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freeze 가사 해석 - Antifreeze gasa haeseog

재작년 겨울 내 온몸을 뒤흔들어 놓은 노래가 하나 있었다.

정제되지 않은 보컬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신선한, 마치 날 것과 같은 가사는

듣다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게 할 만큼(일어나게 할 만큼이지, 실제 일어났다는 건 아니다)

좋았다. 빈티지한 사운드도 좋았다. 아니 좋았다는 말로 부족하다. 아주 충격적으로 좋아서 일주일이 넘게 그 노래

한곡만 반복해서 들었으니까.

라디오에서 처음 들었던 그 노래는 검정치마의 Antifreez 라는 노래였다.

검정치마는 뭐고 하.. 안티..안티프리즈? 이건 또 뭐야...

부동액?

이건 너무 신선하잖아...

올ㅋ 뭔지 모르겠지만 멋있어!

라며 그 노래에 열광했다.

유 모 디제이도 이 노래에 열광했다(그는 하루에 몇 번이나 안티프리즈를 틀은 적도 있었다).

몇달 후 인디음악에 그닥 관심 없는 친구들도 이 노래에 열광했다.

체감인기로는 뮤직뱅크 1위도 넘볼만 했다.

검정치마는 한국에서 태어나 뉴저지에서 자란 조휴일이라는 청년의 1인 밴드이다.

일요일에 태어나서 이름이 휴일인 그의 프로필은 네이버 등을 포함한 포털에 아주 많으니

생략하겠다.

아! 프로필엔 없는 이야긴데 그의 키는 180센티가 넘는다(조휴일이 직접 블로그에 올렸다)

내가 열광해마지 않았던 안티프리즈라는 노래의 가사는  아래와 같은데,

우린 오래 전부터 어쩔 수 없는 거였어
우주 속을 홀로 떠돌며 많이 외로워하다가
어느 순간 태양과 달이 겹치게 될 때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하늘에선 비만 내렸어 뼈 속까지 다 젖었어
얼마 있다 비가 그쳤어 대신 눈이 내리더니
영화서도 볼 수 없던 눈보라가 불 때 
너는 내가 처음 봤던 눈동자야
낯 익은 거리들이 거울처럼 반짝여도
니가 건네주는 커피 위에 살얼음이 떠도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꺼야 
바다 속의 모래까지 녹일 꺼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꺼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숨이 막힐 거 같이 차가웠던 공기 속에
너의 체온이 내게 스며들어 오고 있어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꺼야 
바다 속의 모래까지 녹일 꺼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꺼야 
얼어 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또 다른 빙하기가 찾아오면 어떡해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특히 난 저 굵은 글씨에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느낌마저 받았다(느낌만 그랬다. 이것도 역시 실제는 아니다)

그리고 그의 프로필을 찾아보며

'아! 역시 미국에서 자랐구나 그래서 저런 날 것의 작사실력을 구사한거야.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기분이 들기도, 마치 시같은 느낌도 들어! '

라고 추측도 했더랬다.

그리고 며칠 전 두번째 앨범 

Don't You Worry Baby (I'm Only Swimming)으로 돌아온 그가 

유모 디제이의 라디오에서 일요일에만

방송하는 라이브무대에 출연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재빨리 아이튠즈로 그날의 방송을 들었다.

Antifreeze 가사 해석 - Antifreeze gasa haeseog

1집 때의 그의 모습이 낯설어하는 표정, 경계하는 눈빛으로 기억된다는 디제이유의 말에 맞아맞아! 끄덕이며,

또 많이 편안해보인다는 그의 말에 동조하며  디제이유가 거물인 걸 못알아봤다고 말하는 그에게 폭소하며 신나게 라이브를 들었더랬는데...

라디오 끝무렵 안티프리즈빠였던 디제이유는 그에게 안티프리즈 가사를 어떻게 지었냐며 추궁했고

그때 조휴일은 충격적은 발언을 내뱉기에 이르렀다.

너무 쉽게 만들어서 말하기가 그렇다고 한발 빼던 그의 말에 난 역시 천재라며 무릎을 탁쳤건만

뒤이어 들려오는 채팅창이란 단어에 귀를 세울 수 밖에 없었다.

1집을 만들 떄 조휴일은 미국에 가 있엇고 현재 야광토끼로 활동하는 임유진은 

그가 돌아오면 같이 밴드를 하려고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조휴일은 임유진에게 내가 널 키보드로 써줄게 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조휴일은 인터넷 채팅창으로 임유진에게 키보드가 많이 들어간 노래들을 보내주면서 

"이렇게 하는 거야 이렇게 라인도 만들고 해봐"

라고 훈수를 두다가

"아 그냥 내가 지금 만들어 볼께 이런거 열라 쉬어!"

라며 즉석에서 채팅창에 가사를 막 써주었는데, 그 노래가 바로 안티프리즈였다고 한다.

그래서 조휴일은 이 노래의 가사로 사람들이 애틋함을 느낀게 꽤 의외였다고 덧붙였다.

Antifreeze 가사 해석 - Antifreeze gasa haeseog

그는 이러한 1집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가사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의외였다고 한다.

원래 생각을 안하고 입에서 나오는대로 가사를 썼던 그는 두 번째 앨범의 가사가 실로 많은 부담이 되어서

뭔가를 해야하나 싶고, 평소에 하지 않던 거를 하려고 하고 문화생활을 하려고 하고 잘 가지도 않던 미술관도 가고

책도 읽어보고 했었단다.

하지만 책 한권 읽기 힘들고 영화 한편 보기 힘들어 결국 다시 기존의 방식으로 가사를 썼고

그래서 두 번째 앨범도 날것의 느낌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조금 더 예뻐졌진 것 같다고 말을 덧붙였다. 

즉석에서 채팅창에 써내려 간 가사 라는게 좀 의외긴 하지만,

옛날 문인들도 필담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도 쓰지 않았는가. 뭐 그렇게 거창하게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쉽게 만든 노래들이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건

작곡가들이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단골 이야기들이다.

즉석에서 나온건 꾸미지 않는 진심이고, 사람들은 그런 진심을 알아보기 마련이다.

안티프리즈 뒷얘기를 끝낸 조휴일은

예전만큼 독특하진 않지만 아주 따듯하고 부드러운 버젼으로 안티프리즈를 불렀다.

예전의 안티프리즈가 한 겨울에 사랑의 동결을 막기 위한 부동액이었다면

그날 부른 안티프리즈는 부동액조차 필요없는 봄이나 여름 어디쯤의 사랑 노래 같았다.

라디오를 다 듣고나니 그가 오랬동안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계속 한국에서 음악을 한다고 하니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