됩니다”라고 회사의 큰 방침에 대해서 언급했다. 업계 1위보다는 내공을 먼저 쌓겠다는 입장이다. 역설적으로 보자면, 1위를 하기 위한 기술축적과 관련된 내실을 쌓으면 자연스럽게 선두로 나서게 된다는 것이
다.

텐트 제조 브랜드 버팔로의 역사는 198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상황은 수출이 최우선 정책이었던 시절이다. 1984년 S교역에서 ‘버팔로’란 상표를 텐트 브랜드로 등록하고 OEM(주문자수출방식)으로 한창 해외에 수출하던 때였다. 드넓게 펼쳐진 광야를 질주하는 들소 버팔로처럼 자유스럽고 모험적인 아웃도어의 정신을 닮자는 의미에서 브랜드를 버팔로로 정했다. S교역은 그 때만 하더라도 직원이 수천 명에 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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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버팔로에서 생산한 트레킹화와 배낭, 등산모자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 오른) 버팔로는 캠핑용품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용품도 많이 선보이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진은 버팔로 매장 전경.

무리한 성장보다 안정 위주 내실경영이 우선그러나 지나친 성장 위주로 무리한 경영을 한 탓인지, 1990년 부도를 맞아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지금 버팔로는 당시 몇 명이 다시 의기투합해서 버팔로란 브랜드만 가지고 재기에 나섰다. ‘절대 무리한 확장은 하지 말고 안정 위주로 경영을 하자’고 다짐하면서. 곽 총괄이사의 아버지가 당시 재기에 앞장선 경영인 중의 한 명이다.

1990년 접어들어 수출만 하던 텐트를 내수 판로도 확보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갑자기 아웃도어 시장 전체가 커졌다. 2000년대 들어서부터는 아웃도어 시장까지 덩달아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경쟁사인 A사는 시장을 정확히 예측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엄청난 물량공세로 갑자기 커진 시장에 공급을 늘렸다. A사는 급속히 성장했다. 그러나 안정위주의 버팔로는 자신의 한계 내에서 천천히 공급을 늘렸다.

곽 이사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당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시장변화를 정확히 예측 못 한 건 분명 우리들의 실수입니다. 그러나 A사가 급속 성장을 했다고 해서 절대 부럽지는 않습니다. 만약 수요가 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무리한 물량공급을 했다면 아마 A사는 망했을 것입니다.”

버팔로는 지금 전국에 대리점이 40개밖에 되지 않는다. 텐트 제조 30년가량의 국내 최고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리고 다른 텐트보다 기능과 성능이 오히려 뛰어나면서 가격은 조금 더 싸게 공급하고 있다.

텐트 가격은 기본적으로 원단과 폴대가 결정한다. 버팔로는 일반 텐트보다 우수한 원단과 폴대를 사용한다. 이중으로 구성된 텐트는 내부 원단의 경우 공기가 잘 통해야 하고, 외부 원단은 방수기능이 뛰어나야 하기 때문에 어설픈 원단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또 폴대는 최대한 휘면서 잘 부러지지 않는 것을 사용한다. 텐트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고급 재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시 곽 이사의 말을 들어
보자.

“저희 상품의 최대 강점은 오랜 시간 텐트만을 제조해 왔기 때문에 기술축적과 노하우가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OEM 방식으로 수출만 하던 기업이라 마진을 많이 남기는 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마진을 남기는 데 미숙하다고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희 목표는 가격이 저렴하면서 우수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나
아가 제품 리콜이나 애프터서비스 등을 최고로 하면서 고객감동을 주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곽 이사는 “실제로 버팔로보다 비싼 제품의 텐트가 기능면에서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텐트는 만드는 공정이 대개 비슷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이라고 해서 성능과 기능이 반드시 우수한 제품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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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 캠핑용품들.

버팔로도 서서히 외연을 넓히고 있다. 1990년 첫 기회가 찾아왔다. 텐트 성능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강원도 고성에서 열렸던 제17회 세계잼버리 대회 공식 후원업체로 선정돼, 세계 청소년들에게 버팔로 텐트의 첨단 기능을 선보였다.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대회 참가자들은 버팔로 텐트의 디자인과 기능의 우수성을 누구나 인정했다. 이후 1991년엔 텐트 GD마크 획득, 1997년엔 다시 아태 잼버리 텐트 및 장비 지정업체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2000년 들어서도 아태 잼버리 텐트 및 장비 지정업체로 연속 선정되고, 품질보증 Q마크 획득, 2003년 조립식 텐트 간이 차양막 실용실안특허, 2006년 차량용 접철텐트 특허까지 획득했다. 텐트 관련 특허만 국내에서 가장 많이 가진 업체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점유율은 미미하다. 아웃도어 점유율 2%, 텐트 포함 캠핑용품 점유율 30% 정도밖에 안 된다. 한때 여름 바캉스용 텐트 관련 용품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적 있다. 바캉스는 반짝 한 계절용이기 때문에 크게 놀랄 일도 아니었다.

저렴하고 우수한 제품이 고객만족 높여

버팔로의 주요 타깃은 오토캠핑용이다. 바캉스는 1년에 한 번 정도 가기 위해서 성능과 상관없이 일단 싼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을 보인다. 반면 오토캠핑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이상이며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제품과 성능을 따져 구매하기 때문에 시장규모가 크며 단기적으로 변동의 폭도 크지 않다. 버팔로는 오토캠핑 시장 점유율을 넓혀 나가는 게 우선 목표다.

“지금과 같이 아웃도어와 캠핑 시장이 계속 지속성장할 수는 없습니다. 길게는 5년 짧게는 3년 내에 시장변화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저희들은 그 새로운 시장을 노리고 지금 준비 중에 있습니다.”

곽 이사는 캠핑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대비해서 캠핑문화까지 바꾸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몇 년 내에 다가올 캠핑시장의 변화는 바로 캐러밴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캠핑을 가려면 차가 반드시 SUV(Sport Utility Vehicle·스포츠 실용차)이어야 하지만 앞으로는 1,000만 원 내외의 캐러밴으로 승용차로도 캠핑을 갈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형태의 시장규모는 줄어들겠지만 신규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각오인 것이다.

신규 수요는 우리나라의 인구 구성비를 보고 파악했다. 점점 노령화 사회로 가는 한국사회에서 노인들의 여가와 라이프스타일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이다. 곽 이사는 “분명 서구식으로 한 달 휴가를 받아 자연과 함께 캠핑을 즐기다 돌아가는 문화로 바뀔 것”이라고 시장을 예측했다. 그러면 새로운 시장도 창출되면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캠핑 관련 제품은 더욱 다양해졌다. 아웃도어 업체가 텐트, 의자뿐만 아니라 식품과 도마, 칼까지 만들고 있다.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버팔로는 텐트와 그와 관련 제품만 최고로 만들 계획이다.

지난 9월에 중요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삼성과 LG에 냉장고를 납품하는 파스코와 난로 독점공급 MOU를 체결했다. 난로라고 하지만 캠핑용품으로는 버너를 말한다. 이미 최고의 품질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인정받고 있는 회사다. 생산라인이 완벽히 갖춰져 언제라도 소비자가 만족하는 버너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추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다.

회사도 훨씬 젊게 했다. 30년 노하우에 담긴 경험을 살리고 피드백을 빠르게 하기 위해 기존의 의사결정 단계를 대폭 줄였다. 시장상황에 빨리 대처하기 위한 조치다.

이젠 버팔로는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 그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그 일을 2011년 모토로 정했다. 최대한 친절과 서비스를 베푸는 고객감동이다. 가장 기본이 돼야 하는 것이기에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 강조하는 것이다.

곽 이사에겐 꿈이 있다. 캠핑문화를 선도해 온 중견 기업으로서 외국 나가서 캠핑하는 사람들을 위해 캠핑 출발부터 현장까지 모든 장비를 제공하는 그 날을 현실로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그들이 장비에 불편을 겪을 경우 현장에서 즉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감동을 주고 싶다고 한다. 캠핑족이 쉽고 편하게 모든 장비를 모든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게끔 꿈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 꿈에 그의 각오를 보탰다.

“한국 토종브랜드로서 텐트 등 캠핑레저용품 제조의 선두기업이지만 결코 무리하지 않게 내실을 기하면서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버팔로가 최고로 인정받는 그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글 박정원 부장대우 ·사진 염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