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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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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9.

[방탄소년단 빙의글/김석진 빙의글] 도망 (상)

윤리2021. 6. 23. 1:46

[방탄소년단 빙의글/김석진 빙의글]

도망 (상)

w. 윤리

- 이 글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작가의 상상에서 나온 허구의 세계입니다.

- 실제 인물과 사건이 연관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무단도용/불펌/N차가공/N차배포 등을 모두 불허합니다.

석진은 넥타이를 고쳐매며 아직 자고 있는 여주의 이마에 짧게 뽀뽀했다. 잠기운에도 간지러운지 살짝 인상을 찡그린 여주였지만 석진은 그마저도 예쁘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석진과 여주는 아주 평범한 연인과 다름이 없다. 아침잠이 많아 남자친구가 출근하는데도 꿈 속을 여행하고 있는 여자친구와 그런 제 연인이 깨지 않도록 조용히 출근 준비를 하는 남자친구. 그러나 그건 크나큰 착각이다. 석진은 여주를 제 목숨과도 같이 아끼고 사랑했지만 여주는 아니었다. 석진이 무섭고 두려웠고 증오스러웠다. 이 두 사람은 갑을관계였다. 김석진이 갑 중의 슈퍼 갑, 안여주가 을 중의 슈퍼 을.

석진은 회사에 도착해 자연스럽게 여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 신호음이 울리고 아직 자나싶어 끊으려 할 쯤 꽉 잠긴 여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그냥 방금까지 보고 나왔는데도 보고싶어서."

"...끊을게요."

특별한 이유가 없는 전화라는 걸 안 여주는 미련 없이 전화를 끊었다. 아직 피곤한 눈가를 비비며 방을 나온 여주는 주방에서 물 한잔을 마시며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 소파에 한참이나 멍하니 있던 여주는 집 안을 구석구석 둘러보기 시작했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느낌. 뭐가 다른걸까 생각하며 집 안을 구석구석 둘러보던 여주는 순간 눈을 반짝였다.

"....아무도 없네."

평소에는 석진이 출근하고 나면 혼자 있는 여주를 감시하기 위해 도우미 아주머니 두세명은 꼭 집에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한분도 계시지 않았다. 의아함에 창문 밖을 내다보자 제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지키던 경호원들도 코빼기도 안 보였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얼떨떨 하던 여주는 곧 반짝 울리는 제 핸드폰을 확인하고 급하게 움직였다.

[오늘 집에 아무도 없어. 밥 굶지 말고 챙겨먹어. 집 가서 확인 할거야. 그리고 허튼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을거야. 니가 뭘하든 나는 다 알고 있다는거 명심해.]

아무도 없다. 그 말은 자신을 감시할 사람들이 없다는 뜻이다. 석진의 문자를 받고 옷장으로 들어간 여주는 외출복으로 갈아입고서 다시 한번 창문 밖을 살폈다.고개를 요리조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 경호원에 여주는 현관문을 열고 조심스레 걸어나갔다. 혹시나 숨어서 저를 지켜보고 있을까 조심조심 소리도 내지 않고 움직이던 여주는 어느새 대문 앞에 도착했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문을 열고 나와 뛰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던 여주는 택시 하나를 잡아타고 여기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 아무도 자신을 찾아 올 수 없는 곳으로 가달라고 했다.

그 시각 석진은 꽤 길었던 회의를 마치고 나와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그 때 석진의 비서가 노크를 하더니 급하게 들어와 석진의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무슨 일이지."

"회장님. 안여주씨가 또 도망을 간 것 같습니다."

"자세하게 똑바로 말해."

비서의 말에 눈썹을 꿈틀거린 석진이 자세히 말하라 하자 비서는 오늘 집에는 여주 밖에 없는데 안에서 대문을 열었을 때 울리는 센서가 울렸다고 전했다. 비서의 말에 살짝 헛웃음을 지은 석진이 그대로 서류철을 덮었다.

"내가 허튼 짓 하지말라고 미리 말을 했는데."

"나간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금방 찾을 수 있을겁니다. 잡아올까요?"

"...냅둬. 살겠다고 어렵게 도망쳤는데 자기만의 시간은 좀 줘야 하지 않겠어?"

얼마 못 갔을거라며 잡아올까 묻는 비서를 보며 석진은 미지근한 미소를 지은 채 놔두라 했다. 어렵게 도망쳤을텐데 자기만의 시간을 주자고. 그렇게 말하는 석진의 표정은 딱 어린 아이들이 술래잡기 하는 듯한 정도의 흥분과 설레임이었다.

"그리고 어차피 잡혀올텐데 뭘 그렇게 신경을 써. 가서 일 봐."

언제 봐도 적응이 되지 않는 석진의 모습에 비서가 가만히 굳어있으면 나가보라는 듯 손을 휘젓는 석진에 고개를 꾸벅이곤 비서가 나갔다. 비서가 서 있던 자리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석진은 제 책상 위에 놓여있던 여주 사진을 손가락으로 쓸며 한쪽 입꼬리를 끌어당겼다. 조금만 놀고 있어. 곧 갈게.

한참을 달려 석진의 집에서 멀리 떨어진 여주는 우선 방을 잡았다. 어딜 돌아다녔다가는 금방 잡힐 것 같아 모텔로 들어가 방 하나를 잡고 그 곳에서 쥐 죽은 듯 박혀있었다. 혹시나 제 위치가 발각될까 휴대폰 전원도 꺼놓은 여주지만 불안함은 가시지 않는 듯 잠시 모텔을 빠져나와 조금 떨어진 공중화장실에 제 폰을 버리고 돌아왔다.

"제발... 제발 찾지 말아줘... 제발...."

침대에 웅크려 앉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여주는 중얼거렸다. 그리고 간절히 기도했다. 제발 석진이 자신을 찾지 말아달라고. 자신을 못 찾게 해달라고. 신이 있다면 한번만 제 소원을 들어달라 간절히 빌었다.

여주가 도망간지 6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회사에서 업무를 끝낸 석진은 밖에 있던 제 비서를 불러들였다.

"위치 알아냈어?"

"집 앞 큰 사거리에서부터 휴대폰 전원을 꺼서 위치 추적이 불가능합니다."

"갈만한 곳은."

"부모님과 친구 집은 너무 쉽게 발견될테니 안 갔을테고 차라리 아무 연고도 없는 곳으로 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봤자 대한민국 안일텐데 뭐. 택시 타고 이동했을거야. 집 앞 큰 사거리에 있는 CCTV 전부 조사해. 찾으면 나한테 보고해. 내가 직접 갈테니."

"네."

비서가 여주의 흔적을 찾으러 나가고서 석진은 제 손에 들린 펜을 빙글빙글 돌렸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지만 그의 눈은 여주 사진 하나에만 고정 되어있었다. 왜 자꾸 도망가. 나 눈 돌아가는게 그렇게 보고싶은거야?

비서에게 연락이 오기 전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석진은 집으로 이동했다. 집에 도착해 아침까지 여주가 자고 있던 방으로 들어간 석진은 여주가 누워있던 침대 자리를 손으로 쓸었다.

"얼른 보고싶다. 안여주."

한참을 중얼거리고 있으면 석진의 폰이 울렸고 비서는 여주가 타고 간 택시 번호를 알아냈다며 문자로 보내주겠다 했다. 전화를 끊고 곧바로 날아온 문자를 확인한 석진은 택시 회사로 전화를 걸어 해당 번호판 기사님을 연결해 여주의 위치를 물었다.

택시기사가 알려준 곳에 도착한 석진은 근처에 있는 모텔을 싹 다 뒤졌다. 여주가 밖을 돌아다니지 않을거란걸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8곳의 모텔 중 어느 곳에도 여주는 없었다. 생각보다 꽁꽁 숨은 여주 때문에 석진을 욕을 짓이겼다. 한숨과 함께 마지막 모텔 안으로 들어가 주인에게 여주의 사진을 보여줬다.

"이 여자 여기 왔어요?"

"....안 왔는데요?"

여주의 사진을 한참이나 보던 주인은 당황한 티를 역력하게 내며 안 왔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런 주인을 알아챈 석진이 미간을 좁히며 다시 한번 물었다.

"이 여자. 진짜 여기 안 왔어요? 나한테 아주 중요한 사람이예요."

눈에 살기를 띄고 말하는 석진에 주인은 쫄았지만 아까 여주가 방을 잡으며 누가 와서 저를 찾으면 절대 못 봤다고 사정을 하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 주인은 고개를 저었다. 아, 피곤하네. 조용히 읊조린 석진은 눈가를 지그시 누르더니 곧장 엘리베이터를 잡았다. 뭐하는거예요? 주인이 따라와 잡았지만 석진은 그런 주인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

"안 알려주면 방 하나하나 뒤지는 수 밖에."

"이봐요! 남의 사업장에 와서 뭐하는 짓이야! 장사 망쳐먹으려고 작정했어?"

"그럼 좋게 알려줘. 진짜 마음 먹으면 너 같은 새끼 망하는 건 둘째 치고 쥐도새도 모르게 묻어버리는건 일도 아니니까."

진짜 자신을 죽여버릴 것 같은 석진의 눈빛과 말투에 주인은 그대로 얼어붙었고 석진은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 제일 꼭대기 층을 눌렀다. 5층에 도착해 입실이 되어있는 방문 하나하나 두드렸고 문을 열어 확인한 사람들이 뭐하는거냐며 따졌지만 석진은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4층, 3층까지 내려온 석진은 3층 제일 끝방에서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다. 왠지 여주가 있을 것 같은 느낌.

"여기 있는거 다 알고 왔으니까 문 열어. 더 이상 날 화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할거야."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열리지 않는 문에 석진은 카운터로 내려가 마스터키를 챙겨 다시 올라왔다. 주인이 따라올라 왔지만 다가오면 죽여버리겠다는 눈빛에 그대로 깨갱했다.

마스터 키를 대자 열린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방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덜덜 떠는 여주가 보였다.

"뭐해. 집에 가야지."

"...오지마요."

"여주야."

"부르지마요... 나 찾지마요... 제발, 제발 나 좀 놔줘요...."

다정하게 불러도 그저 몸을 웅크린 채 경멸의 시선만 보내던 여주를 석진은 가볍게 안아들었다. 하지말라며 몸부림을 치던 여주를 더 꽉 끌어안고 조용히 속삭였다.

"네 부모를 지키고싶다면, 가만히 있어야지."

".....흑..."

"옳지, 착하다."

"....악마새끼...."

제 약점이자 아킬레스건인 부모님을 건드리자 여주는 곧바로 반항을 멈췄고 그 모습이 예쁘다며 석진이 웃어보이자 여주는 악마라며 이를 갈았다.

집에 도착한 석진은 여주의 손목을 잡고 그대로 방 안으로 들어가 여주를 침대 위로 내팽개쳤다. 꽤 큰 부딫힘에 윽하는 신음소리를 낸 여주였고 석진은 답답한 듯 제 넥타이를 풀어헤치며 여주에게 한발자국씩 다가갔다.

"내가 분명 말했을텐데. 허튼 짓 하지말고 집에 있으라고. 네가 어딜 가든, 뭘 하든 다 알고있다고."

".....잘못,했어요..."

"성공하지도 못할거면서 왜 자꾸 도망쳐. 차라리 내가 아예 내가 찾을수 없게 떠나버리지. 왜 매번 이렇게 잡혀오는거야, 응?"

석진이 다가올수록 여주는 몸을 뒤로 물렸고 침대프레임이 등에 닿아 더이상 다가갈 수 없단걸 안 여주는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도망가지마. 도망갈 생각도 하지마. 그냥 넌 내 옆에서 나만 보고, 웃고, 울고 그렇게 살아. 그게 네 운명이야 여주야."

예에..... 집착광공 김석진이 보고싶다는 한 사상이의 요청이 있어서욥..... 12시 안에 쓰고 내고싶었는데 쓰다보니 요시간..... 넹....

석진이 외전은 없을 예정!

주말에는 지민이 다음편 들고올게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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