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상징하는 단어 - naleul sangjinghaneun dan-eo

[자아찾기] “당신의 단어는, 무엇인가요?”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 보이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당신의 단어는, 무엇인가요?”




당신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소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당신을 한마디 단어로 표현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창의적으로, 뻔하지 않게 나를 뽑아야 하는 이유를 ‘단 한 마디 단어’를 통해 표현할 수 있을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죠. 하지만 이런 고민 끝에 자소서에 적힌 ‘그 단어’는 “진짜 나”를 대변하는 단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내가 실제로 소심한 성격일지라도, 자소서에 나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소심쟁이’라고 쓸 순 없으니까요. 

자소서를 쓸 때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접할 때마다 저는 정말 솔직하게 제가 좋아하는 단어, 저를 표현하는 단어, 추억이 깃든 단어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출된 자소서에는 “열정”, “소통왕”, “배려” 등의 단어들이 채워져갔죠. 그리고 이런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나만 그런 걸까? 다른 친구들에게도 ‘자소서용 단어’가 아니라, 진짜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가 있을까?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 보이는, 소중하게 간직해온 자신만의 단어가 있을까? 
그래서 물어보았습니다. 우리 삼블리들에게! 


“당신의 단어는, 무엇인가요?”





인형뽑기는 확률 게임이잖아요? 확률을 뚫고 성취하는 끈기가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 저는 뭔가, 내가 꼭 되리라는 가능성이 많지 않은 부분에서도 끈기를 가지고 계속 도전하는 성격이거든요. 또 인형을 뽑을 때는 한가지 방법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 집게를 머리 쪽에 대면 될까? 몸통에 끼우면 뽑을 수 있을까? 이렇게 다양하게 생각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데 그런 점도 저랑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되게 호기심도 많고…다각도로 생각해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 점들이 인형뽑기랑, 저랑 굉장히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익명의 삼블리에게서 온 메시지, 익블리의 단어는 바로 “인형뽑기”였습니다! 이 단어는 익블리가 삼블리 자소서에도 실제로 적었던 단어인데요, 앗, 그럼 기사의 취지와는 다른 거 아닌가요?!
네, 그럴수도 있지만…우리 익블리는 자소서를 쓸 때 어떤 단어를 쓸까 고민하다가, 매우 솔직해지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럴듯한 단어를 꾸며내기 보다 솔직하게, 자신을 나타내는 단어를 고르기로요. 그래서 자신이 생각하는 진짜 “나를 표현하는 단어”를 고심했고, 그 결과 끝에 깨달은 단어가 바로 인형뽑기라는 사실! 단어에 대한 설명에서 자신의 성격이 어떤 지 유심히 고찰하고 생각해본 티가 나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해, 달, 별 중에 달을 제일 좋아했습니다. 저희 옛날에 그리스 로마신화 만화 가 엄청 유행했잖아요? 거기에서도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제일 좋아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제가 건축학과라는 전공을 선택한데에도 달의 영향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청준의 소설 '달밤'을 읽고 집의 의미에 대해 더 생각해 보았기 때문인데요, 소설에서 가난한 노인이 집을 팔아버렸는데 아들이 오랜만에 온다는 소식에 하룻밤만 묵게 해달라고 주인에게 부탁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여기서 집은 단순히 목숨을 유지하는 공간이 아닌, 이제까지의 모든 기억, 추억, 흔적이 담겨있는 삶의 그릇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달밤에 아들이 부끄러워서 떠나는 장면이 소설의 분위기를 더 슬프게 하기도 했고요. 그러고보면 제가 ‘달’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건 ‘달’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느낌, 그리고 달빛 아래의 그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제 단어는 '달'이라고 생각합니다!





영명 삼블리에게서 온 메시지, 영명 삼블리의 단어는 바로 “달”이었습니다! ‘달’은 아마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단어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똑같은 단어일지라도 한 사람, 한 사람 각자 다른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평범한 단어가 “당신의 단어”가 되는 마법이 바로 이런 것인데요, 영명 삼블리에게 ‘달’은 이청준 작가의 소설 ‘달밤’ 속 주인공 부자의 집을 비춰주는 달빛이었습니다. 영명 삼블리는 “집”과 “달”사이에서 어떤 단어가 자신의 단어인지 고민을 했는데요, 어떻게보면 영명 삼블리에게 “집”과 “달”은 각각 분리된 단어라기 보다 이청준 작가의 ‘달밤’ 속에 등장하는 ‘달밤 아래 부자의 집’처럼, 떼어놓을 수 없는 요소인 것 같아요. 해, 달, 별 중에서도 달이 주는 단어의 느낌과 달빛 아래의 분위기가 좋아 ‘달’이란 단어를 소중하게 여겨온 영명 삼블리의 마음이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전 야, 너 라는 식으로 지명되고 호명되는 것보다 이름 자체로 불려지는 걸 더 좋아합니다. 그러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건 물론이고 인간관계가 좀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서 누군가의 이름을 부를 땐,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소리로 들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름이 불렸을 때 나라는 존재에 대해 뭔가 소중하다고 확인 받을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아해요. 각자의 이름을 부르는 것도, 제 이름이 불려지는 것도 말이죠!





강희 삼블리의 단어는 이름이었습니다! , , 있잖아! 이런 호칭보다 그 사람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강희 삼블리에게서 주변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면 이름이란 단어는 모든 것에 부여되는 단어이기도 한 것 같아요. 모든 사람, 그리고 모든 사물이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주어진 고유한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것이 관계를 풍성하게 만들어준다는 강희 삼블리 말씀에 적극 공감합니다!





저는 [편지]라는 단어요! 편지는 사람들의 소중한 마음을 진실되게 전할 수 있고 때로는 간절한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글로써 많이 표현할때 쓰는 표현 같아서 좋은 것 같아요. 요즘엔 뭐든 다 디지털화되어 있는 편인데, 편지라는 말이 주는 아날로그적 감성도 좋고요.
편지라는 단어를 특별히 더 좋아하게 된 계기도 있는데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편지 받는 게 너무 기다려지고 좋고 그렇더라고요. 원래도 더 좋아했던 ‘편지’지만, 그 이후로는 더더욱 편지쓰는 걸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재현 삼블리의 단어는 ‘편지’였습니다! 특히 군대에 있을 때 편지를 기다리고, 또 쓰기도 하면서 지냈던 기억이 ‘편지’라는 단어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특정한 단어와 관련된 추억과 기억들이 우리에게 있어 ‘단어’의 의미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그 단어를 보면 그 때가 떠오르고, 그 때가 떠오르면 행복해지는 그런 긍정적인 반응 말이죠! 

저에게도 그런 단어가 있는데요, 바로 ‘가구’입니다. 거실 소파나 식탁 테이블처럼 가족들과 함께 공유했던 즐거운 시간들이 떠오르는 장소를 품고 있는 단어인 ‘가구’는 보기만 해도 절로 가족이 생각나면서 마음이 따스해지는, 저만의 단어랍니다!





저를 표현하는 단어는 초록인데요! 초록색을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길다가 보이는 연두빛깔 초목들을 볼 때면 그날 하루가 더욱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 좋아하다보니 어느순간 물품들도 다 초록색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댜! 가장 좋아하는 색도 초록색이에요.
사실 언제부터 ‘초록’이란 단어를 이렇게 좋아하게 됐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초록색’이 주는 편안하고 시원한 느낌의 사람이 되고 싶어서 초록색을 좋아하게 된 것이 그 단어까지 소중하게 여기게끔 한 것 같아요!





마지막, 현민 삼블리의 단어는 바로 ‘초록’이었습니다! 저도 한여름날 바람에 날려 반짝반짝 빛나는 듯한 초목들을 참 좋아하는데요, 현민 삼블리의 설명에서 그런 여름의 풍경이 눈에 보이듯 그려지는 것 같았습니다! 현민 삼블리의 단어 ‘초록’에는 현민 삼블리의 소망이 담겨있기도 했는데요, ‘초록색처럼 편안하고 시원한 느낌의 사람’이 되고 싶다는 현민 삼블리의 마음과 가치가 ‘초록’이란 단어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떤 단어에 제가 되고 싶은 사람, 제가 선호하는 가치, 닮고 싶은 아름다움 등을 담을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사전을 뒤적이며, 한 번 찾아보아야겠습니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단어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 단어들을 요리 조리 조합해서 문장을 만들고, 단락을 만들고, 글을 만들고, 이야기도 만들지요. 이야기는 다시 말이 되어 대화가 되기도 합니다. 그 모든 것들을 이루는 단어.’ 이렇게 단어란 단순히 어떤 사람/사물의 명칭을 뜻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단어를 사용하는 이의 마음과 가치가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단어, 좋아하는 단어에는 내 성격과 마음, 가치와 의미가 들어가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각각의 단어들에는 하나, 하나 소중한 기억과 추억이 쌓여가게 됩니다. 나의 책장과 사전에 소중하게 간직해 온 나만의 단어를 꺼내보고, 단어에 얽힌 나만의 추억을 돌이켜보며 자소서(aka 자소설)에 쓰곤 했던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의 진짜 의미를 되짚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저 발음이 좋아서, 관련된 추억이 있어서, 분위기 있어서, 모양이 예뻐서 등등, 그 어떤 이유라도 좋습니다. ‘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우리,나의 단어가 무엇인지 한 번 찾아보아요.


당신의 단어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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