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레포트 양식 - 1jang lepoteu yangsig

[대학] 레포트, 알고 쓰자!

by 별찌

  대학생이라면 어느 학과든 과제로 레포트를 쓰게 된다. 내가 말하는 레포트란 작품감상문, 예습지, 조사(인물, 이론, 시대 등등)를 과제로 하는 논문이 아닌, A4로 1~5장 정도 되는, 일반적인 레포트를 말한다.
나는 국어국문학과생이기 때문에 레포트 쓸 일이 굉장히 많았다. 경영이나 경제처럼 문제를 풀 일이 없고, 실험을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과제가 팀플 아니면 레포트인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렇게 4년을 레포트를 쓰다보니 레포트는 어떻게 써야 되는걸까, 레포트 쓰는 요령도 생겼다. 그래서 대학생이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자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째, 웬만큼 장수가 있다면 '쪽수'는 꼭 기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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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레포트 쪽수를 가장 마지막에 기입하는데, 가끔 까먹을 때가 있다. 레포트의 쪽수는 2장 이상이면 꼭 기입하는 것이 좋다. '나 몇 장이나 썼어요'라고 과시하는 게 아니라, 쪽수는 레포트의 세심함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내가 공들여 쓴 레포트에 이 정도 작은 세심함은 굳이 발휘해도 좋다.

한글에 들어가면 맨 위의 메뉴 중에 '쪽'이 있다. 하위 항목의 '쪽 번호 매기기'를 누르면 오른쪽 사진처럼 쪽수 기입 위치, 종류를 정할 수 있다. 아주 간단한 사항이니 쪽수 기입은 놓쳐서는 안 된다.

둘째, 은근히 레포트 표지를 넣는 걸 좋아하는 교수님, 많다.

레포트에 표지를 넣는 것은 '교수님이 좋아해서'가 아니라 이것 역시 쪽수처럼 약간의 세심함이라고 생각한다. 1장짜리 감상문, 예습지 같은 단순한 레포트인 경우에는 표지가 불필요하지만 깊이 있는(?) 내용의 레포트는 표지를 넣는 것이 좋다.  예전에 우리 학과 교수님 중에는 체크하신 과제를 돌려주면서 표지가 없다고 지적하신 분도 계셨다. 안해서 지적을 받는 것보다 해서 좋게 넘어가는 게 나한테 이득이다.

표지를 작성하는 방법은 개인차, 학교차가 있겠지만 나는 이렇게 배웠다. 맨 위에 레포트 제목을 적고, 표지쪽 오른쪽 밑 부분에 강의 이름/교수명/학과,학번,이름 or 조원 학적사항/과제제출일 을 기입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그럴싸한 표지가 완성되는데, 여기서 더 뭔가를 하고 싶다면 학교 로고를 넣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로고까지 넣는 학생은 잘 못봤는데, 예전에는 꽤 있었다.

셋째, 모든 글에는 서론-본론-결론이 드러나게 쓰자.

  글에는 짜임새라는 게 있다. 이는 비단 글만이 아니라 대화, 발표도 마찬가지다. 시작과 중간 끝은 매우 중요하다. 왜 친구들끼리 얘기할 때도 "야 내가 어제 길을 가다가 오만원을 주웠어" 하지 않고 가장 중요한 이야기, 내가 진짜 할 이야기는 중간으로 빼놓지 않는가. "야 요즘 은행잎이 많이 떨어져서 길에 나뭇잎이 진짜 많잖아." 혹은 "야 나는 걸을 때 앞만 보고 가는데 어제는 이상하게 고개를 숙이고 걸었거든?" 하면서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비슷한 맥락으로 레포트도 마찬가지다. 서론에서는 이 레포트가 앞으로 말할 내용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한다. 본론에서는 진짜 얘기 한다. 결론에서는 앞에서 했던 얘기를 정리한다. 순서에 따라 글을 적는 것은 나중에 다 써먹을 때가 있다. 과제를 과제 자체로 여기지 말고, 어떻게 하면 나한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쓰자(물론 잘 안되지만ㅋㅋㅋㅋㅠㅠ...)

넷째, 레포트는 항상 양쪽 정렬이 기본이다.

왠지 모르겠는데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쓸때는 그게 무엇이든 가운데 정렬을 선호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레포트도 가운데 정렬이면 곤란하다. 가운데 정렬은 블로그 같은 자유로운 공간에서 아무 제약없이 쓸 수 있을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직 레포트에 양쪽 정렬 외에 다른 정렬을 사용하는 사람은 못봤지만ㅋㅋㅋㅋㅋㅋㅋ기본을 지키자. 양쪽 정렬.

위에서부터 양쪽 정렬, 가운데 정렬, 왼쪽 정렬으로 설정하여 같은 글을 넣어봤다. 아무래도 가장 깔끔하게 읽히는 글은 양쪽 정렬이다.

 

왠지 블로그 할 때는 가운데 정렬이 좀 더 있어보인단 말이지... 왜 그럴까

다섯째, 모든 글에는 제목이 있으면 완성도가 높아진다.

특색있게 짓지 않아도 제목은 제목이다. 내 글에 제목이 없다는 것은 나에게 이름이 없는 것과 같다. 이름은 정체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글에도 정체성을 부여해주는 것이 백 번 낫다.

영화 <글레디에이터> 감상문을 써가는 과제에서는 제목을 넣지 않았다. 교수님은 따로 과제에 제목을 쓰라는 말씀은 안하셨지만, 사실 기본이다. 왜 자소서에도 부제목이 있으면 더 좋다고 하지 않는가.
300자 500자 넘는 글에도 제목이 있으면 더 완성도가 높아 보이는데 하물며 1장짜리, 그 이상의 쪽수를 가진 글에서 제목이 없으면 글에게 미안하다.

 

제목을 붙이면 내가 행여 과제를 하다가 밥을 먹으러 갔다온 후에도 '내가 뭐 쓸라고 했지?'에 대해서 긴 시간 회고하지 않아도 된다. '아 이런 방향으로 쓰고 있었지'하면서 금방 정신 차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쓴 글의 내용과 제목의 방향이 같지 않으면 그것은 안쓰니만 못하다. 글과 관련된, 어떤 의미인지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핵심있는 제목이 필요하다.

여섯째, 레포트를 다 쓰면 한 번 읽어보자. 부끄러워질지도 모른다.

  솔직히 나도 많은 양의 레포트를 제출하다보면 '교수님이 진짜 이걸 다 읽으실까?' 의심하게 된다. 나는 아직 어떤 교수님께도 직접적으로 질문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실 여부는 모른다. 하지만  레포트를 교수님께 직접 제출하면 학생들이 발표하는 시간동안 틈틈이 교수님이 읽으시는 건 본다. 그러면서 의문이 가는 문장이나, 질문, 잘 쓴 글은 나와서 읽어보라고 하시는데 그때 만약 내 글이 정비가 안되어있다면 매우 부끄러워질 것이다. 레포트는 한 번 다 썼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나를 위해서 레포트를 다시 읽어보자. 소리내어 읽었을 때 문장이 너무 길어 의미가 모호해지거나 숨이 차지 않는지, 맞춤법이 틀리지 않았는지를 잘 보아야 한다.

  글의 질은 작성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얼마나 시간을 투자해서 썼는지, 논문에서 인용했는지, 네이버 블로그에서 조사했는지, 교수님, 아니 조금이라도 조사해본 사람은 안다.(사실 대학생이나 되서 네이버에서 따오고 하는건 진짜 별로다...아주....교수님도 진짜 싫어한다. 이건 팩트다.)
'레포트'가 '과제'이기 전에 나에게 주어진 기회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4년간의 레포트 인생이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다 나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생각하면 무서워지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일 것이다. 글의 질에 자신은 없지만, '저 그래도 기본적인 틀은 지켰습니다' 라고 조금이라도 신경 쓴 티를 내고 싶다면 여섯 가지 사항은 꼭 확인하는 게 좋다. 이것 저것 안해서 지적당하고 망신당하는 것보다는 잘 지켜서 잘 넘어가는 게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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