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 사례 - eneoji wigi salye

전문가들 "에너지 위기, 1970~80년대보다 심하고 오래 갈 것"

CNN,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 진단 및 전망 내놓아

현 상황 '퍼펙트 스톰' 비유… 다수가 난항 예상해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있는 리히터펠트 가스 화력발전소의 냉각탑에서 증기가  나오고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 차질 우려에 조기경보를 발령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에너지 위기가 1970년대와 1980년 초 위기 때보다 더 나빠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NN은 2일(현지시간) 에너지 업계 전현직 관계자들 발언을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지난 수년간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던 상황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더해져 세계를 위기 상황으로 몰고 갔다며 우려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파티 비롤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는 석유 위기, 가스 위기, 전기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며 "이번 에너지 위기는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석유 위기보다 훨씬 더 크다. 그리고 아마도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경제는 지금까지 에너지 가격이 치솟았어도 견뎌내는 모양새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에서 벗어나고자 금수 조치 등을 시도함에 따라 에너지 가격은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계속 오를 수 있다고 IEA는 전망했다. 이로 인한 공급 부족은 유럽에서 배급제를 포함한 어려운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국제에너지포럼(IEF)의 조 맥모니글은 IEA의 전망이 '우울하다'면서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CN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저는 정책 입안자들이 이제 막 깨닫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투자 부족, 강력한 수요, 전쟁으로 인한 공급 중단 등이 겹친 현 상황에 대해 "완벽한 폭풍"이라고 말했다. 맥모니글은 "완벽한 폭풍은 광범위한 영향을 가져올 것이고, 잠재적으로 코로나19로부터의 경제 회복을 위협하고,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며, 사회 불안을 부채질하고, 지구를 온난화로부터 구하기 위한 노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비롤은 특히 유럽에서 휘발유와 디젤의 공급 병목현상과 내년 겨울 유럽에서 천연가스 배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최고 에너지 고문으로 일했던 로버트 맥널리는 "세계가 한심할 정도로 준비가 안 된 위기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극심한 기온과 가뭄으로 인해 전력망의 신뢰성이 도전받고 있으며 미국의 한 전력망 규제기관은 지난 달 미국 일부 지역이 올 여름 전력 부족과 심지어 정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음을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에너지 고문이었던 제이슨 보르도프와 하버드대 교수 메건 오설리번은 지난 3월 이코노미스트지에 세계가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에너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를 담은 전망을 발표한 바 있다. 1973년 석유 위기는 소비자들이 주유소에 몇 시간 동안 줄을 서게 했고 연료 부족과 공황으로 특징 지어진다. 다만 1970년대와 오늘날의 중요한 차이점은, 물가가 그때만큼 많이 오르지 않았고, 당시 정책 입안자들은 물가 통제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에 의존하지 않았다고 CNN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이 미국보다 더 위험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오늘날에도 연료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상품·파생 담당 전략가 프란시스코 블랜치는 "연료 부족은 세계적인 문제다.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러분은 그것을 곧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단지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일 뿐 아니라 가장 큰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석탄의 주요 공급국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서방의 각종 제재를 불러왔고, 러시아는 이러한 제재에 보복하기 위해 유럽 국가에 천연가스 수출을 제한하거나 중단하며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미 긴장 상태였던 에너지 시장의 공급 부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르도프는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에너지 위기가 얼마나 심각해질지 아직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미 미국 휘발유 가격은 지난 1년 간 52%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가정 난방과 전력망에 필수적인 연료인 천연가스 가격도 지난 1년 동안 미국에서 거의 세 배 올랐다. CNN은 오늘날 에너지 위기가 단순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만은 아니라고 했다.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 부재의 부작용이기도 하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증산은커녕 생산 유지에만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IEF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가스 분야의 투자액은 3410억 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인 5250억 달러보다 23% 낮은 것이다. 가장 최근 최고 투자액은 2014년 7000억 달러였다.

이러한 투자 부족은 투자자들이 석유·천연가스 생산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기 보다는 청정에너지에 투자할 것과 생산설비 투자보단 배당금 및 자사주 매입에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길 바라는 것에서 비롯됐다. 2년 전 변덕스러운 유가에 일부 정유업체가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우려로 섣불리 증산에 투자하지 못하는 것도 한 이유다.

맥모니글은 각국 정부가 투자자들에게 화석연료에 여전히 투자해도 괜찮을 뿐 아니라 세계 경제와 에너지 전환의 진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낼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책 입안자들이 투자를 늘리도록 투자자들을 설득한다고 해도 이것이 더 많은 공급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CNN은 보탰다. 또 모든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무엇이 에너지 위기의 종결을 가져올 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러시아로부터 제재를 해제하도록 허용하거나, 이란의 핵 협상, 중국의 더 깊은 경기 침체,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합의 등 다양한 요인이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제공]

  • 세실리아 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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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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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데, 향후 20년간 더욱 급등할 전망이다

18분간의 혼란.

3월 8일 오전 5시 42분, 니켈의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더니 런던 금속 거래소가 아수라장이 됐다.

불과 18분만에 니켈 가격이 톤당 10만 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것. 전례 없는 급등에 금속 거래는 중단됐다.

기록을 세우기 전부터, 니켈의 조짐은 심상치 않았다. 직전 24시간 동안 가치가 2.5배가 상승했다.

이번 사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금속 관련 위기가 세계 시장을 뒤흔든 첫 사례다.

  • '꿈의 에너지'... 핵융합 에너지 생산 이정표 썼다
  • 러시아, '루블화로 결제 않으면 천연가스 공급 중단' 협박
  • 중국은 전 세계 석탄 산업을 어떻게 주무르는가

니켈 가격의 충격적인 급등은 서방이 러시아에 가한 제재 및 선물 계약의 투기적 움직임과 관련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니켈과 같은 금속들은 오염이 적은 경제 체제로 전환할 때 그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것뿐만 아니라, 화석 연료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세상에선 필수가 될 것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러시아는 세계적인 가스 및 석유 수출국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경제적 압력을 가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는 자원을 무기화했고, 유럽연합 등 자국의 자원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들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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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세계 3위의 니켈 생산국이다

지난 3월 3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미국산 청정 에너지를 위한 미래 기반을 닦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미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 대한 장기적 의존을 끝내야 한다"고 밝힌 뒤, 전기 배터리 제조 및 재생 에너지 저장에 사용되는 광물의 국내 생산과 처리를 지원하기 위해 국방 생산법을 발효시켰다.

그리고 백악관은 이와 관련된 광물로 리튬, 니켈, 흑연, 망간, 코발트를 꼽았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그런데 미래의 광물이 될 후보는 이들 광물만 있는 게 아니다. 보다 전기화된 경제를 만드는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광물들은 다양하고, 이를 보유한 국가들이 향후 이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석유, 가스, 석탄의 수출에 여전히 경제 기반을 두고 있는 국가들의 경쟁력은 점점 하락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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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사들이는 가스의 약 40%가 러시아에서 나온다

우선 경제력을 화석 연료에 주로 의존하는 러시아를 보자. 러시아는 세계 2위의 가스 생산국이자, 세계 3위의 석유 생산국이다.

하지만 미래의 경제 발전에 중추가 될 금속 확보 경쟁에서도 러시아는 유리하다. 코발트 수출 세계 2위, 백금 수출 2위, 니켈 수출 3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러시아가 유리하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슈퍼 광물 추출에서 유리한 다른 국가들도 있다고 말한다.

전 세계 코발트의 대부분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니켈은 인도네시아에서, 리튬은 호주에서, 구리는 칠레에서, 희토류는 중국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17개의 광물이 전세계 에너지 전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고, 이러한 광물을 추출하고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국가들이 커다란 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 17개 광물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리튬, 니켈, 코발트, 구리, 흑연, 희토류를 지목했다.

이러한 광물의 생산은 어떤 국가가 지배하고 있을까?

IEA의 분석가이자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서 주요 광물의 역할" 보고서의 저자인 김태윤 씨에 따르면, 이들 광물에 대한 수요는 2040년까지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그는 에너지 전환의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릴 국가를 추정하고자, 광물 추출의 선두 국가와 가공의 선두 국가를 구분했다.

추출은 여러 국가들에 분포되어 있었다. 하지만 가공은 특정 국가가 지배하고 있었다. 바로 중국이다.

김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생산 사슬에서 위치해 있는 지점에 따라 에너지 전환의 혜택이 달라지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의 최대 수혜국을 짚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날 인류가 주요 기로에 서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20세기 역사는 석유가 지배했지만, 21세기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광물이 만들어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씨는 이러한 광물을 "미래의 광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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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코발트의 3분의 2 이상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온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국가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에너지 전환을 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유럽의 상황은 쉽지 않다. 소비하는 가스의 40%가 러시아에서 오기 때문이다.

스페인 '에사드 세계 경제·지정학 센터(Esade Geo)'의 앙겔 사즈-카란자 소장은 지난 3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의 변덕에 유럽이 돈을 대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가장 탐내는 네 가지 광물

금속은 다양한 에너지의 저장과 산업 활동에 필요하다. 특히 전기화된 경제 체제의 열쇠가 되는 금속 광물에는 엄청난 부가 걸려있다.

독일 경제연구소의 루카스 보어는 BBC에 "이러한 금속의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주지 못한다면,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금속을 추출하는 채굴 프로젝트가 제대로 돌아가기까지 10년 이상(평균 16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보어에 따르면, 향후 10년 이내에 관련 금속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는 작년 말 안드레아 페스카토리, 마틴 슈투에르메르와 함께 '에너지 전환기의 금속'이라는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는 희토류 외에 사람들이 가장 탐내는 네 가지 금속은 니켈, 코발트, 리튬, 구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광물의 가격은 오랜 기간 치솟을 것인데, 국제 시장에서 가치가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는 일반적인 사이클과 상관없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인류가 이번 세기 중반에 탄소 배출 제로를 실현하겠다고 한다면, 이들 금속의 2040년 총 생산 가치는 2021년 대비 4배 이상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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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는 "블루 골드"로 알려져 있다

보어는 현재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국제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향후 20년간은 이들 네 가지 금속의 생산자들만 석유와 유사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금속들은 새로운 석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생산 등 다른 국가에 선 투자를 해서 현재 가장 큰 플레이어가 됐죠."

앞서가는 중국

우크라이나 상황과 에너지 의존도를 줄일 필요성을 감안할 때,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을 보충해줄 수 있는 국가들이 있다.

블룸버그NEF 연구소의 금속 및 광산 부문 책임자인 콰시 암포포는 이 상황에서 이익을 취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은 중국이라고 말했다.

"만약 중국이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금속을 자국에서 가공해 다른 국가로 팔겠다고 결정한다면, 중국이 가장 큰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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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희귀 광물 가공 대부분은 중국에서 이루어진다

물론 다른 국가들도 각자의 행보를 취하고 있다. 암포포는 지난 2년간 니켈 생산능력을 확대한 인도네시아가 러시아 상황으로 인한 공급 부족을 채우기 위해 생산량을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전 세계 니켈 생산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다. 그러다 보니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커다란 공급에 커다란 차질이 생겼다.

암포포는 올해는 특히 전지용 니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 "제재를 통한 생산 차질이나 생산량 감소는 가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백금류 금속(PGM)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생산업체들이 추가 공급으로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미래의 금속 생산 패권 경쟁에서 중국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비록 전 세계 코발트의 3분의 2 이상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되지만, 그 국가의 가장 큰 광산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거나 자금을 투자한 것은 중국이다.

만약 서방이 빨리 따라잡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중국에게 패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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