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쓰레기로 비료 만들기 - eumsig sseulegilo bilyo mandeulgi

음식물 쓰레기 퇴비 만들기

제가 자랄 때 엄마는 매끼 새 밥을 짓고 김치 등 저장음식을 제외한 반찬도 그때그때 조금씩 만들어주셨습니다. 저는 세 오빠 밑의 막내로 남의 집 맏아들과 결혼해 1년 분가해 살다 첫애 낳고 시댁으로 합쳐 갑자기 식구가 7명이 됐다가 작은아이 낳고 시외할머니까지 오셔서 4대 9명, 서울치고는 무지 대가족이라 무슨 음식을 만들어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남는 게 없었는데 하나둘 갈 길 가고 식구가 줄어 이젠 2명 같은 3명이 삽니다. 

 아들이 일찍 출근하다 보니 함께 식사하는 일이 드물어 대부분 남편과 둘이만 식사하는데, 50대 중반 갱년기임에도 사 먹는 밥보다 직접 만든 음식이 좋아 어릴 때 엄마가 해주신 것처럼 밥과 반찬은 한 끼에 먹을 분량만 만듭니다. 그래도 반찬이 남으면 다음 끼에 비빔밥 해서 먹다 보니 소금기 있는 음식물 쓰레기는 버릴 게 거의 없지만, 당뇨 있는 남편이 물을 무척 좋아해서 여주, 뚱딴지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돌아가며 끓이는 건지와  



열흘에 한 번 정도 만드는 조청 찌꺼기 등 소금기 없는 음식물 쓰레기는 제법 나와, 비닐봉지에 담아 싱크대에 걸어 두고 며칠 모아 



봉지 밑에 구멍 뚫어 나무 심어진 커다란 화분에 올려 물기를 뺀 후 흙과 켜켜이 섞어 퇴비 만들고,



 수박, 참외 등 수분이 많은 과일 껍질은 흙을 살리는데 한몫하는 지렁이가 좋아하는 거라 머루포도, 으름, 머루가 있는 화분 귀퉁이에 바로 묻어줍니다. 퇴비 만드는 방법을 보면 대부분 톱밥이나 왕겨를 섞어 수분기를 줄인다고 나오던데, 요즘은 통나무를 켜서 널빤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나뭇조각을 본드로 붙여 패널을 만든다니 톱밥도 좋지 않을 것 같고, 서울에서는 딱히 왕겨 사기가 쉽지 않아 나름 수분 줄이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나무 화분에는 지렁이가 많은데, 귤, 천혜향 등 시큼한 과일 껍질은 지렁이에게 좋지 않다고 해서 퇴비장에 넣고, 오렌지, 바나나 등 수입과일 껍질은 농약 등이 묻어 있을 것 같아 일반 생활쓰레기로 버립니다. 



달걀 껍데기도 좋은 퇴비 재료인데 안쪽의 막을 그냥 사용하면 벌레가 생긴다고 해서 깨진 부분의 안쪽 막을 잡고 잘 벗겨내 바싹 말린 뒤 곱게 갈아 화분마다 티스푼으로 반 스푼에서 한 스푼씩 올려주거나 퇴비 만드는데 섞고,



가끔 지인이나 쌀집에서 얻는 미강도 퇴비 만드는데 섞거나 지렁이에게 줍니다.



몇 년 동안 퇴비통으로 사용하던 커다란 스티로폼 한 개에 뚱딴지를 왕창 심었더니 빗물이 들어 밑에 액비가 가득 모였네요. 



퇴비통을 바꾸려고 구멍 있는 고무다라통 (파는 곳에 구멍을 뚫어달라고 요청) 세 개를 준비해서 어제 오후 기존 스티로폼 퇴비통에서 윗부분 옮겨 담았는데  



구멍 밑으로 액비가 조금 모였네요. 액비는 나무 화분에 줍니다. 



스티로폼 퇴비통 아래쪽에 있는 부숙이 완료된 흙은 다른 고무통에 옮겨 담았는데,  



실같은 새끼 지렁이들이 밑에 많이 빠져있어 새로운 퇴비통에 넣어줬어요.



새로운 고무퇴비통 구멍은 지렁이가 빠지지 못하도록 스타킹이나 얇은 그물망 씌운 것으로 덮고  



넉넉히 깔고 수분 뺀 음식물 쓰레기 펼쳐 넣고



다시 흙을 충분히 덮어주며 음식물 쓰레기와 흙을 켜켜이 쌓는데 가끔 위, 아래쪽을 휙 뒤집어 공기가 통하도록 해야 합니다.



왼쪽은 절반 정도 부숙된 상태, 가운데는 새로 넣기 시작한 통, 오른쪽은 이미 부숙 완료



퇴비통 뚜껑은 살짝 열어 바람은 통하고 빗물은 막아주고 밑에는 물받이를 넣어 액비를 받습니다. 



옥상 화분 텃밭 올라가면 제일 먼저 해충부터 잡습니다. 가끔 보이는 미국 나방



미국 나방을 잡아 물에 흔들어도 잘 섞이지 않아 다시 날아갈까 봐 뚜껑을 반만 연 채 사진을  



꽤 많던 중국 꽃매미 약충은 보이는 대로 잡았더니 이제는 가끔 보이는데 도사급이 되어 백발백중 잡습니다. 며칠 전 성충 된 중국 꽃매미 두 마리도 모두 잡았어요.   



어제 오후에 배송받은 물통에 옥상 물탱크실 지붕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모았더니 밤새 가득 찼는데,



두꺼운 비닐 아스테이지로 커튼 친 쉼터는 안온하네요.



1층부터 옥상까지 올라와 다시 물탱크실 지붕까지 올라간 나팔꽃



잎이 난초처럼 길쭉한 범부채도 꽃을 많이 피웠고 



역광이라 잘 보이지 않는데, 옥상에 자주 놀러와 삐이익 삐이익 우는 이 새 이름이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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