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레퀴엠 D 단조 - mochaleuteu lekwiem D da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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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zart : Requiem In D Minor K.626 Lacrimoasa
Amadeus(1984) O.S.T

1791년 여름, 문밖에 서 있는 남자는 온통 시커멓습니다. 검은 가면을 쓰고 검은 망토까지 뒤집어 써고 있습니다. 왠지 불길한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하지만 한창 돈에 쪼들리던 모차르트는 그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검은 가면의 사내는 “가장 이른 시간에 ‘레퀴엠’을 작곡해 달라”는 주문과 함께 선금(先金)을 던져주고 사라집니다. 언제 온다는 기약도 없이, 조만간 다시 오겠다는 짧은 한마디만 남깁니다.

‘레퀴엠’(Requiem)은 라틴어로 ‘안식’을 뜻합니다. 신의 영광과 위엄을 찬미하면서 죽은 자의 명복을 비는 음악입니다. 검은 옷의 사내가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 주문했던 ‘레퀴엠’은 결국 모차르트의 유작(遺作)이 되고 말았습니다. 모차르트는 그해 12월5일 0시55분, ‘레퀴엠’ 중에서도 가장 애통한 감정이 끓어오르는 ‘라크리모사’(Lacrimosa, 눈물의 날)의 작곡을 중단한 채 눈을 감습니다. 그는 이 곡의 여덟번째 마디까지 써놓고 영원히 펜을 내려놓습니다. 지금 우리가 듣는 ‘레퀴엠’은 모차르트의 제자였던 쥐스마이어(Suessmayer)가 후반부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밀로스 포먼이 연출했던 1984년도 영화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의 죽음이 바로 이 ‘레퀴엠’과 상당히 관련돼 있음을 암시합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영화 이전에 연극 ‘아마데우스’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에쿠우스’로 유명한 영국의 극작가 피터 셰퍼가 대본을 쓴 이 연극은, 오랫동안 세간을 떠돌았던 ‘모차르트 독살설’을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밀로스 포먼의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날 사신(死神)처럼 모차르트를 찾아왔던 ‘검은 남자’, 연극과 영화는 그를 당대 최고의 작곡가로 군림했던 살리에르(1750~1825)의 하수인으로 묘사합니다.

살리에르는 ‘검은 남자’를 모차르트에게 보내기에 앞서 ‘하녀’로 위장한 스파이를 먼저 투입합니다.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드는 누가 급료를 주는지도 모르는 하녀를 집안에 들일 수 없다며 반대하지만,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는 공짜로 하녀를 쓸 수 있게 됐다고 좋아하며 살림을 떠맡깁니다. 그녀는 시아버지와 대판 싸움까지 벌입니다. 물론 영화 속의 얘깁니다.

모차르트는 서양음악사에 기록된 불멸의 작곡가들 중에서 첫번째 ‘프리랜서’였습니다. 그는 권력자 밑에서 굽실거리며 일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이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영화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의 천재성과 당돌함뿐 아니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몸이 부서져라 일했던 ‘작곡 노동자’ 모차르트의 모습을 부각시킵니다. ‘독살설’을 영화로 구성했음에도, 실제로 모차르트를 죽음으로 몰고갔던 시대와의 불화, 혹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극심한 노동을 간과하지 않습니다.

영화의 후반부, 모차르트의 장례식은 초라합니다. 공동묘지에 폭풍우가 몰아치고, 인부들은 커다란 보자기에 담긴 시신을 그대로 구덩이에 던져 넣습니다. 그 위로 하얀 석회가루가 뿌려집니다. 폭풍우치는 소리와 함께 모차르트 최후의 걸작 ‘레퀴엠’ 라크리모사가  장엄하게 울려퍼집니다.


모차르트 : 레퀴엠 D 단조 K.626 라크리모사

영화속 모차르트의 죽음과 장례식 장면


다 쓰지 못한 유언장 (모차르트 , 레퀴엠 d단조 K.626)

오송하

더솔아르떼(클래식 인문학, 성악아카데미)대표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 디플롬, 최고연주자 과정, 마이스터 졸업

남부대, 전남대, 명지대 외래교수 역임


눈물과 슬픔의 그날이 오면
땅의 먼지들로부터 일어난 심판 받을 자들이 주 앞에 나가리니
천주여, 자비로써 그들을 용서하소서 긍휼의 주 예수여,
그들을 축복 하사 그들에게 당신의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아멘
모차르트 레퀴엠 中 라크리모사(Lacrimosa 눈물의 날)


“엔니오 모리꼬네는 죽는다”
이탈리아 작곡가이자 지휘자 그리고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 1928-2020)는 지난 6일 향년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만든 영화음악은 ‘시네마천국, 1988’, ‘러브 어페어, 1994’ 특히 ‘미션, 1986’의 테마 곡인 ‘가브리엘 오보에’는 10년 후에 사라 브라이트만(Sara Brightman)이 가사를 붙여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를 발표하며 다시 한 번 그의 음악의 위대함을 보여주었다.

그가 만든 모든 음악은 숭고하고 거룩하기까지 하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난 6일, 그의 유언장이 함께 공개되면서 그의 음악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죽는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 유언장에는 아내, 아들, 딸, 누이, 손자, 손녀들 그리고 그와 함께했던 지인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함께 해서 행복했고 사랑한다’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자신의 장례를 비공개로 조용히 치러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함께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기 위해 꾹꾹 눌러가며 유언장을 써 내려갔을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미완성 ‘레퀴엠’을 모차르트의 제자가 완성한다.
1791년 7월 어느 날. 한 남자가 모차르트를 찾아와 ‘레퀴엠’을 의뢰한다. 레퀴엠(Requiem)이란, 라틴어로 ‘안식’이라는 뜻으로 카톨릭에서 죽은 자를 위한 미사에 연주되는 곡이다 그를 방문한 사람은 발제크 슈투파흐(Walsegg-Stuppach. 1763-1827) 백작의 하인이었다. 백작은 죽은 아내의 추도를 위해 모차르트에게 곡을 의뢰하고 마치 자작곡인 것처럼 발표할 계획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작은 당연히 많은 돈을 주고 작곡을 의뢰한다. 게다가 먼저 약속한 금액의 절반을 선수금으로 지불했으니 돈이 필요했던 모차르트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지난호에 언급했듯. 모차르트의 말년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병약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오는 데로 작곡을 해야만 그의 가족들은 겨우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 사정도 좋지 않았다. 배고팠을 모차르트 선생님께 너무 죄송하지만, 일용할 양식을 위해 만들어진 많은 작품들 덕에 지금 우리의 귀는 호사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결국 백작이 의뢰한 레퀴엠을 완성하지 못하고 절반정도인 3부 끝곡 라크리모사 (Lacrimosa 눈물의 날) 8마디까지 작곡을 하고 모차르트는 1791년 12월 5일 3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게 된다. 남편을 잃은 모차르트의 아내인 콘스탄체는 마음이 급해진다. 미리 받은 선수금을 다 써버린 상태였고 나머지 부분을 완성해야 잔금을 받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콘스탄체는 남편이 미완성으로 남겨둔 레퀴엠을 모차르트의 제자인 쥐즈마이어(Süssmayr 1766-1803)에게 부탁한다. 지금 우리가 듣는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그의 제자에 의해 완성되었으니, 완전한 모차르트 작품으로 보기 어렵다.

모차르트의 초라한 장례식
모차르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아마데우스’ 장례식 장면에서 라크리모자( Lacrimosa 눈물의 날)가 배경음악이 흐른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모차르트의 시신을 실은 마차는 공동묘지로 향한다. 그의 주검은 허름한 자루에 담겨 또 다른 시신들과 함께 공동묘지에 한꺼번에 묻히게 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의 아내도, 또한 그 어떤 누구도 모차르트의 마지막을 동행한 이가 없었다. 신이 사랑한 천재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이렇게 쓸쓸하게 마지막을 보냈다. 6세부터 유럽의 궁정을 돌며 귀족들과 함께 음악천재로써 화려한 어린시절을 보낸 모차르트지만, 그의 말년은 추위와 배고픔을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다가 준비 없이 세상과 이별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의 무덤조차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벌써 나도 중년의 나이가 되어보니, 이제는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세상 떠날 때 부끄럽지 않게 떠나고 싶은데... 그럼 내가 무엇을 남기고 떠나야 할까? 이러한 고민들이 떠오르니. 그래도 어떻게 남은 삶을 살아야 할지 조금씩 느낌이 온다. 비록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았지만, 그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니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다만 나의 마지막을 위해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엔니오 모리코네’처럼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싶다. 나의 장례식에 공개될 나의 유언장을 채워가기 위해 오늘도 나는 꽉 차게 잘 살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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