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잘못 온거 먹으면 - taegbae jalmos ongeo meog-eumyeon

우리 집에 잘못온 택배에
대처하는 법 및 주의할 점

   잘못온 택배에 대처하는 법


 우리 집 택배가 엉뚱한 주소로 배송이 되는 일은 택배를 시키다보면 한 번쯤은 겪어본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최근에는 그런 일이 없나 싶었는데, 아직 추위가 다 가시지 않은 2월에 택배오배송을 겪어봤습니다. 당시 전산입력이 꼬여서 택배기사와는 연락이 안 되고, 고객센터에는 30분을 전화해도 연결이 안 돼서 결국 택배가 오배송된 집에 물건을 찾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집을 떠난 사이, 택배기사가 택배를 회수해 우리 집 앞에 놓고 감 → 덕분에 나는 완전 새가 되어 버렸지요.

아주 유쾌한(!) 경험이었어!

 이렇게 우리집 택배가 남의 집에 배달이 되는 일은 비단 나한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거꾸로 말한다면, 우리 집에 남의 집 택배가 배달될 수도 있다는 것. 물론 저도 이런 경우도 종종 겪어봤습니다. 거의 7~8년 전에는 시키지도 않은 베개 커버를 받아서 송장을 확인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다른 집 물건이 저희 집으로 배송됐더군요. 마침 택배기사가 아직 출발을 안 했기에 바로 주차장으로 내려가 “잘못 온 거다.”라면서 다시 쥐어줬던 일이 있습니다.

 그때, 택배기사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아서 “대체 뭐가 문제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별로 유쾌한 경험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 실수를 면전에서 고객한테 들킨 셈이니까요. 그렇지만, 굳이 그렇게 면전에서 잘못 배달한 택배를 돌려받지 않아도 택배기사들은 오배송의 흔적을 지울 수만은 없을 겁니다.

 우리가 우리 집으로 잘못온 남의 택배에 대처하는 법은 두 가지입니다.

 1. 원래 배송받을 사람에게 전화해서 택배가 우리 집으로 잘못 배송되었음을 알린다.
 2. 택배기사에게 연락해 회수해 가라고 말한다.

이 중에 추천하는 방법은 1번.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만, 택배기사에게 연락을 하려고 해도 잘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택배사 고객센터도 마찬가지이고 대리점도 크게 다를 바는 없습니다. 때문에, 택배기사를 통하는 2번 방법보다는 원래 배달받을 사람 - 주문자에게 상황을 토스하는 것이 제일 무난합니다. 주문자에게 택배가 잘못 배달되었음을 알리면, 그쪽에서 본인이 직접 찾으러 오거나, 택배기사를 보내거나 알아서 할 겁니다.

너님이 알아서 하세요

 이때, 주문자의 입장에서는 택배 오배송에 관해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건을 가져오기만 하면 끝나는 무난한 상황이라면, 직접 가서 받아오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택배회사에 배상을 받고자 한다면 직접 가서 가져오면 안 됩니다. 택배업체에 오배송된 사실을 알리고 반품처리한 뒤, 재배송을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리고, 신고는 수령일이나 수령예정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하셔야 합니다.
 쉽게 도식으로 표시한다면, 연락의 흐름은 이러합니다.

 <남의 택배를 잘못 받은> "나"  → <남의 집에 택배가 가 버린> "주문자" → 잘못 배송한 "택배업체"

  간만에 우리 집을 찾은 남의 집 택배

  위에서는 7~8년 전의 얘기를 했지만, 사실은 어제도 간만에 잘못 배송된 택배를 영접했습니다.
  어제 저녁 무렵, 외출을 하려는데 문밖에 택배봉투 하나가 놓여있었습니다. 상자가 아닌 플라스틱 봉투에 담긴 택배였는데, 사실. 제가 일과 관련해서 받는 택배가 이따금 이렇게 그냥 플라스틱 봉투에 담겨서 배송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딱히 택배 자체를 받을 일이 없을 것 같은 것이 제 것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어머니가 뭔가를 사신 걸까. 1. 보통 이런 종류의 포장은 옷 종류가 많음. 2. 겉으로 보기에도 얇음 = 혹시 무슨 옷이라도 사셨나 했습니다. 송장을 대충 훑어보니 사이즈가 적혀 있었고, 그 사이즈의 내용을 보건대 옷이 맞는 것 같긴 했습니다.

실물은 이거보다 더 얇고 납작했음

 그랬는데, 어라?
 어머니가 입으시기에는 사이즈가 좀 작았습니다. 이건, 오히려 내 사이즈라고 하는 편이 더 좋겠는데?
 어머니가 정말 노리고 제 옷을 사주신 것이 아닌 이상에야 나올 수 없는 수치에 아무래도 영 이상해서, 어디서 뭘 사셨는지 송장을 좀 더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럴수가. 수취자 이름이 전혀 엉뚱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배달주소도 우리 집이 아님.

 물건이 잘못 배송된 것이었습니다.  
 원래 배송되어야 할 곳은 우리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였습니다.

여기 아니야.

 그런데 마침 제가 외출하려던 방향도 그쪽 방향이라서 말입니다. 나가는 김에 그냥 갖다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퇴근시간이긴 했으나 집에 꼭 사람이 있으리라는 법이 없고, 또 그냥 문앞에 놓고 “택배 잘못 온 거 니네 집 문앞에 두고 감.”이라고 했다가, 분실이라도 되면 괜히 저만 골치 아파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얌전히 주문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너네 집으로 가야 할) 택배가 우리 집으로 잘못 배달되었음을 알렸더랬지요.

그런데 역시나. 처음에 우려했던 대로 아직 직장에서 퇴근을 안하셨답니다. 그래서 제가 찾아가서 Hand to Hand 하는 것은 불가능. 때문에, 그쪽이 우리 주소를 알려주면 퇴근하는 길에 들리든가, 택배기사에게 연락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저는 택배를 갖고 있다가 나중에 챙겨줘야 하는 사실이 은근히 성가셨습니다. 그나마 본인 픽업이면 오늘 내로 끝나긴 하겠지만, 택배기사가 온다고 하면 난 또 미어캣이 되어야 하는 거잖아.

 그래서 잠시 고민을 한 결과.
 제가 그 집의 우편함에 택배를 넣어두는 것으로 둘이서 타협을 봤습니다.
 마침 택배는 무척 얇고 가벼운 것이었습니다. 부피도 크지 않았고, 또 돌돌 말거나 접어도 상관 없는 것이라기에,  제가 나가는 김에 갖다는 주되, 그냥 우편함에 (욱여) 넣어두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지요. 우편함 넣어두면 문밖에 던져주고 갔다가 없어졌을 때보다는 상황이 좀 나을지도 모르고요.

 그렇게, 장대한(?) 토론의 끝에, 물건은 주문한 사람 집의 우편함에 꽂혔고, 저는 오늘까지 이렇다 할 전화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별 탈 없이 무사히 물건은 주인 손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이렇듯, 어제의 저는 약간의 오지랖으로 직접 갖다주었지만, 사실 기껏 갖다주었는데 도중에 분실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친절을 베푼다고 베풀었다가 괜스레 얼굴 붉히는 일만 생기는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정말 hand to hand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냥 주문한 사람에게 연락만 하고 그 사람이 하는 대로 따르는 법이 제일 안전할 것 같습니다.

  잘못 온 택배를 뜯거나 내가 무단으로 사용, 섭취할 경우.

 그런데 잘못온 택배는 주문한 사람에게 돌려주는 과정도 성가시지만, 잘못 받는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귀찮습니다. 잘못해서 내가 뜯기라도 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죄목은  “점유이탈물횡령죄”, 처벌은 보통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태료입니다.

자칫하면 고소미 각임

 단순히 내 것인 줄 알고 열어봤을 때에는 주문한 사람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잘 타협을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요. 자칫해서 포장을 열다가 (내 것도 아닌) 물건이 상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봉투에 포장되어 배달온 책을 꺼내다가, 칼로 잘못 그어서 책 표지에 칼자국이 남고 말았습니다. 이건 제 책이니까 그냥 “에이 쒸.” 하고 말 수 있었지만, 만약 잘못해서 칼자국이 났는데 이게 내게 아니어 봐……. 아무리 온건히 끝나도 사과 및 배상은 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이 사항은 라이더가 배달해 주는 음식에도 해당됩니다.
 인터넷을 보면 가끔씩 음식이 잘못 배달 온 것을 가족들끼리 그냥 먹어버렸다는 사연을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 집도  택배만큼이나 참 음식배달이 잘못 오는 경우가 왕왕 있어서 말입니다. 한때에는 하도 성가시도 귀찮아서 괘씸해서라도 “그냥 먹어버릴까.”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열라 고민됨

 그런데 그런 행동이 법에 저촉된다니. 정 먹고 싶다면 차라리 배달 온 사람에게 “우리도 같은 걸로 갖다달라.”라고 주문을 하는 것이 제일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그렇게 시켜먹는 분들도 계시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택배나 배달된 물건을 받아들 때에는 적어도 개봉하기 전에 한 번쯤은 송장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누구한테 온 것인지, 무엇이 온 것인지 확인을 해 보면, 이것이 정말로 우리 집에 온 건지 아닌 건지 파악이 되는 듯 싶습니다. 전혀 짚이는 구석이 없는 곳에서 온 택배라면, 수취인을 다시 한 번 정도 살펴보게 되지요.   그런데.
 나는 “뭘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면 마치 암시에 걸리듯이,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저지르는 징크스가 있지, 아마……. 이거 딜레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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